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60분 부모] 서평단 알림
EBS 60분 부모 -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키우는 자녀교육서
김미라.정재은.최정금 지음 / 경향미디어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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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언제부터인가 아이들의 양육에 관한 책을 대하면서, 그 안에서 어떤 답을 찾기보다는 '아이를 키운다는 것의 지난함-지극히 어려움-에 대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하는 자신을 보게 됩니다. 세상에 처음 나와 우렁차게 울어대던 아이의 목소리를 들으며 느끼던 설레임과 다른 한편으로는 부모의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을는지에 대한 막연함으로 인한 두려움, 아이가 방바닥을 기어다니면 여기 저기 기웃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느꼈던 아이에 대한 무한한 관심과 사랑, 그리고 아장아장 걸을 때 넘어질까 엉덩방아를 찧을까 조마조마하면서 곁에서 바라보았지만 이젠 우리 아이가 걷기 시작했다는 기쁨과 환희가 마음속을 메웠던 순간들..... 그때는 아이가 조금 더 자라면 함께 산책도 하고, 배드민턴이나 축구도 함께하고, 여행도 같이 떠나고..... 이런식의 기대와 상상을 미리하면서 즐거워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하지만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한 어느 순간부터, 그리고 이제는 초등학생이 된 아이들을 보면서 그러한 사심없이 즐거워하는 마음이나 기대, 상상보다는 더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아이를 다그치고 압박하곤 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런 문제들이 실타래처럼 얽히고, 아이가 등에 진 책가방의 무게만큼의 압박이 가슴에 전해질 때면, 불현듯 다시금 아이   키우기의 지난함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곤 합니다. 좀더 잘 키워야겠다는, 아이가  좀더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지, 아이에겐 좀 더 필요한 것은 없을까.... 그리고 아이에게 내 놓은 답들은 이미 많은 부모들이 겪었을 그러한 시행착오였겠지요. 그럴때마다 느끼는 것은 부모가 더 많이 아이의 양육에 대해 공부하고, 절제하고 인내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지만 결국은 어느새 다시금 아이는 내가 책임지고 양육하는 피양육자의 신분으로 부모의 작전계획에 의해 앞으로 진군명령을 받고 있습니다. '작전지도는 그려졌으니 너는 나를 따르라!??!'

 교육방송의 부모교육상담 프로그램의 내용을 다시금 책으로 옮겨 놓은 이 책은 바로 나와 같은 부모, 아이때문에 울고 웃고 고민하며 지내는 우리시대의 부모된 이들이 그리도 바라는 '아이를 행복하고 스스로 공부하며, 또렷또렷하고 예의바른 아이들로 키우기' 위한 조언을 담은 책입니다. 방송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마음속 깊이 공감할 만한 육아에 대한 지혜와 해결책을 알려주었듯이 현실감 있는 사례를 통해서 구체적인 해결책과 과정을 설명하고 또한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도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내용의 촛점은 아이들이 학습에 대한 것이 중심이라고 생각되는데, 유아기와 초등 저학년, 초등 고학년의 세 단계로 분류하여 각각의 연령수준에 맞는 학습량, 내용과 방법, 도구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그러한 학습이 부모나 학원, 학교의 강요가 아닌 아이 스스로 탑을 쌓듯이 차곡차곡 내공을 쌓아가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들이 빼곡하게 담겨져 있다는 것입니다. 