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좋은 사람>을 리뷰해주세요.
그저 좋은 사람
줌파 라히리 지음, 박상미 옮김 / 마음산책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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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작가의 [엄마를 부탁해] 가 100만부를 돌파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아직 작품을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이 작품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왜 이 책이 사랑받는지를 잘 알려주는듯 싶다. '이 소설이 일깨우는 것은 단지 가족간의 정이나 어머니의 희생에만 머물지 않는다. 사람으로 태어난 모든 이들을 자기 생의 근원과 존재에 대한 깊은 사유로 이끌어가는 작품이다.' 가족, 사랑, 정, 그리고 존재이유에 까지 이르는 깊이있는 탐구와 재미가 독자들을 책으로 이끌게 만든것이다.

 

가족들 다룬 수많은 작품들은 왠지 우리나라에서 특히 더 인기가 있는듯하다. IMF외환위기를 겪으며 한없이 작아진 우리 아버지들의 이야기들 다룬 작품들, 그리고 엄마라는 이름만으로도 가승 찡한 감동과 눈물을 전해주었던 제목의 작품들이 바로 그것이다. 가족이라는 이 짧은 단어속에 숨겨져 있는 우리가 가진 고유의 정서는 언제나 우리를 진한 감동과 이중적 갈등속에서 헤어나올 수 없게 만든다. 그토록 싫어하고 지긋지긋이 벗어나고 싶어했던 딸의 삶, 아버지를 그토록 미워했지만 결국 용서라는 이름이 무색하리만큼 가족의 의미를 깨닫는 아들의 이야기는 이미 우리에게 익숙하다.

 

여기 또 다른 가족들의 이야가 있다. 바람 스산한 가을의 언저리에서 <그저 좋은 사람>이라 이름을 가진 작품과 만난다. 줌파 라히리라는 영국 런던 출생의 인도인 부모를 둔 낯선 작가의 중단편작 6편이 우리를 기다린다. 인도 출신으로 이민2세의 삶을 살았던 그녀의 삶과 그녀가 써내려간 작품들은 아픈 시대를 살아온, 대한민국의 역사속 수많은 이야기와도 닮아 있는데가 있어보인다. 벌써 이민 4, 5세대를 넘나드는 미국이미사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우리는 종종 듣게된다. 그리고 그 힘겨움과 가슴아픈 이야기들에 조그많게 가슴을 열기도 한다.

 



그녀가 써내려간 이야기들 속에는 가족이 있다. 이 작품의 원제인 '길들지 않은 땅'에 나오는 아버지와 딸 사이의 보이지 않는 간격, 그리고 아버지가 느끼는 가족이 가지는 진정한 의미를 따스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 있다. 어머니의 특별한 외출?, 부부간에 새롭게 느껴지는 소중한 사랑, 남매간에 자리하는 거리감이 되어버린 의미 '그저 좋은 사람' 등... 책속에서 보여지는 가족의 의미를 통해서 '가족'이라는 특별한 존재와 그 구성원 사이에서 나타날 수 있는 거리, 존재, 그리고 사랑을 다시한번 떠올리게 된다.

 

'그녀는 더 이상 자기를 신뢰하지 않을 남편과 이제 막 울기 시작한 아이와 그날 아침 쪼개져 열려버린 자기 가족을 생각했다. 다른 가족들과 다르지 않은, 똑같이 두려운 일들이 기다리고 있는.'  [P. 209]

 

개인적으로 일본 소설에 빠져있던 시간들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낯선 이름의 작가들, 낯선 나라에서 날아온 작가들의 작품에 대해서 색안경을 끼고 들춰본 시간들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 또한 색다름 보다는 어디에서, 혹은 비슷한 다른 작품들과의 연관성을 찾기에 바빴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낯설 다는 이름속에 별 특별할 것 없는 작품으로 그렇게 마무리하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이민 사회의 아픔, 혹은 가족이라는 이름속에 드리워진 조금은 다른 색다른 느낌을 찾을 수 있는 작품이지 않았나 생각된다.

