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제인 에어가 읽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재미있는 건 이 책을 들었을 때 제인 에어에 대해서 기억나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토록 친밀하고 익숙한 이름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초등학교 때 아니면 중학교 때 읽었을 것이다. 그 때 어떤 생각을 했는지 조차도 기억나지 않았다.
그러나 막상 책을 읽기 시작하자 익숙한 내용들이 하나하나 떠 올랐다. 로체스터가 제인 에어의 남자였다는 사실도....... 고전이란 그런 것이다. 읽지 않아도 읽은 것 같고 그 내용을 다 잊었어도 다 아는 것처럼 느껴지는.
학창시절 한 선생님이 고전은 '재미있게' 읽었다고 말하면 안되는 거라고 했다. '감동적'이라고 해야 한다고. ㅎㅎ 재미있게 읽었다.
끈질긴 생명력과 옳은 것을 향하는 정의감(?), 가난과 우연히 움켜쥔 부 앞에서 비굴하지 않은 모습, 제인 에어의 미덕들이다. 단순한 스토리지만 숨 막히는 묘사력이 작품의 묘미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