추상적인 이론이 아닌 아이의 학습에 대한 실질적인 내용 -책읽기의 경우 어떤 책을 어떻게 읽히고, 독후활동은 어떤식으로 각 연령대에 맞게 시도해 볼것인가, 수학을 교육한다면 각 나이또래에 적당한 난이도나 학습방법은 무엇이고 각 교재의 선택에 대해서 생각할 것은 무엇인지 등 -과 각 문제들에 대한 적절한 설명이 곁들여져 있습니다. 마지막 장에는 각 학년별로 특징적인 아이의 사례 하나를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문제가 무엇이며 해결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담겨 있습니다. 책이 말하는 것은 지휘관으로서의 부모의 탈을 벗고서 행진에서부터 시작하여 사격과 유격과 실전의 전술을 가르치는 훈육관처럼 '내가 뒤에서 엄호하고 너를 지지하고 있으니 너는 작전계획을 세우고 진군명령 내리고 나가서 전투에 임하라'는 것이 아닐는지....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처럼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키우는' 것에 대해 모든 아이에게 천편일률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마다 그리고 각 가정마다 형편이라는 것이 있고, 각각의 특징이라는 것도 있고, 주변환경의 특징이라는 것도 있고....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중요한 한가지는 아직도 많은 시간을 아이를 부모라는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는 피동적인 존재로만 인정하는 부모들이 너무 많지 않은가 하는 것입니다. 세상의 경험이 부족하여 부모나 주위사람들의 도움을 많은 부분에서 받아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아이를 부모들과 인생이라는 여행길을 함께하는 파트너로서의 능동적인 존재로 인정을 해주고 그리 대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말입니다. 부모의 꿈이나 바람이 아닌 자신의 꿈과 바람을, 그리고 부모의 성공과 희망이 아닌 자신의 성공과 희망, 그리고 서로의 관계속에서 서로의 꿈과 바람, 그리고 성공과 희망을 가꾸고 이루어 나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 중의 하나는 바로 아이를 내 인생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함께 그 인생길을 걷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물론 그 근저에는 가족이라는 끈끈한 사랑의 울타리가 든든하게 서 있어야겠지요. 아이를 대할 때, 많은 지혜를 구할 수 있는 책이었다는 생각입니다. 가족이라는 사랑의 울타리를 더 든든하게 하고, 아이가 훌륭한 작전지도를 그리고 인생이라는 터전에 자신있고 용감하게 나서게 할 수 있을만한 지혜를 많은 부모들에게 선사해주는 ......

(이 책은 알라딘 도서서평단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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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어리석은 생각들 - 다른 생각이 세상을 바꾼다
프리더 라욱스만 지음, 박원영 옮김 / 말글빛냄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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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용한 것은 우리 앞에 뻗은 길 위에 놓여 있지 않다. 그것은 잘못된 길처럼 보이는 곳에 놓여 있어 우리가 그것을 찾아내야 한다.

 하나의 진실은 그것을 진실로 여기지 않을 때 바로 '무'와 다름 없다.

 새로운 것은 모나게 보이고, 이미 완성된 것은 둥글게 보인다.

 새로운 것은 새벽의 여명 속에서 자라나기 때문에 늦잠자는 사람은 눈부신 햇살 속에서야 그것을 볼 수 있다.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자는 이미 주어진 생각의 틀과 생각의 설계도를 따르지 않는다.