 

편안하면서도 예리한 관찰력과 차분하게 써내려간 그녀의 펜끝에 가족을 돌아볼 작고 소중한 시간과 마주한다.

 

<그저 좋은 사람> 을 통해서 가족들을 다시한번 떠올리게 된다. 벌써 10여년전 가족을 떠나신 아버지와 어머니, 하지만 여전히 그분들의 사랑과 따스함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누나와 형, 그리고 우리 가족들. 항상 함께 한 시간속에서는 잊고, 다투고, 작은 일에 힘겨워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삶속에서 배워온 가족이라는 이름속에 행복과 사랑만을 간직하려고 모두가 노력한다. 눈물이 되기도 하고, 웃음이 되기도 하지만 질투와 시기, 다툼의 시간이기도 했던 가족이라는 이름을 다시한번 되새기게 한 이국적인 이 작품에 고개를 끄떡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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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담 빠담, 파리>를 리뷰해주세요.
빠담 빠담, 파리
양나연 지음 / 시아출판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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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아가는데는 여러번의 기회 혹은 위기와 마주하게 된다. 그것은 찾지 않는 자에게는 보이지 않으며 돌아보지 않는 자에게는 절대 찾아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런 일들이 가장 쉽게 일어나는 시기는 아마도 서른 즈음이 아닌가 싶다. 김광석의 애절함이 흐르는 노래 '서른즈음에' 를 듣고 있자면 왠지 모를 서글픔, 쓸쓸함이 느껴지는 것과 같이 그 시간대에 우리에게는 수많은 도전 혹은 안정이라는 두가지 길목에서 서성이게 된다. 그 시간을 살아간 또 한 여성의 당당한 인생스토리가 여기에 있다.

 

'가슴이 떨리는 일을 할 거야!'

누구에게나 어릴적 꿈이 있고, 그 꿈을 향해 질주하던 시간들이 있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은 어릴적 자신이 가졌던 꿈을 반토막 내버리기 일쑤고 나이라는 보이지 않는 벽은 우리에게서 그 꿈의 흔적을 사라지게 만들기도 한다. 여기 서른 즈음에 잘 나가던 직업을 버리고 새로운 것에 다시 도전하려는 한 여성이 있다. 프랑스어도 할줄 모르고 파리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며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낯선 이국 땅에서 새로운 빛을 찾으려고 했던 저자의 특별한 도전기가 펼쳐진다.

 

식상한 개그 프로그램들이 범람하던 시기, '웃찾사'라는 개그 프로그램에서 독특한 포스를 내뿜으며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승승장구하던 양나연이란 개그 작가가 있었다. 자신에게 닥쳐온 죽음의 그림자와 마주친 후 한창 잘 나가던 프로그램을 박차고 나가 파리 가이드를 선택한 그녀의 위풍당당, 좌충우돌 파리 여행기가 바로 [빠담 빠담 파리]의 내용이된다. 종갓집 맏며느리이신 엄마, 그리고 그 집안의 맏딸이었던 자신의 평범했던 삶을 떨치고 첫 파리 여행에서 받았던 특별한 경험과 인상은 그녀를 파리 가이드라는 특별한 도전의 시간속으로 인도하게된다.

 



나의 가까웠던 여자 친구 한명도 언젠가 불쑥 떠나겠다며 베낭을 걸쳐 메고 나타났던 때가 있었다. 인도에 가보겠다며, 무작정 어떤 계획도 없이 떠나던 그녀의 뒷모습이 떠오른다. 그때 그 뒷모습을 보며 느꼈던 느낌은 크게 두가지였다. 무모하다! 혹은 대단하다! 작은 우물안에서 올려다보던 세상의 하늘을 떨치고 낯설고 물선 새로운 세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던 그 녀석의 모습이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다. 무모함도 있었지만 그 세상에 대한 도전이 한없이 부럽기만 했던 그런 기억이 [빠담 빠담 파리]의 그녀의 모습과 어울린다.

