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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적 경제기적 - 프란츠 알트의
프란츠 알트 지음, 박진희 옮김 / 양문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얼마 전 2008년 대한민국 대통령의 연설에서 '녹색성장'이라는 개념을 매우 큰 비중으로 다루었다는 것을 보았다.
건설과 성장만을 최우선의 가치로 생각하고, 대운하의 꿈을 포기 하지 못한 토건 개발 정부에서 나온 내용이어서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실제로 홈페이지에 가서 살펴보니 원자력을 녹색 성장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등 '녹색'보다는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색 콘크리트 정부에서 녹색을 언급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된다.
생태학적 관점이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당연한 생각의 틀이 되어가고 있다는 의미에서 말이다.
만약 프란츠 알트의 "생태적 경제기적"이 출간된 시점에서 이런 비전의 구현이 시작되었다면,
아마도 우리는 작금의 전세계적 경제 불황을 살짝 비껴 갈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프란츠 알트는 독일의 방송 기획자 겸 진행자이며 동시에 철학박사이기도 하다.
'녹색성장'이라는 조어와 마찬가지로 '생태적 경제기적'이라는 책제목은 생태학과 경제학을 모두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녹색성장에서 실상은 '성장'이 중요한 것과 달리 이 책은 '경제' 보다는 '생태'라는 단어에 강조점이 찍혀있는 셈이다.
보존과 개발이라는, 그리고 환경과 성장이라는 일견 상반된 듯 보이는 단어들이 만나 하나의 조어가 된 것 자체가 일반적인 상식을 뛰어넘는다는 의미에서 일종의 기적일 수 있다. 그러나 폴 호켄이 '비지니스 생태학'에서 역설했고, '인터페이스'라는 기업이 실현한 것과 같이 이 두가지 개념은 양극단에 있는 개념은 아니다.
저자는 노동의 의미, 태양에너지 기반의 경제 기적, 교통체계의 전환, 생태농업으로의 전환, 생태학에 기반한 완전고용을 통해 행복으로 이르는 길 등을 책에 담고 있다. 명확하고 열정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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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삶을 지탱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즐거움을 주는 노동은 이제 낡은 경제성장의 패러다임에서는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 그럼에도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은 그들의 체제가 항구적으로 유지되기를 바라며, 또 그럴 만한 힘이 있다. 새로운 가치로의 전환에 엄청난 걸림돌이 되고, 그 댓가는 지구적인 것이며 누구도 예외는 없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벌써 10년은 전에 나오는 이러한 새로운 생태적 가치들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기득권자들에게 그 권리를 인정해 주는 방식만이 유일한 대안일지도 모른다. 예를 들면, 엑손 모빌 같은 회사를 태양열 에너지 회사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그들은 엄청난 자금이 있고, 기술도 확보할 여력이 있다. 대신 세제 등을 통해 자연스레 구조를 변화시켜야 한다. 정유업을 하는데는 환경세금을 가중시키고, 태양열 에너지에는 보조금을 주는 방식으로... 기득권자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방식이기는 하지만, 쥐도 길을 봐가면서 몰아야 하는 법 아니겠는가? 걸림돌을 놓아둔 채 디딤돌을 찾는 것은 어리석은 것일 지도 모른다. 같은 돌인만큼 걸림돌을 디딤돌로 바로 바꾸는 지혜가 필요한 것 같다.
물론 가치와 장기적 비전, 생태학을 모르는 시장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세상에 살고 있어서.... 만만치는 않겠지만 말이다.
- 우리 사회는 유연성 없는 장시간의 노동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늘어나고, 다른 한편으로는 실업에 의한 스트레스가 늘어나고 있다.
(29페이지)
: 우리 나라 고용주들이 말하는 고용유연성이라는 것은 경제 상황에 따라 쉽게 자르고 다시 고용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노동의 유연성은 노동하는 사람들이 쉽게 일을 얻고, 적절한 시간의 일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 현실정치에서 중요한 것은 항상 성장이다. 정말 이해 안되는 단어는 '제로 성장' 심지어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표현이다.
우리의 생존의 기초를 파괴하는 것보다 더 비사회적인 것은 없다. 지금까지 성장만 추구했던 경제에서도 성숙과정이 시작되어야 한다.
(33~34페이지)
: 기본적으로 정치인들에게 성장이 필요한 것은 완전 고용을 위한 것이다.
저자가 표현하듯 이제 완전고용을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데, 그 전략은 '자연','생태학'에 기초하고 있어야 한다.
- 경제의 생태화가 이루어질 경우에는 사방에 일자리가 생긴다. 폐쇄될 원자력발전소에서 일자리 하나가 사라지면 풍력발전 산업에서
다섯개의 일자리가 생겨난다. 독일의 풍력산업은 7년 동안 매년 100퍼센트 씩 성장했다. 이야기의 핵심은 성장에 저주를 퍼붓자는 것이
아니라 국민 경제가 제대로 성장하고 성숙해지도록 만들자는 것이다. 풍력으로 생산한 전기는 중기적으로 원자력이나 화력발전보다
싸질 것이다. 사후 처리 비용을 경제학적 계산에 집어넣게 된다면 말이다. (39페이지)
: 비지니스 생태학에 설명되어 있는 영국의 경제학자 피구의 논리다.
