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 2.0 - 일상 속으로 파고든 '경제학의 재발견'
노르베르트 해링 외 지음, 안성철 옮김 / 엘도라도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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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모 에코노미쿠스>라는 말을 들으면 냉철하고 빈틈이 없는 합리성의 철갑을 두른,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상을 먼저 그리게 됩니다. 수요와 공급에서 시작하여 모든 것은 기존의 경제학에서 말하는 그래프나 법칙에서 어긋나지 않고, 경제학이 말하는 원리나 원칙들을 증명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인간을 생각하게 됩니다. 경제라는 것은 그런 것이라는 그럴 듯한 설명을 누구나 인정하고 넘어가기는 하지만, 또한 한편으로는 실제 생활에서는 아닌 것 같은데, 결국 많은 사람을 모아놓고 들여다보면 결국 경제학이 말하는 '호모 에코노미쿠스'가 만들어지나 보다라는 생각을 하곤 하였습니다. 그리고 요즈음 회자되는 행동경제학에 대한 책들이 하나 둘 나오면서 그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과 함께, 사람이라는 존재의 정서에 조금더 다가선 온기가 담긴 경제학의 이면을 느끼게 됩니다.

 '합리적인 경제인이라는 기본 가정을 과감히 깨뜨리고 인간과 세상사에 한층 다가선 최신 경제학의 진면목'을 담은 책. '이코노미 2.0' 이라는 책 제목과 함께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에 대해서 간결하고도 의미있는 표현이라는 생각이 드는 문구입니다. 기존의 호모 에코노미쿠스를 옹호하던 전통경제학의 버젼이 1.0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 이야기되는 여러가지 현대 경제학의 새로운 발견과 통찰력이 담긴 최신 경제학의 이야기는 버젼 2.0이라는 이야기이겠지요. 컴퓨터 프로그램의 대부분이 버젼 업되면 될수록 사용자의 욕구와 편리성을 효과적으로 개선하듯이 경제학 2.0도 기존의 1.0 버젼에 비해 훨씬 더 개선된 인간에 대한 이해와 설명을 담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세계화의 가장 큰 수혜자는 후진국이다 -미국이 아니다-, 인간을 상호협력과 신뢰를 중시하며, 때로는 손해보는 일도 감수한다-철저히 자신의 이익만을 따지는 것이 아니다-, 소득세가 높으면 과도한 노등을 줄이게 되고 여가시간이 확보됨으로써 행복과 만족도가 커진다 -근로의욕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경쟁사의 유능한 직원을 스카우트하는 것만으로 조직의 전체 역량을 꼭 높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고도로 전문화된 동료들이 복잡한 시스템 속에서 협력해야 하는 환경이라면 그들이 능력을 한 기업에서 다른 기업으로 고스란히 이전할 수 없다-, 신경학자, 뇌전문가, 심리학자의 도움을 받는다면 인간의 행복과 만족도도 측정이 가능하다, 축구팀의 성적을 올리려면 최고의 감독을 영입하기보다는 감독을 끝까지 믿고 맡기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유리하다, 언론이 극찬하는 펀드가 좋은 펀드가 아니라 광고를 많이 하는 펀드일수록 좋은 펀드라는 추천을 많이 받는다 -언론의 추천을 믿어서는 안된다-, 투자정보 입수에 시간을 많이 할애할수록 수익률이 더 낮다 -투자정보가 많을 수록 수익률이 높은 것은 아니다-, 스포츠센타 이용은 연간 회원권보다 1회 이용권을 끊는 것이 결과적으로 더 저렴하다......

