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현이 유치원에서 졸업문집을 만드는데,
부모님 편지가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한달은 고민하다 어제밤에 편지를 썼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승현이에게
어디에 내어 놓아도 부끄럽지 않고,
너무나 자랑스러워서 오히려 자랑하는 것이 조심스러운 소중한 승현아!
그저 아빠 엄마에게는 작은 팔로 엄마를 안고서
사랑해요~하고 말하는
귀여운 작은 아들인 줄로만 알았는데...
이제 어느덧 씩씩하게 자라서 며칠만 지나면 의젓한
초등학생이 되겠지?
지난 해 새로운 유치원에 다니게 되었을 때 아빠 엄마는 승현이가 새 친구를 사귈 수 있을까,
새 유치원을 좋아할까 걱정을 많이 했었단다.
하지만 네가 새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즐겁게 유치원에 다니는 것을 보고
승현이를 너무 어리게만 느끼고 있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 하하
며칠전 초등학교 예비소집에 갔을 때에도 어느새 의젓하게 자라서
초등학생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단다.
지금 편지를 쓰면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우리 승현이는 자기 물건도, 숙제도 스스로 잘 챙기고
엄마가 잔소리하지 않아도 공부도 혼자서 잘하는 멋진 친구인데 말이야...
엄마가 그동안 승현이를 너무 어리게만 생각하고 있던 것은 아니었나 반성해야겠어.
앞으로는 늠름하고 의젓한 형님 승현이로 대해줘야겠지?
전에 엄마가 아름다운 보석도 갈고 다듬지 않으면 그저 반짝이는 돌에 불과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지?
사람의 재주라는 것도 보석과 같아서 끊임없이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어디에서도 반짝이는 보석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것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단다.
물론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지만,
음식도 책도 너무 한두가지만 좋아하는 것은 몸에도 마음에도 좋은 것만은 아니란다.
그것은 너도 잘 알고 있지?
앞으로도 건강하고 밝고 씩씩하게 자라서 나중에 큰 생각, 큰 마음을 가진 훌륭한 어른으로 자라주렴?
똑똑하고 명랑한 우리 승현아,
초등학생이 되어서 친구도 많이 사귀고,
배우는 기쁨도 누릴 줄 알고,
좋은 선생님도 만나서 행복한 1학년이 되었으면 좋겠구나.
승현아, 네가 아빠 엄마 아들이라는 것이 항상 자랑스럽단다.
하늘만큼 땅만큼, 아니 온 우주를 다 합쳐도 모자랄 만큼 사랑해!
2005년 2월에
아빠,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