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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리티 투자, 그 증명의 기록 - 테리 스미스의 투자자 서한과 칼럼들
테리 스미스 지음, 김진원 옮김, generalfox(변영진).생각의여름(김태진) 감수 / 워터베어프레스 / 2023년 3월
평점 :

[책을 읽은 동기 / 읽은 후 느낌] 한국에서는 한국, 미국, 일본의 투자자들에 관한 책을 읽기는 쉽지만 다른 국가의 투자자들에 대해서는 알기 어려운 점이 있는 것 같아요. 그나마 한국보다 경제 수준이 더 높은 국가의 투자자들은 투자 서적이 가끔 나오지만 반대로 낮은 국가에서도 투자 서적은 나올텐데 알기는 어려운 것 같고, 대부분의 책들이 유명한 투자 방법. 즉, 기본적 분석이나 기술적 분석 책이 번역되는 것 같네요. 이런 너무 유명한 방식 속에 머물러 있을 때는 그다지 차이는 없네~! 라고 생각들게 되어요. 분명 우리나라에서도 독특한 매매법들이 있긴 한데 그런 책들이 베스트 셀러까지 못가는 경우, 다른 나라에 번역될 확률은 더 낮을 것 같긴 하고, 그런 이유가 다른 국가의 투자 서적이 한국에 번역될 때도 적용될 거에요. 우리나라보다 경제수준이 더 높은 국가들의 투자 서적과 유명한 매매방식에서 벗어나는 책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이런 부분에서 이번에는 영국의 유명한 투자자인 테리 스미스의 주주서한이나 잡지나 신문에 기고한 글을 모아서 나온 책이 <퀄리티 투자, 그 증명의 기록>이에요. 이런 다른 나라 투자자들의 투자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 흥미롭기는 하지만, 이번 책에서도 독특한 부분이 있을까? 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봤어요.
결론은 이 책에서 저자가 퀄리티 투자라고 주장하는 것은 분명히 독특한 투자철학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할 수 있어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겹치는 내용. 그 해 중요한 이슈에 대해서 신문등에 기고하고 주주서한에서 같이 넣으면 내용은 거의 유사하게 반복되어 버리는 문제와, 책의 후반부는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의 방법이 내 방법과 같다는 것을 호소하는 내용으로 이어져 있어서 살짝 아쉬웠어요. 제가 보기에는 조금 다른 것 같아 보이긴 하지만요.
책 중간에 뭔가 투자에 대한 생각이 변화한 것으로 보이는 내용이 있었는데, 윤리적인 부분을 무시해버린 부분은 많이 아쉬운 부분이에요. 펀드가(혹은 투자자가) 돈만 잘벌면 되지 않나요? 같은 입장이라면 살짝 아쉬운 부분은 있게 되지요.
[책의 특징 / 장점] 이 책은 시간 순서에 의해서 주주서한과 기고한 글을 모아두었기 때문에 책의 내용 구분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각각의 이슈에 대해서 저자의 생각을 기고한 내용과 주주서한을 챕터별로 나누어서 소개하고 있어요. 그러한 과정에서 이 저자의 투자 철학을 배울 수 있는 특징이 있어요.
이 책의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저자의 투자 철학을 알 수 있어요.
투자를 하는 방법은 상당히 많은 방법이 있을 거에요. 이 저자는 주가 변화보다는 특정 기업이 계속해서 높은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을 사서 오랫동안 보유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어떻게 보면 기본적 분석 투자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방식이지만, 인기에 영합하기 보다는 오랫동안 이를 증명하고 미래에도 이 기업가치가 훼손되지 않을 100년 가까이 지속된 기업을 선호하는 투자자라고 할 수 있어요.(p58외 다수)
② 초반에는 윤리적 투자를 강조하여요.
