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자로, 둘째 출산으로 인한 6개월의 휴가를 마치고 복직했습니다.


복직하기 전날밤... 잠은 안왔지만... 막상 복직하고 나니, 언제그랬냐는듯... 물흘러가듯이, 직장생활은 아무런 어려움없이 자연스럽네여. 조용하고, 약간은 classic하지만, 이제는 익숙해져버린 고즈넉한 교무실 분위기... 쑥쑥 잘 커서, 이제는 교복이 작아져버린 아저씨같은 고딩머슴애들... 샘~ 애기낳을때 진짜 아파여??? 하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순진한척하며 한시간 수업땡땡이칠려는 속내는 들켜버린 고딩가스내들... 저는 이렇게 십대의 머슴애, 가스내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 정말 좋습니다.


언젠가... 어떤 교사맘께서 자기 학생들중에... 부모가 맞벌이인 경우, 아이들이 문제아가 많다고 하는데... 우리 학교같은 경우는 그렇지 않아요. 비록... 서울이 아닌 부산이지만... 제가 근무하는 학교는, 부산에서는 좋은 학군에 위치하고 있고(일부러 부모들이 이사할 정도지여), 인문계고등학교입니다. 몇년전 제가 담임하고 있는 아이들의 부모님상황을 조사해보니, 35명의 아이들중... 대부분의 아이들의 부모님이... 풀타임이든... 파트타임이든... 일하고 계시더라구요.  그런데... 아이들이 반듯하고, 잘 컸답니다. 사랑스럽게 잘 컸지요. 반면... 문제를 일으키는 말썽쟁이들중에는 맞벌이 부모가 아니라, 결손가정아이들(부모이혼)과, 엄마가 전업주부이면서 지나치게 아이에게 간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어요. 하지만... 이런 아이들중에서도 순간적이거나 잠시동안 방황을 할뿐이지... 조금 철들면... 정말 어른스럽고, 대견스러워집니다.


저는 선생님이라는 직업이 좋습니다... 아이들하고 수준이 잘 맞으니... 철이 덜들었나봐요. 내 보석같은 자녀... 옌이와 찬이보다는 훨씬 훌쩍 큰... 사춘기 고등학생들이지만... 그 아이들을 보고있으면... 참 좋아여~ 복직한후... 수업시간에 아이들을 바라보니... 이제는 더욱더 찐한~ 눈길을 녀석들에게 보냅니다... 첫째낳았을때와, 둘째낳았을때가... 정말 다르네요. 또, 딸만 있을때와 이젠 아들까지 생기니... 또 다르네요...~


학생 한명한명을 정말로 잘 섬기고, 사랑할거예요. 옌이와 찬이가 나에게 소중한 만큼... 이 아이들도 한명한명 그 부모에게는 얼마나 소중할까... 생각만해도... 가슴이 시큰둥해지니까요~


오늘... 고3짜리 한 녀석이... 수업시간에 참석안하고 사회봉사활동(징계지요)으로 교내청소를 하고 있더라구요. 예전같았으면 그냥 지나쳤을터인데... 물어보았습니다~


이름이 뭐냐?  ... ooo입니다.

왜 사회봉사활동하냐? ... 학교폭력입니다(친구를 때렸나봅니다)

사회봉사 처음이냐? ... 아뇨. 두번째입니다. 예전에는 흡연이었습니다(녀석은 묻지도 않았는데, 예전 사회봉사까지 말하네요)

이번이 마지막이다. 사회봉사는 두번하는것 아니다. 이번이 마지막이다. 알겠냐? ... 넵~

(쩝... 제 말투가 좀 거칠지요. 고3머슴애들 몇년 상대해보십시요. 말거칠어집니다~)


앞으로 그 녀석 제가 찜했습니다~ 눈여겨보아야겠습니다~


돌아와보니... 신문사에서 top student 인터뷰나온다고... 전교1등하는 녀석들과 오랜만에 free talking을 했습니다.


공부잘하는 놈은 잘하는데로... 싸움잘하는 놈은 싸움잘하는데로...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아마도... 하나님께서 저에게 아들, 딸 골고루 허락하신 것이 이런 이유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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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30 16: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eylontea 2006-08-30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직을 아주 자알 하셨군요.. ^^
예은맘님 아이들은 참 좋겠구나 싶어요.. ^^ (아.. 일은 많은데 진도는 안나가구.. 흑흑.. 이젠 일에 전념... --;)

2006-08-30 1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예은맘 2006-08-31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메피스토님께서 이제 아예, 제 서재에 맘놓고 들어오시네여~ 자주 들어와주셔서~ 많은 글좀 남겨주세여~ 저도 자주 놀러갈께여~ 즐겨찾기에 꾸욱~ 메피님것 누릅니다~ 아이들 2명두신 아빠라고 하시면서여~ 아저씨일텐데... 아저씨같은 느낌보다~ ㅋㅋㅋ 우리 고딩머슴애들 같네여~ 젊게 사시는 비밀좀 갈쳐주시길~^^

실론티님~ 저도 깡지님~ 아이디를 많이 보았답니다. 푸름이에서도 본듯한데여~ 저는 주로, 푸름이닷컴에서, 지역별모임많이 들어갑니다~ 저도 깡지님으로부터 많이 배워야겠어여~

Mephistopheles 2006-08-31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아이는 아직 하나랍니다...^^
저의 고등학교 시절때야...표면적인 모범생에 뒤에서 작당하는
점조직의 주동인물이라서...^^

예은맘 2006-08-31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메피님 죄송합니다~ 졸지에 애둘아부지 만들어버렸네여~
헉... 학교에서 제일 상대하기 어려운 녀석들이~ 표면적인 모범생에 뒤에서 호박씨까는 녀석들인데~... 게다가 주동인물까증... 그 녀석들 다루는 법좀~ 갈쳐주이소~ ^^

ceylontea 2006-08-31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메피님 주니어의 나이가 갑자기 헷갈려서 4살인가 5살인가의 의미로 적은 것이었는데.. 4살, 5살 아들 둘로 보셨었군요... ^^

예은맘 2006-09-02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그렇군여~ 요즘 안경을 잘 안쓰고 다녀서 가물가물합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