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가?
A :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을 정말 정말 정말 좋아한다. 아마 내가 가진 가장 큰 죄악일 것이다.
Q : 어떤 맛을 제일 좋아하는지?
A : 모두 다. 어떤 것이든 다 수용할 수 있는데 무드에 딸렸다. 어떨 때는 과일 맛, 어떨 때는 가장 기본적인 바닐라, 어떨 때는 좀 와일드해져서 특이한 스페셜이라는 말이 붙은 맛들을 즐기기도 한다.
Q : 절대적인 채식가라고 들었는데 사실인가?
A : 맞다. 그래서 웨이터가 당황을 하고 스테이크를 잘못 가져온다든지 하면 하나의 해프닝이다. 나는 치즈마저도 동물의 효소가 들어있기 때문에 안 먹는다. 그래서 치즈를 넣지 않은 음식을 부탁하는데 이걸 꼭 잊어버린다. 웨이터 노릇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이해는 간다. 아마 나라면 웨이터를 못할 것이다. 지금은 기말 고사여서 내가 해먹을 시간이 없기 때문에 밖에 나가서 사먹는 일이 많은데 거의 세끼를 다 사 먹어야 하는 실정에서 이렇게 끼니 때마다 틀린 음식을 가져다 주는 것은 가히 코믹적이다.
Q : 학교의 일상생활은 어떤지 말해 달라.
A : 지금은 시험 때라 정신이 없다. 하지만 평상시 수업이 없을 때는 아침 9시나 10시쯤 일어난다. 그리고 하루 종일 공부하다가 중간 중간 수퍼에 장을 보러가기도 하고 빨래도 하고 드라이크리닝도 하고 이런 식으로 해야 하는 일과를 한다. 그리고 시간이 되면 친구들과 어울린다. 학교에 들어오기 전에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으므로 전부 새로 만난 친구들인데 모두 괜찮은 사람들이다.
Q : 보이프렌드는 있나?
A : 이런 이야기는 절대로 인터뷰에서 하지 않는다. 혹시라도 내가 데이트하는 남자가 자기 이름이 신문에라도 날까 해서 나와 데이트한다는 생각이 들면 안되지 않겠는가. 내가 데이트하는 사람들은 유명한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Q : 유명해서 남자들이 더 많이 달려든다고 생각하나, 아니면 반대로 남자들이 피한다고 생각하나?
A : 꼭 정하자면 미리 기가 죽어서 피하는 쪽이다. 나는 그것이 답답한 노릇이지만. 사람들은 대개 유명하게 되면 자신감도 절로 생겨서 너무 저 잘난 줄 알게 되는 우를 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내가 보기엔 정반대이다. 유명하면 접근하는 사람들도 우선 준다. 아부하는 것으로 보일까봐, 겁을 먹어서, 유명한 사람에 대한 선입견으로, 그런 세계에 끼고 싶지 않아서, 유명하다는 것에 대한 환멸 때문에, 이런 여러 가지 이유들로 접근을 피한다. 또 만일 접근을 한다면 내쪽에서 이 사람은 내가 유명하고 <스타 워즈>에 나왔다는 단지 그 이유로 나와 같이 있고 싶어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기 자신한테 그런 생각이 든다는 것은 상당히 비참한 느낌이고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이다. 너무 내 자신을 측은한 것 같이 보이게 했는데 실은 나는 운이 좋고 좋은 친구들이 많은 편이다. 그저 남자들이 나한테 접근하거나 잘 보이려 할 때에는 뭔가 삐뚤어질지 모르는 요소가 확실히 있다.
Q : 휴식은 어떤 방식으로 취하는가?
A :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하고 댄싱도 좋아한다. 어떤 댄싱이든지. 파티에서 춤추기도 좋아하고 발레, 재즈댄스, 현대무용, 탭 댄싱 모두 렛슨을 받아 본 적이 있을 정도로 다 좋아한다.
Q : 가족배경에 대해 좀 알려 달라.
A : 나는 이스라엘에서 태어나서 미국으로 옮겨온 후 매릴랜드와 커네티컷 주를 거쳐 뉴욕으로 온 후 지금까지 살고 있다. 나는 무남독녀 외딸인데 자식이 하나 밖에 없는 부모들이 흔히 보여주는 과잉보호 속에서 자랐다. 외동딸로 자랐는 데다 영화배우까지 되었으니 내 자만심에 좋은 영향을 끼쳤을 리 없겠다... (웃음)
Q : 아역 배우나 너무 젊게 시작한 배우들이 대개 진로가 순탄치 않은데.
A : 조심을 해야 한다. 나도 조심을 하고 있다. 나 자신에 대해서 너무 많은 말을 하지 않으려고 항상 노력한다. 이 직업이 자기 자신에 대해 말을 많이 하도록 단련시키는 직업이기 때문에 참 어렵다. 그래서 나는 되도록 내 실제 생활에 관심을 많이 쏟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너무 자기중심적이 되지 않으려고 주의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Q : 믿는 종교가 있는가?
A : 아니. 나는 아주 비종교적이다. 나는 내가 유태인이라고 생각하고 큰 유대교 명절 때는 회당에 가기도 하고 성경도 읽었고 헤브루어도 능숙하게 하지만 종교는 내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나는 유태인으로서 보다 이스라엘인으로서 더 강한 영향을 받는 것 같다. 나는 유태계 미국인이라기보다 이스라엘 출신 미국인이라는 개념으로 나를 본다. 어쨌든 이스라엘에서는 3살 때까지 밖에 살지 않았으므로 별 기억은 없는데 아버지의 가족이 다 거기 있고 아직도 매년 수차례 다니러 간다.
