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좋은 어린이 책 <세상에서 네가 최고야>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우경미(소설가)


‘세상에서 네가 최고’라고 말해주는 이가 있으면 힘이 난다. 엄마는 늘 그렇게 말해주었다. 그래서 나도 대물림하여 아이에게 늘 그렇게 말해주었다. 내가 아이에게 해준 일 가운데 가장 잘한 일은 바로 그게 아닐까 싶다. 이번엔 이 책으로 다시 한 번 그렇게 말해주고 싶다. 제목부터 <세상에서 네가 최고야>라니. 그것도 반짝반짝 금박 글씨로 그렇게 말한다. 황금처럼 변하지 않고 영원히 ‘너는 나에게 세상에서 최고’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제목 아래에는 주인공을 가운데 두고 마치 따뜻하게 감싸주기라도 하듯 혹은 좋은 일를 축하해 주기라도 하듯 여러 고양이들이 꽃목걸이 모양으로 에워싸고 있다. 표지를 넘기면 나타나는 그림들은 또 하나하나 얼마나 섬세하고 아름다운지 마치 화보집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초등 어린이가 보는 책이라고는 하지만 그림만으로 어른을 사로잡기에도 충분했다.

 

먼저 그림에만 집중하여 12개의 장을 전체적으로 훑었다. 그러고 나서 내용을 읽었다. 헝겊으로 된 고양이 인형 양코가 진짜 고양이가 되고 싶어 겪는 12가지 모험 이야기가 아기자기하게 펼쳐져 있다. 살아 있는 진짜 고양이들의 수염을 얻어 몸 안에 넣으면 양코도 진짜 고양이가 될 수 있다는 친구들의 말을 믿고 길을 떠나는 양코. 주인 남자아이 곁에 오래 머물고 싶어 진짜 고양이가 되고자 하는 양코의 마음이 짠하다.

 

양코는 각각 다른 사연이 있는 다양한 고양이들을 만나고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 동안 모은 고양이들의 수염을 몸 안에 넣어 보지만 고양이기 되기는커녕 흉한 몰골로 변한다.“우리들 살아있는 고양이는 인간보다 수명이 짧아서 대부분 먼저 사라져. 그런데 너는 헝겊 인형이라 평생 함께 있을 수 있잖아?” 그걸 보고 같은 집에 사는 고양이가 이렇게 말해 준다. 너무도 야릇하고 복잡해 보이는 그 고양이 눈이 가슴을 서늘하게 했다. 그리고 “불안한 마음이 드는 건 너뿐만이 아냐. 나나 다른 고양이들도 모두 마찬가지야. 괜찮아. 걱정하지 마. 세상에서 네가 최고니까. 너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너는 세상에서 제일가는 고양이니까 말이야.” 하는 말을 읽을 때는 살짝 울컥했다.

 

이렇게 양코는 짧지 않은 모험 여행을 통해 우리 각자는 누구라 할 것 없이 다 ‘세상에서 최고’라는 깨달음을 얻는다. 양코를 따라 이 책 속으로 같이 걸어 들어갔던 독자들도 훌쩍 마음이 자란 양코를 따라 마음의 키가 한 뼘은 더 쑥 자랐을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이 책으로 처음 소개되어 아직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일본에서는 작품집이나 엽서 책은 물론 작가의 그림으로 만든 상품이 팔리고 있을 정도로 히구치 유코는 인기가 있는 작가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원서를 사서 소장하고 있는 팬들이 있다는 걸 블로그를 통해 알고 놀랐다. 이 작가의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하고, 벌써부터 다음 책이 기다려진다.
 
고양이가 나오는 여러 책을 보았지만, 이 책은 그림만으로도 꼭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고두고 가족과 함께 보고 싶고, 어떤 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말없이 이 책을 건네주고 싶다. 네가 세상에서 최고니까 절대 기죽지 말라고. 제목만으로도, 또 표지의 커다란 꽃다발만으로도 힘을 얻을 테니까. 뭔가를 새로 시작하는 이들에게도 꼭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걱정 말라고, 그대들은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왜냐하면 그대들은 누구나 세상에서 최고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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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좋은 어린이 책 <소년, 떠나다>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수정(그림책 기획자, 수정에디션 대표)

 

소년이 떠난다. 책 한 권, 물병 하나, 그리고 놀던 곳의 흙 한 줌을 담은 찻잔을 가지고 작고 하얀 배에 몸을 맡긴다. 어디가 하늘인지 바다인지 모를 맑고 투명한 바다 위에서 소년은 간절하게 작은 점 하나를 찾는다. 그 기나긴 여정에서 견딜 수 있는 건 소중한 추억의 속삭임이다. 속삭임은 찻잔 속에서 새싹을 틔우고 소년이 기댈 수 있을 정도로 커다란 사과나무로 자란다. 마침내 소년은 작은 점을 발견하고 그곳에 무사히 정착한다.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소년의 사과나무는 뿌리를 내리고 무럭무럭 자란다. 또 다른 속삭임을 기다리던 소년은 어느 날, 해변에서 한 소녀를 만난다. 소녀 역시 소년처럼 작고 하얀 배에서 배나무를 키우며 작은 점을 찾아왔던 것이다.

