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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제국 쇠망사 - 한 권으로 읽는
에드워드 기번 지음, 나모리 시게나리 엮음, 한유희 옮김 / 북프렌즈(시아)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에드워드 기번이 쓴 <로마 제국 쇠망사>(총3권, 1776~1788)를 가나모리 시게나리가 한권으로 엮었다. 하지만 세계사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던 나에게는 로마사의 고전이니 최고의 역사서니 하는 말들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광인이었다는 네로 황제나 영화로 종종 소개되는 검투사에 대한 약간의 말초적인 관심뿐이었다.
 하지만 도시의 꼭짓점 역할을 하며 웅장하게 서있던 콜로세움이나 무너져버린 폐허일망정 로마의 번영을 느껴볼 수 있었던 포로로마의 모습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데다 관심 밖이었던 로마사를 통해 서구의 문화에 대한 약간의 교양을 쌓을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강렬한 느낌으로 다가왔던 주황색 표지를 넘기자 로물루스 형제로부터 시작된 로마가 천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하지만 2200년 이상 유지되었던 로마의 역사를 한권으로 엮다보니 다분히 연대기적인 성격이 강했다. 몇 년에 누가 뭘 했고, 어떤 전투가 있었고 하는 식의 내용이 연표처럼 줄을 선다.
 로마사, 그것도 건국 초기의 내용은 전혀 문외한이니 그런 나열이 의미 있게 다가오지 못한다. 로마에 박식한 전문가들이야 에드워드 기번의 원문을 읽었을 테지만 로마사에 고만고만한 일반인들의 경우에는 건국 초기의 세세한 전황이 제대로 와 닿을지 의문이다. 전문가에게는 너무 쉽고, 일반인에겐 너무 방대한 서술방식이 아닐까.

 하지만 책장이 조금씩 넘어갈수록 역사서가 갖는 묘한 매력이 드러나는 것 같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역사의 수레바퀴에서 진보와 퇴보의 방향을 결정짓는 키워드들을 하나둘 씩 발견하게 된다.
 권력, 명예, 돈, 여자(남자) 할 것 없이 지나친 욕심은 언제나 화를 불렀고 자신의 생명마저도 위협했다. 무소불위의 자만은 상대방을 자극해 전쟁과 반란을 일으켰고 자신을 죽음으로 이르게 했다. 끝없이 펼쳐지는 쾌락은 인간의 열정을 피폐하게 했으며 국민을 지치게 만들었다. 어제의 친구가 내일의 적이 되어 자신을 공격했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현실의 기틀위에 번영을 누리던 때가 있었는가 하면 혁명을 통해 기존을 틀을 깨부수며 급변했던 시기도 있었다.
 과거를 통해 오늘을 되돌아보는 이런 점이 역사를 회고하게 만드는 이유이지 싶다.

 물론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두운 역사는 반복을 멈추지 않았고 인간의 욕망도 줄어들지 않았다. 우리의 역사는 인간욕심의 역사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그 명맥을 같이 했다. 전쟁과 폭동, 기아와 질병, 살인과 방화, 우리의 욕심으로 만들어가는 세상은 여전히 위태로우며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역사라는 이름에 깔려 허덕이고 있다.
 우리는 이럴 때일수록 자신과 사회를 되돌아보며 머릿속에 들어앉은 욕심의 부피를 줄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나간 역사가 말해주듯 모든 시작은 인간 스스로의 욕망에 의해 시작되었으므로.
 파란만장했던 로마의 역사 앞에 아슬아슬했던 우리 현대사가 자꾸만 오버랩 된다.


 ( www.freeism.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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