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일주일 중 제일 매가리가 없는 날이다. 몸도 마음도 다운다운 바닥에 붙어 있는 느낌이다. 어쩔까 계속 바닥에 붙어 있을까? 아님 공중부양을 시도해 볼 것인가를 고민하다 이러다 땅 파고 들어 눕지 싶어 공중부양을 택하기로 했다.


부양의 방법으로 단것을 섭취하기로 결심! 점심 시간을 이용하여 초코렛과 아메리카노 커피를 사왔다. 평상시엔 둘다 쳐다보지도 않는 먹거리다. 과자에 첨가된 것은 먹지만 홀로 초코렛은 속이 아려 먹질 못한다. 커피 또한 나의 연약한 위에는 독한 음식으로 마시면 손이 떨리고 심장이 콩닥콩닥 하기 때문에 향은 좋아하나 감히 마실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러기에 바닥 어디즈음에 붙어 있을 나의 정신과 육체를 부양시키기에는 안성맞춤이라 할수 있겠다.


공중부양에 성공! 붕붕 날아다니고 있는데 C양이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OST 중 박효신이 노래한 "눈의 꽃"을 들어보라고 했다.음~ 음악 좋은걸  한 곡을 반복해서 듣다 보니 어느새 스르르 가라앉아 버린 나의 영혼.


초코렛과 커피는 땅을 파기 시작한 나의 영혼에 손떨림과 속쓰림이라는 육체적 후유증만 남긴채 그 사명을 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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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편입을 준비하는 관계로 내 방과 동생방을 바꿔 사용한지 언 반년. 편입준비와 방과 무슨 상관관계가 있냐고 물으신다면 할 말은 없지만, 그 당시에는 방을 내줘야하는 분위기였다. 지금 생각하면 나도 고개가 갸우뚱 할만큼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내 방이 동생 방에 비해 넒었고, 채광도 좋았고, 소음도 적었고, 환기도 잘되고, 이런저런 이유가 있었고 해서 방을 바꿔줬나보다.


그래서 현재 내 방은 작고, 채광도 안좋고, 부엌의 소음이 그대로 들리고, 큰 창은 있으나 밖으로 바로 통하는 것이 아니고 뒷베란다로 통해 있어 그 창 밑에는 불리수거용 쓰레기 등 잡동사니들이 잔뜩 놓여 있어 환기도 쉽지 않고, 책꽂이도 없고 이것이 나의 현재 방이다.


위와같은 문제점에도 그리 큰 불편함을 못 느끼는 것은 방의 기능이 90%로가 잠자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랄것도 없다. 그런데 두둥~ 겨울이 되니 이 방의 크나 큰 하자 두가지를 발견하게 되었다. 콘센트! 어느 방, 어느 집에나 있는 콘센트! 이것이 문제였다. 우리집은 16층 아파트에 16층이며 그것도 바깥라인이다. 우리나라의 건축기술상 날씨 변화가 직접적으로 우리집에 미치는 영향은 아주 크다 하겠다. 콘센트의 그 작은 구멍으로 겨울의 시린 바람이 쇅쇅 소리를 내며 들어온다. 어쩐지 보일러를 켰다는데도 내 작은 방은 찬바람끼가 있어 이상하다 했는데 얼마전 동생이 지나가는 얘기로 툭 던진말 "누나 콘센트 구멍으로 바람들어와" 두둥~ 그래서 어제 엄마와 응급처치로 테이프로 도배를 하다 싶이 하여 문제를 해결했다.


 두번째 문제 형광등을 끄는 스위치가 내가 누워있는 곳에서 아무리 길어져라 가제트팔 해도 닿질 않는다는 것이다. 잠자리에 들기전 5분이든 10분이든 책을 읽는 버릇이 있어 따뜻하게 데운 이불속에서 일어나 스위치를 끄러 가야 하는 일련의 행동들은 죽을 만큼이나 싫은 것이다. 어제도 같은 문제로 그냥 잘까까지 생각을 했다가 문득 급등하는 유가에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 사는 국민으로 그럴수도 없고 짜쯩이 만땅이셨는데 그 때 눈에 띈 물건. 죽.도. 그래 저것이다. 나를 구원해줄 물건. 그것을 들어 팔을 쭉 펴니 흐흐흐 스위치까지 아무 무리없이 도달. 불을 끄는 역사적 사명을 달성하는 것이 아닌가.  


