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인가 테니스를 치다 충격적인 일을 경험했다.

내가 아주 뚱뚱하다고 생각한 사람과 파트너가 됐는데

애매한 위치에 떨어진 공을 서로 치려다 크게 충돌했던 것.

쓰러질 뻔했지만 겨우 중심을 잡았는데

뒤에 앉아 있던 어른들이 이런다.

"몸이 비슷하니 괜찮은 거야."

그 뒤부터 난 그사람을 미워한다.

 

엊그제, 오랜만에 누군가를 만나 술을 마셨다.

날 보자마자 그가 말한다.

"아니 왜 이렇게 살이 쪘냐?"

두달 전에 날 봤던 이도 거든다.

"두달 전보다 훨씬 더 살찌신 것 같아요."

 

그랬다면,최소한 오늘은 좀 달라야 하건만

난 그러지 못했다.

지도교수 생신이라 갈비를 뜯은 오늘

난 식탐을 발휘하느라 어쩔 줄을몰랐다.

세상에, 갈비 먹고 갈비탕 먹는 사람이 나 말고 또 누가 있담?

2차로 맥주를 마시고 3차는 순대국에 소주를 마셨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집 찬장을 열고 너구리를 찾은 난

그걸 끓여먹었다.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댓글(15)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다락방 2007-08-27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응?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아멘.

비연 2007-08-28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똑똑똑똑또그르르르르릉~ (목탁소리..)

Mephistopheles 2007-08-28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에잇..그 너구리가 그 너구리였단 말입니까???
제대로 낚였군요..

아영엄마 2007-08-28 0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 너구리양이 아니라 보글보글 너구리였군요. ^^; 야참 많이 드셔서 살 찐 거 아니여요?

마늘빵 2007-08-28 0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너구리가... 체셔님 글이 떠오르지... ('' )( '')

프레이야 2007-08-28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구리에 애벌레가 산다는 제보가 있어요, 부리님.
새초롬너구리는 절대 아니구요^^

2007-08-28 0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7-08-28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빼세요.

부리 2007-08-28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술먹고 쓴 글인데 글의 질이 너무 떨어진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흑... 갈비 먹고 갈비탕 먹고 너구리 먹었다,에 주목해 주세요!
민서님/제 희망사항입니다
속삭님/흑흑 시간나면 연락드릴께요 근데 세상이 만만치 않더이다.... 학교서 계속 합숙할 듯...
혜경님/아앗 애벌레라뇨 제가 그런 걸 먹었단 말인가요
아프락님/지금 가서 글 읽었어요...히유, 요즘은 글한편 쓰려고 짬내는 것두 힘들어요...
아영엄마님/흑...전 너무 많이 먹어요....
메피님/가끔은 낚시질이 필요하지요^^
비연님/술먹고 써가지고 왜 관세음보살이란 말을 썼는지 모르겠다는...
다락방님/부끄럽습니다...

야클 2007-08-28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여자들한테 인기가 좋은 부리님이 부럽습니다. 여자분들이 아마 흐벅진 허벅지와 원만한 허리, 그리고 풍만한 상체를 가진 남자들을 좋아하나봐요. 전 아무리 먹어도 탄탄한 가슴과 잘록한 허리가 유지되니 너무 슬퍼요. 아이참, 체중도 안 느네. -_-+

Mephistopheles 2007-08-28 12:07   좋아요 0 | URL
그거야..당연한..것..아닐런지요..칼로리를 소모하는 무언가를 하시니까...
(출장과 격무라고 생각됩)

비로그인 2007-08-28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님의 댓글에서 애벌레 얘기를 듣고서 전 충격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니, 어떻게 순수한 너구리라면에서!!!!”

충격에 사로잡힌 전 저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한팩들이에서 마지막 남은 너구리를 끓여먹고있는 제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여전히 맛이 있는 너구리를 먹으면서 전 한때의 제주식이자 지금은 부식인 너구리라면에 대한 실망을 하지말고, 이참에 너구리라면을 더욱 알리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참에 신00의 아성을 무너뜨리는 겁니다! (먼산)

1. 너구리는 순수합니다. 너구리는 다른라면과 달리 물을 550ml를 지켜서 물의 강도를 조절해주지 않으면, 익다가 물을 붓거나 (그러면 가뜩이나 다른 면발보다 굵은데 면발이 속까지 잘안익게 됩니다), 싱거워져서 밥을 말아먹을 수는 없습니다. 다년간 너구리를 먹어본 임상실험결과 너구리 국물에 밥을 말아서 먹을 경우엔 너구리뱃살을 갖게 된다는 것을 증명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너구리에는 계란을 넣을 수도 떡을 넣을 수도 없습니다. 뭐, 넣을수도 있겠지만 주변에서 “너 참 특이한 식성이구나”라는 따돌림을 받을 수 있습니다.

