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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 아이브 - 위대한 디자인 기업 애플을 만든 또 한 명의 천재
리앤더 카니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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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만든 회사에서 쫓겨났다가 극적인 순간 다시 돌아와서 모든 개인과 조직의 잘못을 바로 잡고 세계에서 어떤 분야로든 열 손가락 안에 들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 놓고 극적으로 영원의 시간에 들어간 사람의 이야기는 마치 하나의 영움담과 같다. 실화인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는 윌터 아이작슨이 쓴 전기를 읽지 않더라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직간접적으로 다양한 소스를 통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돌아온 잡스가 애플을 되살렸을 때 일등 공신 중에서 물류 분야의 팀 쿡 현 CEO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큰 기여를 한 매력적인 인물이 있다. 바로 영국 출신의 조나단 아이브, 애칭 조니 Jony Ive이다. 조니가 애플에 공헌한 바는 애플 부활의 시초가 된 아이맥부터, 애플 대중화의 출발점인 아이팟, 그리고 최근에는 하드웨어 뿐 아니라 애플의 소프트웨어에 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어 실로 방대하다고 할 수 있다. 조니의 성장에 관한, 그리고 조니의 관점에서 말하는 애플과 잡스에 관한 이야기가 실린 것이 바로 이 책<조너선 아이브> 이다.

 

약 350페이지에 달하는 책인데, 읽고 난 첫 소감은 '슬픔'이었다. 조니의 인생이 슬퍼서가 아니다. 더 이상 '그'의 이름을 논하는 것은 '혁신'을 논하는 것만큼이나 지루하고 평범하기 짝이 없어서 망설이게 되지만, 바로 스티브 잡스를 더 이상 세상에서 볼 수 없다는 생각이 슬픔을 불러 일으킨 것이다. 조니가 말하는 잡스는 결코 항상 좋거나 완벽한 상사는 아니었다. 오히려 변덕스럽고 탐욕스러우면서 까탈스러운 사람에 가깝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 모든 단점에도 불구하고 잡스는 본인만의 디자인 원칙과 사용자 경험 원칙을 지니고 있었고, 그런 면에서 본인의 가치를 가장 잘 이해해주는 조니를 만났다는 것은 잡스에게 있어 행운이었을 것이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조니 입장에서는 본인을 철썩같이 믿어주고 지지해준 상사를 만났다는 것이 일생의 가장 큰 행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잡스 입장에서건, 조니 입장에서건 두 사람의 미학은 '축소와 단순성'이라는 공통 관심사로 수렴했고 그 덕분에 애플은 지금의 애플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윗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일생에 있어서 얼마나 큰 기쁨이며 행운이 될 것인가? '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본인의 능력 여부가 사실 더 중요하지만) 살면서 그런 파트너를 만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는 점이 사실 가장 큰 '슬픔'이었다.

 

 

이 책은 크게 세 파트로 나눌 수 있다.

조니 아이브의 성장 과정, 직업 디자이너로서의 초창기 시절, 애플에 합류한 이후의 꿈같은 시절.

 

처음 두 파트는 솔직히 지겹다. 지루하기 짝이 없다 .이런 책의 특성 상 연대기적 구성이 불가피했으리라고는 짐작할 수 있지만, 아직 살아 있을 뿐더러 그리 나이도 많지 않은 인물의 삶을 순차적으로 나열하는 구성은 독자에게는 가장 최악의 진술이 되지 않을까 싶다. 심지어 축소, 단순성, 흰색, 미니멀리즘 등에 대한 조니 아이브의 순수한 집착을 보여주는 것은, 애플에서의 성공 방정식에 대한 사후적인 해석이자 지나친 용비어천가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윌터 아이작슨의 전기가 재미있는 것은, 잡스가 사실 얼마나 xxx한 사람인지를 보여주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마지막 1/3 부분에서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실 오늘의 조니 아이브를 있게 한 것도 애플에 들어가고 잡스를 만나서이기 때문이리라. 애플에서 아이맥, 파워맥, 맥북,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일련의 성공작들을 줄줄이 만들어 내면서 애플을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디자인 회사로 변모시킨 조니의 활약상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조니의 가장 큰 기여는, 애플이라는 회사의 히트작을 통해서 일반인들에게 디자인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한 것이 아닐까?

