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함께 모인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갈등의 폭발을 내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가 빨간색이라면 그다지 상관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대충 빨간색, 자주색, 분홍색, 다홍색, 주황색이 모여도 별 문제는 없을 것 같다.(모두가 붉은 색의 계열이니까) 나는 개인적으로 빨간색검은색은 상당히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빨간색과 흰색 또한 훌륭하게 조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지금 색깔로 드는 이 비유는 어디까지나 내 색깔미관을 중심으로 기술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유가 완전하게 적절하지는 않을 수도 있지만, 만약에 모인 사람들이 빨간색, 분홍색,... 하여간에 붉은 계열.. 그리고 검은색과 흰색 등등 이라면?!... 그 모임은 잘 굴러갈수 있을까?...

...

얼마 전에 자주 같이 몰려다니는(?!...) 사람들 사이에서 분쟁이 발생했다. 두 사람 모두 그 성격이 꽤나 강한 사람들이어서 가끔씩 극단적으로 흐르는 경우가 있다. 덕분에 나처럼 중간에 끼인 사람들도 덩달아 피곤해졌다. 개개인으로 만나는 거야 별다른 문제가 없었지만 다같이 어딜 가거나 함께 식사를 해야 할 경우 고려해야 할 부분이 생겼기 때문에...

중간에 끼인 사람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두 사람 사이에는 또한 수많은 오해가 있었음을 깨달았다... 중간자들은 그 두사람에게 돌아가며 그 오해의 부분들을 이야기 해 주었다. 서로 이해할 것을 종용하는 분위기 속에서 두 사람은 자신들의 입장을 숙이고 화해를 했다. 참 다행이었다.

자, 이제는 아무 문제가 없나?!....

그건 아닌 것 같다...

두 사람을 잠시 A,B라고 칭하자. A가 곧 이곳을 떠나기 때문에 그녀가 애용하던 술집에 가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위에서 언급한 중간에 끼인 사람들은 서로의 입을 통해 날짜를 약속했다. 나는 그 이야기가 모든 사람들, 그리고 B에게 돌아갔으리라고 생각하고, B를 만났을 때 술집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알고보니 B는 전혀 그 이야기를 못듣고 있었다... ㅡㅡㅋ..(얼마나 어색하던지...) 다시 얼마 후에 B를 만났을 때 B는 자기가 그 술집에 가면 분위기를 망치게 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었다. 중간자들은 하나같이 그녀에게 갈 것을 요구했고, 실은 A 또한 B가 같이 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결국 B는 같이 갔지만 둘 사이에 그렇게 많은 말이 오고 가지는 않았다...

먼저 화를 낸 것은 B였다. B가 A를 못마땅해 한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그래서인지 화해 후에 B는 A에게 티가 날정도로 친하게(?!) 행동하였고, A 또한 웃으며 동조하였지만 불편한 기색과 조심스러워 하는 것을 감출 수는 없었던 것 같다.  A,B 두 사람 다 자신들 사이에 알게 모르게 흐르는 그 어색함을 잘 인식하고 있다... 

아까 A로부터 전화가 와서 같이 저녁을 먹기로 약속을 했다.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자리가 아니라 나와 A, 그리고 또다른 한 사람, 세사람만 만나는 자리였다. 그리고 나서 몇 시간 후에 B와 통화를 할 일 이 있었다. B가 같이 저녁에 만났으면 했다. 내 입에서는 약속이 있다는 말 외에는 다른 말이 나오질 않았다. A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이 그렇게 불편할 수가 없었다...ㅡㅡㅋ..

물론 내가 이야기했다면 B는 같이 가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A 또한 그녀를 초대한 나에게 별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저녁 분위기가 밝고 명랑할 지에 대해서 나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

얼마 살지는 않았지만, 나이 먹어서 친구를 사귄다는 건 좀 힘든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렸을 때의 하해와 같이 넓었던 마음은 자라면서 웅덩이마냥 좁아지는지, 상대방을 생각없이 이해한다는 일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게 되어버린 것 같다...

왠지 모르게 편하지 않은 지금 이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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