2. 너구리의 면발이 다른 라면에 굵어서 좀 더 오래 익혀야 하니 빨리먹을 수 없어 잘못먹게 된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요즘같이 더운 날씨엔 너구리라면은 일반라면만큼이나 빨리 익으므로, 차라리 요즘같이 더운 때에 너구리를 드시는 것이 유리합니다.

3. 다른 라면은 끓이고 난 뒤에 바로 상이나 식탁위로 올리지 않으면 불게 되어 가끔 서두르다가 라면냄비를 뒤업는 불운한 사태가 발생하지만, 너구리는 그냥 냅두면 오히려 면발이 속안까지 잘익게 되어 쫄깃한 질감을 느낄 수 있으므로 언제나 느긋한 식사시간을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사랑과 전쟁 등의 프로에 심취하여 다소 식사를 중단하실 경우에도 다른 라면에 비해 부는 정도가 적습니다.

4. 너구리의 생명은 다시마입니다. 다시마국물이 우러나서 너구리의 국물의 기초가 되는 것이므로, 다시마를 면위에 올려놓지 마시고 끓는 물속에 같이 담가주시기 바랍니다. 다시마는 다 익고난 뒤에 먹기전 꺼내주시는 것이 가장 좋은데, 그것은 숟가락으로 남은 면발을 먹을 때 꼭 수저위에 얹어져서 효율적으로 면발을 국물에서 건져내기가 힘들기 때문이며 또한 다시마는 오래 익히면 끈끈한 점성이 표면에 생성되어 오히려 미각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너구리를 일반라면을 끓이는 시간 정도만 끓이시고, 느긋하게 김치나 깍두기 등을 차리신 다음에 뚜껑을 열게 되면 그동안 익게 됩니다. 또한 고추가루 등 양념이 많이 묻어있는 김치 대신에 깍두기나 열무김치가 더 잘맞습니다. 너구리는 물조절이 매우 중요하여 가끔 짜게 되기 쉬우므로 양념이 묻어있는 김치와 드실 경우 더 짜다는 느낌을 가지시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 짜게드셨을 경우엔 꼬옥 저지방우유를 마셔서 다음날 얼굴이 너구리면발이 되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시기 바랍니다.

5. 마지막으로 너구리 외 모든 제품은 유통과정 상에서 밀봉이 터져서 이물질이 삽입될 수 있으므로, 안전한 식생활을 위해서 유통기한과 함께 포장상태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을 꼬옥 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너사모 (너구리를 사랑하는 '이'들의 모임) 강남지부 총무 새초롬너구리 올림.

프레이야 2007-08-28 14:15   좋아요 0 | URL
너사모 회원 여기 한 명 있어요.^^
제가 말한 '애벌레'는 체셔님의 페이퍼에서 읽은 '구더기'의 애칭이랍니다.
조금 기분이 덜 상하시라고요..ㅎㅎ
님, 저도 너구리면을 얼마나 좋아한다구요. 저와의 인연도 꽤 깊다지요.
위 주의사항을 널리 퍼뜨려야겠어요.ㅎㅎ

무스탕 2007-08-28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래저래 부리님은 너굴님이랑 떨어질수가 없군요 ㅎㅎ

미즈행복 2007-08-29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건강을 생각해 (?) 이참에 쌀라면으로 바꿔볼까 생각중입니다.
저는 짠 것을 좋아하는데, 라면 국물에 밥 말아먹는 것도 좋아해 국물이 많아야 하므로 요즘은 물을 넉넉히 잡고 끓이는데 참치액을 넣어줍니다. -대형마트에서 다 팔아요- 그럼 국물도 많아서 밥 말아먹기에도 좋고, 참치액이 들어가서 짭잘한 국물 맛도 유지됩니다 . 아울러 참치액은 선전대로라면 바다에서 나는 것들을 우려낸 국물이므로 짠 맛 뿐만 아니라 나름 개운한(?) 맛도 느낄 수 있습니다.
새초롬 너구리님의 비법에는 못 미치지만, 나름 먹는 방법을 올려봅니다. 근데 쌀라면으로 이렇게 해 먹는게 아니고 부동의 명성 신라면으로 이렇게 해 먹는답니다. 아는 사람은 신라면의 면발도 굵다면서 안성탕면을 추천하더이다. 부리님도 이런 여러 방법을 참조하심이 어떠하신지?
아, 때로 저는 마른 홍합과 콩나물과 -뚜껑을 꼭 닫아주세요. 비린내가 나지 않게- 마른 새우와 풋고추도 넣어서 얼큰하고도 시원하게도 해 먹습니다. 맛있겠죠? 그쵸? 그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