 

그녀의 좌충우돌 파리여행 가이드 경험기, 그리고 여행기가 파리 구석구석을 담아낸 사진들과 함께 책속에 가득하다. 그리고 파리를 여행하는 여행자들을 위한 TiP 이 책속에서 파리로 우리들을 부르는듯 손짓한다. 개그작가라는 그녀의 이력은 이 작은 책속에서 프랑스 곳곳을 소개하는데 재미와 즐거움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누구나 동경하는 프랑스, 그 커다란 동네를 함께 걷고 수다 떨듯 책속에서 떠나는 프랑스 여행은 또 다른 즐거움이 된다.

 

'왜 이렇게 행복해 보여?' .... '그럼 한번 떠나봐. 다 잊고 말야! 어쩌면 그곳에서 네가 원하는 무언가를 찾을 수도 있을 거야. 그게 일이든, 사랑이든, 또 다른 행복이든!'    [P. 283]

 

그녀가 얻고 싶어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지금은 한 남자의 사랑속에 또 다른 사랑을 꿈꾸어가는 그녀의 파란만장한, 좌충우돌 프랑스 여행기?가 흔들리는 시기에 있는 서른 즈음의 힘겨움 속에 있는 수많은 이들에게 열정을, 도전정신을 일깨워 줄 수 있을것같다. 외롭고 힘겨운 시간들속에서 그녀가 느끼고 얻을 수 있었던 많은 것들을 우리 또한 그녀의 글 속에서 함께할 수 있었다. 행복이 무엇인지 우리가 진정 꿈꾸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한번 돌이켜보는 시간을 그녀는 우리에게 선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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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막고 밤을 달리다>를 리뷰해주세요.
귀를 막고 밤을 달리다
이시모치 아사미 지음, 김주영 옮김 / 씨네21북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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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을 하려고 한다. 한명도 아닌 자그마치 세명이나. 즉 연쇄살인을 계획하고 있다.' 세여자를 죽이려고 하는 한 사람이 있다. 나미키 나오토시, 그는 살인을 해야하는 부득이한 상황에 처해있지만 또한 잡히면 안되는 상황과도 맞닥드려있다. 어떻게 해야할까? 치밀한 계획 그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이자 최고의 선택이다. 왜 그는 살인, 더구나 연쇄살인을 저지를 계획을 세우게 되었으며 그런 그의 계획은 성공할 수 있을까? 이시모치 아사미와의 두번째 만남이 벌써부터 설렌다.

 

알라우네, 무고한 죄로 교수형에 처한 남자가 흘린 정액에서 피어났다는 독일 전설속에 나오는 식물인 알라우네는 그것을 뽑으면 무시무시한 비명소리가 나고 그 소리를 듣는 사람은 죽는다고 한다. 이 작품 <귀를 막고 밤을 달린다>의 모티브는 바로 알라우네에 있다. 비명소리를 듣지 않고 질주하는 나미키의 연쇄살인에 책을 손에 집어든 독자들은 시선을 빼앗기고 만다. 하룻밤 사이의 격정적이인 살인이 펼쳐진다. 치밀한 나미키의 계획은 어떻게 될까?

 

이시모치 아사미의 전작을 만났다. [아직 문은 닫혀있는데]를 통해서였다. 작가는 그 작품속에서도 마찬가지로 범인이 누구인지 당당하게 밝혀두고 있었다. 후시미가 계획한 학교 후배의 살인! 그리고 유카와 펼치는 치밀한 심리전이 바로 그의 전작이 보여주던 특별함이었다. 잠시도 시선을 뗄 수없게 만든 후시미의 치밀함, 그리고 유카의 천재적인 두뇌를 바탕으로한 추리가 압권이었던 [아직 문은 닫혀있는데]를 통해 강인한 인상을 안겨주었던 이시모치 아사미, 이제 그가 비슷한 유형의 미스터리지만 전혀 색다른 작품으로 독자를 빨아들이려 한다.



