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지 우주 만화 과학 큰지식 백과 1
곰돌이 co. 지음, 박순구 그림, 임홍서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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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놀라지'라는 책제목이 아마 이 책을 보면 놀랄 것이 많을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듯 합니다. 하지만 'Know-large'의 한글표기임을 알아차리고는 제목을 가져다 붙인 이의 재치에 잠깐 미소를 짓게 됩니다. 정말로 우주에 대한 것들을 알아가노라면 놀랄만한 지식들이 쏟아질테니까요.

 매번 우주나 공룡시대에 대한 내용들을 보면서, 어린 아이들이 무한한 상상력의 나래를 펼칠수 있는 현실적인 공간이 이제는 우주이고, 과거의 시대는 바로 공룡시대일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과학지식들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반짝이는 밤하늘의 별을 보노라면 경외감이 먼저 밀려오는 것이 사실이고, 아득한 공룡시대의 비밀을 생각하면 호기심이 한껏 자라는 것을 어찌할 수가 없을 듯 하니까요. 하여간 매번 새롭게 밝혀지거나, 다양한 지식을 담은 우주에 대한 책들을 대하면서도, 아직 아는 것보다는 모르는 것이 훨씬 많은 미지의 세계, 밤하늘에 별들을 잔뜩 품은 우주의 모습은 아직까지는 현실보다는 상상의 나래를 더 많이 허락하고 있는 곳이라는 생각입니다.

 얼마전 명왕성이 행성의 지위를 잃었을 때, 아이에게 이제는 '수금지화목토천해'까지만 외우면 된다고 하였더니, 아이는 왜 명왕성을 빼느냐며 궁금해 하였습니다. 신문에 나온 행성의 기준이니 뭐니하는 것들은 내가 이해하기도 난해한 부분이라서 그냥 과학자들이 명왕성을 빼기로 했다는 이야기만 하고 말았는데, 과학도 절대적인 것이 아닌 사람들의 손으로 재단한 것이라는 상대성을 아이에게 어렴풋이나마 알게 해준 일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놀라지 우주' 이 책이 그런 태양계의 행성에 대한 변화를 실은, 나와 우리 아이들이 대하는 첫번째 책이었습니다.