 새로운 것은 그것을 누가 생각해내기 전에, 누군가 예감하고, 꿈꾸며, 기대하는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을 짐작하게 할 만한 몇가지 격언들입니다. 당시에는 사람들에게 어리석게 보였던 생각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그 생각에 싹이 트면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인류 역사의 근본적인 변혁이나 사고의 틀의 전환을 가져오는 출발점이 되곤 하였던 어리석은 -좀더 정확히 말한다면 어리석어 보였던- 생각들에 대한 고찰-소크라테스와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에서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이, 그리고 뉴튼과 아인슈타인 등을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과 그것들이 결국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키고 움직였는가를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의 내용입니다. 처음 책을 잡을 때는 어떤 구체적인 생각들에 대한 저자의 설명과 통찰력 있는 분석을 기대한 -예를 들면 하늘을 날고자 하던 인간의 어리석어 보이는 꿈이 어떤 식으로 발전하여 현실이 되고 세상을 변화시켰는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기대한 - 것이 사실이었는데, 내용은 그보다 훨씬 더 통합적이고 철학적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이나 유용성에 대한 공리주의자들에 대한 내용 등 조금 구체적으로 다룬 부분들이 있기는 하나, 개별적이 사례들보다는 철학이라는 모든 분야를 아우르던 어머니격인 고전적인 학문에서 분화하기 시작하여 각각의 전문적인 분야로 발전하여 급기야는 (철학이라는) 어머니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자녀, 자연과학과 그로 인한 세상의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한 철학적 사고가 가미된 고찰이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에 새로운 생각이 등장하는 것은 누군가가 그것을 바라고 꿈꾸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바람과 꿈이 하나의 생각으로 세상에 등장하게 되면, 그것은 어리석움과 다름아닌 것이어서 배척당하고 무시당하고 때론 잊혀지기 까지 한다. 때가 안된 것일 수도 있고, 아직 싹이 틀만한 밭이 마련되지 않아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느순간 그러한 어리석은 생각에 대한 증거들이 수집되고 앞서가는 사람들이 받아들여서 기초를 다지게 되면서 어리석음에서 새로움의 싹이 자라게 된다. 한데 그러한 앞서가는 생각이 어리석게 취급되고, 위험시 취급되는 것은 다름아닌 이러한 새로움으로 부정되는 기존의 질서나 진실은 결국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린다는 사실에 있을 것이다. 세상을 지탱하던 진실이 무너짐으로 인한 혼돈스러움, 그것을 사람들은 더 두려워 하는 것인지 모른다. 사람들은 여전히 새로운 것의 모남보다는 이미 둥글게 완성된 것에 몸을 의지하고자 한다. 하지만 어리석어 보이던 새로움이 싹을 틔우고 천천히 진실의 자리를 차지해가게 되면 둥근 것에 익숙해져 있던 늦잠자던 사람들은 자신들이 새로운 햇살아래 있음을 그제서야 깨닫게 된다-지동설과 천동설의 예가 이것의 극명한 예가 되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그 새로움이 둥글게 완성되어가는 어느 곳에선가 다시 평평한 대로가 아닌 잘못된 듯이 보이는 길 어딘가를 헤매며, 새로운 것을 예감하며 꿈꾸며 사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그들의 어리석어 보이는 생각은 다시 하나의 진실이 되기 위한 여행을 시작한다...... 

 "하나의 단어, 하나의 관찰, 하나의 꿈, 혹은 부수적인 것으로 보이는 하나의 질문 등의 추상적 생각들이 갑작스럽게, 혹은 몇 십 년이나 몇 백 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하나의 결정이나 사건, 세계를 뒤흔드는 발견이 되고, 마침내는 사람들이 하나의 구체적인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는 그 무엇이 되는 것이다. 사고하는 사람은 구체적으로 파악 가능한 이념을 받아들여 그것의 씨를 뿌린다. 그러나 그 열매를 거두어들이는 것은 바로 이 세상의 사람들이다." 저자의 이 말을 통해서 이야기 하자면 이 책은 열매를 거두어들이는 이 세상의 사람들에게 그 열매를 맺는 단초가 된 하나의 생각을 받아들여 씨를 뿌린, 사고하는 사람들과 그들의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고 나면 '나는 새롭고 익숙하지 않으며, 단지 관념적으로만 인식할 수 있는 것들을 어떤 식으로 다루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뜻하는 바를 조금은 이해할 수가 있게 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내 '눈에 보이는 것, 쓸모있는 것, 필요하다고 여기는 것에만 매달'리는 내 영혼은 '새로운 사고를 가진 사상가나 예술가, 발명가나 선각자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무시하는' 그런 부류의 열매만을 따먹고 마는 존재라는 자괴감(?)이 드는 것은, 여전히 이 책의 많은 부분이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고, 이해를 위해서는 한두번 더 정독할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솔직한 고백때문이리라는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렇다면 세상을 바꾼 어리석은 생각들의 근저에는 무엇이 있었을까요? 철학적인 사고..... 1부 '한발 앞서 생각하는 사람의 길'에서부터 2부 '효용성의 지배', 3부 '정신에서 나오는 새로운 것'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철학이라는 안경-물론 이것도 다양한 부류로 나뉘겠지만-을 착용하고 시대를 앞서갔던 어리석은 생각들과 실용성과 효용성으로 대변되는 현대 물질문명과 가치관의 변화, 그리고 정신이라는 지극히 철학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는 듯 하다는 생각에서 입니다. 