원죄에 대한 이야기, 자신이 가진 신념으로 나미키는 연쇄살인을 계획한다. 치밀하게 준비하고 계획했던 그의 연쇄살인은 예기치 못한 인물의 움직임으로 전혀 예상치못한 또 다른 결과를 초래하고 마는데... 사회의 파멸을 피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나미키의 살인. 하지만 그것에 대한 정당성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 것인지... <귀를 막고 밤을 달린다>는 치밀하게 계획된 살인과 살인에 대한 치밀한 묘사속에서 미스터리가 가져야할 재미와 흡입력을 고스란히 발휘하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속에 알라우네를 기른다. 하지만 이를 마음 깊숙이 잠재워두기 때문에 압도적으로 많은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일생을 마친다.'

 

살인이라는 결과물은 정해져있다. '어떻게' 라는 방법도 책을 읽어가면서 찾을 수가 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왜? 라는 의문을 가지고 작품속에 몰두하게 된다. 추리소설이 가지는 범인과 탐정이라는 구도는 이미 깨진지 오래다. 물론 그의 전작에서도 탐정이 아닌 꼬마 소녀와 범인의 대결이 진행되었지만 이번에는 그런 상대적인 추리를 곁들이는 인물은 등장하지 않는다. 이것이 어쩌면 기존의 미스터리 추리소설과 다른 차이점이라 할것이다. 하지만 추리소설이 갖아야할 긴장감과 몰입은 그런 구조적 변형에도 불구하고 독자를 책속으로 끌어들인다.

 

<귀를 막고 밤을 달린다> 제목에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귀를 막고 밤을 질주하는 잘못된 편견과, 대의라는 명분속에 살인도 서슴지 않는 인간의 무자비한 모습이 책속에 담겨진다. 악을 처단한다는 명분이 새로운 악을 만들어내는 우리사회의 모습을 한 살인자의 모습을 통해 낱낱히 그려낸다. 911테러를 명분으로한 아프카니스탄과 이라크에 대한 잔인하고 무차별적인 공습, 왜 이런 장면이 떠올랐는지 모른다. 우리가 저지르고 있는 선(善)이라는 이면속에 담긴 추악한 모습과 오버랩되는 나미키 모습이 안스럽다.

 

두번째 만난 이시모치 아사미의 <귀를 막고 밤을 달린다> 역시 첫인상에서 받았던 그 이름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했다는 느낌이다. 조금은 색다른 추리 미스터리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었던 작품이다. 일본 미스터리 소설하면 떠오르는 이름들, 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미유키, 요코미조 세이지 와 같은 작가들과 더불어 이제 이시모치 아사미도 기억해야 할 것 같다. 귀를 막고 질주하는 이모치 아사미의 다음 작품은 또 어떤 색깔일까 기대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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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 울다
마루야마 겐지 지음, 한성례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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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일본을 대표하는 그림장르중에 우끼유에라는 일본 채색 판화가 있다. 중국 다색판화 기법을 받아들여 자신들만의 독특한 채색판화로 발전시킨 그들은 훗날 고흐를 비롯한 서구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들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일본 그림의 대담한 디자인과 강렬한 색상이 바로 인상파 화가들의 특별함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된것이다. 이런 일본 채색 판화의 모습이 <달에 울다>라는 마루야마 겐지의 작품속에서 떠오르는 듯하다. 독특한 디자인과 색감을 가진 특별해보이는 작품과 그렇게 마주하게된다.

 

'천개의 시어가 빚어낸 한편의 소설' 이라는 책에 대한 설명이 이채롭다. 어떤 작품이기에... <달에 울다>라는 제목과 작은 책의 표지에서 묻어나는 첫 느낌은 바로 앞서말한 우끼유에를 보는듯 하다는 것이다. 시소설이라는 조금은 낯선 장르를 눈앞에 내려놓았지만 책과 하나가 되기가 그리 쉽지 만은 않다. '나'의 시선속에 그려지는 30년 전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사과농사를 짖는 아버지와 함께 진행된다. 그가 항상 잠드는 봄 병풍, 법사, 그리고 그의 사랑 야에코... 백구와 아버지의 죽음, 비극적 운명은 그렇게 그려진다.