잡스라는 영혼의 파트너를 떠나 보낸 조니가, 팀 쿡이라는 관리형 CEO와 함께 얼마나 애플을 잘 유지하면서 계속 혁신적인 기업으로 이끌어 나갈지 흥미롭게 지켜보고자 한다.

 


이 책은 세 분류의 사람에게 특히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첫째는 순수하게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사람, 특히 산업 디자이너로서의 미학에 관심 있는 사람이다. 두 번째는 기업 경영에 관심 있는 사람이 그 대상이다. 최근 들어 분야를 막론하고 디자인이 사용자 경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시작하면서 디자인 경영이 주요한 화두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조니 아이브가 애플에 끼친 영향을 보는 것은 경영에서 디자인이 어떤 위상을 차지해야 할 것인지를 설명해줄 것이다. 마지막 대상은, 마지막으로 잡스를 좋아하거나 혹은 싫어하는 사람 모두이다. 만약 잡스를 좋아한다면 조니 아이브의 일대기를 보면서 마치 잡스의 페르소나같은 느낌을 받을 것이다. 반면 잡스를 싫어한다면, 잡스가 애플에 끼친 영향의 오리지널리티가 누구에게서 나왔는지 다시 한번 의심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 이 책은 조니 아이브를 직접 인터뷰한 것이 아니라, 주변 인물의 인터뷰와 조사, 녹취록, 관련 2차 자료 등을 통해 조니 아이비의 이력과 영향력 이면의 진실을 담아낸 책이다. 윌터 아이작슨이 쓴 스티브 잡스 전기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부분이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 중간에 그야말로 간담을 서늘하게 하면서 웃음을 절로 나오게 하는 부분이 있다. 돌아온 잡스는 신제품 컴퓨터의 이름으로 '맥맨'이라 부르고 싶어했다고 한다. 만약 iMac 대신 '맥맨'이 세상이 나왔으면, 지금쯤 아이폰, 아이패드는 전혀 다른 이름으로 세상에 존재하고 있거나 혹은 … 애플이라는 회사가 이미 10년 전에 문을 닫았거나 둘 중의 하나가 아닐까?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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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그렇지만, 어느새 2014년의 절반에 도달한 것도 모르고 있었다.

또 항상 그렇지만, 새해의 다짐을 한번쯤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을 생각하게 되는 시기인 것 같다.

6월에도 몇 권의 책을 추려보았다. 더운 여름이 와서 늘어지기 전에, 책상 위에 쌓인 책을 좀 줄여야 할 것 같긴 하지만...

 

 

 

 경제학자의 문학살롱 - 그들은 어떻게 고전에서 경제를 읽어내는가 ㅣ 박병률 (지은이)
 
융합의 시대, 경제학이라는 기본 학문이면서 한편으론 고리타분할 수 있는 분야가 어떻게 매력적이 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한빛비즈의 경제학자의 ㅇㅇㅇ 시리즈에서 새로 나온 신간, 경제학자의 문학살롱. 시리즈의 전작인 <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 <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2>  그리고 <경제학자의 영화관> 을 모두 즐겁게 읽은 기억이 있다.
 
본 <<문학살롱>>에서는 톨스토이, 에드거 앨런 포, 루쉰 등 해외 작가 뿐 아니라, 이효석, 김훈, 이상 등 국내 작가의 작품을 다루면서 문학 작품 속에서 경제학 원리가 어떻게 녹아들어 있는지를 설명하는 흥미로운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고전 인문과 경제학은 모두 딱딱하고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두 가지 전혀 다른 분야가 융합되었을 때 얼마나 매력적인 이야기가 풀어질 수 있는지 기대 된다.