 철학자는 아직 파악되지 않는 정신을 받아들이고 그 씨를 뿌릴 뿐이다. 그러니 세상이 그것의 유용한 열매를 맺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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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가지 생각사전 - 어린 철학자를 위한
라루스 백과사전 편집부 지음, 박창호 옮김, 자크 아잠 외 14인 그림, 박민규 / 청림아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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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녀들을 키우면서 아이들로부터 당혹스러운 - 때로는 황당하기도 하고 때로는 너무 당연한 듯 해서 답하기가 난해한- 질문을 받아보지 않은 부모는 없을 겁니다. '아기가 어디서 나오느냐'거나 '산타 할아버지는 어디에 사느냐' 등의 질문은 고전적인 것일테고, 잘 모르는 낱말들을 캐묻는다거나 책을 보다가 몰라서 설명을 해달라고 달려들기도 하겠지요. 그리고 대하는게 많아진 요즘 아이들은 예전에 어른들이 자랄때는 생각지도 못한 영특하고 특이한 질문들을 훨씬 더 많이 하겠지요. 그러한 질문을 받을 때면 때로는 귀찮다거나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일 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부모의 감정은 참 기특하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좀더 생각하는 부모라면 끝없이 아이의 말을 받아주고 이야기를 나누기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고, 더 나아가서 아이의 머릿속에서 아직 열리지 않은 생각 주머니를 활짝 펼쳐주고 싶다는 생각을 할 것 같습니다.

 거창하게 철학이 아니더라도 아이가 자신의 일상생활 속에서 좀더 진지하게 인간이란 무엇이고 슬픔이란 무엇이며, 왜 공부를 해야 하고 직업을 가져야 하며,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가 등에 대한 생각의 주머니를 펼칠 수 있다면 그것은 나같은 부모의 입장에서는 큰 기쁨이 될 것입니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그러한 생각에 이유를 덧붙여가면 생각의 틀을 넓혀가는 일이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세상을 좀더 진지하고 넓게 살피는 계기가 될 것이구요. 물론 요즈음 유행하는 논술을 위한 억지 공부를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즐거운 생각하기가 아니라 지겨운 공부하기가 될 테니까요. 이 책에는 인간,가족, 감정과 정서, 학교, 사회, 환경이라는 여섯가지 주제하에 70가지의 소주제가 있고 각각의 소주제에 다시 그 소주제에 어울리는 네가지의 질문이 추가되어 280가지의 생각거리를 아이들에게 제공하고, 또한 그에 대한 간단한 설명 -보편적이라고 생각할 만한 설명이지 정답은 아닙니다-이 주어져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인간이란 무엇인가?' 라는 단원에서 '인류의 기원은 언제인가?'라는 소주제가 주어지고 여기에는 '인간의 조상이 원숭이라는 것이 정말일까?', '최초의 인간은 누구였을까?', '인간도 동물일까?', '왜 인간은 특별한 동물이라고 할까?' 등의 네가지 질문이 덧붙여지고 각각의 질문에 간단한 설명이 곁들여져 있습니다. 각 내용에 어울리는 삽화가 그려져 있는 것도 특징인데, 들여다 보노라면 질문에 대한 나름의 생각거리를 제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넌 어떻게 생각하니?'라는 질문난을 통해서 아이들이 좀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짚어가는 시간을 갖도록 유도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책에서 주어진 질문들이 내용상 아이들에게는 너무 어렵거나 부담스러운 것들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무래도 추상적인 사고에 익숙하지도 않고, 아직까지도 공부하는 방식이 문제, 답, 문제, 답을 반복하는 형식에 익숙해져 있는 아이들이 많을거구요. 그렇다고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을 것 같고, 각각의 질문들을 읽고 설명된 내용들을 조금씩 읽는 것만으로도, 자신에게 주어진 생각주머니를 넓히는데는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각각의 주제들이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내용을 읽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가끔씩이라도 설명과는 다른 자신의 또 다른 생각을 표현하거나 나누어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면 그만큼 아이의 생각의 깊이가 더해진 거라고 할 수 있을테니까요. 