 

이 책은 언뜻 보면 어린 소년이 덜 자란 연약한 자기의 몸 같은 작은 배를 타고 거친 세상으로 용감하게 나가는 이야기로만 보인다. 하지만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은 바로 찻잔 속에 담긴 흙이다. 그 흙은 소년이 놀던 곳에서 퍼온 흙으로, 그 한 줌의 흙이 소년의 거칠고 외로운 여정에 힘이 되어준다.

 

태어나 성장하며 평생 살아갈 거라고 굳게 믿었던 곳에서 아무것도 가져오지 못하고 도망치는 그 마음은 어떨까? 세상이 뒤집혀도 모를 망망대해에서 어디로 닿을지 모른 채 헤매는 그 고단함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소년의 자세한 사정을 알 수 없다. 단지 거친 파도가 치는 날에도 오로지 찻잔만 꼬옥 쥔 소년의 마음만 따라갈 뿐.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불안함과 이대로 바다 위에서 죽을 지도 모를 짙은 두려움을 찻잔 속에서 싹을 틔우고 자란 사과나무에 의지해 이겨나가는 그 애절한 마음을 따라갈 뿐이다.

 

이 책은 호주에서 출간되었다. 모티프는 ‘보트피플’이다. 호주는 보트피플이 가장 많이 도착하는 나라였다. 2013년 7월, 더는 무분별하게 보트피플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기 전까지 난민에 관대한 나라이기도 했다. 이 책은 ‘보트피플’로 어렵게 호주에서 정착한 레베카 영의 고모 이야기를 바탕으로 지어졌다. 그녀는 난민이 되어 새로운 곳에 정착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표현하려고 했다. 그림을 그린 맷 오틀리는 그림책 작가로 명성이 높은 작가이기도 하지만, 뮤지션으로 활발하게 활동한다. 이와 같은 맷 오틀리의 음악적 감각은 과감한 수평과 넓은 여백을 이용한 구성, 하늘을 가득 메우는 구름의 움직임과 수면의 움직임 등에 잘 드러나 있다. 이는 마치 우리가 한 곡의 음악을 자연스럽게 듣는 것처럼 이야기에 녹아들게 한다.

 

이 책은 난민의 처참한 현실을 고발하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떠나온 애틋함과 놓지 않는 희망을 품고 새로운 낯선 땅에 도착한 사람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그 마음을 누가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할까? 또 그 마음은 난민이 아니더라도 사람이 살면서 크고 작게 품는 마음이기도 하기에 우리는 이 책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글과 그림의 문학성과 높은 완성도에 감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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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좋은 어린이 책 <아빠와 배트맨>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배봉기(작가, 광주대 문예창작과 교수)

 

자본주의, 그것도 세계화의 신자유주의 시대인 현대는 감각과 욕망의 시대다. 다채로운 색상과 형태로 무장한 상품들은 우리의 감각을 자극하고 욕망을 부채질한다. 모든 것은 시장에서 교환가치로 매매된다. 그런 가치가 없는 것들, 보이지 않는 것들은 간단하게 무시당한다. 이 외향적 욕망의 시대에 교환가치로 환산할 수 없는, 쉽게 보이지 않고 드러나지도 않는 ‘진실’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 우리는 어떻게 진실을 간직하고 지켜나갈 수 있는가? 이병승의 동화집 <아빠와 배트맨>은 이런 중요한 질문들을 제기하고 있다.

 

<아빠와 배트맨>에 실린 여섯 편의 단편 동화들은 참신하고 개성적인 인물 설정과 기발한 사건 전개로 진행된다. 「하위권의 고수」의 1등을 위해 유명 학원에 가려는 ‘나’와 반 꼴등이면서 상상력의 천재인 우재, 「뻥쟁이 그루」의 놀이터의 왕 ‘나’와 손을 대면 타인의 아픔이 자신에게 빨려든다고 믿는 소아암 환자 그루, 「꼬마 괴물 푸슝」의 새엄마를 마녀로 부르는 ‘나’와 장래 희망이 천하무적 로봇인 새 동생 주광이. 이들 인물들은 개성적인 면모답게 기발한 사건을 벌이는데, 어린이 독자들은 이야기를 따라 읽은 후에 자연스럽게 깨닫게 될 것이다. 진실이란 마음으로 보고 느끼는 것이라고. 서로의 마음을 보고 느낄 때 우리는 소중한 진실을 찾을 수 있다고.