 위에서 말하는 내용의 많은 부분은 경제학자가 아닌 일반인인 나에게도 기존의 경제 관념과 벗어난 느낌을 줍니다. 저자의 말처럼 기존의 경제학이 성장, 물질, 수치 등의 추상적이고 법칙에 맞추어 인간의 경제활동까지 분석하고 설명하는데서 온 오해와 오류들이 그대로 받아 들여진 결과, 많은 사람들이 기존의 경제학적인 설명들을 당연하다고 인정한 연유일 겁니다.  하지만 저자가 자신의 글을 통해서 말하고 있는 위의 내용들은 여러가지 연구와 실험을 통해서 기존의 경제관념과는 다른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밝혀주는 것들입니다. 합리적이지 못하고 때로는 엉터리 같이 경제 활동을 하는 인간의 모습들이 이야기 됩니다.하지만 그것이 바로 우리 인간들의 본모습이구요. 기존 경제학의 딱딱한 틀에서 벗어난 현대 경제학이 심리학이나 뇌과학 등의 도움을 받아 인간이나 행복, 만족 등에 대한 연구 방법들을 고안해 내고, 관찰한 결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내용들이 설령 현대 여러 경제학에 대한 지식은 부족하더라도 훨씬 내 생활에 가깝고, 온기가 느껴지는 그러한 느낌을 주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이제는 경제학이라는 것도, 단순히 합리적이라고 가정된 시장과 인간, 그리고 여러 경제활동을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한 냉정한 도구가 아니라, 인간 자체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그러한 인간이 지닌 문제점들을 더 명쾌하게 설명하고 개선할 수 있는 따뜻함을 지닌 유용한 도구로 진화해 나가는 모습을 이 책을 통해 보는 듯 합니다. 너무 시시콜콜한 것까지 참견을 해 대는 것 같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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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 액션 - 선택과 행동의 경제적 오류 분석
크리스토퍼 시 지음, 양성희 옮김 / 북돋움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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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덜 정상적인 현명한 사람'으로 거듭나길 기대하며'라는 <추천의 글>의 제목에서부터 독자들을 '정상적인 부족한 사람'으로 몰아가며 자존심을 미묘하게 자극하기 시작하는 이 책은 요즈음 많은 조명을 받기 시작한 선택행동학 또는 행동경제학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전통경제학의 이론에서 벗어난 길인 듯 하지만, 실제 사람들의 행동과 선택이라는 과정에 담긴 비합리성에 대한 답을 찾아나서서 이제는 전통경제학이 발견하지 못했거나 적절하게 설명하지 못했던 여러가지 현상들을 훨씬 합리적으로 설명하곤 하는 선택행동학의 다양한 매력을 들려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의 목적을 정상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했는데 결과를 놓고 보면 많은 비합리적인 요소에 영향을 받아서 정상적이지만 우둔한 행동을 했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상황에 빠져있는 정상인들에게, 자신의 눈앞을 가려서 비합리적인 결과를 이끌어낸 장애물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그것의 정체를 파악하여 덜 정상적이게 보이지만 똑똑하게 살고 이성적인 사람이 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심리회계장부', 하우스 머니 효과,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인센티브의 지급방식, 기대효용이론과 한계효용체감의 법칙, 전망이론, 손실회피심리, 소유효과, 현상유지 심리, 프레이밍 효과, 거래효용에 대한 편견, 비례편견과 적응성 편견, 매몰비용 오류, 정박효과, 대표성 추단법과 가용성 추단법, 자기과신과 계획오류 등.... 낯선 용어들이 많지만 책을 읽는 내내 신선한 자극을 지속적으로 주는 이야기의 원천들입니다. 한편으로는 내 안에 있는 경제학적인 불합리는 느끼게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경제활동에 관여하는 다양한 인간 심리에 대한 설명을 품고 있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경제활동과  연관된 많은 부분이 심리학적인 면과 연관되어 있다는, 결국 사람들의 경제활동이라는 것도 냉철한 합리성에 바탕을 두기 보다는 자신이 처한 환경과 처지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사실을 책속의 많은 부분에서 제시되는 예와 설명 속에서 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정보의 전달이라는 면에서의 어려운 용어와 이론들을 읽는 이로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 저자의 글솜씨도 칭찬받을만 하구요.

