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편입을 준비하는 관계로 내 방과 동생방을 바꿔 사용한지 언 반년. 편입준비와 방과 무슨 상관관계가 있냐고 물으신다면 할 말은 없지만, 그 당시에는 방을 내줘야하는 분위기였다. 지금 생각하면 나도 고개가 갸우뚱 할만큼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내 방이 동생 방에 비해 넒었고, 채광도 좋았고, 소음도 적었고, 환기도 잘되고, 이런저런 이유가 있었고 해서 방을 바꿔줬나보다.


그래서 현재 내 방은 작고, 채광도 안좋고, 부엌의 소음이 그대로 들리고, 큰 창은 있으나 밖으로 바로 통하는 것이 아니고 뒷베란다로 통해 있어 그 창 밑에는 불리수거용 쓰레기 등 잡동사니들이 잔뜩 놓여 있어 환기도 쉽지 않고, 책꽂이도 없고 이것이 나의 현재 방이다.


위와같은 문제점에도 그리 큰 불편함을 못 느끼는 것은 방의 기능이 90%로가 잠자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랄것도 없다. 그런데 두둥~ 겨울이 되니 이 방의 크나 큰 하자 두가지를 발견하게 되었다. 콘센트! 어느 방, 어느 집에나 있는 콘센트! 이것이 문제였다. 우리집은 16층 아파트에 16층이며 그것도 바깥라인이다. 우리나라의 건축기술상 날씨 변화가 직접적으로 우리집에 미치는 영향은 아주 크다 하겠다. 콘센트의 그 작은 구멍으로 겨울의 시린 바람이 쇅쇅 소리를 내며 들어온다. 어쩐지 보일러를 켰다는데도 내 작은 방은 찬바람끼가 있어 이상하다 했는데 얼마전 동생이 지나가는 얘기로 툭 던진말 "누나 콘센트 구멍으로 바람들어와" 두둥~ 그래서 어제 엄마와 응급처치로 테이프로 도배를 하다 싶이 하여 문제를 해결했다.


 두번째 문제 형광등을 끄는 스위치가 내가 누워있는 곳에서 아무리 길어져라 가제트팔 해도 닿질 않는다는 것이다. 잠자리에 들기전 5분이든 10분이든 책을 읽는 버릇이 있어 따뜻하게 데운 이불속에서 일어나 스위치를 끄러 가야 하는 일련의 행동들은 죽을 만큼이나 싫은 것이다. 어제도 같은 문제로 그냥 잘까까지 생각을 했다가 문득 급등하는 유가에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 사는 국민으로 그럴수도 없고 짜쯩이 만땅이셨는데 그 때 눈에 띈 물건. 죽.도. 그래 저것이다. 나를 구원해줄 물건. 그것을 들어 팔을 쭉 펴니 흐흐흐 스위치까지 아무 무리없이 도달. 불을 끄는 역사적 사명을 달성하는 것이 아닌가.  


이리하여 어제부로 크나큰 문제를 해결하고 이제 정들기 시작한 동생방. 아니 지금의 내방. 적응하는데 무진장 오래걸렸는데 그래도 동생이 방을 다시 바꾸자면 나는 한치의 망설임 없이 그에 응할 것이다.  편입시험이여 어서 끝나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