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롭고 예민한 내 아이, 어떻게 키울까? - 민감한 아이를 행복한 아이로 키우는 아주 특별한 자녀교육법
일레인 아론 지음, 안진희 옮김, 김한규 감수 / 이마고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을 보자마자 관심이 갔다. 내가 고민하는 지점과 닿아있는 부분이어서였을 것이다. 작년에 놀이치료를 하면서 우리 아들이 민감한 아이라는 걸 알게 됐고, 목차를 보니 빡빡하게 들어차 있는 소제목들이 굉장히 실용적이면서 현실적인 제안일 것 같았다. 예상대로다. 저자도 민감한 사람이면서 민감한 아이들 두고 있기 때문에 끝없이 절절이 조언해주고 싶었을 것 같다. 500여 페이지가 되는 책을 보고 있자면 그 진심이 느껴질 정도다.   

민감성이라는 기질에 대해 이해하게 되면서 어느 정도 아이의 행동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고, 그 때 내가 어떻게 해줘야 할지에 대한 그림이 그려진다. 작년에 받았던 놀이치료 선생님이 한 말들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 나는 더 확신이 생겼고 유용했다.  

올해로 호군은 어린이집 생활이 벌써 6년차. 4, 5세 경부터 선생님이 "제호는 여리고 좀 예민한 것 같아요" 라고 얘기할 때만해도 그냥 그런가보다 했다. 그런 기질의 차이를 고려해서 양육도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는 깊게 고민해보지 못하고 지나쳤다. 심지어 당시에 유행하던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식의 '생각하기 의자'나 '타임아웃제'같은 것들도 해보곤 했는데 그 때만해도 나는 내가 감정적이지 않게 이성적으로  꽤 잘 양육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TV에서 보여준대로 단호하게 말하고, 그 뒤에는 애정어린 포옹과 사랑의 표현.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그런 방식이 여린 우리 아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 책에서도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다. 잘못된 예로. ^^ 

나랑 우리 호군는 약간 민감한 기질을 갖고 있는 것 같고, 아빠랑 둘째는 좀 덜한 듯 하다. 나도 호군도 작은 변화나 차이를 쉽게 알아채고, 영화나 음악이나 주변의 일들을 감정적으로 매우 깊이 느낀다. 이런 특성들은 공유하지만 내가 자신감에 차 있는 편이고, 두루두루 잘 어울리는 편이고, 새로운 것들을 즐기는 경향이 있다면 호는 음악발표회같은 무대에서 울거나(2-4세), 놀란 표정으로 청중석을 보며 눈동자만 굴리고 서 있거나(5세), 심하게 긴장해있는 모습들(6세)을 보였다. 연습할 때는 제일 잘해서 중간에 떡 하니 세워줬다는데도 무대에만 올라가면 그랬다. 장난감이나 과자를 고르래도 한참을 고민한다. 결국 내 입에서 "그냥 니가 좋아하는 거 고르면 되잖아. 빨리 좀 골라!"라고 소리지르게 만들만큼 한참 시간을 보낸다. 새로운 환경이나 새로운 것들에는 무척 신중하고 조심스럽다. 처음 보는 음식을 덥석 맛보는 일은 좀처럼 없다. 이런 모습들은 날 답답하게 했고, 인내를 요구했는데 이런 특징들이 민감한 아이들의 전형적인 특성들이란다. 이런 아이들은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다른 사람들보다 처리하고 고려해야 할 정보의 내용이 너무 많아서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고 한다.  

아이가 이런 기질을 가지고 있어서 엄마가 너무 힘들다면 이 책이 조금은 위로가 될 거고 또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방법도 가르쳐 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이 책의 모토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거다. "평범함을 뛰어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기꺼이 평범함을 뛰어넘어야한다." 순간순간 참기 힘들고 답답하겠지만 힘들게 여기지 않으련다. 사실, 민감하지 않다고해서 어찌 아이를 키우는게 쉽다고 말할 수 있을까. 반대로, 우리 아이를 민감하기만 한 아이라고 라벨붙이지도 않으련다. 그런 면에서도 이 책은 민감한 아이를 가진 부모들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한번 읽어봄직하다.(이럴 경우엔 빌려서?^^) 

이렇게 관심을 가지고 아이에게 다가가려는 노력만으로도 나는 나 스스로를 대견하다고 칭찬하는 중이다. 나도 민감한 편이라 쉬이 피로해지기 때문에 내게 해주는 이런 다독임도 아주 중요하다.   

*근데 본문에서는 내내 senstive, senstivity를 민감한, 민감성이라는 용어를 사용해놓곤, 정작 제목에선 '예민한'이라고 번역한 이유는 멀까?   

예민하다: (형용사) 무엇인가를 느끼는 능력이나 분석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빠르고 뛰어나다. 

민감하다 : (형용사) 느낌이나 반응이 날카롭고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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