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훔친 여름 김승옥 소설전집 3
김승옥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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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훈 1936년생

백낙청 1938년생

이청준 1939년생

박상륭 1940년생

김승옥 1941년생

김    현 1942년생

윤흥길 1942년생

황석영 1943년생

조정래 1943년생

 

대한민국에서 이 몇 년 간은 왜 이렇게 훌륭한 문학가들이 몰려서 태어났을까?

이들은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자극을 주었을 것임에 분명하다.

마크 맥과이어와 새미 소사 처럼 스테로이드를 활용하지는 않았겠지만....

 

김승옥의 <내가 훔친 여름>을 읽었다.

60년대 후반에 쓰인 소설이란 것을 믿을 수 없다.

마치 마네가 아무런 내용이 없는 그림을 그린 것과 같다.

그가 검은 판쵸를 입고 압셍트를 홀짝이는 술주정뱅이를 그린 데에는 이유가 없었다.

 

그저 손이 가는 대로 쓰여진 것 같은 소설.

그러나 그 문학적 성취는 놀랍다.

우리학교 후문에는 <무진기행>이라는 밥집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처음으로 '나시고랭'이라는 먹을 것의 이름을 들었던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두번째 소설 <60년대식>은 또 어떤가?

의미를 상실한 채 00년대 끄트머리를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의 공허한 모습을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다.

30년 전에....

 

<00년대식>이라는 제목이 어울릴 정도다.

하긴 사람들이 느끼는 인생의 외로움이나 공허함이 시대에 따라 다른 것은 아닐 것이다.

무슨 나약한 소리인가 싶은 씩씩한 분들의 질문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맞다.

세계는 어차피 정열을 가진 사람들의 소유이다. (418페이지)

근데 소유를 했으면 책임을 지던가.

자신없으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던가.

이 (정열적인) 자식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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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0-02-20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 정열....아직도 그 부분이 종종 떠올라요. 열정도 아니고 정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