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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
앤서니 브라운 지음, 허은미 옮김 / 책그릇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내가 좋아하는 것>, 과연 무슨 이야기일까 잔뜩 궁금했었다. 아니, 얼마나 재미있는 책일까 기대하는 마음이 더 컸었던 것 같다.
내가 먼저 휘리릭~ 읽고 난 후, 조금 당황.. "엥? 이렇게 간단할 줄이야??"
하지만!! 이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또 19개월 아들에게 읽어주면 읽어줄수록 진가가 발휘되니 놀라울 뿐.
사실 책의 내용은 아주 간단하다. 주인공 원숭이가 좋아하는 것을 나열한 것. 그것들이 많은 아기/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것이니, 특별한 무언가를 기대했다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처음 읽었을 때의 나의 느낌처럼.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자꾸 읽을수록, 볼수록 이 간단한 책에서 눈을 떼기가 어려워진다. 내 아이를 닮은 것 같은 사랑스러운 주인공 원숭이의 모습때문일까. 비교적 원색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강렬하다기 보다는 따뜻한 느낌이 드는 그림때문일까. 어느 쪽이든 책을 읽어주는 엄마도, 열심히 듣는 아이도 이 책을 좋아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 책의 또다른 매력은 바로 "그럼,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것은 뭘까? 엄마가 좋아하는 것은? 아빠는?". 이렇게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시작해서 친구 누구, 이웃 누구, 그 대상을 확대해가면서 ''사람''에게 관심을 갖게 만드는 것이다.
실제로 처음엔 아들의 입장에서부터 시작했다. 아직 말은 하지 못하는 아들에게 나는 누나가 좋아하는 것, 엄마가 좋아하는 것, 아빠가, 할아버지가, 할머니가.. 등등 열심히 이야기해주었다. 그리고 누나에게도 물었다. "네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게 뭘까?" 그 다음, 나를 중심으로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내가 늘 부딪히며 살고있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 뭘까..이 작은 책에서부터 시작한 물음이 내 인간관계(?)를 돌아보게 만들다니,,의미심장하지 않은가!
이 책과 동봉된 그림노트는 4-5살 정도 아이라면 너무나 좋아할 독후활동 도우미책이라고 하겠다. 책에 나온 주인공의 그림을 그릴 수도 있고, 살짝 글자 공부도 할 수 있게 했고, 내(독자)가 좋아하는 것을 그리는 곳도 있고, 엄마, 아빠의 얼굴을 그릴 수도 있다. 아직 19개월인 나의 아들에겐 딱 한번만 보여주고 고이 간직해두었다. 행여 찢어버리기라고 할까봐 ^^.. 나중에 정말 제대로 노트를 활용할 수 있을 때 꺼내서 아들과 같이 해보련다. 그 때가 되면 아마 책은 다 외우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