 

봄 병풍의 그림은 중천에 걸려 있는 흐릿한 달, 동풍에 흔들리는 강변의 갈대, 그리고 걸식하는 법사다. 휘늘어진 버드나무 둥치에 털썩 주저앉은 법사는 달을 향해 쩌렁쩌렁한 목소리를 내며 격렬하게 비파를 타고 있다.

 

<달에 울다>는 표제작인 중편 [달에 울다]와 [조롱을 높이 매달고]로 구성된다. 두 작품 모두 40대의 남자 주인공이 등장한다. [조롱을 높이 매달고]는 직장과 가족에게 버림 받고, 아니 버리고 외톨이가 되어 고향마을을 찾아 떠난 40대 남자의 이야기이다. 작가 자신이 40대에 써내려간 작품이기 때문인지 주인공들의 위치가 그렇고 그들의 모습속에서 왠지 낯설지 않은 작가 마루야마 겐지의 모습을 그려낼 수가 있다.

 



상상과 현실, 두 시공간을 교차하는 작품속 이야기는 짧게 이어지며 환상적이기도 하면서 지극히 현실적이기도 하다. 어쩌면 조금도 특별할 것 없는 두 남자들의 이야기가 시소설이라는 독특한 장르와 만나 새로움을 더해간다. 초반에 언급했던 우끼유에가 바로 [달에 울다]를 읽으면서 떠오른다. 강력한 색깔과 특유의 이미지가 일본 판화 특유의 느낌으로 다가온다.

 

사실 마루야마 게지라는 이름은 개인적을 낯설다. 수많은 일본 문학과 함께하며 많은 작가들의 작품, 다양한 장르를 만나왔다고 생각 했지만 아직도 그 다양성을 따라가기에는 그 길이 멀고 깊기만 한것 같다. 시소설이라는 장르가 조금은 어색하기도 했고, 우리에게 익숙하게 다가오던 시 언어적인 느낌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마지막 책을 내려놓을 무렵 즈음에는 조금은 그 깊이 정도 만큼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피리새는 내가 언덕을 내려가고 얼마쯤인가 지나서야 비로소 바람 속으로 날아갔을 것이다. 적어도 먹이가 떨어질 때쯤에는 날아갔을 것이다. 설마 그대로 조롱 안에서 죽어버리거나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설사 그랬다 해도 내 책임은 아니다. 그것은 피리새 스스로의 선택이었을 테니까. [P. 233]

 

'달에 울다!' 깊어가는 가을의 색을 닮아 있는 작품이다. 40대 즈음에 써내려간 마루야마 겐지의 마음을, 시각을, 비파를 등에 멘 장님 법사를 통해 그려내 본다. 이미지와 색감이 가득한 시어들로 써내려간 우끼유에 같은 작품과 만난다. 보다 깊이 있는 작품이겠지만 그 깊이를 차마 다 받아들일 그릇이 되지 못해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들뿐이다. 법사와 병풍이 주인공의 심경이 만들어낸 거울이라면 아마도 <달에 울다>는 마루야마 겐지의 마음을 드리운 거울일 것이다. 가을의 색과 닮아 있는 듯한 그의 작품을 아쉬움속에 내려놓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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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연인도 되지마라>를 리뷰해주세요.
누구의 연인도 되지 마라 - 김현진의 B급 연애 탈출기
김현진 지음, 전지영 그림 / 레드박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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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말, 연인이라는 짧은 단어 하나에서 뿜어져나오는 느낌!은 참 좋은 구석이 있다. 사랑하는 이들에게 날씨나 계절은 또 하나의 즐거운 유희가 될뿐, 내리는 눈이 미끄럽다거나 차가 막힌다거나 하는 일상의 고통 보다는 한껏 행복해지고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돋구어주는 하나의 장치가 되어줄 뿐이기때문이다. 사랑은 그렇다. 내가 하는 사랑이 굳이 A급인지, B급인지 따질 겨를도 없이 한없이 행복하고 즐거운 여정은 우리를 잠시도 몇걸음 물러서 돌아볼 겨를을 주지 않는다.

