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좋은 어린이 책 <뒤집혀 혀집뒤!>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진경(시인, 동화작가)

 

「뒤집혀 혀집뒤!」 외 2편은 도시의 인공적 환경과 어른들에 의해 틀지어진 제도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이 어떻게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계 사이의 갈등을 느끼고 상상을 통해 화해를 꿈꿀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작품들이다. 「뒤집혀 혀집뒤!」는 딱지치기에 빠진 태풍이가 대마왕 딱지가 마계로 떠나며 알려준 ‘혀.집.뒤 혀집뒤’ 주문을 통해 딱지치기 왕이 되고 학교 밖에서까지 더구나 방학인데 딱지치기를 금지한다며 딱지를 압수해 가는 교장 선생님에게 화가 나서 학교 건물을 거꾸로 뒤집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뒤집힌 학교 건물은 다시 뒤집을 수가 없어 뒤집힌 그대로 사용하게 되었다. 딱지치기의 뒤집기를 공간의 뒤집기로 연결시키고 공간의 뒤집기를 전복적 상상력으로 승화시킨 좋은 작품이다.

 

「파라솔 뒤에 테이블 뒤에 의자가」는 편의점 앞에 놓인 플라스틱 의자와 파라솔들이 검은 고양이의 마법적 접촉에 의해 깨어나 사람과 차들이 뜸해진 한밤중 옥상에 갇혀 죽어가는 삼색이 고양이를 구하러 가는 이야기이다. 도저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도시의 사물들을 가지고 이렇게 꿈꿀 수도 있구나 싶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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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좋은 어린이 책 <빨간 머리 마녀 미로>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리리(동화작가)


동굴 보육원에 사는 빨간 머리 ‘미로’, 미로는 머리 색깔 때문에 친구들한테는 마녀라고 놀림을 받는다. 더욱이 무시무시한 원장 선생님과 쥐가 있는 동굴 보육원에서 벗어나고 싶은 미로. 미로는 매일 밤마다 주문을 건다. 그러던 어느 날 곱슬머리 아저씨와 통통이 아줌마가 보육원에 찾아온다. 아줌마와 아저씨를 따라간 집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수리는 뭐든지 찍기만 하면 살아서 움직이는 생생 사진기를 발명하는데, 생생 사진기로 쓱싹 고무 왕자와 반쪽 신사를 탄생시킨다. 거만한 쓱싹 고무 왕자는 크리스티네 뇌스트링거의『오이 대왕』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쓱싹 고무 왕자는 오디 대왕보다 더 뻔뻔하고 엉뚱한 사고뭉치다. 쓱싹 고무 왕자의 끊임없는 말썽으로 이야기는 더욱 흥미롭게 펼쳐진다. 빨간 머리 미로, 발명가 수리, 쓱싹 고무 왕자, 반쪽 신사, 강아지 파마 등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작품에는 독특하고 매력적인 인물들이 대거 등장한다. 작가가 큰 이야기 굿판을 벌인 듯하다. 작가의 뛰어난 상상력과 능청스러움에 혼이 쏙 나갈 정도다. 새로운 가족의 탄생을 알리는 따뜻한 마무리도 좋았다. 아이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동화가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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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좋은 어린이 책 <샐리 존스의 전설>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작가(고정욱)

 

흥미진진한 모험에 담긴 삶의 깊은 의미
눈이 휘둥그레진다. 작품 안으로 끌어당기는 힘이 강렬하다. 스케일이 방대하면서도, 세부 묘사가 치밀하다. 대하 장편소설에 들어갈 이야기가 한 편의 그림책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런데 이 작품의 주인공은 인간이 아니라 고릴라가 아닌가.

 

비바람이 휘몰아치고 칠흑같이 어두운 밤 고릴라 한 마리가 태어난다. 고릴라 족장은 아이의 삶이 순탄하지 않으리라 예언한다. 첫 장면부터 심상치 않다. 과연 아기 고릴라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어린 고릴라는 밀렵꾼을 거쳐 터키 상인의 손에 넘겨진다. 그때부터 샐리 존스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이스탄불로 데려가면서 비싼 관세를 아끼려고 여자 아이 이름을 붙인 것. 샐리는 이후 정처 없이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떠도는 처량한 신세가 된다. 영문도 모른 체 신출귀몰한 도둑이 되었다가, 서커스에서 재주를 부리고, 증기선에서 선원 생활을 하기도 한다. 동물원에서 수컷 오랑우탄을 만나 사랑에 빠지기도 하지만, 결과는 쓰라린 실연이다. 온갖 시련을 겪으면서도 샐리는 좌절을 딛고 꿋꿋하게 일어선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인 보스라는 선원 친구를 만난 것은 행운이다. 비슷한 상처를 가졌기 때문일까, 진한 우정이 서로에게 다시 일어설 힘을 준다. 마지막 장면은 잊히지 않을 진한 여운을 남긴다. 멋진 반전으로 (책을 보세요!) 자신들의 배를 마련하여 전 세계를 떠돌던 샐리와 보스는 아프리카 밀림의 깊숙한 곳에 다다른다. 까마득히 오래 전에 샐리가 떠난 바로 그곳이다. 샐리는 과연 고향에 남을 것인가, 아니면 보스와 함께 새로운 모험에 나설 것인가? (역시 책을 보세요^^)

