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북쪽 외곽에 위치한 스카이워커 랜치에서 만난 나탈리 포트만은 행복하지만 피곤한 모습으로 소파에 몸을 틀고 앉아 긴 갈색머리를 가지고 손장난을 하고 있었다.   스타일리쉬한 블랙 상의와 회색 스커트 차림에 트렌디한 블랙 웨지 힐을 신은 그는 아무런 액세서리 없이 얼굴에는 거의 화장을 안 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올해 20살인 이 여배우는 원래 뷰티 부문에 별로 도움이 필요 없는 엄청난 미모의 소유자이다.

별로 도움이 필요 없기는 연기 부분이나 스타덤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I - 보이지 않는 위험>에서 아미달라 여왕으로 나와서 전세계 소년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더니 아마 올해에도  최고의 히트작으로 꼽힐 <스타워즈: 에피소드 II - 클론의 습격>에서 같은 일을 반복하게 될 것 같다.

여기 포트만이 그의 새 영화, 함께 출연한 이완 맥그리거헤이든 크리스텐슨, 유명세의 값, 큰 머리 스타일, 남자, 쇼핑, 대학생활 등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들어볼 기회를 마련했다.


Q :  전작과 비교해서 당신의 인물이 어떻게 변했는지 말해 달라.

A : 이제 그녀는 여왕이 아니라 상원의원이기 때문에 지켜야하는 공식, 형식 같은 것이 많이 줄었다.  이것은 우선 신체적으로 덜 구속적인 차림을 해도 된다는 이야기이고 개인적 생활에서 더 많은 여가가 생겼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로맨스가 가능해진다.  그래서 내겐 좀 더 재미있는 연기의 기회가 되었다.

Q : 이번 영화에서는 좀 더 액션 인물로 등장한다고 들었는데.

A : 맞다.  그것도 더 재미있었던 이유이다. 남자의 구원을 기다리는 것보다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처리하는 인물이 된다는 것이 좋았다.  이 인물은 자기 관리를 잘 할 줄 안다.

Q : 이번에도 지난번과 같이 큰 머리 스타일을 했는지.

A : (웃음) 이번에도 꽤 이색적인 헤어스타일들을 하긴 했는데 지난번과 같은 수준으로 과장된 스타일은 아니었다.  그런 헤어스타일은 로맨틱한 씬을 연기하기에 너무 거추장스럽다.  영화에서 우스운 장면이 하나 있는데, 내가 암행을 하기 위해 시녀인 도르메를 미끼로 나 같이 꾸미게 하고 그녀와 작별 인사를 하는 씬이 있다.  똑같이 거창한 머리를 한 우리 둘이 작별의 포옹을 하는 이 씬에서 나는 머리를 옆으로 하는 순간 그만 머리의 무게 때문에 휘청 옆으로 쓰러지려고 하는 것이다.  이 씬을 얼마나 여러 번 찍어야 했는지 모른다.  서로 머리가 엉켜서 그랬는데 그녀는 울고 나는 그녀를 위로해야 하는 이 감동적인 순간에 우리는 머리가 엉킬 때마다 웃음이 터져나와 혼났다.

Q : 이완 맥그리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포트먼A : 이완은 너무 좋고 너무 재미있고 너무 연기를 잘한다.  이 영화는 완전히 그의 영화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물론 영화를 끌고 가는 것은 헤이든이지만 그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고 오비완을 하는 이완은 정말 딱 들어맞는 너무 재미있는 연기를 한다.  완전히 인물과 동일인이 되는데 <물랑 루즈>에서 그를 본 후 어떻게 같은 사람이 그렇게 다를 수 있는지 믿기가 어려웠다.  그 영화의 인물의 자취라곤 여기서는 조금도 찾아 볼 수 없고 하물며 이완 자신의 자취마저 찾아 볼 수 없다.  그저 오비완이 완벽하게 살아났을 뿐이다.

Q : 헤이든이 그의 인물에 보탠 점은 어떤 것이었나?

A : 그 역시 엄청난 배우이다.  아주 정열적이고 아나킨의 인물이 바로 가졌어야 하는 강렬함을 불어 넣는다.  그는 나의 인물이 사랑에 빠질 만한 사람으로 보여야 하는 동시에 장차 다스 베이더가 될 것 같은 사람으로도 보여야 한다.  그래서 그는 좀 어둡고 위험한 면모를 가진 인물로 나오는데 그렇다고 기분 나쁜 그런 것은 아니다.  아주 복잡한 인물로 여러 가지 색을 띄어야 하는데 그는 이것을 너무 잘 한다.  여자라면 누구라도 정신을 잃을 것 같으면서 한편으로 아직 어리고 과격하고 충동적이어서 자칫하면 어둠의 세계로 빠지는 유혹을 물리치지 못할 것 같이 보여야 하는데 이 모든 것을 전부 납득시킨다.