 내용중에 흥미로운 것을 소개한다면 경쟁의 법칙에 나오는 소개팅을 하는 자리에 친구를 데려가는 문제에 대한 경우와 같은 것입니다. '1) 당신은 예쁘고 친구는 못생겼다, 2) 당신은 못생겼고, 친구는 예쁘다, 3) 당신과 친구 모두 예쁘다, 4) 당신과 친구 모두 못생겼다.' 의 네 가지 상황에서 판단한다면? 답은 1), 4)의 경우는 함께 가고, 2)와 3)의 경우는 혼자 가라고 하네요. 설명은 책속에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상황보다 좀더 복잡한 조건, 그러니까 '지식이나 교양'처럼 판단하기 어려운 특징이나 '목의 반점이나 얼굴의 사마귀'처럼 쉽게 판단할 수 있는 특징이 있는 경우와 같은 상황에 대한 설명도 있습니다. 물론 이것도 설명은 책속에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보노라면 정말로 우리의 생활 깊은 곳까지 고개를 들이민 경제학의 논리를 보는 즐거움도 함께 있습니다. 또 한가지 살면서 좋은 소식이나 나쁜 소식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야 할 때,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에 대한 조언이 될 수 있는 정보전달의 기술도 흥미로왔던 부분중에 하나입니다. 즉 '여러가지 나쁜 소식은 반드시 한번에 전하라. 여러가지 좋은 소식은 나누어 전하라. 크게 좋은 소식과  조금 나쁜 소식은 동시에 전하라. 크게 나쁜 소식과 조금 좋은 소식은 나누어 전하라.'는 이야기인데, 이 원칙도 우리가 삶속에서 잘 활용한다면 주변사람에게 더 큰 기쁨을 주며 살 수 있겠지요. 이 역시 현실속에 들어온 경제학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책을 읽노라면 저자의 말대로 나 자신이 '정상적인 바보'라는 사실을 흔쾌히 인정하게 됩니다. 소개된 이야기들을 통해서 많은 비합리적인 장애물들을 끌어안고 정상적인 바보짓을 하며 살고 있는 모습을 스스로 깨닫게 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러한 고백이 불쾌하지 않는 것은 저자가 제시한 여러가지 연구 사례와 예를 통해서 정상적인 바보짓을 하는 내 모습을 명확하게 분석해 내는 과정을 통해 조금 더 이성적으로 사고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 바보짓을 정상적으로 하게 만든 장애물이 무엇인지에 대한 깨달음과 나도 이제는 그런 올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기과시-이것도 저자는 바보짓의 원인중의 하나가 된다고 했는데^^- 때문일지 모르겠습니다. 읽는 시간 내내 새로운 사실을 깨달아 가는 즐거움이 있었고, 여러 어려운 용어와 무관하게 전문적인 내용을 쉽게 설명하고 전달한 저자의 글솜씨 덕분에 덜 정상적이지만 조금 더 똑똑해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되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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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패러독스 - 기발한 상상력과 통쾌한 해법으로 완성한 경제학 사용설명서!
타일러 코웬 지음, 김정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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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학' 하면 우선은 딱딱하고, 난해하고, 여러가지 수학적인 공식이 가득 찬 듯한 느낌을 가지게 되는 것은 많은 이들에게 어찌할 수 없는 반응일 겁니다. 전공자들이라면 다르겠지만, 실제로 비전공자의 입장에서 기본적인 원론서 수준의 책이나 경제용어에 대한 사전류를 대하다 보면 분명 내용이 난해하고 지루하고 딱딱한 것이 사실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즈음에 들어서는 책제목에 '경제학'이나 '이코노미'라는 단어가 들어간 일반인들을 위한 책들을 상당히 자주 접할 수 있다는 것은, 경제학자들이 일반인들에게 지루하지 않게 들려줄 이야기들이 많아졌다는 것일 수도, 아니면 조금 지루하고 어렵더라도 현대를 살아가는 일반인들의 경제학에 대한 관심과 인내의 수준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것일수도, 그것도 아니라면 어렵고 지루하고 딱딱하기는 하지만 그러한 경제학을 재미있고 알기 쉽게 풀어서 사람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능력있는 이가 많아졌다는 것일 수도 있겠지요.^^ 그러한 책들의 특징은 우리의 일상에서 경제학적인 관점으로 바로 본 이야기거리를 찾아서 들려주고 있다는 사실인 듯 하구요.

