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좋은 사람>을 리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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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좋은 사람
줌파 라히리 지음, 박상미 옮김 / 마음산책 / 2009년 9월
평점 :
신경숙작가의 [엄마를 부탁해] 가 100만부를 돌파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아직 작품을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이 작품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왜 이 책이 사랑받는지를 잘 알려주는듯 싶다. '이 소설이 일깨우는 것은 단지 가족간의 정이나 어머니의 희생에만 머물지 않는다. 사람으로 태어난 모든 이들을 자기 생의 근원과 존재에 대한 깊은 사유로 이끌어가는 작품이다.' 가족, 사랑, 정, 그리고 존재이유에 까지 이르는 깊이있는 탐구와 재미가 독자들을 책으로 이끌게 만든것이다.
가족들 다룬 수많은 작품들은 왠지 우리나라에서 특히 더 인기가 있는듯하다. IMF외환위기를 겪으며 한없이 작아진 우리 아버지들의 이야기들 다룬 작품들, 그리고 엄마라는 이름만으로도 가승 찡한 감동과 눈물을 전해주었던 제목의 작품들이 바로 그것이다. 가족이라는 이 짧은 단어속에 숨겨져 있는 우리가 가진 고유의 정서는 언제나 우리를 진한 감동과 이중적 갈등속에서 헤어나올 수 없게 만든다. 그토록 싫어하고 지긋지긋이 벗어나고 싶어했던 딸의 삶, 아버지를 그토록 미워했지만 결국 용서라는 이름이 무색하리만큼 가족의 의미를 깨닫는 아들의 이야기는 이미 우리에게 익숙하다.
여기 또 다른 가족들의 이야가 있다. 바람 스산한 가을의 언저리에서 <그저 좋은 사람>이라 이름을 가진 작품과 만난다. 줌파 라히리라는 영국 런던 출생의 인도인 부모를 둔 낯선 작가의 중단편작 6편이 우리를 기다린다. 인도 출신으로 이민2세의 삶을 살았던 그녀의 삶과 그녀가 써내려간 작품들은 아픈 시대를 살아온, 대한민국의 역사속 수많은 이야기와도 닮아 있는데가 있어보인다. 벌써 이민 4, 5세대를 넘나드는 미국이미사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우리는 종종 듣게된다. 그리고 그 힘겨움과 가슴아픈 이야기들에 조그많게 가슴을 열기도 한다.

그녀가 써내려간 이야기들 속에는 가족이 있다. 이 작품의 원제인 '길들지 않은 땅'에 나오는 아버지와 딸 사이의 보이지 않는 간격, 그리고 아버지가 느끼는 가족이 가지는 진정한 의미를 따스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 있다. 어머니의 특별한 외출?, 부부간에 새롭게 느껴지는 소중한 사랑, 남매간에 자리하는 거리감이 되어버린 의미 '그저 좋은 사람' 등... 책속에서 보여지는 가족의 의미를 통해서 '가족'이라는 특별한 존재와 그 구성원 사이에서 나타날 수 있는 거리, 존재, 그리고 사랑을 다시한번 떠올리게 된다.
'그녀는 더 이상 자기를 신뢰하지 않을 남편과 이제 막 울기 시작한 아이와 그날 아침 쪼개져 열려버린 자기 가족을 생각했다. 다른 가족들과 다르지 않은, 똑같이 두려운 일들이 기다리고 있는.' [P. 209]
개인적으로 일본 소설에 빠져있던 시간들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낯선 이름의 작가들, 낯선 나라에서 날아온 작가들의 작품에 대해서 색안경을 끼고 들춰본 시간들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 또한 색다름 보다는 어디에서, 혹은 비슷한 다른 작품들과의 연관성을 찾기에 바빴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낯설 다는 이름속에 별 특별할 것 없는 작품으로 그렇게 마무리하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이민 사회의 아픔, 혹은 가족이라는 이름속에 드리워진 조금은 다른 색다른 느낌을 찾을 수 있는 작품이지 않았나 생각된다.
편안하면서도 예리한 관찰력과 차분하게 써내려간 그녀의 펜끝에 가족을 돌아볼 작고 소중한 시간과 마주한다.
<그저 좋은 사람> 을 통해서 가족들을 다시한번 떠올리게 된다. 벌써 10여년전 가족을 떠나신 아버지와 어머니, 하지만 여전히 그분들의 사랑과 따스함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누나와 형, 그리고 우리 가족들. 항상 함께 한 시간속에서는 잊고, 다투고, 작은 일에 힘겨워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삶속에서 배워온 가족이라는 이름속에 행복과 사랑만을 간직하려고 모두가 노력한다. 눈물이 되기도 하고, 웃음이 되기도 하지만 질투와 시기, 다툼의 시간이기도 했던 가족이라는 이름을 다시한번 되새기게 한 이국적인 이 작품에 고개를 끄떡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