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시험공부를 하다가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현장르포 비슷한 프로를 봤다.성매매특별법 시행이후 데모를 하고 있는 집장촌여성들이 직접 자신들의 고충을 말하고 있었다.이야기를 듣고 있는데,사정이 딱하다.5섯식구의 장녀,더군다나 3명이 장애인이다.가족 약값만 한달 300만원이 넘는단다.더군다나 신용불량자 상태라 다른 일을 하기도 어렵단다.
요즘들어 어떤 사안에 대해 나의 호불호를 정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정말 우리나라,다이나믹 코리아다.국가보안법,개정인지,폐지인지 형법보완인지..스크린쿼터 축소해야 하는지,유지해야 하는지..성매매특별법시행이 과연 그들도 살리고 우리도 살리는 모든이를 위한 적법한 법인지,시야가 흐려진다.뿌옇다.
수업시간에 요즘 전공 교수님들이 소위 노무현대통령의 리더쉽과 참여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해서 강력하게 비판하시는데,과연 그 분들의 말씀이 다 맞는지 그것도 모르겠다.과연 대통령 하나로 온 세상이 다 변하나? 하는 물음과 또 어느정도는 변할 수 있다,하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요즘 정말 무감각해진다.
수업시간에는 비정규직을 주제로 발표를 했는데,나는 어느편도 들지 않고 최대한 중립적인 입장에서 문제제기만 하는 수준에서 그쳤다.근데 질문이 날아온다.어느쪽이냐고.예전 같으면 두 팔 걷어붙이고 한바탕 해보자 그랬을텐데,슬며시 한 발 뺀다.나는 그냥 이런 사항이 쟁점이 되고 있다는,그것을 전달하는 선에서 임무를 다 하고 싶다고 짧게 답했다.그러자 나를 제외한 다른 분들이 골수 한나라당이니,골수 민주노동당이니 하면서 토론을 이끈다.나는 그냥 멀뚱히 그네들 이야기를 경청했다.
오늘 야구를 보는데도 나는 응원하는 팀이 없어 놀랐다.예전엔 삼성팬이었다.지역연고등을 고려하면 당연히 삼성을 응원해야겠지만 삼성구단에서 보여줬던 괘씸한 사례들이 몇가지 떠올라 지금은 열성적이진 않다.양준혁선수를 좋아하는데,언제였던가.97년인가 부지불식간에 임창용선수와 맞트레이드가 된 케이스가 있었다.아무리 성적 지상주의지만 팬들을 위한 최소한의 예우라는게 있다.그 때 삼성구단이 딱 싫어졌다.그 이후 막대한 자금력으로 FA선수를 싹쓸이 하는 경우도 그다지 보기 좋지 않았지만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이만수선수를 팽하고 선동열코치로 가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뭐 어쨌든 결과야 오늘 이겼다는데 시큰둥하다.내 반응이.문제는 그거다.도대체 요즘은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다.마음이.누가 이기든,뭐.
어떤 열의가 결여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나이를 먹나,하는 생각도 했는데 그것보단 세상물정에 어두워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최근들어 편향된 책읽기도 한몫하는지도.
누군가 건드려주는 사람이 있다면..하고 생각한다.그 잃어버린 열의에 대해 조목조목 어드바이스 해줄 수 있는.피 터지게 한 번 싸워보자고,하면서 시비를 걸어줄 수 있는 사람들이..곁을 많이 떠났다는 것도 어쩌면.또 어떻게 생각해보면 지금이 제자리인지도.이제 먹고 살 궁리 하고,거기에 매진해도 부족한 시간이다,라고 말해주는 분도 있을 것이고.
오후에 바지를 하나 사러갔는데,늘 입던 그 치수가 맞지 않았다.옷이 좀 작게 나왔나 싶어 다른 옷의 같은 치수 옷을 일부러 하나 골라 탈의실에서 입어보니 역시나 맞지 않았다.하,당황스러움.어쩌면 사는게 그런 것일수도.모르고 와 있다는 거.좀 당황되겠지만 또 거기에 맞추어 괘도수정을 해야한다는거.그러면서 내가 만들어지는 것이리라.가보자.가다보면 길이 나오겠지.단 그거하나는 명심하자.좌우로 잘 살필 것,아래위로도.괘도이탈은 안되니까.아니다 싶으면 멀어도 되돌아갈 수 있도록.
ps:시험기간임에도 불구하고 한주동안 영화를 굉장히 많이 봤다.가족,거미숲,강호,콜래트럴,203040까지.실은 영화를 보면서도 이거다 하는 영화가 없었다.2046을 정말 기대하고 있는데,아무래도 시험이 끝나야 연이 닿을 것 같다.장만옥을 조금이라도 볼 수 있다니 정말 기대가 크다.화양연화를 봤을 때의 20살의 감흥이,문득 문득 막 떠올라줬으면..한다.그래야 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