 '경제학 패러독스' 이 책도 우리가 생활할 때 대하게 되는 여러가지 일들, 예를 들면 음식점에서는 어떤 음식을 먹을 것인지, 그림이나 음악 감상에는 어떤 방식이 좋은 것인지 등에 대한 경제학자의 시각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가 이야기하는 방식은 단순히 비용과 효과 또는 수익면에서의 효율을 따지는 죽은 경제학이 아닌 인간을 행복하게 하기위해서 가장 적절한 방식이 무엇인가에 대한 따뜻한 피가 흐르는 경제학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자는 경제학이 그러한 유익한 경제학이 되기 위해서는 중간 크기의 엽서 뒷면에 내용을 모두 적을 수 있을만큼 간결하고 명확해야 하며, 주장하는 경제학의 논리가 할머니도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것이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의 이야기들을 통해서 독자들이 저자가 주장하는 경제학적인 면에서의 생활의 여러면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이해했다는 의미의 '아하'하는 순간을 만들어 내는 것을 통해, 우리 안에 잠자고 있는 경제학자를 깨우고 해방시키고 힘을 주기를 원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인센티브라는 윤활유를 통해서 움직이는 듯한 세상에서 금전적인 보상이나 처벌이 어떤 때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게 될까? 보상과 처벌이 잘못 사용되어, 원하는 바 효과를 거두지 못한 인센티브의 예들은 어떤 것이 있고, 그러한 결과가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고급 음식점이나 외국 여행 중에, 또는 집에서 요리를 먹을 때, 어떤 종류의 음식을 먹는 것이 가장 경제적일까? 사람들이나 데이트 상대에게 근사하게 보이고 싶거나, 혹여 오해로 인하여 인질이 되어 고문을 당할 때 상대에게 자신이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보일 수 있는 말이나 행동방식 등에는 어떤 것이 효과적일까? 우리는 자기 기만을 통해 우울증에 걸리지 않고 세상을 행복(?)하게 또는 평화를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그런 자기 기만을 효과적으로 이용하여 이러한 완충장치로서의 역할을 하게 하면서도, 특정문제에 대해서 심각한 대가를 치루지 않고 자기 기만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음악이나 미술작품, 또는 책을 경제적으로 감상하거나 읽는 방법은 무엇일까? 시장은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지만 7대죄악 -교만, 탐욕, 정욕, 시기, 땀식, 분노, 나태-을 파는 극단적인 시장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는가? 경제학적으로 생각했을 때, 세상을 구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빈곤을 퇴치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등등등..... 이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하고 있는 우리 안의 경제학자를 깨우기 위한 내용들입니다. 각각의 주제가 어찌보면 경제학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인센티브에 대한 것을 제외하고는- 저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보면 오류투성이의 세상적인 이론에서 벋어나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문제의 본질을 들여다 본다는 것에 대해 조금씩 알수 있습니다. 물론 완벽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자녀에게 설거지를 시키려면 어떤 인센티브를 적용해야 할까요? 용돈을 준다고 한다면 내 안의 경제학자는 아직도 잠자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은 아이가 가족의 일원으로서 부모를 돕는다는 자긍심과 즐거움이라는 내적동기를 가지고 하는 일에 돈이라는 외적동기를 부여하여 역효가가 낼 수 있습니다. 자신도 집안 일에 한 몫을 하고 있으며, 가족 모두가 자신의 노력을 인정하고 있으며, 자신이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건강한 내적동기를 가진 아이에게 설거지가 단순히 돈을 받기 위해 하는 일로, 부모는 가족이라기 보다는 일을 하면 돈을 주는 고용주와 같은 위치로 전락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자녀에게 설거지를 시키려면 가족으로서의 내적동기를 꾸준히 부여하고 격려하는 것이 가장 건강하고 경제적인 방법입니다. // 빈곤을 퇴치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요? 어려운 사람들에게 돈을 쥐어주는 것이 아니라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 받는 사람에게 가치있는 선물을 주고자 할 때는 어떻게 해야할까?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소유하는 것보다는 경험하는 것을 더 오래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는 데 착안하다면, 값비싼 CD보다는 콘서트 표가 더 낫고, 아이들이 커서 의미있는 선물을 주고 싶다면 차를 살 돈보다는 해외여행을 할 기회를 주는 것이 훨씬 가치있는 선물이 될 거랍니다.

