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병원 사용 설명서 - 병원이 우리에게 말하지 않는 불편한 진실
강주성 지음 / 프레시안북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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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성.

<대한민국 병원 사용설명서>라는 책의 저자이다.

이 분에게 붙여주고 싶은 별명이 있는데.... 그 별명은 "대한민국 국가대표 환자 "이다.

 

강주성씨는 열심히 돈벌어서 아내와 두 딸을 잘 건사하던 평범한 가장이었는데...

마치 드라마에서와 같이 갑작스레 만성 골수병 백혈병에 걸리고 만다.

그는 병에 걸리고는 아주 짧은 시간에 돈을 중심으로 매여 있던 모든 것으로부터 한번에 튕겨져 나와 버리게 된다.

그토록 빠져 나오고 싶어 해도 할 수 없었는데 이렇게 쉽게 그 쳇바퀴에서 빠져 나올 수 있다니... (13페이지)

사실 그는 노동력을 상실한 것이고, 그의 말대로 그 구조에서 쉽게 내던져진 것이다.

그는 그의 병을 진단한다.

인간을 갉아먹는 사회구조, 나무와 풀벌레가 없는 내마음... 죽음은 애초에 거기서부터 자라고 있었다(14페이지)고....

정확한 진단에 가슴에 닿는 표현이다.

 

이 후 강주성씨는 여동생에게 골수를 이식받고 두번째 삶을 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

머리카락과 손톱, 피부 뿐아니라 하는 일도 생각도 말이다.

그는 환자로서의 삶을 통해 우리나라 의료계의 모습을 뼛속 깊이 체험하게 된다.

그리고는 그 경험을 통해 얻은 여러 내용들을 책으로 풀어내기에 이른다.

 

이 책은 "의료를 건강권의 관점에서 해석하기 보다는 먹고 살아야 할 '시장'으로 해석하는 데서 오는 충돌"(9페이지) 때문에 쓰여졌다.

건강권은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행복할 권리, 건강할 권리이다. 누가 병에 걸리고 싶어서 걸리겠는가?

그런데 우리 사회의 통념은 병에 걸리는 것은 개인의 부주의나 생활습관 등으로 단순히 원인을 돌린다.

병에 걸리면 그 책임을 다 개인에게 전가하기 때문에 그 해결도 개인의 문제로 되어버리는 이상한 '사회적 상식'이 자리잡고 있다.

(29페이지)

우리가 아프게 되는 이유는 마실수 밖에 없는 더러운 공기, 받을 수 밖에 없는 스트레스를 제공하는 사회구조 등등 여러가지다.

다시 말해 질병은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따라서 사회가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건강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은폐하고 그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려는 시도에 저항해야 한다. (31~32페이지)

 

문제는 앞서 말한 대로 의료를 건강할 권리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이윤을 추구하기 위한 시장으로 보는 시각차이다.

지금 머리 좋은 모든 젊은이가 의대를 가기위해 애쓰고 있다.

이들이 소중한 생명을 돌보고 행복한 삶을 지켜주기 위한 사명감으로 그러는 것이라면 좋겠지만....

솔직히 말하면 의사와 같이 돈도 많이 벌고, 안정적인 직업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의사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환자가 지불하는 돈을 버는 것이다.

하지만 환자는 단지 의료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기 때문에 언제나 약자의 신세이다.

가뜩이나 신체적으로 약해져 있는 환자들은 복잡한 의료체계도 의학지식도 없는 상황에서 올바르게 건강할 권리를 추구하지 못하고,

단지 비용을 지불하는 공급자의 역할만을 담당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런 억울한 상황에서 국가대표 환자 강주성씨가 그 정보의 격차를 메워 적절한 비용으로 환자가 건강을 추구할 권리를 돕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은 일종의 돈을 버는 책이다. 의료계에 만연한 부당 청구행위나 잘못된 구조에 대해서 친절히 알려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올바르게 진료비가 청구 되었는지 알아 보는 <진료비 심사 청구 제도>에 대해서만 알아도

입원환자는 책값의 몇 배는 벌 수 있을 것이다.)

 

신자유주의적 사고는 의료와 건강의 영역에도 어김없이 찾아 들었다. 의료는 공공성이 높은 영역이다.

사적이익의 무한한 추구가 가능해 진다면, 사람들은 생명과 행복의 기본적 조건인 건강을 담보로 한 피말리는 게임을 하게 된다. 

민영보험과 의료법인의 영리화 등 많은 부분이 진척되고 있다.