이리하여 어제부로 크나큰 문제를 해결하고 이제 정들기 시작한 동생방. 아니 지금의 내방. 적응하는데 무진장 오래걸렸는데 그래도 동생이 방을 다시 바꾸자면 나는 한치의 망설임 없이 그에 응할 것이다.  편입시험이여 어서 끝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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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에 나는 엄청 카드를 남발했다. 책(나를 부르는 숲) 한권 잘못(?) 읽어 어슬프게 등산에 발을 담그고 말았던 것이다. 등산이 고급 스포츠임을 절절하게 느꼈다. 배낭, 신발, 옷 등등 쓸만한 것은 가격이 장난이 아니였다. 그 흥청망청 뒷 수습을 4/4분기에 만회하려니 엄청시리 긴축재정을 운영해야 했고 그 결과 아주 추운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월급날은 25일 카드대금 결제도 25일을 기준으로 청구된다. 대중없이 긁던 카드를 요즘엔 혹여 마그네틱이 닳기라도 할까 사용금액을 줄여가고 있다. 이번달 측정한 카드사용액을 몽땅 써버렸기 때문에 더 이상 카드 사용도 불가능 하다.  하물며 버스카드 충전할 돈이 없어 엄마의 버스카드를 스리슬적 빌려 나왔다. 덕분에 오늘 울엄마는 외출을 못할지도 모른다. 이렇듯 교통비는 해결을 봤고, 먹는 것은 회사에서 배급해주는 식권을 사용하고, 이 식권의 좋은 점은 대형슈퍼마켓하고도 거래가 가능 하다는 것이다. 웬만한 생필품은 모두 식권으로 해결 가능하다. 그리고 수출팀에서 근무하고 있어 손님들이 많은 편이다. 대부분 점심시간에 내방하여 싫다는데도 굳이 맛난 것을 사주신다고들 한다. 그래서 먹고 싶은 것은 그 때 해결한다. 더불어 식권도 남게 되어 나에겐 일석이조가 따로 없다.  

어찌어찌 한달동안의 궁핍한 살림을 살아나가는 와중에 무엇보다 힘든 것은 책을 살돈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물론 문화생활비로 측정해 둔 돈이 있지만, 책 1권(삼미..) 영화 1편(if only)에 쓰고 나머지는 다른용도로 차용하여 써버렸다. 근 두달동안 새로운 책은 삼미를 제외하고는 구경도 못했다. 금단현상 처럼 초조한 마음으로 책장을 뒤져 예전에 읽다 만 도서들을 골라내어 다시 읽고 있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이런 현실의 불만족이 아이쇼핑으로 이어져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으니 그 증거가 바로 나의 보관함의 물품량이 부쩍 늘어 있다는 것이다.

오늘 아침에도 보관함에 넣다, 장바구니로 넣다 빼다를 반복했다. 선정선정하여 장바구니에 있는 도서는 총 7권 대략 6만5천원정도의 물량이다. 문화생활비의 측정액은 오만원. 카드 총사용액은 15만원 측정 초과다!!! 이 책들 중 1권 정도는 보관함으로 되돌아가야 하는 쓰라림을 겪어야 한다.  26일! 26일!!!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알라딘에 접속하여 당당하게 장바구니를 열고 주문하기 버튼을 클릭할 것이다. 그 순간의 감동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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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부르는 숲
빌 브라이슨 지음, 홍은택 옮김 / 동아일보사 / 2002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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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도 무작정 산을 걷고 싶었다. 그러다 브라이슨 처럼 등산용품 가게서 배낭을 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거진 브라이슨과 같은 과정을 걸었다. 뒷 산도 안가던 내가 지리산 종주 계획을 세웠고 등산용품점에서 고가의 등산장비의 가격에 궁시렁궁시렁 그리고 엉뚱한 친구 한명과 2박 3일 지리산 종주를 했다. 물론 브라이슨 처럼 긴 종주는 아니였지만.. 그 이후로도 2번 정도 혼자서 지리산 종주를 했다.

이처럼 한권의 책은 나에게 생뚱맞게도 등산이라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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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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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은 나름으로 세단계로 구분 할수 있겠다. 상 지하철에서 읽다가 미친사람 취급 받았다. 키키키키 숨넘어가는 소리로 웃었더니 옆사람이 슬쩍 일어나 자리를 피했다. 주인공의 소년시절 얘기다. 그냥그냥 웃어 넘기며 편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중 움바움바 얘기가 시작되면서 청년기 성인이로 넘어가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조금 지리지리 한 면이 있다. 특히 움바움바 얘기는 왜 썼을까 싶다. 엘리트의 그냥 그런 대학시절과 연애 이야기 하지만 여기도 쉽게 넘어 갈수 없는 소속에 대한 이야기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은 바로 결말부분이다.  죽을똥 살똥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공감대는 더더욱 커질 것이다. 프로만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아마추어의 모습을 유지하기란 얼마나 힘든일인가. 마치 프로만들기 음모에 모두들 알게 모르게 공모자가 되가는 것은 아닌가.

칠수 있는 공만 치기, 잡을 수 있는 공만 잡기, 달릴 수 있는 만큼만 달리기. 무리한 게임 운영은 절대 하지 않기. 이것이 삼미의 정신이라고 생각하는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회원들. 프로가 되기 위해 아둥바둥 살아온 나는 절대 죽어도 삼미의 팬클럽이 될수 없겠지만 그 정신만은 배우려고 노력을 해 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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