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이 되기 전에 가봐야 할 여행지 28 - 여행이 당신을 진정한 서른이 되게 한다
김병희 외 지음 / 명진출판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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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은 어른과 아이 사이에 달린 높은 공중그네에서 흔들리는 시기이다. 스무살은 이상을 꿈꾸고, 실패와 좌절속에서 수많은 경험과 마주하는 시간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삶에서 서른살이라는 의미는 무엇일까? 이상보다는 현실에 눈뜨는 시기이며, 보다 커다란 시각으로 미래를 꿈꾸는 시기이다. 얼마전에 읽었던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를 통해서 '당신은 언제나 옳다, 그러니 거침없이 세상으로 나아가라'는 서른살의 가능성과 용기를 발견하기도 했다. 뒤이어 나온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답하다]를 통해서는 ''~해야 한다'는 말보다 '~하고 싶다' 혹은 '~하니까 즐겁다'라는 말을 하면서 살아라'라는 서른을 건너는 다양한 방법과 조언들을 만나기도 했다. 서른... 진정한 어른의 눈과 마음을 갖는 시기, 서른을 맞는 또 하나의 방법이 바로 이 책속에 담겨있다.

 

그것은 바로 '여행'이다. 좀더 성숙하고 좀더 여유로운 서른을 맞기 위해 떠나는 즐거운 여행이 책속에 가득하다. 슬플때 우리를 위로해주는 것은 한권의 책이고, 외로울때 우리를 위로해주는 것은 다름 아닌 여행길의 작은 휴게소인지도 모른다는 말이있다. 진정한 모습의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서른 즈음에 떠나는 여행은 그렇게 외로움을 달래주고, 부족한 것을 채워주고, 또 다른 시작을 위해 내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는 추억의 시간, 오랜 친구와의 동행이 된다. 서른 전에 만나야 할 그곳들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어본다.

 

'사는게 재미 없을때는 여행을 한다. 여행은 삶이 혹시 기대에 못 미친다 해도, 어지러울 정도로 이리저리 흔들린다 해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음을 알게 한다.'  

 

<서른이 되기 전에 가봐야 할 여행지 28>은 색깔이 있는 책이다. 노란색, 하얀색, 그리고 푸른색 여행이다. 제주 산굼부리 억새밭으로 시작하는 스무살 마지막 여행은 서른과 만나는 각각의 테마와 함께 28곳의 여행지가 담겨져있다. 거실에 턱~하니 걸려있을 법한 풍경사진의 아름다움에 취하고, 4명의 작가들이 들려주는 마지막 스물의 이야기에 취한다. 책 표지의 제주 다랑쉬오름 정상으로 이어지는 탐방로 풍경에 정말 기지개를 한번 크게 펴고 싶어진다. 황금빛 들판, 매화향기, 청보리밭으로 이어진 여행길이 눈과 마음을 상쾌하게 씻어준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미 서른이란 시간을 넘겨 버렸다. 하지만 후회때문에 이 책을 집어든건 아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서른에 맞는, 서른의 시간을 조금 더 알차고 풍요롭게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도 조금은 위안이 되는 것이 있다. 책속에 소개된 28곳 중에서 이미 여러 장소들을 다녀왔다는 사실... 제주 산굼부리, 경주 남산 삼릉숲, 보길도, 덕유산, 보성 녹차밭, 광양 매화마을, 태백산, 마이산, 욕지도... 책속 여행지 중 절반이 조금 못되게 다녀본 그곳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랜 추억의 손을 잡는다.

 

그래도 여전히 가보지 못한 그곳들이 시선을 이끈다. 소설 [토지]의 배경이된 악양 평사리 최참판댁 대문에 대고 '이리오너라~'한번 크게 외쳐보고도 싶고, 가을 단풍이 무르익을 때 즈음 완주 대둔산의 케이블카도 한번 타보고 싶어진다. 대관령 양떼 목장에 들러 양의 탈을 쓴 늑대의 실력?도 한번 보여주고 싶다. 가봤지만 여전히 다시 찾고픈 곳도 있다. 바라보고만 있어도 평화롭고 여유가 느껴지는 보성 녹차밭 다원에 들러 향긋한 녹차향 한모금을 찾고 싶다.

