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초원의 별 ㅣ 푸른도서관 16
강숙인 지음 / 푸른책들 / 2006년 12월
평점 :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한 편의 멋진 역사소설을, 아니 '훌륭한 사극영화를 감상'한 기분이라는 표현이 더 맞겠다. 내 머리속에 소설의 장면 장면이 마치 영화필름 넘어가는 것처럼 좌르륵 흐르고 있으니 말이다.
지은이 소개를 보니 우리 역사와 고전에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고 한다.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녀의 대표작으로 소개된 것 또한 매우 낯익은 제목들인데 이제서야 그녀의 책을 처음 접한 것이 안타까울 정도다. <초원의 별>에서 작가는 '나는 역사소설이면서도 성장소설인 청소년소설을 쓰고 싶었다'('작가의 말'에서 인용)고 했는데, 나의 느낌은 굳이 청소년소설로 분류하지 않아도 될만큼, 어른이 읽기에도 전혀 부족하지 않다.
<초원의 별>은 역사적 사실을 발판으로 한 허구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그 이야기가 실제인 것처럼(실제냐 허구냐를 굳이 따질 필요가 없기도 하지만) 생생하고, 등장인물과 자라난 마을의 모습까지도 그려지니 과연 작가의 역량이 대단하다. 주인공 새부가 어렸을 때부터 청년이 될 때까지의 이야기가 큰 맥을 이루면서 孝, 友, 愛가 감칠 맛 나게 엮여있어서, 때로는 강한 때로는 잔잔한 재미가 책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중반부가 조금 지나면서 살짝 늘어지는 듯도 했지만 곧 이어지는 새로운 땅에서의 새로운 사건들이 숨가쁘게 이어져 그 단점이 충분히 가려진다.
사족을 덧붙이자면, 나는 책을 고를 때 제목에서 책의 느낌이 많이 좌지우지되는 편인데 <초원의 별>이라는 제목은 내게 큰 흥미를 일으키지는 못했었다. 읽고 난 후 이 제목이 의미하는 바를 알았지만, 소설에 대한 나의 만족도에 비해 제목은 여전히 많이 아쉽다는 개인적인 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