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사이트에서 아이들 텔레비젼시청시간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생각이 났습니다.
제 경험담입니다.
큰아이가 여섯살 무렵 디지몬 어드벤처가 굉장히 유행하던 때였습니다.
제가 직장다닐 때라 아이들 봐주시던 할머니는 청소에 목숨을 걸던 분이셔서... 투니버스 틀어놓고 청소하던 분이었지요. -_-
투니버스만화를 죽자사자 보던 어느날 저녁
외식하자고 나가자고 하니, 텔레비젼을 봐야한다면서 안나가겠다고 하더군요. 작은 놈도 따라서 안가겠다하고...
그래서 "그래 실컷 봐라"하면서 남편과 전 아이들만 남겨두고 현관문을 쾅! 닫고 밖으로 나왔다가 몰래 작은 방으로 다시 들어와 기다렸습니다.
이미 바깥은 캄캄해졌고... 텔레비전 삼매경에 빠져 있다가 만화가 끝나고 드라마가 시작되니 텔레비젼을 끄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그리곤 울기 시작합디다.
울게 내버려 두고 한 10분정도 지났습니다.
그리곤 거실로 나갔지요. 함께 있던 작은 놈은 벌써 잠들어 있더군요.
"텔레비젼 실컷 보니 좋더냐?" 눈물 콧물 범벅인 얼굴로 아니라 하더이다.
그래서 아이들 수준으로 말했습니다.
"텔레비젼도 좋은 프로도 있고, 또 재미있기도 하다.
하지만 텔레비젼을 너무 많이 보면 디지몬들을 괴롭히는 검은 수레바퀴처럼 텔레비젼속의 검은 수레바퀴가 네 머리속, 마음속으로 들어가서 결국은 헤어나오지 못하게 된다."
이 검은 수레바퀴 이야기가 먹혔었나 봅니다.
그 후론 텔레비젼 끼고 있던 버릇도 진짜 없어지고...
가끔 아빠랑 오락프로 볼 때, 뉴스 볼 때, 요즘같은 올림픽 볼 때만 참견합니다.
검은 수레바퀴를 어찌 알았냐구요?
서점나들이 갔다가 가끔씩은 아주 허접한 책들(디지몬, 탑블레이드 따위의 그림책)을 사주었답니다.
글씨를 모르던 아이들에게 한두번 읽어준 적도 있었지요.
그러다 정 읽고 싶으면 너희들이 글씨 배워서 읽어라~하고 안읽어줬지만 말입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