 

...삼십대를 보내기 전에 해야할 일들을 적어본다. '혼자 여행하기, 새로운 사람 만나기, 나만의 커리어 쌓기, 나만의 공간 만들기, 뜨거운 사랑하기, 혼자 와인마시기, 부모님과 여행하기..' 이것들을 이루며 보낸 삼십대 이후의 나의 모습은 좀 더 성숙하고 여유롭길 바란다...

 

<서른이 되기 전에 가봐야 할 여행지 28>속에는 단순히 28곳의 여행지 소개만이 들어있지는 않다. 그보다 더 풍성하고 여유있고 행복하다. 작가가 여행하면서 담아낸 황홀한 풍경들, 찾아가는 길이나 먹을 거리 같은 여행 정보들, 주변에 함께 여행할 수 있는 여행지들, 그리고 작가가 담아낸 테마에 어울리는 또 다른 멋진 장소들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이 함께한다. 예를 들어 소설 [토지]의 평사리여행에 이어서 문학의 배경이 되는 [봄봄]의 춘천 김유정 문학촌, [태백산맥]의 보성 벌교, [무진기행]의 순천 등 테마여행 장소가 다양하게 연결된다.

 

여행은 언제나 추억을 선물한다. 이야기를 담아낸다. 계획했던 것을 벗어나더라도 예기치 못한 색다른 선물들과 마주할 수 있다. 서른 즈음 갖게 되는 두려움, 불안과 고민을 떨쳐 버리는 작은 쉼표가 이 작은 여행속에 묻어난다. 더 늦기전에 떠나보자. 추억을 담고 있어도 좋고, 새로운 추억을 가슴에 담아와도 좋을 것이다. 서른 즈음, 부족한 것을 채우고, 잃어 버린 나를 되찾고, 외로움을 떨쳐내 새롭게 서른을 맞이할 열정을 여행 속에서 낚아내어 보자. 서른 이후 맞이할 행복과 사랑, 성공이란 이름을 가슴속에 담아내어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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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3 - 상, 하>을 리뷰해주세요
밀레니엄 3 - 상 - 바람치는 궁전의 여왕 밀레니엄 (아르테) 3
스티그 라르손 지음, 박현용 옮김 / 아르테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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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라는 말은 왠지 모르게 아쉬움과 또 다른 기대감, 그리고 그리움이라는 이름과 닮아 있다. 2008년 7월 [밀레니엄] 이라는 이름과 처음 마주했을때가 떠오른다. 호기심으로 뒤척였던 두 권의 책속에 흠뻑 취해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시작했던 기억이 말이다. 그리고 3개월여 지나 그 두번째 이야기와 마주했고 조금은 시간의 틈을 두고 이제 [밀레니엄]의 마지막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미카엘 블롬크비스트를 위한 작품이 1부 였다면, 2부에서는 역시 리스베트 살란데르라는 매력적인 소녀, 아니 여성의 진면목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이야기에는...

 

마지막 <밀레니엄> 은 이전과 조금 다르다. 지금까지의 <밀레니엄>이 사건과 맞닥드리고 여전히 물음표(?)를 간직해왔다면, 그 마지막은 사건이 아닌 사실, 진실과 만나는 시간이자 물음표를 느낌표(!)로 풀어내는 시간이 된다. 리스베트 살란데르가 '모든악' 이라 불렀던 그 실체와 배후가 낱낱이 밝혀진다. 살라첸코와 니더만, 그리고 사포내 비밀조직, 리스베트를 추적하던 미카엘, 의문으로 가득한 살란데르를 둘러싼 의문들이 2부를 통해 조금씩 풀리지만 아직도 그녀를 둘러싼 물음표는 계속된다.

