<불아불아>. 겉표지에 있는 나비를 쫓아가는 웃는 아기의 모습을 보면 분명 아기 그림책일 텐데, 이 제목은 대체 무슨 뜻? 활활 타오르는 불?? 부제 ‘왕족들의 아기 교육법-단동십훈’을 보고 어림 짐작만 하고, 호기심을 발동시키는 제목의 이 책을 열어본다.
잠든 아기를 두고 방을 나가는 엄마, 혼자 깨어난 아기는 울음을 터뜨리고 벽지의 그림 동물들이 아기를 행해 모여든다. 그리고 시작되는 동물들의 아기 달래기. 한 마리씩의 동물이 돌아가며 아기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첫번째, ‘불아불아 불아불아 금을 주면 너를 살까 은을 주면 너를 살까..’
두번째, ‘시상시상 시상시상 앞으로 나갔다 뒤로 물러났다 무엇 무엇이 보이니..’
마치 우리 할머니들이 불러주던 ‘자장 자장 우리 아가 잘도 잔다 우리 아가’처럼 조금은 느리게, 조금은 낮은 톤으로 불러주는 노래같다.
그리고 세번째, ‘도리도리 도리도리 왼편을 보아라 오른편을 보아라..’
앗! 이것은! 대한민국 아기들의 공식 재롱놀이가 아닌가! 그제서야 알았다. 우리 아기들이 꼭 하고야 마는 도리도리, 잼잼, 곤지곤지, 짝짜꿍 놀이가 단군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단동십훈의 흔적인 것을. 주로 아빠들이 아기와 놀아주는 ‘따로따로’ 역시 단동십훈이고, ‘에비에비’까지도! 무릎을 쳐가며 읽는다.
책 뒷편에 나온 단동십훈에 대한 소개를 읽으며 다시 한 번 감탄한다. 아기와 놀아주는 노랫가락에도 이토록 심오한 의미와 크나큰 사랑을 담았다니. 과연 우리 조상들의 놀라운 지혜가 아닌가! 조상의 지혜가 담긴 이 노래를 아기들에게 들려주자. 나의 아기가 그 아기에게, 또 그 아이에게 들려줄 수 있도록.
아기에게 들려줄 노랫가락, 그 의미와 뜻을 새겨볼 우리 전통이 담겨있는 <불아불아>를 만난 것이 진실로 기쁘기 그지 없다. 기획과 내용 모두 만점을 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