 

 
메이커 운동 선언  마크 해치 (지은이), 정향 (옮긴이) |
 
<공짜경제학> <롱테일>로 유명한 크리스 앤더슨이 작년에 들고 나왔던 것이 개인 제조 시대가 도래한다는 <메이커스>였으며, 제레미 리프킨이 주창했던 <<제3차 산업혁명>>도 3D 프린팅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네트워크를 통해 어떻게 확산되고 삶을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미국의 DIY 제조 프랜차이즈인 테크샵(Tech Shop)이 존재한다.
 
테크샵의 CEO인 마크 해치가, 메이커 혁명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세상과 개인이 어떻게 변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미래상을 이 책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3D 프린팅은 사실 아직도 먼 이야기로만 느껴지지만, 우리들 중 상당수는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각자의 개성에 맞는, 필요에 맞는 거의 모든 분야의 제품을 직접 '제조'하는 시대를 살게 될 것이다. 그러한 시대를 한 발 앞서 살짝 엿볼 수 있는 창문을 제공해주지 않을까 기대된다.

 

 

 

 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 숫자가 아닌 사람을 귀중히 여기는 리더의 힘
사이먼 사이넥 (지은이) | 이지연 (옮긴이) | 김도형 (감수) |

 36.5 | 2014-05-23 | 원제 Leaders Eat Last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1157230008

 
 

 

최근 세월호 사태와 맞닿아 보여서 제목이 좀 쌈마이스럽지 않나 싶었는데, 정말 원제가 Leaders Eat Last. 이다.

프로구단에서 물러난 이후 더 주목받는 전 SK 와이번스의 김성근 감독이 말한 적 있다.

감독일 때 선수와는 겸상하지 않는다고. 그러나 은퇴한 선수가 찾아오면, 기꺼이 밥과 반주를 나누었노라고.

 

리더는 양보할 줄 알고, 카리스마도 내세울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요즘같이 서로 잘났다고

목소리 높이는 세상이라면... 그들을 이끌기 위해서는 양보하고 배려하는 모습이 필요하지 않을까?

혼자 가는 길보다는 둘이 가는 것이 낫고, 둘보다는 셋이 낫고, 셋보다는.... 함께 가기 위해 해야할 일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있을 때 하나의 답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 같은 책이다.

 

 

 

보고의 정석- 상대의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주는 생각 표현의 기술 10

사실 책꽂이와 바닥에 이미 자리 잡고 있는 

작년에 산, 3년전에 산, 5년전에 산 책들과 이 책이 얼마나 다르겠느냐만은...

 

내가 알고 있던 것들이 얼마나 '다른지' 그리고 '틀린지'를 점검해보고

단 한꼭지만이라도 수정하고 습득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이런 책의 의미는 충분하지 않나 싶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고 기획하고 행동하는지를 지켜보는 것은

곧 나에게 큰 학습의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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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07 00: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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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스 하이에크]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케인스 하이에크 - 세계 경제와 정치 지형을 바꾼 세기의 대격돌
니컬러스 웝숏 지음, 김홍식 옮김 / 부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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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스와 하에에크, 하이에크와 케인스.
경제학을 조금이라도 공부했던 사람이라면 들어봤음직한 80년 이상 묵은 이름들.

오래된 이름들이지만 두 사람의 논쟁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유효하고, 앞으로도 쉽게 어느 한 쪽이 우세하지 않은 채 영원한 평행선을 걸을 두 이름, 케인스와 하이에크. 두 상반된, 그러나 때로는 공유의 시간을 나누기도 했던, 일생에 걸친 학자적 신념과 논쟁을 다룬 이 책 <케인스 하이에크>는, 거장들의 삶에 직접 바칠만한 값어치가 있는 책이다.