 

<밀레니엄> 2부의 마지막, 살란데르의 아버지 살라첸코와의 혈전 이후 살란데르와 살라첸코는 미카엘에게 발견되고 병원으로 후송된다. 하지만 니더만은 경찰을 살해하고 도주하기에 이른다. 죽음의 문턱에서 병원에 도착한 살란데르와 살라첸코에게는 또 다른 2ROUND가 기다리고 있었다. 살라첸코에 의해 사포내 일급비밀조직 '섹션'의 등장은 또 다른 대결의 시작을 알린다. 살라첸코팀을 운영했던 비밀조직 '섹션'은 미카엘이 가진 비에르크 보고서를 강탈하고, 권력욕에 빠져있는 엑스트룀 검사를 매수하고 페테르 텔레보리안 박사를 통해 리스베트를 기소하고 그녀를 다시금 헤어나올 수 없는 수렁으로 빠뜨리려한다.  

 

한편 미카엘은 자신의 여동생인 아니카를 살란데르의 변호사가 되어줄 것을 요청하고 살란데르도 그녀를 받아들인다. 섹션의 지속적이고 전방위 공격, 그리고 미카엘과 살란데르의 효율적이며 적극적인 방어와 반격이 마지막 3부를 흥미진진하게 이끈다. 살라첸코를 살해하고, 미카엘과 에리카를 죽이려하며, 다양한 분양의 사람들을 매수하는 비밀조직 섹션과 이에 의연하고도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미카엘과 아니카의 활약과 숨막히는 대결이 돋보인다.



초반의 <밀레니엄> 3부는 앞선 1, 2부에 비해 다소 몰입도가 떨어진다. 앞서 언급했듯이 사건을 위주로 진행되었던 작품들과는 다르게 이미 벌어진 모든 사건의 조각을 맞추어 나가는 3부이기에 스피드가 약간 떨어지고 수없이 등장하는 인물들의 면면을 들여다 보다보면 다소 지루한 측면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역시 잠시 잠깐이다. 1권의 중반을 넘어서면서 진행되는 '섹션'의 공격이 스토리의 속도를 높여주고 조금은 지루했던 이야기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준다. 2권 중반 이후에는 기소된 법정에서 '섹션'의 꼭두각시 엑스트룀 검사와 텔레보리안 박사를 강타?하는 살란데르의 변호인 아니카의 활약이 가슴을 시원하게 하고 역시 <밀레니엄>이구나 하는 느낌표를 선물해준다.

 

<밀레니엄> 3부의 표지가 모든것을 말해주는 듯하다. 경찰, 검찰, 국가권력 앞에 벌거벗겨진 리스베트 살란데르! 바로 이것이 표지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자신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 인물을 위해 13살 어린 소녀를 감금하고 거의 1년이란 시간을 묶어두고, 정신병자로 만들어버리는 국가권력, 권력의 힘을 믿고 소외된 이들을 이용하고 겁탈하고 약탈하는 지도층이라 불리는 인사들의 흉측한 이면에 대한, 무모하지만 위대한 도전이 짜릿한 전율처럼 우리 몸에 전해진다.

 

언제나 새로운 작가와 만나는 일을 또 하나의 기대와 그리움을 낳는 일이었다. 하지만 <밀레니엄>의 스티그 라르손에게서는 그리움만이 남게된다. 미카엘 블롬크비스트, 리스베트 살란데르 라는 정말 특별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두번 다시 볼 수 없다는 아쉬움과 그리움만이 남는다. <밀레니엄>이라는 불멸의 대작을 남기고 마치 연기처럼 사라진 스티그 라르손, 그를 영원히 기억할것이다. 이 시리즈가 영화로도 만들어져 좋은 반응을 받고 있다고 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원작에 충실히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그리고 빠른 시일내에 극장에서 만났으면 하는 바램도...