 책을 펼치면 커다란 태양계에 대한 소개 사진이 읽는 이를 반기는 이 책은, 박천지 박사라는 알듯 모를 듯한 박사와 그의 조수 똑소리나는 구미호, 소심파 어린왕자와 그의 연인 로즈, 허블망원경으로 이름이 익숙한 허블 박사, 그리고 최초의 달 착륙 우주인 암스트롱이라는 여섯인물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만화입니다. 우주라는 제목이 달리기는 하였지만, 지금까지 그래도 많은 내용이 밝혀지고 이야기거리가 많은 우리 태양계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고, 태양계 외의 우주에 대한 내용은 기존의 책들과 크게 달라보이지는 않습니다. 우리 태양계에 대한 내용은 각종 탐사선에 의해서 밝혀진 내용들이 담겨있고, 특히 선명한 태양과 각 행성, 그 위성들의 사진이 인상적입니다. 또한 만화로 된 학습서를 아이들이 열독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거의 대부분이 만화부분은 열심히 보지만, 학습에 중요한 요점들이 정리된 부분은 그냥 넘어가 버리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이 책에도 흥미로운 사실에 대한 정리된 부분이 각 단원의 뒷부분에 있기는 하지만 그것들도 모두가 선명한 사진들을 주로 하여 설명하는 것들이라 밋밋한 글로만 구성된 편집에 비해 흥미롭게 접근할 수가 있고, 각 단원의 요점은 만화의 내용으로 소화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알아두면 하는 부분들을 자연스럽게 학습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행성지위에서 탈락한 명왕성을 플루토라는 이름으로 다른 소행성들과 함께 소개하고 있는 부분을 함께 보면서, 행성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확인하고, 또한 우주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책을 통한 여행이지만, 여기 있는 내용을 통해서 아이와 함께 색다른 우주여행을 할 수 있는 시간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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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아저씨의 행복한 사진첩 좋은책어린이문고 4
캐시 스틴슨 글, 캐시아 차코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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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열두장의 사진, 이 책에 담긴 이 열두 장면속에 한 사람의 인생이 담겨 있습니다.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의 모습이지만,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이고, 용기있게 산다는 것이 무엇이고, 진실하다는 것이 무엇이고, 또한 평범한 한 사람의 삶이 얼마나 큰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한 순간을 선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엘리엇 씨는 수위로 일하는 게 좋았어요'라는 문장으로 시작된 이 책은 제시 루카스 공립학교에서 일하는 엘리엇 아저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자가  쓴 감사의 말을 보면 다른 학교의 수위장인 엘리아 앨런의 실화를 바탕으로 저자가 이리 이야기를 꾸민 듯 합니다- 국기를 게양하고, 학교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아이들의 어려움을 도와주며 사는 것이 마냥 좋은 듯이 생활하고 있는 엘리엇 씨는 또한 젬마와 제이슨이라는 어여뿐 손녀와 손자를 둔 할아버지이기도 합니다. 손녀에게 하모니카를 연주해 주고, 손자와 축구를 함께 하는 인자한 할아버지..... 하지만 그에게 한가지 문제는 아직까지 글을 제대로 읽거나 쓰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손녀가 책을 읽어 달라거나 학교에서 학생들이 글을 읽어 달라고 부탁하면 안경 핑계를 대고, 남의 집에 학생들이 공이 들어가자 개를 조심하라는 팻말을 읽지 못하고 용감하게 공을 주으러 넘어갔다가 개에게 바지가 찢기기도 합니다. 손녀 젬마의 거듭되는 책을 읽어달라는 재롱과 데릭이라는 학생이 읽기를 제대로 못해서 아이들에게 따돌림 당하는 모습을 본 아저씨는 손녀에게 다정하게 책을 읽어줄 수 있는 할아버지가 되기위해 글을 배우기로 다짐합니다. 아마도 이제야 글을 배운다는 자괴감과 부끄러움이 더 많았겠지만, 그리고 중간에 제대로 배우지 못한 수치스러움에 다시 마음문을 걸어 잠그고 포기하려고도 하지만, 손자가 손녀에게 책읽어 주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글을 모르는 것보다는 너무 쉽게 포기하려는 모습이 훨씬 부끄러운 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 후, 엘리엇 씨는 더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자신의 상태에 대해서 솔직하게 말할 만큼 더 떳떳해지고, 이제사 책읽기를 배우게 된 즐거움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말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드디어는 그가 그리도 바라던 손녀에게 책을 읽어주고, 또한 자신의 하모니카의 멋진 멜로디를 들려줄 수 있게 되고, 수위장에 지원하는 원서와 편지도 혼자서 작성할 줄 알게 되고, 방학식날에는 자신이 직접 쓴 글을 자랑스럽게 읽을 수 있는 기회도 생겼습니다. 그리고 그의 글은 이리 시작됩니다.