다국적 제약기업의 이윤추구와 그 이윤을 보호해 주는 FTA도 눈앞의 현실이다.

이제 신자유주의는 너무나도 당연해서 제2의 조나스 소크 박사가 나오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바램이 되었다.

그래도 우리는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고안된 여러 제도들을 아직은 유지하고 있다.

필요한 것은 관심이고 행동이다.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행동의 지침을 알려주는 국가대표 환자의 이 책을 한번씩 읽어 봐야 한다.

다국적 제약회사 직원과 의사를 포함해서 늙고 병들어 죽어가는 것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일이니까 말이다.

 

건강세상 네트워크 : www.konkang21.or.kr

- 이 책의 저자가 대표로 있는 시민단체로 건강할 권리, 의료를 이용할 권리를 가로막는 모든 차별과 배제에맞서 싸우는 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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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도살장
커트 보네거트 지음, 박웅희 옮김 / 아이필드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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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다음 책을 고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보통 지금 읽는 책에는 감자줄기(비록 실제로 캐본 일은 없지만...)처럼 다음에 읽을 책들이 줄줄이 달려있는 법이다.

큼지막하고 먹음직한 다음 감자는 볼펜끝으로 잘 캐내어서 수첩이라는 저장고에 저장해 놓는다.

(내 작은 수첩에는 씨알 굵은 감자들이 깨알같이 가득 저장되어 있다.)

저장되어 있는 이 감자들은 보통 1년 안에는 구입을 하게 마련인데.... 때로는 꽤 긴 숙성의 시간을 갖기도 한다.

 

커트 보네거트의 '제 5도살장'은 무려 3년 반의 기간동안 수첩 속에서 잠자고 있었다.

박찬욱 감독의 <몽타주>인가 <오마주>인가 하는 책을 보다가 적어 놓은 것이 찾아보니 2006년이었다.

오래 묵은 이 책을 보니 박찬욱의 추천은 옳았고, 내가 이 책을 구입(반값)해서 읽은 시점(바로 전에 서경식의 책을 읽음)도 적절했다.

그런데 그 사이(2007년)에 저자 커트 보네거트(1922년생)는 죽었다. 그렇게 가는거지.

 

1969년에 출간된 이 책은 2차 세계대전, 그중에서도 드레스덴에 가해진 엄청난 폭격과 그로 인한 비극을 다루고 있다.

서경식 선생이 <디아스포라 기행>에서 화가 펠릭스 누스바움과 브뤼셀 근처에 있었던 브렌동크 요새를 다루는 비장한 방식이 아니다.

그는 실제로 드레스덴에서 135,000명이 죽어간 그 폭격을 겪었음에도 희희낙락이다.

미군으로 참전하여 포로로 잡혀서 오랫만에 쓴 비누가 유대인이나 집시들에게서 나왔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거침없다.

폭격이 끝난 드레스덴을 보면서 달표면 같다며 킥킥거린다. (단, 그곳에서 고생하던 말을 보고는 눈물을 짓는다.)

그런데 그런 정신사나운 말투와 오락가락하는 생각은 묘하게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그는 그런 역설적인 분위기를 그려낼 수 있는 자격이 있다.

전쟁에서조차 어릿광대처럼 웃음거리였던 소설 속 빌리 필그램은 전쟁에서 살아남았고,

단 한시간도 전쟁에 어울리지 않았기에 그는 궁극의 승리자이다. 그래서 그는 전쟁이라는 비극을 비웃을 자격이 있다.

이 격조높은 비웃음은 1968년으로 대표되는 세계적인 '혁명'과 '자유'에 어울리는 것이었다.

 

영화 <12 몽키즈>는 기막히다.

영화가 중반을 넘어갈 때까지 주인공이 정신병을 앓는 것인지, 세상이 정신병을 앓는 것인지 알려주지 않으면서 긴장을 놓지 않는다.

그런데 그 원형은 제5도살장에 있었다. 빌리 필그램은 시간을 여행한다. 그는 초록색 외계인을 만난다.

그는 검안사로 많은 돈을 벌고, 딸에게 정신병자 취급을 받는다. 그는 세상의 진실을 털어 놓으려 뉴욕의 방송국에 간다.

그는 우연히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고, 그러다 쫓겨난다. 그는 참새와 대화한다.

 

"짹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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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0-02-20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쨱짹. 저도 이책 좋아해요. ㅎㅎ
 
디아스포라 기행 - 추방당한 자의 시선
서경식 지음, 김혜신 옮김 / 돌베개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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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스포라 기행은 재일동포 작가인 서경식 선생의 슬프고 쓸쓸한 에세이다.