 

손을 놓을 수 없다. 눈을 뗄 수 없다. 미카엘과 살란데르, 그 이름이 익숙하다. 치밀하고 탄탄한 스토리, 매력적인 캐릭터, 반전과 반전을 거듭하는 구성, 무엇하나 쉽게 내려놓고 싶은 것이 없다. <밀레니엄> 그 두번째 이야기를 읽고 이 책에 대해 '열광'이라는 표현을 했었다. 이제 거기에 덧붙여 밀레니엄에 대한 느낌은 그 제목처럼 '천년 소설'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싶다. 천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작품... 철학, 감동, 대중성... 이런 것들을 차치하고라도 '재미' 만큼은 탁월한 작품으로 소개하고 싶다. 아쉬움과 그리움으로 힘겹게 <밀레니엄>을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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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 연인
이시다 이라 지음, 최선임 옮김 / 작품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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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은 어른과 아이 사이에 달린 높은 공중그네에서 흔들리는 시기다.

[아름다운 13월의 미오카], 이시다 이라의 이 책을 읽고 이 말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그리고 너무나 예쁜제목과 일러스트가 매력적인 이 책 [엄지 연인]을 내려놓고 난 후에 떠오르는 생각도 바로 이것이다. 그와의 두번째 만남이다. 짧지만 강렬하고 힘겹지만 순수했던 스무살 두 청춘의 불같은 사랑을 이시다 이라의 펜 끝은 놓치지 않고 잡아내고 있다. 여름태양보다 눈부신 그들의 찬란한 사랑이야기속에 발을 딛어본다.

 

이 격렬하고도 열정적인 사랑은 휴대폰이라는 작은 매개체에서 시작된다. 대기업의 사장인 아버지, 넉넉한 부를 가진 대학생 스미오, 트럭을 몰며 사채를 끌어쓰는 아버지와 공장을 다니며 채팅 사이트에서 알바를 하는 쥬리아의 운명적 만남! 사랑은 그렇게 알수 없는 끌림으로 시작된다. 우연히 접속했던 휴대전화 인터넷 서비스에서 알게 된 쥬리아에게 누구에게도 하지 못했던 스미오의 비밀을 털어놓게 되고 그 둘은 그렇게 알 수 없는 끌림과 공감으로 오프라인에서의 만남을 갖게된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온 문자를 알리는 작은 빛. 그건 여름 아침 태양보다도 눈부신 빛이다.

 

엄마의 자살이라는 충격적인 비밀을 간직한 스미오, 비슷한 시기 자신도 엄마를 잃었던 쥬리아... 하지만 둘은 전혀 다른 삶의 방향에 서있다. 물불안가리고 돈을 빌려 쓰는 쥬리아의 아버지, 물불 안가리고 투자를 해 돈을 불리는 스미오의 아버지... 스미오와 쥬리아는 빛과 그림자처럼 전혀 다른 세상에 발을 내딛고 있다. 돈을 벌어 대학에 들어가려고 준비하던 쥬리아,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의 돈에까지 손을 대지만 뇌출혈로 병원신세를 지게된다. 스미오의 아버지는 그녀와의 교제를 허락하지 않고 헤어지라는 압박을 전한다. 눈부시고 찬란한 사랑앞에 건널 수 없는 수많은 난관이 그들을 가로막는다. 이제 남은 그들의 선택은?



<엄지 연인>은 휴대폰 문자라는 젊은 층에 어필 가능한 소재를 중심으로 바람 부는대로 흔들려버리는 20대 청춘들의 성장과 사랑을 제목과 일러스트가 주는 밝고 명랑한 이미지와는 대비되는 조금은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 작품이다. 이 작가의 전작 [아름다운 13월의 미오카]에서도 주인공은 죽음과 마주하게 된다. 죽음을 앞둔 젊음들의 짧지만 찬란한 사랑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미오카가 섹스에 집착하고 프리섹스를 즐기는 설정이 거슬렸듯이 이 작품에서도 섹스를 탐닉하는 젊음들의 모습은 조금 낯설고 거북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삼페인을 꺼낸건, 스미오 였다. 시트에서 알약을 꺼낸 건, 쥬리아였다.