총 18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은, 마치 밀고 당기기를 반복하는 소설 속 남자와 여자 주인공 이야기처럼 두 인물 사이를 끊임없이 왔다 갔다 하면서 긴장의 끈을 한시도 놓지 못하게 만든다. 1919년부터 2008년 이후까지, 혹은 2030년 내지는 2050년까지도 다루고 있는 이 책은 600 페이지가 넘는 양을 자랑하고 있다. 

다소 나이 차이가 있고, (출발 시기가 다르기에) 명성의 차이가 있고, 무엇보다 영어냐 독어권이냐의 차이가 있던 두 사람의 논쟁은 마치 속편에 속편을 거듭하는 영화와도 같은 흥미진진한 이야기거리로 가득차 있다. 어찌보면 지루하기 짝이 없는 한낯 경제학사에 불과한 이야기를 이처럼 몰입감 있게 재구성한 덕분에 이 책은 600페이지 짜리 소설을 읽는 기분이다.

물론, 2인분에 해당하기에 산술적으로는 1명당 (보통 책 분량인) 300페이지 정도에 불과하고, 두 사람의 공통 분모를 제외하면 아마도 250페이지에 해당하는 지극히 '준수한' 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의 가치는 페이지의 수량에 달려 있지 않다.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20세기 정치, 경제에서 가장 무게감 있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수반된 100페이지에 달하는 참고문헌, 인명 및 용어 사전은 20세기 우리 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두 거장에게 바치는 저자 니콜라스 웝숏의 지극한 정성이 드러난 보너스라고 할 수 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서로 앙숙인 2명의 주인공은 다음과 같다.

- 케인스: 동성애자, 198cm 의 거한, 등이 굽은 콧수염 남자라는 비현실적이지만 누구보다 현실을 걱정하는 사나이.




- 하이에크: 짧은 영어를 구사하지만, 자신의 신념을 바탕으로 호랑이굴로 직접 쳐들어 간 괴짜같은 사나이.



- 그 외: 두 사람을 위해 싸우는 용병들, 평생의 지지자, 배신자 또는 배신 당하는 인물(여인) 등등


두 등장 인물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 하이에크: 경제는 거시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상호 작용을 고려해야만 하며 그것조차 일부만 이해 가능
- 케인스: 경제는 전체를 파악할 때 가장 효과적으로 이해할 수 있음. 경제의 작동을 바라보는 '거시경제학' 입장

하이에크는 경제 이론 자체에 몰입하고 정치와는 거리를 두었지만, 케인스는 경제학을 통해 타인의 삶에 직접 관여하고자 하였다. 뉴딜정책으로 대표되는 케인스의 방침은, 돈을 쓰는 것 자체가 중요하며 따라서 낭비를 할지언정 일단 쓰는 것이 중요하며, 소비가 발생하면 자산이 증가한다는 주의였다. 만약 돈을 쓸 수 있는 여력이 민간에 부족하다면 정부가 도로와 통신 등 공공사업을 통해서 직접 수요를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두 사람의 논쟁이 너무나 상반되었기에 책을 읽는 내내 걱정이 되었다. 
저자가 어느 한편의 입장에 치우쳐 버리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 3자적 입장에서 저자는 최대한 중립을 지키려고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중요한 것은 책에서 누가 더 비중있고, 의미있고, 가치있게 다루어 졌는가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그것보다는 결국 중요한 것은 그때 그때 시대가 요구는 철학에 따라 두 사람의 희비가 끊임 없이 교차해 왔다는 사실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묘사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이다.


