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노부영] Love You Forever (Paperback + CD) - 노래부르는 영어동화 ㅣ [노부영] 노래부르는 영어동화 134
Sheila McGraw 그림, 로버트 먼치 글 / Firefly Books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나는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Good night kiss'를 하는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 장면을 나는 기다려왔다. 보기만 해도 따뜻함과 사랑이 느껴지는 이 장면을 말이다. 아직 우리 아기가 어려서 동화책을 이해할 수준이 아니지만, 그래도 미리 동화책을 읽어보며 예습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동화책은 겉에 사탕 코팅을 한 약과 같다. 분명 재미있는 이야기이지만, 그 안에는 인생에 두고두고 유익을 주는 약이 있기도 하고 죽을 때까지 쓴 뿌리로 남는 독이 있을 수도 있다. 겉에 있는 사탕의 단 맛 때문에 알아차리기는 어렵지만, 그 영향력은 오래오래 남는다. 어른이 보면 대강 그 약의 정체를 알아차릴 수 있다. 사실, 내가 어른이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고 싶다.
이 책은 동화책이지만, 아이를 위한 책이 아닌 것 같다. 아이를 키우고 달래는 데 지친 많은 부모님들을 위해 지어진 책인 듯 하다. 아기의 미소는 온갖 시름을 한 순간에 없애주지만, 그 미소는 오래 가지 않는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아기는 모든 사물을 찔러본다. 그리고, 가능한 모든 행동을 한다. 친구들을 사귀고 사춘기가 되면서 책에 나온 내용처럼 정말 동물원에 자식을 맡기고 싶은 때가 올 지도 모른다. 책을 보면서, '그래 우리 애도 이럴 때가 오겠지.'하고 마음의 준비를 다시 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아이가 독립을 하고, 부모곁을 떠나는 순간도 올 것이다. 평범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사람사는 것이 다 그렇다.
이 책은 아이를 낳고, 키우고, 독립시키고, 스스로는 노인이 되는 그 과정을 한 눈에 보도록 해준다. 정말 평이한 이야기이지만, 그런 일련의 과정을 높은 곳에서 한꺼번에 조망하게 해 준다. 그리고 현재의 순간을 전체의 일부분으로써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 준다. 때로는 힘들고, 지긋지긋한 순간도 있겠지만, 나도 언젠가 내가 베푸는 사랑의 대상인 내 아기에게 똑같이 사랑의 대상이 될 때가 올 것이다. 그 때는 나도 어린 아이처럼 내 아이의 품에서 안식과 평안함을 누리게 될 것 같다.
'사람은 그렇게 사랑하고 사랑받게 되어 있지... '
사랑은 소진되지 않는 것 같다. 한참을 있다가 되돌아오기도 하고, 또 다른 이들에게 흘러서 전달되기도 하는 것 같다. 나는 부모로서 자식에게 마르지 않는 사랑의 샘이 될 수 있을까?
한 마디 덧붙이고 싶은 장면이 있다. 동화책의 그림을 보면 엄마가 아들의 집에 사다리를 타고 창문으로 넘어가서 다 큰 아들을 안고 노래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동화책이기에 가능한 과장된 그림이었지만, 보기 좋았다. 엄마의 마음은 아들이 어른이 되었을지라도 그의 방 창문을 매일 넘어 들어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