"전화 도청, 경찰 뇌물 공여, 머독 신봉자에게 영합하는 일을 누가 더 잘하는지를 두고 경쟁한 주요 양당 정치인들과 결탁 등의 기나긴 이야기는 한마디로 권력 남용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P78
똑같은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윤리적인 기업과 비윤리적인 기업이 있다면 어느쪽에 투자해야 할까요? 현금흐름을 창출하든 말든 비윤리적 기업에 투자하면 안될까요? 이것은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고민되는 부분일 거에요. 책의 초반부는 비윤리적 기업과 정치와 연결되는 기업을 투자에서 제외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정치와 연결되는 기업은 정치리스크가 붙어버리기 때문에 저도 좋아하진 않아요^^.
③ 재미있는 문체를 사용하여요.
"1월에 골드만삭스가 고정수익률 10%에다가 애플apple 보통주 실적에 연게된 주가수익을 제공하는 자동 조기상환형 조건부 쿠폰이자 버퍼 중기주가 연계 채권Auto callable contingent coupon buffered equity-linked medium-term notes 상품을 판매한다. (단서: 도대체 무엇을 한다는 걸까? 이해할 수 없다면 투자하지 마라)" P161
골드만삭스를 비판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고요, 투자자금을 모으는 것도 그 시대의 인기를 반영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길게 쓰는 것이 인기일때는 이 인기를 반영할때가 있겠지요^^. 그러나 이건 보고 빵터졌어요. 그 시대에는 이게 뉴노멀이었겠지만요. 투자를 할때 이해할수 없다면 투자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래야 사기도 피할 수 있으며, 안정적인 투자를 할 수 있어요.
④ 마인드에 대해서 좋은 내용이 많이 나와요.
주주서한등이 포함되어 있어서 구체적인 투자 방법보다는 마인드에 관한 좋은 내용들이 많이 나와요. 레베러지 사용의 위험성등 많은 좋은 부분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p216외 다수)
⑤ 여러가지 투자 힌트들이 숨어 있어요.
주주 서한에서 테리 스미스가 투자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다양한 투자 힌트들을 알려줍니다. 원자재 가격과 인플레이션의 상관관계나 인플레이션을 방어할 수 있는 종목의 특징(p496외 다수)등 다양한 투자 힌트들이 숨어 있어요.

[책의 단점] 주주서한등을 모은 책이여서 처음에 책을 출판할 목적으로 작성하지 않아서 일어나는 여러 문제점들이 있었어요.
① 결국 비윤리적 기업에 투자하는 것으로 현실과 타협하였어요.
저자는 사용자를 상대로 실험하고 심지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끼쳤으며 개인정보를 악용한 기업에 투자를 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펀드 투자자들이 의문을 제기하였어요. 머독의 기업에 투자하지 않은 과거와 달라졌기 때문이지요. 그 기업은 지속적으로 사용자를 상대로 실험하고 있으며 최근에도 문제를 일으킨 메타에요. 여러분들은 비윤리적 기업에 투자하고 돈만 벌수 있다면 괜찮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윤리적 기업에서 수익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테리 스미스가 윤리적 기업에 투자하고도 수익을 잘 낼 수 있으며 과도한 신기술 낙관주의를 보이지 않고도 수익을 잘 낼 수 있다는 것을 계속 보였다면 좋았겠지만, 초반에는 이런 모습을 결과로 증명해낸 것과 달리, 중반 이후에는 현실과 타협하는 모습을 보여서 조금 안타까웠어요. (p403)
②동일 내용의 반복이 너무 심해요.
책을 읽다보면 동일 내용이 반복됨을 느낄 수 있는데 너무 자주 일어나요. 물론 그해 영국에서 일어난 큰 이슈에 대해서 잡지나 신문에 기고하고 그 이후에 주주서한에도 들어가는 것은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책을 읽을 때는 그 내용이 너무 반복된다는 느낌이에요. 주주서한의 형식도 비슷해서 주주서한에서 반복되는 내용도 꽤 많고요. (p485외 다수)
③ 후반부는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의 투자철학 인용이에요.