 위의 이야기는 책 속에서 언급된 몇가지 인상적인 내용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다시 한번 느끼는 것이지만 저자는 세상을 경제학자의 눈으로 단순히 설명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알고 있는 경제학을 이용하여 세상의 여러 일들을 설명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고민들을 자신의 이야기 속에 고스란히 담아 놓았다는 생각입니다. 일차적으로는 각각의 독자들이 살면서 더 좋은 것들을 얻어내는 방법들에 대한 일깨움을 전하고 있지만, 더 나아간다면 그러한 우리의 삶을 모아서 더 자유롭고 나은 사회를  꿈꾸고 있다고 해야겠습니다. 저자의 말대로  이 책을 읽는 것은 '내 안의 경제학자를 활용하여, 나 자신을 위해서, 친구들을 위해서, 그리고  나의 가족들을', 더 나아가서는 우리 사회를 위해서 더 나은 일을 꿈꾸고 실천할 수 있는 시작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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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굴기 - 세계를 호령하는 강대국의 패러다임
왕지아펑 외 7인 지음, 공병호 감수 / 크레듀(credu)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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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국굴기, 청와대에서 구해보고, 삼성에서 학습하고 있다는 것 때문에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중국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제목입이다. 얼마전부터 거기에 소개되었던 각 나라를 다룬 책들이 소개되었고, 이젠 이리 요약하여 한 권의 책으로 다시 소개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관심이 갔지만 방대한 분량에 손을 댈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인지라, 요약된 내용이지만 이리 대할 수 있게 배려된 이 책은, 긴 내용에 먼저 겁을 먹은 나같은 이들에게는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하는 마음속 소원을, 기어이 책을 붙들고 읽고자 하는 행동으로까지 몰아세우는데 성공하였습니다. 물론 방대한 내용을 요약한 것이라서, 뭔가 중간중간이 엉성하게 연결되고 비어있다는 생각이 드는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지만, 최소한 16세기부터 이 세상을 호령했던 아홉 강대국에 대한 중국인 자신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해석하여 평가하고자 한 내용을 통해서 저들이 원하는 즉 저들이 추구하고 이룩하기를 원하는 대국 중국의 모습이 무엇일까 하는 것이 내겐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이었습니다. 지금의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세계의 중심에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중국이 내심 바라고 소망하는 미래의 대국으로 우뚝선 자신들의 모습에 대한 포석이 깔려있는 책이기에, 그 옆에 조그맣게 붙어서 다시 생존을 생각해야하는 처지가 될 지도 모르는 나라의 국민으로서의 관심은 당연한 것이겠지요. 