 

내일이 없을것처럼 삶을 살았던 미오카. 미오카는 내일이 아닌 오늘을 위해 살았던 것이다. 하지만 <엄지연인>속 스미오와 쥬리아에게는 내일도 없고 오늘도 없다. 죽음으로 그들앞에 놓여진 두텁고 높다란 벽을 넘으려했던 그들이 안타깝기만 하다. 아기자기한 사랑얘기가 더 낳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든다. 사람들은 누구나 희망을, 아름다운 미래를 꿈꾸지만 세상과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누구나 신데렐라를 꿈꾸고 백마탄 왕자를 꿈꾸는지도 모르겠지만... 이 작품, 현실과 이제 소통을 시작한 청소년에게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이시다 이라, 세상의 빛 보다는 그림자에 시선을 보내는 작가라는 생각이든다. 슬픔과 고독이 어울리는 작가인것 같다. 자살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져가는 시기에 조금은 어울리지 않은 작품이란 생각을 갖게된다. 앞에 놓인 벽을 넘지 못하고 좌절하고 주저앉는 모습보다 조금은 희망적이고 높아서 뛰어넘지 못한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돌아갈 수 있는 여유와 사랑이 넘치는 작품이 어울리는 요즘이다. <엄지연인>은 제목과 표지와는 또 다른 그 소재와 결말이... 빛과 그림자라고 표현할 수 있는 극과 극을 달린다. 그림자 작가, 이시다 이라와의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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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노무현 - 대한민국의 가시고기 아버지
장혜민 지음 / 미르북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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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짧은 시간속에 두명의 바보를 잃었다. 한분은 올해 초에 서거하신 김수한 추기경님이고 또 다른 한분은 우리 가슴속 영원한 대통령 바보 노무현이다. 신뢰와 원칙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이익을 포기한 그들의 숭고한 삶 뒤에 붙여진 이 '바보'라는 이름이 그래서 미안하고 고맙다. 갑작스런 비보가 사람들의 가슴을 들끊게 했고 술렁이게 만들었다. 바보 노무현이라고 비아냥대고 무시하던 사람들마저 진정 자유가, 통합이, 소통이 무엇인지를 피부로 느끼게 되면서 그에 대한 고마움을 깨닫게 되었다. 바보 노무현! 그가 우리 가슴에 들어온 순간 그는 영원한 별이 되었다.

 

<바보 노무현>은 노무현 前대통령을 가슴속에 영원히 담아내는 책이다.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만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침묵속에 떠나간 님을 영원히 우리 가슴속에 자리하게 하는 작품이다. 가난과 열등감에 사로잡혔지만 한국의 링컨을 꿈꾸던 소년시절의 노무현, 그에게 찾아온 작은 사랑과 거리의 투사에서 정치인으로 그리고 청문회 스타로... 젊은 날의 그를 만난다. 항상 낮은 곳에 임하고, 익숙한것과 거리를 두며, '국민통합'과 '정치개혁'에 기치를 내걸었던 대통령 노무현의 고뇌와 용기를 되돌아보고, 끝으로 이루지 못한 노무현의 마지막 시간을 통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과 마주하게 된다.

 

상식처럼 되어버린 잘못된 것들을 깨쳐보고자 했던 대통령, 검찰 개혁과 언론개혁, 정치개혁, 국민통합을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생각했던 그의 어리석은? 도전은 역사의 시간속에 묻혀버렸다. 그에게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자주 붙는다. 최초의 정치인 팬클럽을 탄생시킨 정치인, 촛불이라는 새로운 국민과의 소통의 통로를 만들었던 대통령, 탄핵정국을 맞이했던 최초의 대통령, 퇴임후 고향으로 돌아간 최초의 대통령, 자연인 노무현! 그를 따라다니던 수많은 이슈와 변화의 바람은 그렇게 우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우리는 바보 노무현을 가슴에 묻었다. 너무 슬퍼하지 말고 미안해하지 말고 누구도 원망하지 말라던 그의 마지막 말이 가슴속에 울린다. 작은 비석하나 남기고 떠났지만 그가 우리에게 남긴 것은 단지 그 작고 허망한 비석 한조각이 아니란 사실을 우리는 잘 안다. 노무현이란 이름속에 우리는 많은 것을 떠올린다. 희망돼지 저금통, 노사모의 그 찬란한 노란색, 촛불로 상징되는 열린 소통의 공간, 그리고 바보라는 이름까지도...