그렇게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주어진 질문들 자체를 한번씩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큰 자극이 될 수 있을거라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리고 아이가 너무 어려워한다면 부모들이 한두가지 주제를 먼저 같이 읽고 한두마디 이야기라도 아이들과 함께 나누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합니다. 물론 여기서도 주의할 것은 논술이나 시험점수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아이와 함께 삶을 들여다보는 재미있는 시간을 갖고 싶다는 순전함이 우선이 되어야겠지요. 그렇게 한다면 머지 않은 시간에 아마 아이가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더라도 그냥 '저거 갖고 싶다'거나 '친구들은 가지고 있는데 난 없어'라는 식의 투정이 아닌 '저것의 과학적인 작동 방법을 꼭 알고 싶어요'하는 식의 거절할 수 없는 이유있는 핑계를 들을 수 있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는 시간이 아이가 자신도 모르게 머릿속에 담아두었던 생각꾸러미를 활짝 펼쳐볼 수도 있는 시간이 될거라는 기대를 가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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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이 되기 전에 꼭 읽어야 할 만화 지리 교과서 1 - 한국지리 되기 전에 시리즈 10
박철권 글 그림, 류재명 감수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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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기에는 아직 한참이나 시간이 있지만 -아직은 저학년- 새로운 만화교과서 시리즈가 나오면 괜시리 기대가 되기도하고, 아직 어리지만 내 아이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이곳저곳을 뒤지고, 서점에 가서 한참을 들여다 보기도 합니다. 이유는.... 만화 국어교과서 1권을 우연히 아이들에게 구해주고 읽힐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기대 이상의 효과(?)를 아이들과의 생활 속에서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중학생이 되기 전의 고학년들이 대상이라서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국어라는 분야의 특성상 저학년인 우리 아이들이 읽고 받아들이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던 면도 있었으리라는 생각입니다. 만화 수학교과서도 읽혀 보았는데, 조금은 어려워 하는 듯 하고, 반응도 신통하지 못한 느낌이었는데, 아마 이는 내용을 이해하는데 저학년들이 배우는 것 이상의 배경지식이 필요한 면이 있어서라는 결론입니다.

 어찌되었든, 만화국어교과서를 읽고서 아이들은 생활속에서 자신들이 읽고 알게 된 내용에 대해서 생각날 때마다 부모인 우리에게 강론을 하고 말을 주고 받기도 하였습니다. 어떤 말의 철자는 어떤게 옳고, 사이 시옷이 들어가는 경우와 안들어가는 경우는 어떤 경우이고, 이런 말은 잘못된 것이니 이렇게 사용해야 한다는 둥...... 부모가 이런 경험을 하게 되면 아이가 기특하기도 하겠지만, 마음속에 생기는 남모를 기쁨이란 이루 말할 수 없겠지요. 이것이 '되기전 시리즈'에 대한 기대와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그리고 중간에 나온 만화과학교과서, 만화영어교과서 등은 아이들 수준에 조금 어려운 듯하여, 다음을 기약하고 있던 중, 드디어 저학년이라도 어렵지 않게 이해할 것같은 주제의 이 책이 나왔습니다. 우리나라의 지리에 대한 내용으로, 중학교 1학년 사회교과서를 바탕으로 꾸며진 이 책이 반갑기 그지 없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구석구석을 알게 해 주고, 또 지리라는 말은 생소하지만, 각 지방의 지역적 사회적 특징에 대한 이해와 안목을 은연중에 깨닫게 해 줄거라는 기대가 있고, 그러한 배움을 통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사회와 사람들의 관계, 그리고 사회를 이루고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등에 대해서도 어린 마음이지만, 조그마한 이해의 싹이 자랄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지요. 주제 자체가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지역의 범위를 넓혀가며 생각할 수 있는 것이기에, 저학년이라도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구요. 