 

<아빠와 배트맨>에는 진실에 대해 조금 다른 방향으로 접근하는 작품들도 있다. 어떻게 해야 소중한 진실을 우리의 삶에서 지키고 간직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내일을 지우는 달력」은 골치 아프고 힘들고 성가신 날들을 지울 수 있는 달력을 원해서 벌어지는 사건들, 「아빠는 배트맨」은 부실 빌딩을 지으려는 회사를 내부 고발하려는 아빠의 고민, 「마음을 엿보는 안경」은 왕따를 당하는 친구를 알게 된 ‘나’의 행동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삶이란 골치 아프고 힘들고 성가신 날들도 겪고 이겨나가야 하고, 정의란 행동해야 하는 것이며, 용기를 갖고 다가갈 때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진실을 이 작품들은 말하고 있다. 용기와 행동이 진실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을, 곧 용기를 갖고 행동하는 삶에 진실이 있다는 것을 이 작품들은 잘 보여 주고 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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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좋은 어린이 책 <별난반점 헬멧뚱과 X사건>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이상권(동화작가)

 

<별난반점 헬멧뚱과 X사건>이라는 제목을 보면 뭔가 재밌는 사건이 일어날 것 같다. 맞다. 이 작품은 참 재미있다. 한 번 읽기 시작하면 결말을 보기 전에는 책을 내려놓을 수가 없는 치명적인 마력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책읽기를 싫어하는 아이라고 해도 이 책을 보는 순간 쏙 빨려 들고야 말 것이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엄청난 상상을 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단순하게 재미만 주는 건 아니다. 이 책은 다세대 주택으로 상징되는 현대 사회의 한 단면을 날카롭게 풍자한 문제작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작품의 주제만 놓고 본다면 사실 동화에서 만만하게 다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파트와 빌라로 상징되는 다세대 주택에서 사는 사람들은 바로 옆에서 살아가는 이웃의 얼굴도 모를 뿐만 아니라 행여나 마주쳐도 모른 체하는 것이 더 편하다. 그러니 옆집에서 도둑을 맞든 어떤 불행한 일을 당하든 전혀 관심을 갖지 않는다. 어른들은 그런 생각을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강요한다. 당연히 주인공인 아이도 그렇게 살아간다. 그러다가 우연히 현관문 앞에 있는 X나 O 같은 단순한 낙서를 발견하면서 이 이야기는 추리 소설처럼 흘러간다. 이웃 간의 소통부제 그것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도둑이랑 끊임없이 머리싸움을 하는 아이의 상상력이 이 작품을 살아 있게 해 준다. 심각하고 진지한 문제를 아이들 특유의 눈으로 바라다보면서 유쾌하고 스릴 있게 끌고 가는 작가의 역량 또한 돋보인다. 아이는 어른들의 단절된 세상을 한판 뒤집기 하듯이 뒤엎고 이웃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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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좋은 어린이 책 <한국사 편지 한글판 영문판 통합 세트 (전10권 + 독서대)>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로버트 쾰러(매거진 「SEOUL」 편집장)


한국은 뛰어난 무역 능력과 글로벌 대중문화의 선두 주자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그 어느 때와도 비교할 수 없는 국제적 관심이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쏟아지고 있습니다. 1997년 처음 시작된 이래 한국어능력시험을 치르는 지원자는 처음보다 70배 증가했습니다. 올해 4월에는 무려 전 세계 45개국에서 72,000여 명의 지원자가 시험을 치렀지요.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엄청난 인기를 끌어 중국이 한국의 TV프로그램을 견제할 필요성을 느낄 정도였습니다. 얼마 전에 한국의 소설가가 영국 맨부커 인터내셔널 상을 수상한 건 굳이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사 편지≫ 한글판·영문판 시리즈는 꼭 필요한 시점에 나타난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한국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은 이 순간,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부모와 학교도 우리 젊은이들이 아시아에서 가장 역동적인 나라인 한국에 대해 자부심과 감사한 마음을 갖기를 바랍니다.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인들 또한 다음 세대에게 나라와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주려고 노력합니다.


≪한국사 편지≫ 한글판·영문판 시리즈는 여기에 시의적절하고 매우 유용한 책입니다. 열 권으로 이루어진 통합세트는 지은이 박은봉의 세심한 연구를 바탕으로, 짧지 않고, 때로는 극적인 한국의 역사를 균형 잡힌 시각으로 펼쳐 보입니다. ≪한국사 편지≫ 한글판은 출간 이래 지금까지 350만 부가 넘게 판매된 책입니다. 무엇보다 이해하기 쉬운 설명과 재미, 두 가지 무기로 원시 시대부터 근현대까지 흥미로운 한국사를 들려주며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런던대학에서 한국문학을 전공한 번역자 벤 잭슨은 한글판의 매력을 잘 살려 딱딱하지 않게 영어로 옮겼습니다. 한국사에 익숙하지 않은 영어 사용자들도 명확하고 매끄러운 문장을 통해 한국사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세계의 모든 독자들에게 영문판 <<Letters from Korean History>>는 완벽한 한국사 입문서가 되어줄 것입니다. 외국에 있는 한국인들과 세계화 시대를 맞아 영어를 공부하는 독자, 관광과 교육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한국을 찾는 방문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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