케인스와 하이에크 중에서 과연 누가 옳고 누가 그른 것인지에 대해서 명확하게 판가름 내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봐야 할 것이다. 2차 대전 직후부터 케네디 시대를 겪으면서는 그야말로 케인스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오일 쇼크와 함께 물가상승과 실업이 동시에 찾아오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시대가 접어들면서 수많은 케인스 지지자들이 사라진 대신 그 빈자리를 하이에크가 대처와 레이건의 입을 빌려 부활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케인스가 완전 사망한 것은 또 아니다. 2008년 금융위기를 지나면서 헬리콥터로 돈을 쏟아 붓는 양적 완화가 본격화되면서 케인스가 다시 부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1년에는 또…


밀튼 프리드먼이 1966년에 했다는 말이 책을 덮고 나서도 오랫 동안 머리 속에 머물었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지금 우리는 모두 케인스주의자들이고, 다른 의미에서 보면 이상 케인스주의자인 사람은 아무도 없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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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22 11: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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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텍스트의 시대
로버트 스코블, 셸 이스라엘 지음, 박지훈, 류희원 옮김 / 지&선(지앤선)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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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하반기에 인기를 끌었던 '응답하라 1994'에는 삼천포라는 인물이 나온다. 방학을 맞아 고향에 내려간 삼천포는 지역 어른들이 이웃 지역 사람들과 행정 구역 합병을 놓고 논쟁을 벌이는 가운데에 휘말리게 된다. 조정 과정을 거쳐 삼천포 시는 사천 시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태어나게 되었다. 삼천포라는 이름 대신 사천이라는 이름이 채택된 이유 중 하나로는, '잘나가다 삼천포로 빠진다'라는 말의 어감이 너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한참 잘 나가다가 '삼천포'에 빠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화 중에도 종종 발생한다. 그것은 마치 뜨거운 육개장을 먹으면서 '어 시원하다'라고 하는 것이 결코 정말 차가워서 그런 것이 아닌 것처럼, 때로는 어떤 상황은 숨겨진 의미라던지 그 전후 상황이 중요한 경우가 있는데 이것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맥락'이며 영어로는 컨텍스트(Context)라고 한다.

IT 관련 유명 저널리스트인 Robert Scoble 로버트 스코블은 수많은 IT 혁신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오늘날이 '컨텍스트의 시대'라는 것을 규정하였고,  그 결과물로  작가인 셸 이스라엘과 함께 책으로 내놓았다. 그리고 그 책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번역된 것이 바로 한국어판 '컨텍스트의 시대'이다.


저자(들)는 모바일 기기, 소셜 미디어, 빅데이터, 센서, 위치기반 서비스라는 5가지 세상을 바꿀 기술을 언급하고 있다. 개별적으로도 엄청난 영향력을 지닌 요소들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흐름을 형성하고, 이것이 바로 '컨텍스트의 시대'가 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컨텍스트의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모바일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요소들이 하나로 뭉쳐 진화한 결과물이 바로 구글 글래스라고 주장한다. 즉,  저자는 현존하는, 그리고 앞으로 등장할 제품 중에서 구글 글래스만큼 상황을 잘 인식하고 맥락 속에서 움직이는 제품은 없다는 매우 강하면서 매우 낯선(우리 상당수는 아직 실물을 본 적도 없다) 강한 주장을 펴고 있다.

결국 이 책은 구글 그리고 구글 글라스에 관한 책이다.


그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 중 하나는 마이크로 커미션(소액 수수료)라는 개념이다. 구글 글래스와 같은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컨텍스트를 인식하고 사용자의 순간 순간에서 가장 적합한 광고 추천을 제시해 줄 것이다. 이 제안을 받아들이고 물건/서비스를 구매하게 되면 맥락 인식 사업자(구글과 같은)는 상품 가격의 작은 일부를 수수료로 받게 될 것이다. 즉, 일종의 인텔리전트 삐끼가 된다는 것이다. 성공적인 호객 행위는 단순히 아무 고객을 아무 시점에 아무 가게로 추천해서는 이루어질 수 없다. 즉, 단순해 보이는 호객 행위일지라도 그 이면에는 상당히 정교한 분석이 자리잡아야 하는 것이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앞서 말한 5가지 기술 요소의 융합이라고 할 수 있다. 