물론 용어의 측면에서 아직 어휘력이 많이 증가하지 않은 상태의 저학년 아이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면이 있기도 하겠지만, 부모가 조금의 설명을 곁들여가며 아이와 함께 읽는 다면, 팔도강산을 책속에서 돌며 우리나라 구석구석의 사회 지리적 특징과 그로 인해 서로 다른 모양으로 발전한 각 지방의 모습들을 생생하게 이해하고 알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기전에 개척될 별의 모델로 지구를 택한 이모티콘이라는 행성의 공주에게서 지구로 파견된 외계인 스파이 모티와 그를 포로로 잡은 주인집 아들, 주인집에 방세를 내지 않기 위해  그 아들과 모티를 교육시키기로 하는 외계인을 연구하는 박사가 서로의 목적을 위해 열심히 교육하고 배우는 내용을 뼈대로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모티와 공주는 새로 개척할 별의 시범모델을 배우기 위한 열심으로, 박사는 방세를 아끼기 위해서지만 한 쪽으로는 자신의 유식함을 열심히 뽐내기 위해서, 그리고 주인집 아들은 중학생이 되기전에 선행학습으로..... 하지만 주인집 아들의 활약을 보면 이미 중학교 지리교과서를 마스터한 실력파인 듯 합니다.^^ 아참 그런데 왜 하필이면 박사가 주인집 아들에게 지리를 가르치기로 했는지에 대한 그럴 듯한 이유는 없네요^^ 박사왈 "재미있으면 됐지, 그런게 뭐가 중요하니!!! 그리고, 이건 본래 기획 의도가 만화 지리 교과서잖아, 그것도 몰랐어!??!"

 만화라고는 하지만 중학교 1학년 사회교과서를 바탕으로 한국지리의 핵심 내용을 꼼꼼히 정리한 것이라고 하고, 실제 내용을 읽어보아도 지리라는 교과 내용에 충실하면서도 만화라는 재미를 잃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한 흔적이 보입니다. 너무 따분하게 깊이 들어가서 시시콜콜 따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의 지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에서부터 시작하여 각 지방의 지형적 지리적 특징에 따른 각 지방의 발전의 특성을 이해하는데 이르기까지 어린이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내용입니다. 죽어라고 외워서 백점 맞기위한 공부가 아닌, 재미있는 만화를 통해서 외울 것 많고 따분하기 그지없던 '지리'라는 과목이 책을 읽는 내내 즐겁고 유쾌하게 아이들 머리속에 새겨질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지게 합니다. 책을 즐겁게 읽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문득 중고등학교 때의 따분하고 지루해서 선생님을 피해 감기는 눈꺼풀을 어찌하지 못했던 지리시간에 대한 기억은 아마 나만의 추억은 아니겠지요.^^ 애들아 따끈하고 영양만점인 새 만화책 도책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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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롤 지음, 김석희 옮김, 헬린 옥슨버리 그림 / 웅진주니어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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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아이를 키우는 부모중에 이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겁니다. 그리고 요즘 아이들치고 어떤 형태로든 이 이야기를 대하지 못한 아이도 없을 거구요. 물론 다시 되새겨 보면 내가 이 이야기를 알고 있다는 것이 책에서 두서없이 뛰쳐 나오는 주인공들의 뒤죽박죽인 이야기처럼 서로 헝클어져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이야기의 전개가 어른들이 추구하는 어떤 시작과 진행과 결말의 틀을 갖춘 것이 아닌 이러다가 저러다가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면이 있어서 일거고, 그런 측면은 아이들이 어떤 일을 겪으면서 이해하는 방식이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양식에 가까울 거라는 데 생각이 이르면 이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그토록 인기가 있는 이유를 조금은 알 듯도 합니다. 가장 아이들의 마음에 합하는 형식의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르기 때문이지요. 역자가 말한 것처럼 교훈을 이야기 할 수도 없고, 작가의 의도를 추려내기도 어려운, 그냥 둘러앉아 아이들에게 즐겁게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깔깔거리고 흥미롭게 눈을 반짝이다가 다 끝난 뒤에는 아무 미련도 남기지 않고 홀가분하게 잠자리에 들수 있는 이야기, 하지만 꿈 속에서 하얀 토끼, 공작부인, 모자장수, 여왕 등이 다시 나타나 한바탕 즐겁게 유쾌한 난장판(?)을 펼칠듯한 이야기 라는 생각입니다.

