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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노무현 - 대한민국의 가시고기 아버지
장혜민 지음 / 미르북스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짧은 시간속에 두명의 바보를 잃었다. 한분은 올해 초에 서거하신 김수한 추기경님이고 또 다른 한분은 우리 가슴속 영원한 대통령 바보 노무현이다. 신뢰와 원칙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이익을 포기한 그들의 숭고한 삶 뒤에 붙여진 이 '바보'라는 이름이 그래서 미안하고 고맙다. 갑작스런 비보가 사람들의 가슴을 들끊게 했고 술렁이게 만들었다. 바보 노무현이라고 비아냥대고 무시하던 사람들마저 진정 자유가, 통합이, 소통이 무엇인지를 피부로 느끼게 되면서 그에 대한 고마움을 깨닫게 되었다. 바보 노무현! 그가 우리 가슴에 들어온 순간 그는 영원한 별이 되었다.
<바보 노무현>은 노무현 前대통령을 가슴속에 영원히 담아내는 책이다.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만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침묵속에 떠나간 님을 영원히 우리 가슴속에 자리하게 하는 작품이다. 가난과 열등감에 사로잡혔지만 한국의 링컨을 꿈꾸던 소년시절의 노무현, 그에게 찾아온 작은 사랑과 거리의 투사에서 정치인으로 그리고 청문회 스타로... 젊은 날의 그를 만난다. 항상 낮은 곳에 임하고, 익숙한것과 거리를 두며, '국민통합'과 '정치개혁'에 기치를 내걸었던 대통령 노무현의 고뇌와 용기를 되돌아보고, 끝으로 이루지 못한 노무현의 마지막 시간을 통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과 마주하게 된다.
상식처럼 되어버린 잘못된 것들을 깨쳐보고자 했던 대통령, 검찰 개혁과 언론개혁, 정치개혁, 국민통합을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생각했던 그의 어리석은? 도전은 역사의 시간속에 묻혀버렸다. 그에게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자주 붙는다. 최초의 정치인 팬클럽을 탄생시킨 정치인, 촛불이라는 새로운 국민과의 소통의 통로를 만들었던 대통령, 탄핵정국을 맞이했던 최초의 대통령, 퇴임후 고향으로 돌아간 최초의 대통령, 자연인 노무현! 그를 따라다니던 수많은 이슈와 변화의 바람은 그렇게 우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우리는 바보 노무현을 가슴에 묻었다. 너무 슬퍼하지 말고 미안해하지 말고 누구도 원망하지 말라던 그의 마지막 말이 가슴속에 울린다. 작은 비석하나 남기고 떠났지만 그가 우리에게 남긴 것은 단지 그 작고 허망한 비석 한조각이 아니란 사실을 우리는 잘 안다. 노무현이란 이름속에 우리는 많은 것을 떠올린다. 희망돼지 저금통, 노사모의 그 찬란한 노란색, 촛불로 상징되는 열린 소통의 공간, 그리고 바보라는 이름까지도...

미디어법 개정을 통한 방송언론 장악, 비정규직법 개정, 운하사업의 다른이름 4대강살리기운동, 대기업과 가진자들을 위한 조세개혁, 대북외교 실패, 영리병원 도입 및 각종 민영화 사업, 각종 인권탄압이 자행되는 현실을 되돌아 보면서 우리는 과거 그가 이룬 자유와 통합의 결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외국 정상과의 자리에서도 꼿꼿하던 노무현! 당신이 국민들 앞에서 한없이 자신을 낮추던 한장의 사진은 그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 섬겨야할 대상이 누구였는지를 여실히 말해준다.
오마이뉴스의 촌평에서 진중권교수는 이런 말을 했다. 'MB와 그의 세력이 강해 보이는가? 그래봤자 사람이 모이는 것조차 두려워하는 존재들일 뿐이다.... 적에게 복수하는 가장 좋은 길은, 적보다 더 논리적으로 되는 것, 더 윤리적으로 되는 것, 더 미학적으로 되는 것, 그리하여 진정한 의미에서 그들보다 더 행복해지는 것이다.' 가슴이 시원해진다. 하지만 지금은 복수가 아닌 용서가 필요한 시점이다. 바보가 꿈꾸었던 통합과 소통, 개혁의 목소리가 새삼 그리워진다. 잃어버린 10년이란 말이 종종 들린다. 우리는 그렇게 그 시간들을 잃어버리고 말것인가? 진교수의 말처럼 더 행복해지고 더 논리적이 되어서 복수가 아닌 그들을 마음 편히 용서해주고 싶다.
'우리 함께 꿈을 현실로 만들어 봅시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사는 사람,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그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봅시다. 불신과 분열의 시대를 끝내고 개혁의 시대, 통합의 시대로 갑시다. 우리 아이들에게 정의가 승리하는 역사를 물려줍시다. [P. 88]
아직까지도 고향에 내려와 그가 외쳤던 한마디를 잊을 수가 없다. '야~ 좋다' 그 무슨 말이 더 필요했을까? 모든걸 훌훌 털어버리고 고향으로 돌아와 너무 행복하다던 그를 우리는 끝내 그렇게 보내야했다. 누구의 잘못도 누구에 대한 미움도 이제 아무 소용없음을 우리는 안다. 다만, 그가 꿈꾸던 세상, 소통과 통합, 개혁의 꿈을 행복이라는 이름속에 담아 잊지말고 실행해나가야 할것이다. '대통령님 나와주세요' 하고 소리치면 지금이라도 당장 달려나올 것만 같은 바보 노무현! 우리는 그를 봉화마을 기슭이 아닌 가슴속에 묻는다. 우리의 영원한 대통령으로... 사랑합니다. 그리고 고마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