 16세기 들어 바다로 눈길을 돌려 대양을 무대 삼아 세계를 호령하기 시작했던 포루투갈과 에스파냐, 이들은 중국이나 다른 유럽 국가보다 한발 앞서 바다로 진출한 현명한 결정 덕분에 식민제국을 건설하며 번성을 누렸습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손바닥만한 영토를 가졌던 네덜란드는 농업혁명과 해상 교통 및 운수에서의 탁월성, 그리고 은행 및 주식회사제도 등의 획기적인 제도의 발전을 통해서 17세기의 경제대국을 이루었고, 섬나라 영국은 명예혁명을 통한 정치체제의 발전과 눈부신 산업혁명 등을 통해 해가 지지않는 제국을 건설했습니다. 프랑스는 아마도 그들의 역사속에서 보여준 정치 민주화에 대한 모범으로서의 위치가 가장 돋보이는 나라이고, 두차례의 세계대전으로 단죄 받고 분단국의 멍에까지 매었지만 통일을 이루며 강대국으로 약진하고 있는 독일, 다른나라보다 일찍 시대의 흐름을 따라 서양문물을 받아들이고 부국강병을 추구했던 일본, 끊임없이 수퍼강국으로서의 야망을 버리지 않고 야심을 내보이는 러시아, 그리고 현재의 초강대국 미국에 이르기까지 각 나라의 특유의 흥망성쇠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이 책은 한편으로는 작은 역사책이라고 할 만한 면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무협지의 이야기처럼 세계의 패권을 두고 서로 다투는 강대국의 패권열전(?) 비슷한 재미를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중국인들이 이들 나라를 통해서 배우고자 했던 것은 단순한 그들 나라의 역사가 아니고, 재미삼아 꾸며보는 대국열전도 아니지요. 중요한 것은 이들 국가의 역사를 통해서 그들 나라가 대국으로서 우뚝 설 수 있었던 결정적인 원인은 무엇이고, 진정한 대국이란 어떤 의미의 나라, 어떤 모습의 나라이고, 진정한 강국으로 발전하기 위해서 이런 나라로 부터 어떤 역사적 교훈을 얻을 수 있는가 하는 등의 세상의 중심에서 용틀임하고 있는 중국인 자신들의 모습과 미래에 대한 고민과 비젼에 대한 갈망이 담겨 있다는 것일 겁니다. 그리고 저들의 그러한 고민과 갈망을 보며 우리가 되새겨야 할 교훈은 아마도 저들의 대국굴기의 외침속에 담겨있는 우리를 향한 속내를 들여다보고, 저들의 세계를 바라보는 원대한 안목에서 기꺼이 배울것은 배우고 또한 지난 역사를 교훈삼아 세계무대에서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고 그보다 더 앞서 나갈 수 있는 지혜와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사실이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실제로 하는 것이 이리 말이나 글로 하는 것보다는 훨씬 어렵고 난해하겠지만 말입니다.

  책의 중간에 보면 정화함대가 당시 콜롬부스나  그외의 다른 항해가들보다 더 크고 성능면에서 뒤지지 않는 선단을 거느리고도 유럽의 여러 제국이 이루었던 업적을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나름의 분석과 반성이 나옵니다. 아마도 지금보다 훨씬 전에 세계를 호령할 수 있었던 기회에 대한 아쉬운 속내가 느껴지기도 한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일본이 잔혹한 제국주의의 칼날로 이웃 아시아 국가들을 침략하고 착취하다가 결국은 한계를 맞이하고 패망한 부분에 대한 신랄한 비판도 나옵니다. 그 뒤에 따라오는 이 책에서 주장하는 진정한 대국이 되는 것은 주변의 다른 국가들에게도 득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주장을 보게 되는데, 이상적인 면이 담기기는 했지만 그러한 모습은 중국인들보다는 세계의 기타 약소(?) 국가들이 진정 바라고 동의하는 진정한 대국으로서의 이상적인 모습이겠지요. 하지만 현재의 유일 강대국인 미국이나 책에서는 그리 말하고 있지만, 결국 자신의 이익앞에서는 옛 강대국들고 별로 다를바 없는 힘에 의지하는 중국인 자신들의 모습을 보면서 결국 이전의 대국들이 추구했던 힘을 앞세운 독선을 얼마나 자제할 수 있을지 의심시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힘에 의지하는 모습이 더 현실적이라고 인정해야 하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 더 필요한 것은, 이러한 책이나 프로그램을 대하며, 강대국의 옆에 붙은 경제적인 의미에서는 작지 않은 나라라지만 그래도 좁은 영토와 한정된 국력을 가진 우리나라가 앞으로 어찌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방책을 세우는 지혜를 갖추는 것이라는 생각을 거듭하게 됩니다. 국민 각자가 그런 문제에 대한 안목을 지니고, 또한 이후의 우리의 지도자는 그런 문제 의식과 고민을 하며 나라의 앞길을 개척하는 혜안을 지닌 이와 집단으로 채워질 수 있기를 하는 바람도 간절해집니다. 책 내용보다 너무 앞서 나가는지 모르겠지만, 대국굴기를 외치는 중국인들의 목소리를 속에 담긴,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와 위험을 분별하여 소화하는 지혜를 통해, 우리도 그런 환경속에서도 어깨를 움츠리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준비된 나라, 희망의 열매 후손들의 품에 안겨 줄 수 있는 그런 국민들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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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 씽킹 - 핵심을 꿰뚫는 힘 Economic Discovery 시리즈 6