 이 책에 대한 관심은 이미 잘 알려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이야기 자체에 대한 것 보다는 많은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사랑을 받는 그림책 작가인 헬렌 옥슨버리가 삽화를 그렸다는 사실에서 비롯된 것일 겁니다. 잘 알려진 <곰 사냥을 떠나자>의 작가이기도 한 그녀가 원작에 삽입된 삽화에 도전했다는 사실, 그 도전을 몇십여년의 작가로서의 과정을 거친 뒤에 묵혀내서 시도하여 이리 어린이들에게 내놓았다는 사실,  그리고 그녀의 노력이 '오늘날의 어린 독자들이 책을 훨씬 더 쉽게 이해하도록 만들어 준다'는 평가를 받으며 '케이트 그린 어웨이 상'을 수상했다는 사실등이 아이들을 둔 부모들의 관심을 얻게 되는 이유일 겁니다. 집에 이미 있는 다른 출판사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보았지만, 각각의 책의 삽화는 그 그림책만의 특징을 지닌 듯 합니다. 물론 어느 것이 더 좋다는 식으로 평가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이고, 또한 어느 그림이 어린이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지의 여부도 각각이 다르겠기에 서로 비교하는 것은 크게 의미를 두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다만 이 책에 그려진 헬렌 옥슨버리의 삽화를 보면서 갖게 되는 느낌이 이 책에 대해서 표현할 수 있는 독자로서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삽화에 더 관심이 많았고, 이미 <곰 사냥을 떠나자>, <아기늑대 삼형제와 못된 돼지> 등의 책을 통해 작가의 작품을 대한지라, 책을 읽으며 삽화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게 되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내용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삽화를 보기 위해서 책을 읽었다고 하는 것이 옳겠습니다. 삽화들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감탄스러운 면은 각각의 그림에 담긴 표정들이 정말로 그럴 듯하게 살아있다는 느낌입니다. 또한 각각의 몸짓도 아이들의 상상을 자극할 만큼 딱 들어 맞는 듯하구요. 하얀 토끼가 앨리스에게 속삭이는 표지 그림에서의 앨리스의 표정이나 홍학을 안고 공작부인과 팔짱을 끼고 가는 삽화 속에 나타난 싫어서 눈을 흘기는 장면 속에서의 앨리스의 표정은 정말 잘 표현했다고 감탄할 수 밖에 없는 그림이었습니다. 그외의 삽화에서도 앨리스나 기타 동물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작가의 정성을 넘어선 삶속에 쌓아온 내공(?)을 보여준다는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색감이 부드럽다는 것과 그림이 모나거나 원색적이지 않고 따뜻하다는 것, 그리고 아이들의 순수함이 그림을 통해 묻어난다는 것 등 여러가지 장점들을 나열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각각의 삽화 속에 이야기의 분위기와 딱 어울리게 표현된 앨리스와 동물들, 그리고 여왕과 기타 등장인물들의 표정과 몸동작이 정말로 일품이라는 생각입니다. 아마도 아이들이 이 책의 삽화속에서 그런 빼어남을 느낀다면 이전과는 또다른 앨리스와의 이상한 나라 여행을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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