미디어법 개정을 통한 방송언론 장악, 비정규직법 개정, 운하사업의 다른이름 4대강살리기운동, 대기업과 가진자들을 위한 조세개혁, 대북외교 실패, 영리병원 도입 및 각종 민영화 사업, 각종 인권탄압이 자행되는 현실을 되돌아 보면서 우리는 과거 그가 이룬 자유와 통합의 결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외국 정상과의 자리에서도 꼿꼿하던 노무현! 당신이 국민들 앞에서 한없이 자신을 낮추던 한장의 사진은 그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 섬겨야할 대상이 누구였는지를 여실히 말해준다.

 

오마이뉴스의 촌평에서 진중권교수는 이런 말을 했다. 'MB와 그의 세력이 강해 보이는가? 그래봤자 사람이 모이는 것조차 두려워하는 존재들일 뿐이다.... 적에게 복수하는 가장 좋은 길은, 적보다 더 논리적으로 되는 것, 더 윤리적으로 되는 것, 더 미학적으로 되는 것, 그리하여 진정한 의미에서 그들보다 더 행복해지는 것이다.' 가슴이 시원해진다. 하지만 지금은 복수가 아닌 용서가 필요한 시점이다. 바보가 꿈꾸었던 통합과 소통, 개혁의 목소리가 새삼 그리워진다. 잃어버린 10년이란 말이 종종 들린다. 우리는 그렇게 그 시간들을 잃어버리고 말것인가? 진교수의 말처럼 더 행복해지고 더 논리적이 되어서 복수가 아닌 그들을 마음 편히 용서해주고 싶다. 
 

'우리 함께 꿈을 현실로 만들어 봅시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사는 사람,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그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봅시다. 불신과 분열의 시대를 끝내고 개혁의 시대, 통합의 시대로 갑시다. 우리 아이들에게 정의가 승리하는 역사를 물려줍시다.  [P. 88]

 

아직까지도 고향에 내려와 그가 외쳤던 한마디를 잊을 수가 없다. '야~ 좋다' 그 무슨 말이 더 필요했을까? 모든걸 훌훌 털어버리고 고향으로 돌아와 너무 행복하다던 그를 우리는 끝내 그렇게 보내야했다. 누구의 잘못도 누구에 대한 미움도 이제 아무 소용없음을 우리는 안다. 다만, 그가 꿈꾸던 세상, 소통과 통합, 개혁의 꿈을 행복이라는 이름속에 담아 잊지말고 실행해나가야 할것이다. '대통령님 나와주세요' 하고 소리치면 지금이라도 당장 달려나올 것만 같은 바보 노무현! 우리는 그를 봉화마을 기슭이 아닌 가슴속에 묻는다. 우리의 영원한 대통령으로... 사랑합니다. 그리고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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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스타일 - 우리 시대 모든 프로페셔널의 롤모델
진희정 지음 / 토네이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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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키운 건 8할이 손석희라는 악몽이었다' 김주하 아나운서의 [안녕하세요 김주하입니다]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일에 있어서 누구보다 냉철하고 무섭고 원망스러운 선배였다고 말하는 손석희. 하지만 그의 그런 프로페셔널한 면이 어쩌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말하는 그녀의 말에 다시한번 손석희라는 인물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1위, 대학생이 가장 닮고 싶은 인물 1위, 시민단체와 전문가 그룹이 가장 좋아하는 언론인, 대한민국 방송대상 '아나운서 대상' 수상... 이런 수많은 수식어를 뒤로 하고서라도 존경할만한 인물이 없는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그나마 '존경'이라는 말과 함께 쓰여질 수 있는 몇몇 안되는 이름중 하나가 바로 '손석희'라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아마 없을줄로 믿는다.

 

호기심은 열정을 낳는다. 그리고 열정은 문제의식을 낳는다.  그리고 이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을 우리는 '리더 leader'라고 부른다. [P. 49]

 

강력하면서도 부드러운 카리스마, 차가운 머리와 따스한 가슴을 가진 남자, 손석희... 지금의 그를 있게한 그만의 스타일이 있다. 시대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그의 특별한 매력이 무엇인지 하나하나 찾아본다. 그를 통해 이시대가 원하는 진정한 리더의 조건, 프로페셔널의 가치를 찾아본다. 그를 통해 우리들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창조할 특별한 기회의 시간과 마주하게 된다.