  '엘리엇 씨는 수위로 일하는 걸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할아버지 노릇을 하는 것도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엘리엇 씨에게는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책을 어른의 눈으로 들여다 본다는 것에 항상 어려움을 느끼곤 합니다. 아무래도 어른의 감정과 눈높이로 그 내용을 이해하고 재단하려는 경향때문이겠지요. 물론 그런 과정을 통해서 복잡하게 얽힌 어른들을 위한 책보다 구조가 더 단순하지만, 훨씬 더 강하게 마음에 영향을 미치는 아이들의 책도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단순한 그림 몇장에 짧은 글들로 이루어진 그림책에서 비롯하여 아이들을 위한 창작소설에 이르기까지, 어른들의 꾸밈과 가식을 모조리 벗겨낸 순전한 이야기들이 더욱 더 가슴에 와 닿는 경험이 많은 것은, 아마도 내 아이들의 책을 함께 읽으며 생활할 수 있었던 덕분이었던 듯 합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도 그러한 진실을 한 방울 챙기게 됩니다. 짧은 엘리엇 씨의 이야기와 사진첩 속에, 그리도 원하던 우리 사는 삶이란 것이 어찌해야 되는지, 삶에 진실하다는 것과 자신의 삶을 사랑한다는 것, 그리고 나의 가족과 이웃을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잔잔한 울림이 있었으니까요. 우리 아이들도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사진첩속의 엘리엇 씨에게, 그리고 그의 삶을 향하여 루카스 공립학교의 학생들처럼 열렬한 박수를 보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아마도 그 박수소리 속에는 그에 대한 격려와 이해, 그리고 자신의 삶에 대한 격려와 이해가 함께 섞여 있으리라고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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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상식 퍼즐 1 - 과학
심후섭 지음, 정재홍 외 그림 / 효리원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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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할 때, <교과서 낱말퍼즐>이라는 책을 사주었던 기억이 새로운지라, 그 정도의 수준을 생각하고 겁없이 아이들과 함께 '우리 퍼즐문제 맞추자'며 달려들었습니다. 당시 그 책은 1학년 책에 나오는 단어들의 배합을 통해서 학습효과를 노리는 책이었는데, 내용이 1학년책의 단어들로 국한된지라 그리 어렵지가 않았었기에, 이 책에 들어가는 퍼즐과 상식이라는 단어, 그리고 초등 교과서와 연관되어 있다는 -저학년은 아니지만- 소개글에서 그 정도의 난이도를 기대한 것이지요. 하지만... 두둥~~~ 이제 초등 저학년인 두 아이와 내가 머리를 들이밀고 첫페이지를 시작하는 순간.... '어 이게 무슨 말이지?', '너무 어려워!' '답 보자!' 등등... 이거 문제 풀이가 아니고 뒷페이로 답을 찾아나서기 일쑤입니다. 두 아아에게는 종유굴이니 종유석, 석순, 프로이트, 정신 분석학, 정신적 에너지, 초파리, 유전자, 전기 에너지, 화학 에너지, 석회암, 용암 등등 첫 문제에서부터 개념을 설명하고 이해시켜주어야 할 말들이 넘쳐납니다. 결국 두 아이는 '아유! 너무 어렵잖아 !'라는 표정을 지으며 돌아서고 말았습니다. 선행학습(?)까지는 아니더라도, 아이들에게 유익한 과학상식이나 지식을 안겨줄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함께 날아갑니다. 저만큼~~~

 초등3년부터 배우는 관찰과 과학을 중심으로 문제를 꾸몄다고는 하지만 퍼즐문제의 특성상 적절한 단어 모두를 교과서의 내용이나 연관분야에서 채운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부분이었을겝니다. 그래서 과학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찾다보니 상당히 난이한, 교과서 내용과는 거리가 있는 문제들이 끼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문제들입니다.-물론 난이도는 사람에 따라 달리 느껴지겠지요.^^

 - 한 지역의 환경 상태를 알아보는 척도로 이용되는 생물.

 - 골짜기 어귀에서, 하천에 의하여 운반된 자갈과 모래가 평지를 향하여 부채 모양으로 쌓여 이루어진 지형.

 - 초파리 실험을 통해 유전자의  존재를 밝힌, 노벨 의학상 수상자.

 -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장한, 유기 화합물은 생명이 있는 생물 조직에 의해서만 만들어지며, 인공적으로 원소를 가지고 합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이론.