책의 중반부에는 워런 버핏을 비판하기도 하고 초반부에는 독특한 투자이론을 말하다가 후반부로 가면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가 한 말을 인용하면서 자신이 올바른 투자를 한다는 주장을 강화하는 근거로 사용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초심을 잃은 느낌이에요. (p485외 다수) 또한 특정 투자자의 투자 철학을 보고 싶은데 결국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의 투자가 맞다라는 결론을 내어버리면 우리가 원하는 내용을 볼 수 없게 되어버리지요.

[책을 읽으며 더 생각해볼 문제] 오늘은 인과관계와 상관관계에요.
"인과관계를 입증하지 않은 채 상관관계를 규명하려는 전형적인 통계 분석 오류의 사례다." P272
주식을 하다보면 상관관계 검증을 자주 할거에요. 즉 주가각 변화하는 것과 A라는 변수의 변화가 얼마나 같은지는 상관관계로 확인할 수 있어요. 하지만 S&P 500의 주가 변화와 가장 상관관계가 높은 것은 방글라데시 버터 생산량이에요.
여기에서 S&P 500 주가가 상승했기 때문에 방글라데시 버터생산량이 높아지거나 혹은 반대로 방글라데시 버터 생산량이 증가했따고 S&P 500 의 주가가 상승했다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어요. 이 둘은 상관관계는 있지만, 인과관계는 알 수 없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우리는 직관적으로 이 둘의 관계는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을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지요.
즉,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은 인과관계를 증명해주는 것은 아니에요.
그러나 AI의 경우 이런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어요. AI의 문제점은 너무 많아요. 하지만 이런 부분이 왜 잘 안알려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저도 궁금한 점이 많아요. 왜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문제점을 감추려고 하고 모두 신기술 낙관주의만 가지고 있을까요? 정보의 자유가 훼손된 것은 아닐까요?
[종합평가] 책의 초반에는 테리 스미스의 투자 철학이 매우 독특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한번 사면 팔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과도한 신기술 낙관주의가 아니라 장기간 좋은 경영으로 자연독점을 만든 역사가 긴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보였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후반부로 오면서 이러한 모습이 변화하고 비윤리적 기업에도 투자하며 오히려 이런 투자를 옹호하는 모습은 조금 이상했고 평범해졌다고 느껴지네요. 하지만 중간중간 나오는 마인드와 투자힌트들은 많은 도움이 될거에요^^.
책 평점 - ★★★ (3/5) 영국 투자자인 테리 스미스의 투자 철학을 볼 수 있는 책
책 평점 평균 - 3.05
책 평점 표준편차 - 1.08
책 평점별 권수 (디자인출처: Gap Charts V2)

★★★ ~ ★★★★★: 추천 책. ★ 4개 부터는 더 좋은 책을 의미합니다.
★★: 시간이 남는다면 볼만 한 책. 책에 일부 문제가 있는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 비추천 책. 책에 심각한 문제가 있거나, 지식과 지혜를 얻을 수 없는 책을 의미합니다.
그림 내 폰트 출처: 고양체
전화 도청, 경찰 뇌물 공여, 머독 신봉자에게 영합하는 일을 누가 더 잘하는지를 두고 경쟁한 주요 양당 정치인들과 결탁 등의 기나긴 이야기는 한마디로 권력 남용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 P78
1월에 골드만삭스가 고정수익률 10%에다가 애플apple 보통주 실적에 연게된 주가수익을 제공하는 자동 조기상환형 조건부 쿠폰이자 버퍼 중기주가 연계 채권Auto callable contingent coupon buffered equity-linked medium-term notes 상품을 판매한다. (단서: 도대체 무엇을 한다는 걸까? 이해할 수 없다면 투자하지 마라) - P161
인과관계를 입증하지 않은 채 상관관계를 규명하려는 전형적인 통계 분석 오류의 사례다. - P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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