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옌이 30개월, 둘째는 5개월... 옌이에게 본격적으로 영어를 투입하기 시작한지... 6개월째네여~ 옌이가 저와 떨어져서 할머니와 지내다가, 제 곁으로 왔을 때가 23개월때쯤이었지요. 옌이가 표정도 너무 어둡고, 우선 말이 너무 늦어서... 정말 남편과 서로 마주보며... 한숨지으며...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많이 느리고, 어둡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만 했던... 어느 날 밤... 그 시간이 기억납니다. 그때, 정말 너무, 너무 힘들었습니다. 옌이아빠와 마주앉아서 아무 말도 할수 없었지요. 게다가, 옌이에게... 곧 있으면 태어날 동생과, 직장에 나가는 엄마에게서 받을 또다른 정신적인 충격이... 어찌나 걱정이 되던지... 밤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때부터, 시간이 날때마다, 옌이와 놀아주고, 산책나가고, 그리고, 옌이가 전혀 눈치채지 못하게, 한글과 영어를 장난치듯이 재미로,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옌이가 잠들고 나면 항상 그림을 그리거나 손코팅지를 붙이고, 집안 여기저기를 그림과 글씨들로 붙이곤 했지요. 그리고, 집에서 TV는 아예보지 않았고, 각종 집안일은, 항상 옌이가 잠들고 난 다음에 다 했습니다. 그리고, 항상 옌이가 일어날때부터, 잠잘때까지... 노부영씨디와 동요씨디는 쉬지않고, 틀어주었습니다. 옌이아빠는 이런 저의 교육철학에 따라와주었고, 항상 가장 든든한 후원자와 위로자가 되어주었습니다.    


하지만... 동생이 개월수가 차가면서 동생에게 손이 많이 가게 되고, 또 제가 직장일이 바빠가면서, 예전처럼 해주지 못해서, 옌이에게 미안한 마음과 함께...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것 같아서, 제 마음속에는 낙심이 찾아왔었습니다. 또 옌이도 책을 조금씩 멀리하는 것 같아서 제 마음이 힘들어졌지요.


하지만, 6개월이 흐른 지금... 옌이는 이제는 어린이집에서 일명 수다쟁이로 통하는데다가, 자전거타는걸 너무 좋아할 정도로 명랑하고 건강해졌습니다. 게다가, 동생을 너무나 좋아해서, 동생 기저귀갈때마다, 웰컴베이비의 “Diaper song"을 불러주면서 기저귀를 가져다 주구요, 동생이 잠투정하면, love you forever의 자장가와 ”lulla-lullaby"를 작은 목소리로 불러주는 다정다감한 아이가 되었습니다. 한글은 드문드문 읽구요, 혼자서 읽는 한글책도 제법됩니다. 그리고, 영어는, 문진미디어의 Dinnertime과, 제이와이북스의 I am a music man, Freight train은 혼자서 손가락을 짚으면서 다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너무 기쁜건, 영어 output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토요일, 거실에 있는 미끄럼틀위에 앉아있던 옌이가... 갑자기, 저에게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Mommy, how's the weather today? It isn't rainy, it isn't hot. it is sunny and fine." 저는 제 귀를 의심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그때부터, 계속해서, ”Mommy, daddy wakes up" 하늘을 손짓하면서, "Mommy, white cloud, blue sky~oh no~ white clould's gone." 그리고, 아빠랑 장난치면서, 아빠가 막 간지럼을 태우니, 아빠에게 “Go away, daddy"라고 계속 말하다가, 아빠가 불쌍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Come back, daddy~I'm sorry~"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책을 가지고 와서 “엄마, dinnertime,틀어주세요, music man 틀어주세요. 듣고 싶어요” 하는겁니다.


동생이 있어서, 읽기독립을 시키고 싶었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는데, 노부영씨디와 동요를 충분히 듣고 나니, 자연스럽게 이제는 자기가 CD를 들으면서, 혼자서 책을 읽습니다. 언제... 이런 날이 올건가.. 했는데... 정말 이런 날이 오네여.


아이두명 돌보고, 직장다니며 살림살며... 정말 너무나 피곤하고, 바쁜 생활이지만, 이렇게 아빠, 엄마의 사랑과 정성으로 잘 자라주는 옌이를 보니... 정말 위로가 되고 힘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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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6-09-26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점심 먹고 오후에 이 글을 읽기만 하고.. 너무나 바빠서 이제야 댓글 남깁니다...
감동적인 글입니다..
예은이가 엄마, 아빠의 사랑으로 놀라운 성과를 보이니 저도 참 기쁩니다...
두 아이의 육아를 담당하는 엄마로서, 직장인으로서, 아내로서, 딸로서, 며느리로서..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서 참 우리 역할이 많지요..
음... 전... 제가 엄마로서의 역할이 제일 기쁘고, 행복해요.. ^^
때론 지현이한테 잘 못해도.. 그래도 지현이와 함께 하면서 제가 커가는 삶이 참 기쁩니다.
아이를 낳아 기르며 진정으로 제가 다시 큼을 느낍니다..

님의 글을 읽으며, 잠시 지현이한테 나태했던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네요.. ^^

아이가 주는 기쁨, 행복... 정말 소중하지요?? 정말 위로가 되고 힘이 됩니다. 지금 이 마음으로 아이들이 크더라도 뒤에서 든든하게 받쳐주는 그런 부모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

예은맘 2006-09-27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상한 실론티님께서 글을 남기셨군여~ 바쁘실텐데여~
저는 가끔씩 제 모습속에서, 저의 욕심이 더 앞서는 것을 발견할때가 있어요. 우리 아이가 "더" 잘했으면... 하는... 가끔씩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꼭 필요한것 같아요. 저도 요즘... 엄마로서의 기쁨에 푹 빠져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을 사랑하는만큼, 다른 아이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주고 싶네여~^^ 실론티님과 지현이~^^ 항상 전능자의 그늘아래거하는 평안한 삶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ceylontea 2006-09-27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넹.. 감사합니다... ^^

2006-09-28 1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9-29 09:5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