Q : 당신도 정신을 잃을 정도였는가?

A : (웃음) 헤이든은 아주 섹시한 남자이고 그와 같이 일하는 것은 매우 즐거웠다. 우리는 서로 마음도 잘 맞고 신뢰하는 사이었기 때문에 화면에도 그런 것이 나타난다면 좋겠다.

Q : 그와 러브 씬을 하는 것은 어땠는지?

A : 상당히 뜨거웠다!  도를 지나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웃음) <스타 워즈>는 어쨌거나 아무 것도 실제로 보여주는 것이 없으면서 충분히 사랑을 표현하는 표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는 10살짜리들이 보러 왔을 때도 보면 안 되는 것이 전혀 없다.  그래서 나는 러브 씬을 하려면 꼭 옷을 벗어야 한다는 생각을 믿지 않는다.  그러지 않고도 너무너무 뜨겁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론 상상에 맡기는 것이 훨씬 더 도발적이다.

Q : <여기보다 어딘가에> 에서 섹스 씬이 있어서 부모님들이 반대하는 바람에 처음엔 그 영화를 거절했다는 이야기가 맞는가?

A : 사실은 내가 반대했다.  우리 부모님들은 내 대신 의사결정을 하지 않으며 내가 하고 싶다는 일을 못하게 하지 않는다.  물론 나체로 하는 섹스 씬을 하지 말라고 권유는 하지만 그것은 영화에 그런 것이 있는 것에 대한 반대라기 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인생이고 그런 것이 인생에 미치는 파장이 커리어나 예술적 결단보다 더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주장에서 그러신다.  필름은 수 많은 사람들이 보는 것이기 때문에 상당한 위험 부담이 있다.

Q : 그러면 절대로 벗는 연기는 안한다는 이야기인가?

A :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16살 때 그것을 하기에는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는 느낌이었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한 원칙을 정해 놓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매일 같이 마음을 바꾸기 때문이다.  오늘 하기 꺼려한 일이 내일은 기꺼이 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누구든지 이렇게 마음을 자유로 바꿀 수 있어야 하는데 사람들은 위선적이라는 소리를 들을까봐 두려워 한다.  나는 그래서 되도록이면 장기적인 발언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Q : 당신이 만일 오비완과 아나킨 스카이워커 중 한사람을 택해야 한다면 누구를 택할 것인가?

A : (키득키득) 오 마이 갓!  그것 참 어려운 선택인데.  그 인물들 뒤에는 내가 잘 아는 실제의 두 사람이 있기 때문에 괜히 시끄러운 문제를 일으키느니 차라리 선택을 하지 않겠다.

Q : 자자 빙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A : 개인적으로 나는 팬이고 무척 좋아하는 캐릭터이다. 이 영화는 아이들이 보고 공감하고 즐길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12세 이하의 관객들에겐 자자가 가장 인기있고 재미있는 인물이다.  이 인물을 맡은 배우는 뭐든지 잘 할 수 있는 정말 재주가 많은 사람이다.  음악도 직접 쓰고 노래도 하고 그리고 역을 아주 훌륭하게 해 냈다고 생각하는데 그에게 쏟아지는 많은 비난에 그는 속이 상할  것이다.  어쨌든 이 영화에서 그는 그렇게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인물이 아니다.

Q : 당신은 우주의 다른 곳에도 생명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나?

A :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너무 자기중심적일 것이다.  분자가 특수한 방식으로 집합해서 그것이 점점 진화하고 그래서 우리가 생긴 것인데 다른 데에서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훨씬 더 합리적인 생각일 것이다.  물론 같은 형태로 발전하지는 않았을지 모르지만.

Q : 지금 하바드대학에서 심리학으로 학위를 끝마치는 중이라고 들었는데 그것과 <스타 워즈>를 같이 하는 것이 어떤지?

A : 지금은 힘들다.  전에는 그저 일년 내내 학교에 있었으니까 괜찮았는데 지금은 영화와 관련된 일이 많아졌고 기말 고사가 약 8일간 계속 된다.  지금은 그저 시험, 논문, 악몽의 반복일 뿐이다 (웃음).  상당히 정신이 없다.  그리고 보통 때는 사람들이 나를 별로 알아보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가 안되는데 요즘은 <스타 워즈> 홍보가 한창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더 많이 눈에 띄고 그래서 수퍼에 가거나  논문을 쓰다 잠깐 피자로 저녁을 때우려 나갈 때도 여간 소동이 나는 것이 아니다.

Q : 싸인 받으려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든다는 말인가?

A : 그렇다.  제일 큰 문제는 웨이터들이 주문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이다!  괜히 당황을 해서 내가 시키지도 않은 음식을 가져오는데 생각하면 우습다.  그러나 모두들 나한테 호의적이기 때문에 그다지 큰 불편이나 감당하지 못할 큰 문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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