 

이토록 긴박감 넘치는 이야기를 재치 있게 풀어나가는 작가가 그림까지 실감나게 그렸다니, 놀랍기만 하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눈앞에 펼쳐지는 새로운 세계가 단박에 눈길을 잡아챈다. 게다가 심리 묘사는 얼마나 탁월한지.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으면 더 좋을 작품이다. 책 한 권으로도 세계일주가 가능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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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좋은 어린이 책 <옛무덤이 들려주는 이야기 한국사>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시원(소년조선일보 편집장)

 

우리 어린이들에게 올바른 역사의식을 심어 주어야 한다는 믿음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해지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역사를 처음 접하는 어린이들이 역사에 흥미를 가지게 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특히 통사 중심의 역사 교육은 역사의 흐름을 차근차근 보여 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어린이들이 그 내용과 분량에 압도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지요. 우리 어린이들에게 자칫 역사가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인상을 전하게 된다면 곤란할 테니까요. 최근 교과서나 역사서들은 만화 형식을 차용하여 무게나 깊이를 조절하며 재미 요소를 더하고 있지만, 역시 어린이들이 통사의 긴 호흡을 따라가기에는 벅찹니다.


그러던 중 반가운 책을 발견했습니다. <어린이 한국사 첫발> 시리즈는 역사를 처음 접하는 어린이들에게 자연물이나 건축물에 얽힌 우리 역사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들려주는 어린이 역사 교양 시리즈입니다. 어린이들이 본격적으로 역사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역사에 흥미를 가질 수 있게 하는 새로운 역사책이지요. 특히 주제사로 접근하는 기존의 역사책이 인물이나 문화재 등을 소개했다면 <어린이 한국사 첫발> 시리즈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자연물과 건축물이라는 새롭고 참신한 매개를 통해 우리 역사 이야기들을 조명합니다. 오천 년 우리 역사 현장에서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온 자연물과 건축물이야말로 가장 생생하게 우리 역사의 사연을 담고 있기 때문이지요.


<어린이 한국사 첫발> 시리즈의 일곱 번째 이야기, 《옛무덤이 들려주는 이야기 한국사》에서는 우리 역사를 오롯이 간직한 고분(이하 ‘옛무덤’)이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옛무덤은 만듦새와 껴묻거리를 통해 우리 조상들의 삶을 보여 주며, 때로는 그 존재만으로 우리 역사의 지표가 되기도 하니까요.


이 책은 옛무덤의 목소리를 통해 처음 나라를 세운 왕들의 이야기부터 나라를 지킨 용맹한 장수의 이야기, 새로운 시대를 꿈꾸다 스러져 간 목숨들의 안타까운 이야기까지. 우리 역사를 생생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조선 건국의 위업을 달성한 태조 이성계의 무덤 건원릉에 억새가 무성한 까닭과 천오백 년 만에 나타나 백제의 비밀을 밝히는 열쇠가 된 무령왕릉의 사연 등이 흥미로운 이야기도 이어집니다. 한편 서울 효창공원에 소재한 삼의사의 묘와 국립 4·19 민주 묘지, 국립 5·18 민주 묘지 등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보여줍니다.


《옛무덤이 들려주는 이야기 한국사》에서 만나는 역사는 만날 수 없는 옛 인물의 이야기도, 마음먹고 찾아가야 하는 박물관 속 박제된 문화재의 이야기도 아닙니다. 어린이들은 이 책을 통해 역사란 결코 멀고 어려운 이야기가 아니라, 등굣길과 산책길에 만나게 되는 내 주변의 이야기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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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좋은 어린이 책 <투표, 종이 한 장의 힘>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현주(어린이책 작가&세이브더칠드런 스쿨미유닛 팀장)


“빨리 배워야 하는 것은 따로 있다.”
미국은 아이가 다섯 살이 되면 투표를 가르치기 시작한다. 대선을 앞두고 초등학교에서는 ‘모의 선거 (Mock Election)’를 실시한다. 아이들은 선거인 등록부터 투표, 개표 과정을 최대한 실제와 가깝게 치르며 후보들의 공약을 살핀다. 빈민층을 돕는 버니 샌더스에 투표하겠다는 아이, 장애인을 비하한 트럼프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아이가 각자의 주장을 편다. 진지함만큼이나 결과도 흥미롭다. 아이들의 모의 선거 결과는 실제 선거의 예상 지표가 되는 경우가 많다 한다.

