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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몽의 알을 찾아라 ㅣ 책읽는 가족 51
백은영 지음, 김재홍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2월
평점 :
그저 딱 한마디, '정말 재미있다더라'라고 했을 뿐인데 한시간쯤을 꼼짝않고 끝까지 읽어내는 딸을 보고 은근히 기대가 커졌다. '음! 정말 재미있다봐~' 딸과 바톤터치해서 읽기 시작한 <주몽의 알을 찾아라>는 말 그대로 기대 이상의 수작이다!!
시간과 공간의, 현재와 과거의 마구 이동에, 현실에선 절대 불가능한 불가사의한 일들의 연속.. 그래서 이 소설을 판타지 소설이라 부른다지만 내 방식대로라면 다른 소설보다 이야기 속에 더 크고 넓은 상상의 세계를 펼쳤다고 표현해도 충분할 듯 싶다. 이미 주몽신화 자체가 판타지이며 우리 옛동화나 민담에도 판타지 요소는 얼마든지 많으니까. 아, 그렇다고 이 책이 판타지냐 아니냐를 논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나 개인적 특성으로 판타지 소설과 친하지 않기 때문임을 밝힌다.
여하튼. 고전에는 아주 짧게만 소개되고 있다는 주몽의 알을 소재로 하여 이렇게 장대한 이야기를 펼친 작가의 역량이 대단하고, 또 소재가 소재이니만큼 삼팔선 너머 북쪽과 어떻게든 엮이지 않을 수 없었을텐데 그것을 청동거울을 통해 남북 아이들이 다른 무엇의 개입-사상이나 언어, 관습 등에 얽매이지 않고-도 없이 교통한다는 아이디어도 매력적이다. 주인공인 네명의 아이들과 검은 늑대, 연교수 등 인물 설정도 매우 적절하게 잘 어우러져 있어서 금상첨화.
동굴 속 미로를 헤메며 주몽의 알을 찾게 되기까지의 과정-여기가 클라이막스일텐데-에서 약간 지루한 감도 느꼈지만, 전체적으로 긴장과 이완이 적당한 간격으로 배치되어 마지막 장까지 책에서 눈을 뗄 수 없다. 알을 찾으며 이어지는 결말 부분에 임팩트가 크지 않다는 것도 아쉽다. 극적인 결말의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런걸까.
마침 얼마 전에 신문에 난 <주몽의 알을 찾아라> 평을 보니 굉장히 여러가지 의미를 부여하며 칭찬하고 있다. 우리나라 신화를 재평가했다는 점, 고구려 역사에 대한 조명, 남북통일의 염원, 본격적인 판타지 동화의 시작 등. 물론 나 또한 깊이 동감하면서, 동시에 이 책에 대해서 딱 한마디 '정말 재미있다'를 외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