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큼 책이 징글징글하게 느껴졌던 적이 없었다.
그냥,
읽는 것도, 만드는 것도, 일면식 없는 작가들과 출판사들까지도
겨우 이거밖에 안되는 건가 하면서 싫어하고 미워했다.
몸과 마음이 지쳤기 때문이었다.
책을 손에 들기보다는, 식재료를 손에 들고 먹을 것을 만드는 일이 더 좋았다.
그게 훨씬 세상에 보탬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힘이 들면 음식을 만드는 걸로 스트레스를 풀었다.
그조차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기운이 딸릴 때는
외국의 요리잡지 사이트에 들어가서 딴 생각을 실컷 했다.
마당에서 기른 채소를 뽑는 상상,
퍼덕이는 물고기를 내 손으로 낚는 상상을 했다.
생전 안 하던 게임을 시작했다.
스머프 마을에서 농사 짓는 게임이다.
내년에는
책을 좀 다른 눈으로, 좀 편하게 대할 수 있을까.
이 오랜 애증의 대상을
제대로 다시 사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올해 읽은 몇 안되는 책들은
여기 알라딘 친구들이 추천하고 좋아해준 것들이었다.
영양제를 섭취하듯, 조금씩 찬찬히 잘 먹었다.
언제나, 무조건적으로 따뜻하고 씩씩한
알라딘 친구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
2012년 새해 복 엄청나게 많이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