 

정치 교육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여기는 나라는 또 있다. 의무투표제를 시행하지 않는 나라 가운데 세계에서 투표율이 가장 높은 스웨덴이 그렇다. 2014년 스웨덴의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은 85.8퍼센트로 한국의 2016년 20대 총선 투표율 58퍼센트에 비해 월등하게 높다. 스웨덴에서는 유치원 때부터 민주주의와 투표의 개념을 배우고, 초등학생이 되면 정당의 역사와 철학을 배운다. 덕분에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저는 중도당을 지지합니다. 커서 자영업을 하고 싶은데 중도당은 자영업에 투자를 하거든요.”라며 발언할 줄 알게 된다. 일찍이 정당정치와 자신의 삶을 연결해 사고하는 법을 익힌 결과다.

 

2016년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EBS <e지식채널>이 소개한 세계의 정치 교육 현장이다. 다섯 살부터 투표를 경험하고 초등학생이 되면 정당의 역사와 철학을 배우며 그 지식을 자신의 삶에 녹여 생각하는 연습을 하는 아이들. 어려서부터 투표와 선거의 의미를 배운 아이들은 어른이 되면 가장 하고 싶은 일로 바로 ‘투표’를 꼽는다.

 

한국은 어떨까? 2016년 20대 총선의 투표율은 58퍼센트였다. 생애 첫 유권자 자격을 얻은 19세의 투표율은 53.5퍼센트에 그쳤다. 높은 대학등록금, 청년실업, 저임금, 분단, 징병제 등 자신의 삶과 아주 밀접하게 연계되는 사안 앞에서 이들은 낙담하거나 오히려 냉소적이 된다.

 

바로 그래서, “빨리 배워야 하는 것은 따로 있다.”는 말이 나온다. 아직 사회적 경제적 테두리에 갇히거나 길들여지기 전에 민주주의의 의미와 도구를 익히고 경험해 봐야 한다. 다섯 살은 너무 이르지 않느냐고? 어릴수록 좋다. 어렸을 때 알려주면 투표가 얼마나 가치 있고 꼭 필요한 일인지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낙담, 냉소, 체념에 앞서 옳음, 숭고함, 정의의 가치를 먼저 배우게 된다.

 

《투표, 종이 한 장의 힘》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정치 교육의 길잡이가 되어줄 만한 책이다. 고대 그리스 아테네에서부터 EU 구제금융 수용 여부를 묻는 2015년 그리스 국민투표까지, 2500여 년의 시간을 여행하며 선거와 국민투표가 확대되는 과정을 살핀다. 투표권이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피와 땀으로 거둔 소중한 결실임을 보여 준다. 역사의 주요 장면을 살펴보며 주로 선거와 투표의 역사를 이야기하지만 이는 곧 민주주의 그 자체라는 점에서 좋은 민주주의 교과서 역할을 한다.

 

나아가 이 책은 선거와 국민투표만으로는 민주주의가 꽃필 수 없다는 사실 또한 균형 있게 짚는다. 다수결이 언제나 옳은 것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고, 간접 민주의주의 단점을 보완하는 국민소환, 국민투표, 국민발의 등의 장치를 알려준다. 오늘날 직접 민주주의를 실험하는 지역 사례도 소개한다. 100년 전까지는 투표권을 얻는 것이 과제였다면, 이제부터는 투표의 허점을 메우는 것이 우리들의 숙제라는 메시지와 함께.

 

아이들이라고 정치 뉴스의 진공 공간에서 살아가지 않는다. 아침에 눈을 떠서부터 밤에 잠들 때까지 아이들도 어른들의 세상을 보고 듣고 경험한다. 아이가 ‘미국의 대선은 클린턴과 트럼프, 누구의 승리로 끝날까?’ 하고 궁금해 한다면 이 기회에 ‘투표에서는 이겨도 선거에서는 질 수 있는’ 미국 대선 제도의 장점과 단점을 함께 토론해 봐도 좋겠다. 시민의 뜻을 거스르고 일을 안 하거나 싸움을 일삼는 국회의원들에게는 어떻게 시민의 힘을 보여 주면 좋을지 논의해 봐도 좋겠다. 《투표, 종이 한 장의 힘》이 충분히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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