 

[손석희 스타일]은 총2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다른 임계치를 찾아야하는 이유에서 시작해 팩트로 무장하고 지금 여기서 최선을 다하고 호기심으로 이끄는 성공의 길과 인생철학을 세우고, 변화의 패러다임으로 무장하라는 다양한 가르침을 선사한다. 프로페셔널 손석희에 대한 완벽한 해부를 통해 그의 행동, 언어, 가치관, 태도, 철학... 하나하나 스타일을 분석하고 있다.

 

1% 다른 임계치가 성공과 실패를 가늠합니다. 성공과 실패는 99%까지는 같은 길을 걷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마지막 1%가 서로 전혀 다른 인생으로 우리를 이끌어나갑니다. [P. 14]

 



[손석희 스타일]은 그에 대한 완벽한 해부?와 더불어 역사속 위인들과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명언들을 소개한다. 에이브러햄 링컨, 아인슈타인, 짐 콜린스, 잭 웰치, 벤저민 프랭클린.... 등 수많은 위인들의 주옥같은 일화들을 통해 손석희 스타일을 심도있게 비교 분석한다. 브리짓 바르도와의 개고기 인터뷰, 일본 조다이 의원과의 다케시마의날 인터뷰 등은 이미 그가 가진 특별함을 여실히 보여준다. 시사프로그램 [시선집중]과 [100분토론] 그리고 손석희! 인터뷰와 토론의 진행에 있어 그만이 가진 특별한 노하우, 손석희 스타일을 하나하나 해부한다.

 

철학이 있는 준비가 철학이 있는 시작을 만들고, 철학이 있는 시작이 철학이 있는 변화를 만들고, 철학이 있는 변화가 철학이 있는 인새을 개척해 나간다.   [P. 101]

 

호기심과 열정이 손석희를 만들었고, 만들고 있으며,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그의 가치관과 철학이 지금의 그를 있게 했다. 부단한 노력이 만들어 낸 균형감각으로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을 가지게 되었다. 토론 사회자에게 필요한 세가지, 자신감, 경청, 순발력을 모두 갖춘 그만의 스타일. 리더가 지녀야 할 카리스마, 영감, 배려, 지적 자극을 그는 끊임없이 창조하고 변화시킨다. '인간의 얼굴을 한 시사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그의 꿈과 목표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진정성이 느껴진다.

 

자신의 꿈을 이루고자 한다면, 무모하리만큼 자신의 꿈 바깥으로 끊임없이 빠져 나가야 합니다. 성城을 쌓고 사는 자는 망할 것이요, 끊임없이 이동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진리를 꿈 곁에 언제나 놓아두어야 합니다. [P. 44]

 

손석희 교수의 자전적 에세이 모음집 [풀종다리의 노래]는 그 제목처럼 순수하고 투명한 그의 이미지가 삶속에서도 그대로 보여지는 듯한 작품이 아닐까 생각된다. 기회를 만들어 꼭 만나봐야 할 작품이다. 이 시대, 소통이라는 그 이름이 가진 의미조차 퇴색해버린 시대에 '상식'과 소통할 수 있는 한남자와 이렇게 오랜시간 긴 대화를 나눈다.

 

누구 부럽지않은 인기에도 광고 한번 찍지 않는 그의 소신과 가치를 우리는 존경한다. 항상 수불석권하고 끊임없는 호기심으로 열정을 불태우는 그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항상 귀를 열고 경청할 줄 아는 그를 우리는 사랑한다. Here&Now, 지금 여기서 최선을 다하며, '인간의 얼굴을 한 시사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는 그의 꿈에 박수를 보낸다. 이 시대 주저없이 그가 가진 영향력에 놀라지만, 권력을 휘두르지 않음에 감사한다. 그리고 그가 우리곁에 있어 그렇게 다시한번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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