로버트 프랭크 지음, 안진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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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즈음 재미있게 들려주는 책들이 나오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직은 '경제학'하면 딱딱하다는 느낌이 우선입니다. 수요와 공급, 재화 등으로 시작하는 낯선 단어들이 나오고, 이런 저런 도표나 그래프에, 말을 빙빙 돌려 설명하는 듯한 법칙들과 수식들이, 아마도 나같은 일반인들이 먼저 그리게 되는 경제학에 대한 연상이 아닐는지..... 언제부턴가 이 학문도 전문가들의 손바닥안에서만 노닐게 된 전문가용(?) 학문이 되어 버린듯 합니다. 그래서 가끔씩 이런 저런 경제학적인 현상이나 사실들을 이야기식으로 쉽게 풀어주면 그냥 감사히 받아들며 무릎을 치곤 했는데, 그 후에도 여전히 경제학이란 학문은 멀게만 느껴지는 것은 어찌할 수 없는 한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코노믹 씽킹, 이 책은 우리의 일상 생활속에 접하는 여러가지 현상과 경험들을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생각해 보고 그리 되는 이유들을 나름의 논리로 찾아가는 이야기 모음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저자가 자신의 학생들에게 내 주었던 과제물에서 골라내, 자신의 의견을 보충한 것이라고 해야 할 듯 합니다. 그래서 실제 그 주제의 과제를 수행했던 학생들의 이름을 모두 밝혀 놓았고 -우리나라 학생의 이름도 있습니다- 또한 그들에게 감사의 말도 전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뛰어난 제자들의 머릿속에서 뛰쳐나온 여러 일상의 이야기들이, 그런 젊은이들의 창조적인 생각에서가 아니었다면 그런것들도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생각하고 해부하고 설명할 수 있었을까 하는 것들로 이 책에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야구 감독은 유니폼을 입는데 농구 감독은 양복을 입는 이유나 이미 애인이 있는 사람에게 또 다른 애인이 생기기 쉬운 이유 등 일상적으로는 경제라는 관념과는 아무 관계가 없을 듯한 주제들에 대해서도 멋진 경제학적인 해석을 들려주는 매력을 지녔습니다. 물론 이러한 해석들이 반드시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을 수도, 이 책이 들려주는 이유들보다 더 그럴듯한 이유나 설명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는 충분한 설득력을 지닌 것도 사실입니다.

  경제라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노니는 환경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전혀 다른 표현을 할 수도 있겠지만, 사람들의 모든 활동을 경제라는 카테고리에서 해석하고 이해할 수 있을거라는 말입니다. 그런데도, 경제학이라는 학문은 그런 대다수의 사람들과는 저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세계의 학문처럼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저자는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들 조차도 이론과 실제를 제대로 접합시키지 못한다고 하는 데이터를 들려주기도 합니다. 전공자들도 그럴진대, 일반인들이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경제학이라는 것 아니 경제(학)적인 사고를 한다는 것이 반드시 어려운 수식과 용어들을 동원하여 생각하고 설명한다는 것이 아님을 생생하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각각의 주제에서 느끼는 재치있고 기발한 설명들은 차치하고 라도, 이코노믹 씽킹이라는 것이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가 배우고 또한 멋지게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훌륭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사고방식이 훌륭한 경제학자나 뛰어난 학생만이 것이 아니라, 평범한 우리자신들도 주변을 둘러보며 접하는 여러가지 일들에 대해서 곰곰히 관찰하고 생각하다보면 그리되는 이유들을 유추하고 설명할 수 있으리라는 격려도 함께 들려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책을 읽고 '아하! 그렇구나!' 감탄하며 무릎만 내리칠 것이 아니라 '왜?'라는 질문을 나의 삶속에서도 한번씩 던져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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