 - 일종의 증기 터빈인 기력구, 수력 오르간, 주화를 넣으면 물이 자동으로 나오는 성수함 등 여러 가지 자동 장치를 만든 그리스의 물리학자이자 수학자. 등등

 하지만 넓고 다양한 분야의 과학지식을 얻겠다고 생각하고, 두툼한 백과사전을 옆에 두고 -또는 복잡한 인터넷 검색도 각오하고- 문제 하나하나를 이해해 가려는 노력이 더해진다면 다른 어떤 책에서보다 넓고 다양한 지식을 대할 수 있는 기회는 되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다만 나라면 책의 난이도에도 조금 더 신경을 쓰고, 어렵거나 난해한 용어나 내용들에 대해서는 단지 문제로 몇자 적어 설명하는 것이 아닌 문제풀이나 단원 마지막에 백과사전 형식의 설명을 달아 이해를 도왔겠다는 생각이 앞섭니다. 물론 그렇게 한다면 책의 분량이 훨씬 늘거나, 문제의 양을 더 줄여야 했겠지만, 아마도 많은 아이들이 제대로 이해도 못하고 답을 보면서 문제를 풀고 단편적인 지식으로 그 내용을 알았다고 하지는 않을는지, 아니면 더 많은 아이들은 앞의 몇 문제를 풀다가 흥미롭기 보다는 어려워서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해버리는 것은 아닐는지, 한번쯤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서입니다. 좋고 나쁨을 떠나 상당한 난이도의 문제들로 인해 어른인 나도 불편함을 느끼는 부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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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조상을 찾아서 - 제노그래픽 프로젝트
스펜서 웰스 지음, 채은진 옮김 / 말글빛냄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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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 DNA (혈통 - 이브)

하플로그룹 M

이브 -> L1/L0 -> L2 -> L3 -> M -> M7b2

Y Chromosome (혈통 - 아담)

하플로 그룹 O2

아담 -> M168 -> M89 -> M9 -> P31

 일반인들에게는 암호처럼 느껴지는 위의 표시가 책에 소개된 한국인의 혈통에 대한 유전학적인 계통도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물론 한국사람들이 반드시 모두 이러한 계통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는 이와는 전혀 다른 혈통을 지니고 있을 수 있고, 충분한 연구가 진행된다면 더욱 다양한 모습의 계통도가 완성되겠지만, 이 책에 '한국'이라고 언급한 계통도만을 찾아서 적어본 것입니다.

 인류의 '조상'을 찾아서. 책 제목을 보면서 처음에는 인류의 기원에 대한 언급이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즉 인간은 어디에서 분화되었는가, 과연 인간이 원숭이와 다르지 않은 존재인가 하는 등의 문제들에 대한 좀더 명확한 대답을 기대했다고 해야겠지요. 하지만 이 책의 초점은 그런 기원의 문제에 대한 것이 아닙니다. 기원보다는 최초의 인류의 조상이 어디에서 살기 시작하였고, 어떤 경로를 거쳐서 세계에 퍼지게 되었을까? 하는 각 개인 또는 민족의 원류를 찾는 부분에 초점에 맞춰져 있습니다. 그리고 저자들이 사용한 방법은 현대과학과 유전학의 발전에 따른 유전자에 대한 연구 - 미토콘드리아 DNA (mt DNA)와 Y 염색체의 돌연변이 - 를 토대로 한 것입니다. 즉 사람들이 세포안에 인류의 최초의 조상으로부터 꾸준히 이어져온 염색체의 변이를 연구하여 각각의 분포를 파악하고, 고고학이나 지질학이나 지형, 기후 등의 영향을 고려하여 인류의 이동을 추론해 내는 과정을 거쳐서 지금의 위치에 이르게 된 경로를 탐구해 보는 이야기입니다.

  이들의 연구가 가능하게 하는 한 것은 인간이 지니고 있는 두가지 유전학적인 특성에서 비롯됩니다. 즉 남자만이 지니고 있는 Y 염색체를 통해서 - 다행히 이 염색체는 다른 염색체들에 비해서 돌연변이가 심하지 않습니다- 남성의 혈족 '아담'의 이동을 관찰할 수 있었고, mt DNA는 오로지 어머니를 통해서만 자식들에게 유전된다는 점을 통해서 mt DNA의 변이를 통해서 '이브'의 이동경로를 관찰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현대는 다양한 이동수단을 통하여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거주한 지역에서 전세계로 이동할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에 이러한 방법을 통해서 얻은 자료는 세심하게 다른 학문들과 연계하여 해석하여야 하는 부분이 있고, 또한 의미있는 자료가 되기 위해서는 충분한 샘플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단 몇사람의 자료를 가지고 대표성을 이야기 할 수는 없으니까요.

