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 씽킹 - 핵심을 꿰뚫는 힘 Economic Discovery 시리즈 6
로버트 프랭크 지음, 안진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요즈음 재미있게 들려주는 책들이 나오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직은 '경제학'하면 딱딱하다는 느낌이 우선입니다. 수요와 공급, 재화 등으로 시작하는 낯선 단어들이 나오고, 이런 저런 도표나 그래프에, 말을 빙빙 돌려 설명하는 듯한 법칙들과 수식들이, 아마도 나같은 일반인들이 먼저 그리게 되는 경제학에 대한 연상이 아닐는지..... 언제부턴가 이 학문도 전문가들의 손바닥안에서만 노닐게 된 전문가용(?) 학문이 되어 버린듯 합니다. 그래서 가끔씩 이런 저런 경제학적인 현상이나 사실들을 이야기식으로 쉽게 풀어주면 그냥 감사히 받아들며 무릎을 치곤 했는데, 그 후에도 여전히 경제학이란 학문은 멀게만 느껴지는 것은 어찌할 수 없는 한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코노믹 씽킹, 이 책은 우리의 일상 생활속에 접하는 여러가지 현상과 경험들을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생각해 보고 그리 되는 이유들을 나름의 논리로 찾아가는 이야기 모음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저자가 자신의 학생들에게 내 주었던 과제물에서 골라내, 자신의 의견을 보충한 것이라고 해야 할 듯 합니다. 그래서 실제 그 주제의 과제를 수행했던 학생들의 이름을 모두 밝혀 놓았고 -우리나라 학생의 이름도 있습니다- 또한 그들에게 감사의 말도 전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뛰어난 제자들의 머릿속에서 뛰쳐나온 여러 일상의 이야기들이, 그런 젊은이들의 창조적인 생각에서가 아니었다면 그런것들도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생각하고 해부하고 설명할 수 있었을까 하는 것들로 이 책에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야구 감독은 유니폼을 입는데 농구 감독은 양복을 입는 이유나 이미 애인이 있는 사람에게 또 다른 애인이 생기기 쉬운 이유 등 일상적으로는 경제라는 관념과는 아무 관계가 없을 듯한 주제들에 대해서도 멋진 경제학적인 해석을 들려주는 매력을 지녔습니다. 물론 이러한 해석들이 반드시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을 수도, 이 책이 들려주는 이유들보다 더 그럴듯한 이유나 설명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는 충분한 설득력을 지닌 것도 사실입니다.

  경제라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노니는 환경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전혀 다른 표현을 할 수도 있겠지만, 사람들의 모든 활동을 경제라는 카테고리에서 해석하고 이해할 수 있을거라는 말입니다. 그런데도, 경제학이라는 학문은 그런 대다수의 사람들과는 저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세계의 학문처럼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저자는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들 조차도 이론과 실제를 제대로 접합시키지 못한다고 하는 데이터를 들려주기도 합니다. 전공자들도 그럴진대, 일반인들이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경제학이라는 것 아니 경제(학)적인 사고를 한다는 것이 반드시 어려운 수식과 용어들을 동원하여 생각하고 설명한다는 것이 아님을 생생하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각각의 주제에서 느끼는 재치있고 기발한 설명들은 차치하고 라도, 이코노믹 씽킹이라는 것이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가 배우고 또한 멋지게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훌륭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사고방식이 훌륭한 경제학자나 뛰어난 학생만이 것이 아니라, 평범한 우리자신들도 주변을 둘러보며 접하는 여러가지 일들에 대해서 곰곰히 관찰하고 생각하다보면 그리되는 이유들을 유추하고 설명할 수 있으리라는 격려도 함께 들려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책을 읽고 '아하! 그렇구나!' 감탄하며 무릎만 내리칠 것이 아니라 '왜?'라는 질문을 나의 삶속에서도 한번씩 던져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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