- 환경보호는 일자리 킬러가 아니라 일자리 증식기이다. (40페이지)
+ 태양에너지로의 전환으로 독일에서만 110만개의 일자리가 생성됨
+ 물절약법을 제정해서 물보호 기술과 물절약 기술의 발달을 촉진하면 25만개의 일자리 생성
+ 생태적 세제 개혁으로 100만개가 넘는 일자리가 창출 (덴마크와 스웨덴은 이미 이렇게 진행중)
- 태양은 우리에게 매일 지구 전체 인류가 소비하는 에너지보다 1만 5000배나 더 많은 에너지를 보내준다. (42페이지)
: 상온 핵융합을 통해 에너지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다는 청사진을 그리지만 사실 태양은 아주 오래 전부터 풍성한 에너지를 주고 있었다.
게다가 태양은 청구서를 보내지 않는다! (알트의 또다른 저서 이름)
- 전세계에는 진정한 의미의 핵폐기물 궁극적인 처분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음에 일어날 대형 원자력 사고는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다.
태양 에너지로의 전환 없이는 지구에서 인간이라는 종이 살아남을 가능성은 조금도 없다. (58페이지)
- 스위스의 사회윤리학자 한스 루는 시장이 그 자체로서는 도덕적일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네가지 문제점을 이야기 한다.
+ 시장은 참여자들에게 주어진 기회가 균등하지 않은 것을 고려하지 않는다.
+ 생태적인 고려를 하지 않는다.
+ 단기적으로만 생각한다.
+ 가치를 모른다. (62~63페이지)
- 태양이 1만 5000배라면 바람은 35배, 바이오매스는 10배, 수력은 1/2배 (74페이지)
우리가 낡은 에너지원을 오래 붙들고 있으면 있을수록 그 후속 비용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가한다. (79페이지)
: 물론 바이오매스는 논쟁이 진행 중이고, 수력은 수몰지 등을 생각하면 재생가능한 에너지원이 아니라는 시각이 지배적이긴 하다.
- 기술에 대한 맹신에 젖어 있는 원자력 찬성자들이 에너지 경제를 커다란 규모로 변환한다고 하는 필수 불가결하고 시의적절한 과업에
대해서만은 겁에 질린 기술비관주의자가 되는 것은 아주 기이한 모순이다. (94페이지)
원자력 발전소는 테러리스트의 잠재적인 목표이나 태양광 풍력 발전기는 테러의 목표도 될 수 없고, 어디에나 존재하는 태양과 바람을
둘러싼 전쟁도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95페이지)
- 자동차를 중심으로 하나는 교통체계는 개편되어야 한다. (109페이지)
+ 자동차를 기반으로 한 개인 교통수단 억제
+ 대중교통의 확충
+ 자전거 도로의 확충
+ 보행자 도로의 확충
: 에너지의 비효율성과 결부되어 있을 뿐더러 여러 삶의 질과 연결되어 있는 자동차 중심의 문화는 사라져야 한다.
자동차는 공공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사적인 고철 덩어리이다.
- 자동차는 전체시간의 2.8퍼센트만 운행되고 나머지 97.2퍼센트는 차고에서 녹슬고 있을 뿐이다. 이용 기간 동안에는 12억리터의 공기를
오염시키고, 30여 그루의 나무를 병들게 하고, 세그루의 나무를 죽인다. 2만 유로를 들여 중세 마차마큼의 속도로 달릴 수 있다는 것은
현명한 선택은 아니다.(114페이지)
: GM 망할까?
- 유기 농부들은 화학 대신 지식과 노동을 투입한다. (142페이지)
실제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만한 유일한 목표는 100퍼센트 유기농이어야 한다. (147페이지)
: 지금 읽고 있는 쓰노 유킨도의 책 '소농-누가 지구를 지켜왔는가'를 보면 정말 그렇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 현재의 경제학이 지닌 결정적인 오류는 생태학을 경제의 하부 단위로 보고있다는 것이다. (157페이지)
: 칼 폴라니의 지적 전통에서 나온 말인듯....
- 농업이 범한 최대의 실수는 농산물도 산업 생산품과 동일하게 취급되어야 한다는 말에 설득당해 버린 것이다. (158페이지)
: 위에서 말한 시장 만능주의의 폐해다.
- 우리가 우려하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우리가 영향을 미치고자하는 미래상으로만 극복할 수 있다. 모든 정신은 물질화된다.
(166페이지)
- 성장 우선 경제에서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것은 유일하게 실업자의 수이다. (169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