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목요일로부터 시간이 숨가쁘게 흘렀다. 지금 마치 폭탄을 맞은 듯 뒤숭숭하다. 감옥 밖에서 보낸 일주일. 그 사이 동료가 보낸 책이 도착되어 있었다. 

  

  

  

 

 

 

 

 

 

 

 세 권의 책 사이에 손으로 쓴 편지가 들어 있었다.  

 언니! 

 우리 집 앞에 작은 서점이 있어. 대형서점에 밀려 주인이 몇 번씩 바뀌었지만 그래도 책 만은 고스란히 새주인에게 넘겨지곤 했지. 편리한 인터넷 서점을 버리고 이 낡고 오래된 서점을 고집하는 내가 미련스럽게 보이기도 하지만 그곳에서 느끼는 샘 솟는 감성! 책 냄새를 맡고, 새 책의 겉장을 만지고, 목차를 훓고...... 몸의 감각을 일제히 깨우는 듯한 느낌은 참으로 행복하게 해. 자연스럽고 편안하지.  

  문득, 내게 언니도 작은 서점 같은 존재이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어.  

  (중략)   

  '상상력 사전'은 늘 옆에 두고 읽으면 좋을 것 같애. 뇌 주사를 맞는 기분이랄까, 소설의 좋은 영감을 얻기에 딱일 것 같아 선뜻 골랐어. 

  '녹턴'은 나도 아직 읽어보지 못했는데, (내 소속된 모임에서) 추천한 책이라 함께 보내. 

   호흡이 깊어지는 7월이네. 단순하고 단조롭게 주변을 정리하고 오직 글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들이 되길 빌어.   

  책 선물을 받은 것도 오랜 만이고 손 편지를 받은 것은 더더욱 그렇다.  

  시간의 파편들을 추스리며, 다시 감옥으로 들어가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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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 목요일은 장흥 한승원 선생님 댁에 다녀왔다. 스승님의 서재에서 어떤 이가 지금 내가 쓰고 있는 같은 소재의 작품을 먼저 발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먹먹함. 그 때 내 머리를 강타한  글귀가 이것이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이는 버나드 쇼의 묘비명이다.  

 금요일엔 1박 2일 일정으로 조치원에 교육을 다녀왔다.   

 마음을 다잡고 몰입해야 하는데......, 그래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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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이 끊임없이 소리를 낸다. 그 소리에 온갖 물(物)의 소리들이 덮인다.  

  나에게 시간은 있는가. 

  들려오는 온갖 물(物)의 소리들을 제각각 구분해 내고, 적막이 깃든 그 소리들에도 촉각을 세울 수 있는.   

  나의 시간들이 시끄럽게 떠다니고 있다. 그리고 죽음처럼 고여 있다. 그 시간들에 생명을 불어넣어야 할 때이다. 그런 어지러운 생각들을 하며 이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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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문을 하는 사람들과 글을 쓰는 사람들은 참 다르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한 학기를 마쳤다. 스스로의 미흡함으로 돌리지만 학문적 동지를 만날 수나 있을까 하는 회의감이 든다. 어차피 홀로 가는 길인데, 원, 참. 

  소설 쓰는 벗들에게 요즘 무슨 책을 읽고 있느냐고 문자를 넣었다. 그들이 문자를 통해 권해 준 책들이다.  

                                         

                                         

 

 

 

 

 

 

   

  다시 작품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맥이 끊겨 몰입이 쉽지 않다. 열심히 산에 다니며 숨을 고르고 소설들, 자료들을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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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제인 에어가 읽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재미있는 건 이 책을 들었을 때 제인 에어에 대해서 기억나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토록 친밀하고 익숙한 이름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초등학교 때 아니면 중학교 때 읽었을 것이다. 그 때 어떤 생각을 했는지 조차도 기억나지 않았다.  

  그러나 막상 책을 읽기 시작하자 익숙한 내용들이 하나하나 떠 올랐다. 로체스터가 제인 에어의 남자였다는 사실도....... 고전이란 그런 것이다. 읽지 않아도 읽은 것 같고 그 내용을 다 잊었어도 다 아는 것처럼 느껴지는.  

  학창시절 한 선생님이 고전은 '재미있게' 읽었다고 말하면 안되는 거라고 했다. '감동적'이라고 해야 한다고. ㅎㅎ 재미있게 읽었다.  

  끈질긴 생명력과 옳은 것을 향하는 정의감(?), 가난과 우연히 움켜쥔 부 앞에서 비굴하지 않은 모습, 제인 에어의 미덕들이다. 단순한 스토리지만 숨 막히는 묘사력이 작품의 묘미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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