구글 글래스에 대한 지나친 극찬과 낙관주의만 제외한다면 이 책은 제법 흥미로운 관점에서 쓰여져 있다. 엄청난 폭풍우를 불러올 기술인 모바일, 소셜 미디어, 빅데이터, 센서, 위치기반 서비스라는 5가지 요소에 대한 정의와 개별적인 소개가 잘 되어 있다. 그러나, 정작 각 요소 간의 관계와 영향력에 대한 설명은 상당히 미흡한 편이다. 물론 이러한 단점 조차도 '구글 글래스가 최고다. 안 써봤으면 말을 마세요'라는 편향된 결론 앞에서는 큰 문제가 아니긴 하지만 말이다.


가장 큰 문제는  지나치게 편향되고 낙관적이면서 방어적인 시각이 담겨 있어 읽는 과정에서 다소 불편함을 준다는 점이다. 지나친 낙관주의 특히 기술에 대한 낙관주의는 일단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글 글래스가 가져오는 생활의 편리함을 모르는 사람은 그냥 입 다물고 가만히나 있어라라는 식으로 표현하는 지나친 오만함은 미래를 진단하고 예측하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태도는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요즘 유행하는 기승전O라는 표현을 빌자면, 책은 결국 기승전'구글글라스'이다.


우리는 책을 집필하면서 자동차 산업이 컨텍스트 기반 기술 자체와… 감명을 받았다. 하지만, 동시에 구글 글래스와 같은 디지털 안경이 가진 영향력에 대해서는 현재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실망했다. (P.127)


그런데 놀라운 점은 저자의 태도가 막판에 가서 극적으로 변한다는 점이다.


11장까지 컨텍스트, 웨어러블, 구글 글래스에 대해서 극찬만을 나누다가 마지막 12장에 가서는 약간 수그러드는 모습을 보여준다. 새로운 기술의 미덕만을 극찬해 온 논조를 반성하고 사생활 침해에 대한 부작용을 살짝 언급한다. 모든 컨텍스트 비서(PCA; Personal Contextual Assistant)는 사용자의 허가에 기반하여 설계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용자들을 안심시킬 수 있고, 회사의 투명도가 적어도 구글 수준 혹은 그 이상이 될 수 있는 회사들에게는 엄청난 기회와 새로운 세계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책 전반에 걸친 지나친 기술 낙관주의 시각으로 미루어 보건데 마지막 장의 충고는 그다지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 균형잡힌 시각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위의 조언 때문이었는지 몰라도, 책 전반에 걸쳐서 제시했던 유토피아로의 입장권과는 어울리지 않는 마무리는 오히려 그 앞의 모든 지나쳤을 지언정 강렬한 주장마저도 가볍게 만들어 버렸다.


<사족: 또 다른 단점>

책을 번역한 박지훈 씨는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센터에 근무하는 IT  전문 인력이다. 그런데 책의 기본 번역의 일부는 전혀 IT 전문가스럽지 않은 부분이 존재해서 의아했다. 물론 공동 번역자 류희원씨가 기술 인력이 아니라 일반인 관점에서 접근했다고는 하지만, 책의 타겟을 잘 못 잡았거나 (어떤 이유에서간에) 번역가가 IT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부분이 제법 있었다. 

또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친절하여 마치 독자의 수준을 의심하고 있는 듯한 주석도 제법 있었다. 이는 번역의 스타일이고 독자의 선호도 차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 책에서는 주석을 통해서 지나치게 독자와 교감을 직접 나누려고 하는 점이 다소 불필요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었다. 쓸데 없는 주석을 너무 많이 달아서 흐름을 깨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는 점은 번역의 큰 아쉬움이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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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2014-05-16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역자 박지훈입니다.
먼저 <컨텍스트의 시대>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자인 로버트 스코블이 '구글 글래스'에서 영감을 얻은 책이라 기승전'구글글래스'으로 느껴지실만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평가해주신대로 다른 흥미로운 관점으로 쓰여졌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바입니다.:)

아래 '사족'부분을 보고 좀 더 자세한 의견을 얻고자 답글을 남겨봅니다.
어떠한 부분이 아쉬움이 있었는지 알 수 있을까요?
좀더 넓은 독자층에게 다가가고자 번역 및 주석 작업을 하였습니다. 내용자체도 단순히 IT뿐만아니라 삶, 비즈니스 부분에서
다가올 변화이기에 널리 알려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작업을 했는데 일관된 '컨텍스트'를 갖추지 못했었나봅니다.

