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목욕탕의 고급화로 찜질방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그 곳에는 냉기가 휭휭 도는 넓디 넓은 목욕탕이 곁다리 식으로 있다. 그 곳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 다요트를 목적으로 찾아주시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동네 아주머니들을 보면 너훈아가 나온다고, 또 노래방이 있는 찜질방이 생겼다고, 소금방이 있는 곳에서는 땀이 절라 잘나온다고 저녁을 너무 많이 먹어서... 이런 갖가지 이유를 들어 하루가 멀다하고 그곳을 찾는다.
나는 찜질방에 들어가면 곧 죽는 줄 아는 사람 중에 하나다. 숨이 막히고 어질어질하여 나에게는 고통의 장소이다. 친구들과 한번 날새고 놀아 보자고 하여 찾은 곳이 찜질방이 (친구들은 절대 아줌마가 아니다. 다 처녀다). 나와의 첫 대면이었다. 찜질방과 나의 친구들은 궁합이 잘 맞아 이 방 저 방 다니며 신나게 놀더라. 허나 나는 정말 죽는 줄 알았다. 그 답답함이란. 내가 평소에도 좀 촌티가 흐르긴 한다. 그래서인지 적당한 크기에 욕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따뜻한 온기가 확 퍼져 별도로 때를 불리지 않아도 저절로 때 밀기에 안성맞춤인 상태가 되는 그런 옛날식 목욕탕이 나에겐 딱이다.
옛날 어릴적 동네 목욕탕들은 그 크기가 다 고만고만 했고 시설이 좋은 곳이라야 큰 냉탕과, 중간의 온탕, 작은 열탕이 있고 조금한 사우나라도 갖추고 있으면 아주 훌륭한 곳이었다. 아주 어릴 때는 엄마, 언니, 나 이렇게 세여인은 일요일 새벽이면 무신일이 있어도 목욕탕을 갔었다. 사람 많은 것을 싫어 하는 엄마 성격에 우린 늘 새벽에 끌려 목욕탕엘 갔었다. 아직도 기억이 나는 것이 어느 해 아주 추운겨울 여지없이 끌려 나왔는데 밤새 눈이 내려와 계셨다. 아무도 밟지 않은 그 길을 걸어 목욕탕으로 갔던 것은 잊을 수 없는 기억중에 하나이다.
초등학교 때는 온탕 큰 곳을 찾아 친구들과 온 동네 목욕탕을 누비고 다녔던 기억도 있다. 목욕탕에서 하는 수영은 안해본 사람은 그 재미를 모를 것이다. 덕분에 때밀이 아줌마한테 혼나기도 무지 혼났다.
요즘이야 매일 집에서 물샤워를 하기 때문에 봄부터 가을까지는 목욕탕엘 가지 않는다. 겨울문턱에 들어서야 겨우 목욕탕 생각이 난다.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 져서 목욕탕엘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 새벽(어릴적 습관이 이토록 무섭다. 난 커서도 목욕탕엔 새벽에만 간다. 그래도 다행인건 일요일엔 가지 않는 다는 것이다. 일요일엔 늘어지게 늦 잠을 잔다. )에 목욕탕엘 다녀왔다. 드뎌 올해 목욕시즌이 도래한 것이다. 오늘부터 매주에 한번 목욕탕엘 가겠지. 봄이 올 때까지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