 

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서경식 선생은 자신의 조국을 떠나 세계 각지에 거주하는 사람을 뜻하는 디아스포라이다.

(원래는 팔레스타인 땅을 떠나 세계 각지에 거주하는 이산 유대인과 그 공동체를 말하던 그리스어가 일반명사화 되었다.)

600만명에 달하는 코리언 디아스포라 중 한 사람인 서경식씨는 일본에 거주하는 재일동포이다.

 

이 세련된 에세이는 "태어난 곳에서 여지껏 살아가고 있는 나"로서는 느끼기 힘든 상실의 감정을 품고 있다.

비록 서울이라는 곳은 온통 아스팔트 뿐이어서 뿌리 혹은 고향이라는 감정이 싹트기 쉽지 않긴 하지만 말이다.

이 뿌리없음 혹은 근본적인 이방인의 느낌은 그의 글에서 아련하게 드러난다.

일본은 그가 태어나 자란 곳이지만 근본적으로 그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한국인인 그 역시 일본을 근본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예민한 예술적 감수성을 지닌 서경식 선생에게는 그저 당연해 보이는 것들도 차별과 폭력으로 다가왔으리라.

그렇다면 한국은? 한국 역시 그에게 따뜻하지 않다.

그의 두 형은 군부독재시절 조국인 한국으로 유학을 와서 정치범으로 잡혀 오랜 세월(19년간) 옥살이를 하게된다.

그는 한국과 일본 그리고 그 어디에도 소속감을 가질 수 없는 운명을 지닌 채 살아간다. 

 

이런 소속감의 부재는 필연적으로 그에게 집단과 집단에 의한 힘의 행사에 대해 반감을 갖게 만든다.

그 정점에 있는 국가주의, 민족주의에 기반한 파시즘은 그에게 끔찍스러웠을 것이다. 

그는 바그너의 다섯 시간짜리 오페라를 즐길만한 예술적 감수성이 있지만, 그 속에 담긴 파시즘적 징후들에는 더더욱 민감하다.

가깝게는 그의 친형들... 그리고 윤이상 선생이나 이탈리아계 유대인 작가 프리모 레비에게 상처를 준 모든 잘못된 구별짓기와 폭력에서 그는 치를 떨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 에세이는 일종의 여행기다. 런던과 광주, 카셀, 브뤼셀, 잘츠부르크 등을 돌아다니며 겪은 일들과 생각들이 책으로 엮여 있으니....

사람들이 사는 곳, 사람들이 만들어 낸 것이라면 어디든, 무엇이든 흔적이 남는다.

그는 그가 밟고 지나가는 장소와 사람들이 만들어낸 예술작품 속에서 교묘하게 살아숨쉬는 고통과 차별의 흔적을 찾아낸다.

아무도 의뢰하지 않는 사건을 찾아 헤매이는 쓸쓸한 사립탐정 같다.

 

외로움은 자기를 의식할 줄 아는 모든 존재가 갖는 근본적인 감정이다.

그는 세상 어디에도 기댈 곳없는 감정을 해박한 지식과 깊은 고민으로 숙성시켜 세련된 문장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제 환갑을 앞에 두신 서경식 선생의 건강과 안식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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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 - 고종석의
고종석 지음 / 개마고원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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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의 여자들"

대한민국에서 가장 수준 높은 에세이를 쓰는 것으로 알려진 고종석의 신간이다.

서문에서 고종석은 자신을 '자이노파일(gynophile)' 이라고 규정짓고 책을 시작한다. (자이노파일은 여자를 애호한다는 뜻.)

이 선언 이후에 책에는 그가 애호하는 서른 네명의 여인들이 차례대로 등장한다.

매력적인 실제와 가상의 여인들이 이런 방식으로 출몰하다니.... 이건 상당히 멋진 기획이다.

책 제목도 적절하게(납득할 수준으로) 자극적이다.

하지만! 이 책이 성공한다고 할지라도 후속작으로 <고종석의 남자들>을 펴내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고종석 급의 여류 에세이스트가 <ㅇㅇㅇ의 남자들>이라고 하는 것도 썩 좋지는 않다.

그만큼이나 여성들은 역사 속에서 희소한 존재였다. 실제의 삶에서가 아니라 기록된 삶인 역사 속에서 말이다.

 

작가가 뽑은 34명의 여성들은 모두가 혁명적이다. 남자건 여자건 역사는 순응하고 안주하는 사람들은 기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혁명가 로자 룩셈부르크나 클라라 체트킨은 그 자체가 혁명의 아이콘이다.