어떤 부분이 불편하셨으며, IT 기본번역의 문제를 알려주시면 다른 독자들에게 도움되도록 적극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편하신 방법으로 연락주시고, 편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http://www.facebook.com/alexjipark , @alexjipark , alexjipark@gmail.com




2014-05-20 09: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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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츠러 들었던 몸이 서서히 펴지는 4월이 되나 싶은 마음에 몇권의 책을 읽었으나... 4월 중순 이후로

몸과 함께 마음이 겨울바다마냥 꽁꽁 얼어붙으면서 시선은 온통 신문과 방송에만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개중에 읽은 4월의 신간 도서라고는

한국 사회는 에너지 문제를 넘을 수 있나/전창훈

더 인터뷰/조선일보 위클리비즈 팀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브래드 스톤

 

정도랄까... 그 외에 몇 권의 도서를 찜 해놓기만 하고 못 읽은 것들은 결국 5월로 '이월'되고야 말았다-

 

 

1. 경제가 성장하면 우리는 정말로 행복해질까 / 데이비드 C. 코튼

 

혹자는 제로성장의 시대가 도래하였다고 이야기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직도 성장할 여력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만약 정말 아직 성장이 가능하다고 해도

그 성장의 과실이 '나'에게 혹은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일까?

 

하바드 경영대학원 교수가 말하는 성장과 분배의 비밀과 환상을 살펴본다.

 

 

 

 

 

 

 

2. 내가 골드만삭스를 떠난 이유/그레그 스미스

 

1번의 연장선상에서,

성장의 과실을 가장 많이 따먹는 분야 중 하나가 금융업이고

그 중에서도 월스트리고

그 중에서도 골드만삭스가 가장 대표적인 곳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Wall St. 그리고 골드만삭스로 대표되는 금융회사들이

어떻게 돈을 (사람들의 주머니를 털면서) 벌고 있는지,

그리고 그들이 돈을 벌면 벌수록 일반인들이 어떻게 이용당하는지에 관한 책.

 

만약 성장의 과실이 극단적으로 분배되고 있다면, 그 원인의 하나를 이 책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3. 히든 챔피언 글로벌 원정대 / 헤르만 지몬

존 호킨스, 리처드 플로리다와 함께 이번 정권이 살려낸 가장 큰 혜택을 본 저자.

창조경제라는 화두 속에서, 우리가 지향 해야한다는 히든 챔피언에 관한 책

2008년 출간된 <히든 챔피언>을 글로벌 시장 환경에 맞게 반영한 새 개정판

 

다소 진부하고 공허한 울림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으나,

어쨌든 우리가 지향해 나가야 할 방향이라는 점에서는 이견을 갖기 어려울 듯.

 

 

 

4. 관계 정리가 힘이다/윤선현

30대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 빠지지 않은 항목은

'대인관계의 어려움' 또는 '네트워킹에 대한 갈증'일 것이다.

 

두 항목은 어쩌면 모순관계일지도 모른다. 네트워킹을 넓혀가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수반되고 피하고 싶은 것이 대인관계의 어려움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단호하게 말한다. 정.리.하.라. 라고. 정말 원하고 정말 필요한 관계에만 집중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풍요롭게 만들고 궁극적으로 '좋은 관계'를 이끌어 나가는 방법을 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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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지기 2014-05-06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5월 추천 도서(4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파트장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