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방학이 즐겁습니다.
매일 저랑 같이 놀아줄 아들들이 옆에서 대기하고 있어서인가 봅니다.
(며칠이나 갈라나 모르겠습니다만... ^^;;;)
지난주는 내내 여름휴가 여행을 다녀왔고,
이번 주부터는 그동안 못갔던 곳을 다녀야지..하고 있습니다.
하여..
어제는 루오전, 오늘은 한밭도서관에 다녀왔습니다.(오늘은 시내버스도 타고..)
방학이라 어린이 열람실 열기가 대~~~단하더군요.
빈자리가 거의 없이 아이들과 엄마들로 바글바글 하더이다.
아줌마의 힘은 빈자리 찾기~~에서 진면목이 들어나는지라
자리가 없어도 자리를 찾아 앉았습니다. ㅎㅎ
앞자리에 7~8살정도 되어보이는 여자아이랑 그 엄마가 앉아있습디다.
둘이 나란히 앉아서 그림책을 보고 있더군요.
(다른 사람한테 관심이 많아서.. 말하자면 씹을 거리를 찾는다고나 할까? ^^;;)
딸내미는 계속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나온 팝업북을 찾아서 보고 있고,
엄마는 위인전이나 글발 많은 과학책을 보더이다.
그 엄마.. 딸내미 보던 책이 마음에 안드는 눈치..(그림이 훨씬 많고, 글발은 별로 없으니..)
"야, 너 그거 다 알아?"
"알아.." 볼멘 딸내미..
"알긴.. 개코나.. " @.@
하면서 계속 엄마가 보고 있던 책을 딸에게 건내줍디다.
"이거 봐~"
억지로 엄마가 건낸 책을 보던 딸내미.. 책상에 엎드리더군요.(자는 포즈~)
"ㅇㅇ야~ 똑바로 앉아서 책봐~"
"와~ 넌 책을 진짜 느리게 읽는다.. 좀 빨리봐라~"
그렇게 실갱이를 하다 모녀는 자리를 떴습니다.
이 풍경 보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이다.
자식 위한다는 마음으로
나는 얼마나 애들한테 내 손때를 입히고 있는가...
혹시라도 아이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구요.
요즘 도서관에 어린 자녀 데리고 다니라는 말에 힘입어
엄마들 도서관에 많이 갑니다.
참 좋은 현상이지요.
그런데요, 도서관에서조차 엄마가 뭔가를 가르쳐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는 분들도
많으신 것 같습니다.
권장 도서 목록 가지고 와서 그 책 아닌 다른 책을 보면 큰일이라도 날 듯이 하시는 분도 있구요,
통제가 어려운 어린 아이들을 그냥 방치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뭐.. 이거야 아이 기르는 처지에 이해못할 것도 아닙니다만...)
때 이른 지식책만 아이에게 권하는 분들도 많구요,
(엄마 입장에서는 하나라도 배우는 게 있어야 안심이 되겠지만..
모든 일에는 때!!!라는 것이 있으니.. 너무 조바심 내지 않으셔도 될 듯 합니다.)
지식책 한번 읽고 기억하는 애는 거의 없습니다.
저도 못하고, 세계적인 석학도 한번 읽고 다 기억 못할 겁니다.(아닌가? ^^;;)
지식책은 반복해서 읽는 게 중요합니다.
책 한질을 봤는데.. 아는 게 없다고 한탄하지 마세요.
한번 보고 아는 아이라면.. 사실 무슨 책이 필요하겠습니까~ 천재인데요..
제발... 아이가 책읽는 기쁨을 느끼게 도와주세요.
옆에서 자꾸 참견하지 마시고
(물론 가장 큰 틀의 가이드 라인은 필요합니다. 만화책 불가~ 따위의..)
책 읽는 것 자체를 즐겁게 여기게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주제넘는 생각이 자꾸만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