흑인으로서 버스에서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던 로자 파크스도 상식과 잘못된 문화에 적극적으로 대항했다.

76년 생 젊은 나이에 이민온 흑인 여성으로 프랑스에서 장관직을 맡고 있는 라마 야드에 대한 관심이나,

이제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흑인 여성인 오프라 윈프리를 빼 놓지 않은 것도 같은 이유이다.

부커상 수상 이후 노암 촘스키나 하워드 진의 행보를 따라가고 있는 인도의 여성 작가 아룬다티 로이.

역사상 최초의 소설이라고 불리울 만한 [겐지이야기]를 지은 무라사키 시키부.

2003년 독일 텔레비전이 뽑은 역사상 가장 중요한 독일인 4위에 뽑힌 죠피 숄.

(그녀는 오빠와 함께 나치즘에 저항하는 활동을 하다 처형당하였으며, 잉게숄의 책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의 주인공이다.)

프랑스 시인 폴 엘뤼아르와 스페인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아내이자 그들에게 초현실적인 영감을 주었던 갈라.

자신의 죽음으로서 전세계 노동자들의 지독한 현실을 개선하고, 5월 1일을 메이데이로 만들었던 마리 블롱도.

다른 해에 태어나 다른 방식으로 세상에 봉사하며 살다가 같은 해(닷새 차이로)에 생을 다했던 다이아나와 마더 테레사.

플라톤에 의해 열번째 뮤즈로 칭송받았고, 지금에는 레즈비언(그리스 섬 레스보스 출신)이라는 단어로 친숙해 진 최초의 서정시인 사포.

대중과 소통하며 한시대를 풍미했던 예술혼을 가졌으되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은 윤심덕과 최진실.

등등.

 

이들은 자이노파일 낭만주의자 고종석의 레이더망에 걸려든 여성들이다.

낭만적으로 불꽃같이 살다 간 혹은 살고 있는 이 여성들은 그들이 성에 대한 편견과 상관없이

얼마나 자유롭고, 강인하고, 용감하고, 명석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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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
배명훈 지음 / 오멜라스(웅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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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시작부터 기발한 발상이 돋보인다.

미세 권력을 연구하기 위한 그들의 방법론 속에는 꽤 많은 통찰이 섞여있다.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으나 풀어보자.

거대한 도시 국가 아니 건물 국가인 빈스토크에서 권력을 연구하기 위한 매개체는 고가의 술이다.

선물로는 활용되지만 선뜻 까서 마시기에는 아까운. 그래서 다시 어떤 사람에게 선물하는.

전자 태그가 붙어있는 이 술병들이 어떤 경로로 선물되고, 결국 어디에 모이는 지를 보는 기발한 연구.

 

대학교 1학년때 간 유럽 여행에서 사온 양주가 아버지의 주치의에게 전해졌던 생생한 경험을 가지고 있던 나로서는

작가 배명훈의 상상력에 감탄하고 만다.

이 연구는 HBO 드라마 와이어(the wire)에서 마약이나 자금을 횡령하는 내부인을 잡기위해 주급을 끊고,

가장 늦게 까지 싫은 소리 안하는 녀석들을 용의선상에 올리는 흑인 마약조직의 브레인 만큼이나 대단하다.

 

이것 말고도 부동산이 돌아가는 상황, 평파와 직파가 나뉘어 벌이는 힘싸움, 사막에 떨어진 조종사를 찾기위한 클라우드 소싱 등등

작가는 기발하고도 그럴듯한 우화를 연작소설의 형태로 척척 지어낸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소설가가 아닌가 싶다.

테리 길리엄이 만든 영화 "브라질"이 생각날 정도로 잘 설정된 공간과 시간의 기묘함은 대단한 감흥을 준다.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바로 그 '타워=빈스토크'라는 공간 말이다.

 

그 공간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의 기막힌 상황설정도 좋은 편이다. 그 창조된 공간의 감흥보다는 다소 떨어지지만 말이다.

 

그런데 그 공간에서 특정한 상황을 맞는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는 다소 밋밋하고 개성이 떨어진다.

그 공간과 상황에서는 좀더 기발한 인간 군상들이 존재하며 이야기를 끌어나가야 더 훌륭한 수준의 소설이 되었을텐데 말이다.

 

하지만, 이 젊고, 지성과 감성을 겸비한 소설가의 다음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더 확실한 캐릭터를 가지고 나타날 것이 분명하다.

이 작가는 젊고, 지성과 감성을 겸비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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