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상식 퍼즐 1 - 과학
심후섭 지음, 정재홍 외 그림 / 효리원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첫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할 때, <교과서 낱말퍼즐>이라는 책을 사주었던 기억이 새로운지라, 그 정도의 수준을 생각하고 겁없이 아이들과 함께 '우리 퍼즐문제 맞추자'며 달려들었습니다. 당시 그 책은 1학년 책에 나오는 단어들의 배합을 통해서 학습효과를 노리는 책이었는데, 내용이 1학년책의 단어들로 국한된지라 그리 어렵지가 않았었기에, 이 책에 들어가는 퍼즐과 상식이라는 단어, 그리고 초등 교과서와 연관되어 있다는 -저학년은 아니지만- 소개글에서 그 정도의 난이도를 기대한 것이지요. 하지만... 두둥~~~ 이제 초등 저학년인 두 아이와 내가 머리를 들이밀고 첫페이지를 시작하는 순간.... '어 이게 무슨 말이지?', '너무 어려워!' '답 보자!' 등등... 이거 문제 풀이가 아니고 뒷페이로 답을 찾아나서기 일쑤입니다. 두 아아에게는 종유굴이니 종유석, 석순, 프로이트, 정신 분석학, 정신적 에너지, 초파리, 유전자, 전기 에너지, 화학 에너지, 석회암, 용암 등등 첫 문제에서부터 개념을 설명하고 이해시켜주어야 할 말들이 넘쳐납니다. 결국 두 아이는 '아유! 너무 어렵잖아 !'라는 표정을 지으며 돌아서고 말았습니다. 선행학습(?)까지는 아니더라도, 아이들에게 유익한 과학상식이나 지식을 안겨줄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함께 날아갑니다. 저만큼~~~

 초등3년부터 배우는 관찰과 과학을 중심으로 문제를 꾸몄다고는 하지만 퍼즐문제의 특성상 적절한 단어 모두를 교과서의 내용이나 연관분야에서 채운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부분이었을겝니다. 그래서 과학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찾다보니 상당히 난이한, 교과서 내용과는 거리가 있는 문제들이 끼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문제들입니다.-물론 난이도는 사람에 따라 달리 느껴지겠지요.^^

 - 한 지역의 환경 상태를 알아보는 척도로 이용되는 생물.

 - 골짜기 어귀에서, 하천에 의하여 운반된 자갈과 모래가 평지를 향하여 부채 모양으로 쌓여 이루어진 지형.

 - 초파리 실험을 통해 유전자의  존재를 밝힌, 노벨 의학상 수상자.

 -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장한, 유기 화합물은 생명이 있는 생물 조직에 의해서만 만들어지며, 인공적으로 원소를 가지고 합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이론.

 - 일종의 증기 터빈인 기력구, 수력 오르간, 주화를 넣으면 물이 자동으로 나오는 성수함 등 여러 가지 자동 장치를 만든 그리스의 물리학자이자 수학자. 등등

 하지만 넓고 다양한 분야의 과학지식을 얻겠다고 생각하고, 두툼한 백과사전을 옆에 두고 -또는 복잡한 인터넷 검색도 각오하고- 문제 하나하나를 이해해 가려는 노력이 더해진다면 다른 어떤 책에서보다 넓고 다양한 지식을 대할 수 있는 기회는 되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다만 나라면 책의 난이도에도 조금 더 신경을 쓰고, 어렵거나 난해한 용어나 내용들에 대해서는 단지 문제로 몇자 적어 설명하는 것이 아닌 문제풀이나 단원 마지막에 백과사전 형식의 설명을 달아 이해를 도왔겠다는 생각이 앞섭니다. 물론 그렇게 한다면 책의 분량이 훨씬 늘거나, 문제의 양을 더 줄여야 했겠지만, 아마도 많은 아이들이 제대로 이해도 못하고 답을 보면서 문제를 풀고 단편적인 지식으로 그 내용을 알았다고 하지는 않을는지, 아니면 더 많은 아이들은 앞의 몇 문제를 풀다가 흥미롭기 보다는 어려워서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해버리는 것은 아닐는지, 한번쯤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서입니다. 좋고 나쁨을 떠나 상당한 난이도의 문제들로 인해 어른인 나도 불편함을 느끼는 부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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