Q : 그런데 연기병은 어디서 얻었는가?
A : 글쎄, 모르겠다. 아버지는 의사이고 할아버지는 교수, 어머니는 주부인데 나는 원래 브로드웨이의 댄서가 되는 것이 꿈이었고 그래서 오디션에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레옹>을 하게 되어서 그 꿈은 산산조각이 되었다.
Q : 만일 연기에 싫증이 나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A : 지금은 연기가 너무 좋고 계속해서 하고 싶다. 하지만 마음이 변할지 모른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이나 계획을 수시로 바꿀 뿐 더러 아직도 나는 내 인생의 최대의 성장기를 거치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언젠가 이것에 족하지 못하는 순간이 올지 모른다는 생각도 하지만 그건 그 때 가서 해결할 일이다. 지금은 연기가 너무 마음에 들고 거기에 집중하고 싶다. 다른 분야에도 관심이 많지만 그렇다고 꼭 한가지 일을 해야 하는 이유도 없지 않는가. 지금까지도 그러지 않고 잘 해 왔는데.
Q : 어떤 악습들이 있는가? 가령 담배를 피운다든가 술을 마시거나 마약을 하거나?
A : 아니다. 나는 굉장히 정직하기 때문에 하면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내가 무슨 청교도적인 도덕관에 잡힌 것은 아니고 담배는 할아버지가 내가 7살 때 돌아가셨는데 근 40년간 담배를 피우시다 암으로 돌아가셨다. 그걸 본 후 담배 피우고 싶은 마음이 없어졌고 마약도 결국 비슷한 이유에서이다.
Q : 하지만 대학 생활을 하다보면 주변 친구들의 압력도 있고 하지 않는가?
A :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Q : 그런데 종종 대학에서 벌어지는 폭주 파티 같은 이야기들을 듣는다.
A : 그럴 수도 있다. 내 생각에는 아이들 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는 그런 심리가 아닐까 한다. 우리 부모님들은 "네가 저녁에 포도주가 먹고 싶으면 우리 다 같이 한잔씩 하자" 이런 식이었다. 그러니까 뭘 억지로 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Q : 과다한 낭비벽 같은 것은 없는지? 쇼핑을 하나?
A : 한다. 해도 아주 많이 한다. 특히 옷, 나는 옷이 너무 좋다. 그런데 신발은 좀 문제다. 나는 가죽 신을 신지 않기 때문에 신발을 사려면 정말 마음에 맞는 것을 고르기가 어렵다. 하지만 옷, 정말로 좋아한다. 음악도 좋아한다. CD가 수 백장이 되고 음악을 너무 좋아한다. 그리고 잠 자는 것도 좋아하고 음식도 좋아한다. 나는 대식가이다.
Q : 무서워 하는 것은 어떤 것인가?
A : 작은 개인용 비행기를 타는 것이 정말 싫다. 4인 탑승 비행기를 여러 번 타 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럴 때마나 정말 정말 싫었다.
Q : 요즘 애들은 독서를 전혀 안 하고 TV 앞에 소파지기(couch potato) 노릇을 하는데 TV와 영화가 그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하나?
A : 아니, 내 생각엔 할리우드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교육은 문화적으로 가정적으로 전달되고 강조되어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투쟁한다는 의식이 있어야 하는데, 즉 자기의 사회적 위치를 향상하겠다는 투쟁, 우리가 사는 문화는 투쟁 의식이 없는 문화이다. 미국에선 모두 편하게 살기 때문이다. 물론 어렵게 사는 사람들도 있지만 다른 나라에 비하면 대체로 모두 편하다. 기근이나 자연 재앙 같은 것을 모르고 산다. 가령 동양인 이민 가족들을 보면 교육열이 대단한 것을 본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영화와 TV를 탓하는 것은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Q : 최근에 본 영화 중에 가장 좋았던 것은?
A : 멕시코 영화 <이투마마>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아주 섹시하고 나도 그 해변에 그 사람들이었으면 하는 생각이들게 만드는 영화였다.
Q : 최근에 읽은 가장 좋았던 책은?
A : 지금 읽고 있는 Don DeLillo의 <White Noise>가 무척 재미있다.
Q : 당신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A : 굉장히 정직하다는 것이다. 아무도 나를 거짓말 하게 못한다. 절대로 절대로 못한다. 차라리 말을 안하면 안했지 거짓말은 안한다. 이렇게 거짓말을 안하기 때문에 나는 정직하지 못한 사람들을 만나면 막 화가 난다.
Q : 당신의 가장 큰 신체적 장점은?
A : 나는 귀가 괜찮다. 내귀는 귓불이 없는데 이것이 처음에는 실망거리였다가 그걸 극복한 후 나는 내 귀를 참 좋아하게 되었다. 귓불이 없다고 세상의 끝이 아닌 것을 알았다.
Q : 다른 배우들과 친하게 지내는가?
A : 별로 아니다. 루카스 하스와는 친구이고 숀 하토시와도 종종 연락하고 지내고 수잔 서랜든과도 가끔 얘기하지만 같이 다니고 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식당이나 다른 공공장소에서 같은 배우들을 만나면 나는 언제나 친하게 대하고 인사한다. 그렇지만 친구라고 할 수는 없고 진짜 친구들은 역시 같이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나 그런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들이다.
Q : 당신을 기다리는 다음 과제는?
A : 기말고사, 기말고사, 기말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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