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의 역습 - 당신이 몰랐던 우유에 관한 거짓말 그리고 선전
티에리 수카르 지음, 김성희 옮김 / 알마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과유불급(及), 저자가 우유에 대해서 말하는 내용이,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이 고사성어의 의미와 딱 들어 맞는다는 생각입니다. 하루에 세가지 이상의 유제품 소비를 장려하고, 실제로 그 소비에 있어서도 우리의 소비를 훨씬 능가하는 프랑스의 현실을 마주 대하며 쓴 이야기이기에, 우리의 현실과는 상당히 다른 면이 있겠지만, 우유라는 식품에 대해서 받아들이는 우리의 이미지가 저자가 지적한 여러가지 왜곡된 진실에 근거한 것이라는 사실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고, 또한 실제로 일반인 대부분은 우유 자체를 완전식품 또는 우리의 건강에 유용하고 중요한 식품으로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기에, 이 책은 알려지지 않은 유용한 진실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고, 한편으로는 그 진실만큼이나 큰 충격(?)을 안겨 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처음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전제가 있기는 합니다. 저자가 말하는 우유나 유제품이 가지는 위험성이라는 것이 우유를 먹는 것 또는 유제품을 소비하는 것 자체를 위험시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사실, 반대로 저자는 우유를 적당히 -구체적으로 하루 2잔 이내에서-마시는 것은 식품으로서의 그리고 그 맛의 뛰어남에서 권장(?)하고까지 있다는 사실입니다. 다만 문제 삼는 것은 정부나 낙농업자들이 권장하는 수준까지 과다하게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과  우유나 유제품 소비를 촉진하게 위해서 사람들을 현혹하는데 사용된 여러가지 사실들이 실은 공급자의 측면에서 그들에게 유리한대로 너무 심하게 왜곡되어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입니다. 

 저자가 말하는 과다한 우유 섭취의 위험성에 대한 지적은 주로 사람들에게 우유를 마시도록 유혹하던  몇가지 중요한 사실에서 출발합니다. 먼저는 적절한 칼슘 섭취원으로서의 우유의 장점과 많은 칼슘 섭취는 젊어서 뼈의 밀도 또는 단단함을 높게 유지시켜 나이가 들어서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더 나아가 골절의 위험성을 감소시킨다는 이론에 대한 공격인데, 실제 관찰된 사실이나 연구들에 의하면 우유의 칼슘 섭취로 인해 골밀도가 조금 증가하기는 하지만 그것은 실제 골다공증을 예방한다기 보다는 유행시키는 원인이 되는 듯 하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우유 소비가 많은 나라에서 골다공증이 더 문제가 되고 대퇴부 골절도 훨씬 많다는 사실, 그리고 일본 홋카이도 같은 장수촌에서는 유제품 소비가 거의 없는데도 골다공증이나 대퇴부 골절 등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 등을 들어 낙농업자들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연구 결과 몇 가지만을 가지고 소비자들을 현혹한 대표적인 사례로 공격합니다. 또한 우유의 락토오스를 소화시키지 못하는 락토오스 불내성은 질병이라기보다는 정상적인 상태이며, 실제 동물실험이나 역학자료 등은 우유로 인해 여러 암 중에서 남성의 전립샘암의 발생과 진행정도가 심대한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고, 이것은 예전과 다르게 우유의 생산을 촉진하기 위해 선택된 암소들이 지닌 높은 IGF-1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과도한 칼슘 섭취로 인한 활성 비타민 D의 농도 감소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방암의 경우도 다량의 우유 소비가 그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들이 있음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또다른 위험으로는, 어린이의 1형 당뇨병-다행히도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서구 국가들만큼 많지는 않지만-을 조장하는 인자로서 우유가 의심받고 있고, 다발성 경화증의 발생분포와 우유 소비와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진실에 대한 왜곡의 사례로는 우유가 비만이나 당뇨병, 심근경색에 대한 위험을 감소시키고 몸무게를 줄여 날씬함을 유지시켜준다는 낙농업자들의 선전을 언급하며, 그 근거의 빈약함과 그에 반대되는여러 근거들을 조목조목 들이대며 반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칼슘 섭취원으로서의 우유에 대한 믿음은 다른 식품을 통해서도 충분히 필요한 만큼 섭취할 수 있는 허구임을, 하루 적정 칼슘섭취량이라는 것도 실제 식생활의 습관에 따라 다양하게 변할 수 있는 것으로 전문가의 의견이라고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일 만한 근거가 없음을 지적합니다.  

 우리의 식탁에서도 우유는 어린이건 어른이건 간에 크게 권장되는 식품입니다. 저자가 직면한 프랑스만큼은 아니겠지만, 한편으로는 이 책이 말하는 위험을 각오해야 할 정도로 은연중에 과하게 권장되기도 하는 듯 합니다. 물론 저자가 말하듯 적정량이라면 결코 외면할 것이 아니고, 실제로 우리의 생활 수준이 현재에 이르기 전인 수십여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런 내용의 책이라면 사람들이 거들떠 보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이 한편으로는 우리의 삶이 그만큼 개선되었다는, 이제는 유기농 식품이 당연시 되기도 하고, 우유도 위험할 수 있다는 말을 귀담아 들을만큼 향상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할 듯 합니다. 저자가 지적하는 우유나 유제품을 과하게 소비하게 되었을 때의 위험에 대한 내용은 무엇이든 넘치면 부족한 것과 다를바 없다는 너무도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해주는 것이기도 하고, 조금 더 넓게 생각하면, 저자가 지적한 문제중에 암의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우유의 IGF-1 함유량이 현대에 이르러 증가한 것은 효율성과 경제성에 묶여 오로지 생산성 향상을 위한 품종선택과 개량의 결과라는 사실을 직시한다면, 이 책이 작게는 우유의 현실에 대해서 말하고 있지만 크게는 우리가 처한 먹거리 문제 전체에 대한 고민의 일면을 담고 있다고도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낙농업자와 정부라는 공공기관이 한데 얽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실체적인 진실보다는 부분적인 사실을 왜곡하고 침소봉대하는 모습은, 이익을 위해 공익을 무시하고 사실을 왜곡하기까지 하는 식품산업이나 제약산업 등의 감춰진 꼬리의 일부를 보는 듯한 느낌도 지울수가 없습니다.....  현실로 돌아와서 이제부터 나의 아이들이 하루 우유 한 잔을 마신다면 웃어줄 수 있을 것이고, 두 잔을 마신다면 괜찮다고 해주겠지만, 세 잔째를 준비하는 순간에는 악마(?)의 미소를 띠며 '그만!'이라고 조심스럽게 제지하는 우스운(?) 부모가 되어야겠습니다. 과유불급이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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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10-02 0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