 저자들이 밝힌 내용중에서 몇가지 재미있는 사실들이 있습니다. 우선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야기 된 부분이지만, 인류의 첫조상인 아담이나 이브는 모두 아프리카에 살았다는 것과 그들은 흑인이었을 거라는 겁니다. 현재의 인종의 구분은 아마도 5만년전 이후로 인류가 전세계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환경에 대한 적응과 선택의 결과였을 거라고 이야기 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세계적으로 뿌리깊은 인종갈등이나 민족우월주의라는 것이, 기나긴 지구의 역사나, 그보다는 짧지만 인류의 기원을 따지면 몇백만년을 따지곤 하는데, 그러한 긴 시간과 무관하게 근래 5만년이후의 환경에 의한 변화를 가지고 서로의 잘남을 따지는 부질없는 짓이라는 -즉 인종이나 민족우월주의라는 것이 아무 근거가 없는 동일한 조상에서 파생된 다른 환경에 적응한 집단일 뿐이라는- 사실일 듯 합니다. 그리고 유럽의 네안데르탈인이나 호모 에렉투스는 현생 인류의 혈통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멸종한 일족이라는 사실도 알려줍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의 최신 지식이 부족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학창시절 배우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로 시작되는 인류의 계통도에 대한 기억으로 쓰는 것이니까요-. 또 한가지 여자의 첫조상으로서의 이브는 17-20만년전에 아프리카에 나타났지만, 남자의 첫조상으로서의 아담은 5-6만년전에 아프리카에 살았던 남자일거라는 사실입니다. 물론 그전에도 이브의 파트너로서의 남성이 있었겠지만, 분화를 시작한 남성의 조상이 5-6만년근처로 나타나는 것은 모든 남성이 후손을 남길 수 없었던 특성 -강한 일부의 남성만이 여성을 통해서 후손을 남겼던 당시 사회의 특성 -으로 인한 것으로 보이며, 그 후로 일부가 중동으로 옮겨갔고 거기서 농업과 연관된 정착민으로 살던 이들이 유럽과 아시아, 그리고 아메리카로 이동하였을 거라는 사실입니다. 또한 인류의 도구를 사용하고 언어를 사용하고 문자를 사용하기 시작한 역사는 아마도 그 이후에 이루어진, 어찌보면 5만년전 후에 이루어진 근래의 역사일거라는 사실도 말해주고 있습니다.

 물론 저자들이 이야기하는 연구 방법이 시간이 지나면서 오류가 발견되고, 해석상의 잘못들이나 고고학 등의 실질적인 유물에 의한 반론들이 제기될 수도 있겠지만, 현대 과학의 진보에 따른 가장 타당한 모습의 인류의 시작과 이동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지않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신화와 전설속에 매몰되어 있는 선사시시대의 이야기를, 우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할 수 있도록 알려주고 있으니까요. 저자들은 아직도 더 많은 샘플이 필요하고, 지역에 따른 관심사항의 다양함도 해결해야할 것들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더 많은 이야기거리가 생기겠지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러한 프로젝트의 가장 큰 기여는, 외모의 차이로 서로를 차별하고, 나라와 종교의 차이로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기를 주저하지 않는 세상사람들에게 그러한 차이의 너머에는 그리 멀지 않은 때에 서로에게 공통된 조상이 있었다는, 서로가 동일한 증증증...증조부나 증증증...증조모를 지닌 가족이었으리라는 또렷한 일깨움을 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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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문학박물관 - 구지가에서 김소월까지 한 권으로 보는
장세현 지음, 경혜원 그림 / 국민출판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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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펄펄 나는 저 꾀꼬리

                     암수가 서로 정답구나.

                     외로운 이 내 몸은

                     누구와 함께 돌아갈꼬!