 

나쁜남자가 한참 유행처럼 번졌었다. 당당한 여자들의 당당한 목소리 속에서 쏟아져나오는 남자들에 대한 진실한? 요구가 요즘의 유행인듯하다. 모 아이돌을 시작으로 한 짐승남이 한창 주가를 올리기도 하고, 식스팩이 진정한 남자의 모습을 대변하는양 여성들은 환호한다. 착한 남자는 이제 그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다. 여자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착한 남자만으로 만족할 수 없고, B급 사랑을 주고 받는 B급 연애에 빠진 수많은 여성들에게 저자는 탈출!을 감행토록 지시한다.

 

<누구의 연인도 되지마라>는 당찬 88만원 세대를 살아가는 한 여성의 진솔한 연애관을 담아낸 '수다'이다. 코시 판 투테! cosi fan tutte! '이것이 여자라는 것이다!' 를 외치며 여자들의 이야기를, 남자들의 이야기와 함께 써내려간다. B급 연애에 매달리며, 그곳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사슬로 옥죄어진 이 시대의 여성들에게 진솔한 자신들의 모습을 돌아보고 일깨우게 만들고, 남자들의 세계 가부장적인 현대사회의 일그러진 여성들의 모습을 솔직히 보여줌으로써 스스로 그 무거운 틀을 깨어내고 뛰쳐나올수 있게하는 즐거운 수다가 펼쳐진다.

 



또한 남자들에게도 이 책은 즐겁다. 아니 즐겁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 이성에 대한 호기심에 가득찬 서른 즈음의 남자들에게 이 책은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일정한 틀과 여자를 이해하고 여자를 사랑하게 만드는 많은 이야기들로 나름의 만족감을 갖게 될것이다. 저자는 B급 연애를 벗어나 자신만의 힘으로 우뚝 서고자하는 그런 여성들을 사랑하는 남자에게 기꺼이 사랑에 관한 커닝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사랑을 위해서, 새로운 행복을 위해서...

 

험한 세상에서 마음 약한 아가씨들이 명심해야 할 것은, 내가 나를 무시하면 다른 사람들은 아주 대놓고 밟는 다는 것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나는 내가 싫어 죽겠어. 너무나 한심해' 이런 생각만은 해서는 안된다.  [P. 113]

 

<누구의 연인도 되지마라>에는 다양한 연애이야기, 다양한 여성들의 남성들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결핍으로 시작되어 자신을 잃어버리고 자신을 되는대로 내던지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태원걸, 영계 뱀파이어, 헤픈여자콤플렉스... 그리고 서슴없이 남성들에게 자신을 모습을 돌아볼 수 있는 거울을 건네준다. 닥치고 들어봐! 하면서...

 

B급 연애는 집어치우고 당당하게 자신의 결핍을 벗어던지고 자신을 사랑하면서 진정 소중하고 행복한 사랑을 꿈꾸자는 그녀의 당당한 수다에 우리는 잠시 끼어들고 싶어진다. 아니 잠시 엿보고 싶어진다. 여자들의 속마음, 진실한 이야기들이 책속에 가득하다. 우리 사회의 비뚤어진 다양한 관(觀)에 대한 날선 칼날을 저자는 서슴없이 휘두른다. 진정한 사랑을 위해, 그리고 그 사랑을 위한 시작은 자신을 사랑하는 일임을 여성들에게 고한다. 그리고 남성들이 엿보는 여성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 또한 유쾌하게 다가온다. 진정한 사랑을, 행복을 향한 그녀들의 수다가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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