 어린이들을 위한 책이라는 사실을 깜빡하고, 여기저기 나오는, 옛날에 배웠다는 기억을 자극하고, 그떄의 학창시절을 생각하게 하는 글들에 넋을 빼고 읽었습니다. 위의 황조가는 아마도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배웠던 듯 합니다.-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기억으로는 우리나라 최초의 서정시네, 지은이가 유리왕이고, 거기에 연관된 여인들이 치희와 화희라는 둥, 느껴지는 감정과 그 뒤에 얽힌 사연이 어떻다는 둥 하는 시험에 나오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수업시간에 읊었던 듯 한데, 지금 들여다 보며 반가움을 느끼는 것은 그러한 것들보다는, 아마도 당시에 이 시를 읽으며 느꼈던 감정적인 세밀함을 다시 느끼게 되는 것으로 인한 것일 듯 합니다. 절제되었으면서도 세련된 감정표현이 당시에 뇌리에 상당히 강렬하게 각인되었나 봅니다.

 부제 '구지가에서 김소월까지 ...'에서 보듯이 이 책은 우리 문학사의 의미있는 작품이나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맟추어 꾸며 놓았습니다. 학교를 다니노라면 책속의 내용 모두가 한번쯤은 언급되고, 또한 그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그만큼 우리 문학을 대표하고, 우리 문학사의 발전과 변화에 한 획을 그은 의미있는 작품들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겠지요. 그리고 <가시리>나 <청산별곡> 같은 경우는 고려시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에 의해서 가요로 만들어지기도 했으니, 우리의 마음속에 새겨진 역사와 문화적인 정취가 여전함을 나타내주는 예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책의 구성은 수로왕 신화의 <구지가>에서 진달래꽃의 민족시인 <김소월의 시>까지 총 25편의 작품과 인물에 연관된 이야기와 작품속 이야기, 그리고 작품과 연관된 더 깊은 이야기를 담은 '한걸음 더' 라는 형식의 스물 다섯 꼭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거론된 작품들은 이외에도 <공무도하가>, <여수장우중문시>, <서동요>, <제망매가>, <정읍사>와 <치술령곡>, <토황소격문>, <화왕계>, <가시리>, <청산별곡>, <용비어천가>, <금오신화>, 황진이의 시, <관동별곡>, <홍길동전>, <어부사시가>와 <오우가>, 사설시조, 판소리와 판소리계 소설, <허생전>과 <호질>, 정약용의 시 등이 있습니다.

 요즈음은 논술 등에 대한 관심으로 아이들에게 책읽기를 많이 강조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런 이면이 있더라도 순수하게 독서에 눈길을 주기 시작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면이겠구요. 하지만 가끔씩 너무 학습이라는 측면이 강조되어서 아이들의 필독서에 또는 문학전집속에 들어있는 어른들에게도 어려울 작품들을 보며 씁쓸함을 느낄때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아이들이 이해하고 소화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선 그러한 작품들을, 지식이라는 형태로 아이들 머릿속에 억지로 구겨 넣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의 마음 때문입니다. 문학작품이라는 것이 삶에 힘이 되고 도움이 되고 밑거름이 되기 위해서는 결코 그래서는 안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터인데 말입니다. 이 책을 보면서도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는 그런 염려 비슷한 것을 한 것이 사실입니다. 어린이의 범위를 어디까지 해야 할 지 모르겠지만, 우리의 정서가 묻어나고 조상들의 삶과 나라에 대한 고민과 충정이 담긴, 또한 세상을 향한 호탕한 기상이 담긴 작품을 아이들에게 소개한다는 의미에서의 긍정적인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이런 좋은 내용을 너무 일찍 아이들에게 지식으로 집어 넣으려는 조바심에서 비롯된 기획은 아닐까 하는 염려가 뒤따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염려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이 책을 집어들고서, 여러 작품속을 여행한 뒤에 그 작품들의 문학사적인 가치나 의미 등을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우리 조상들이 이러한 마음과 정서, 기상을 가지고 살았구나'하는 느낌을 간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울어라 울어라 새여, 자고 일어나 울어라 새여.

                       너보다 시름 많은 나도 자고 일어나 우니노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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