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chaire > 때이른 '풍장의 습관', 아직 덜 메마른...
사라진 손바닥 문학과지성 시인선 291
나희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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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여름이던가, 나희덕의 네 번째 시집 ‘어두워진다는 것’과 기타 등등 몇 권의 시집을 산 기억이 난다. 호주에 공부한답시고 내려간 친구에게 가볍고도 무겁게 항공선물을 해야 할 것이 필요했기에 시집을 대여섯 권 고른 것이다. 공교롭게도 남자 시인 셋, 여자 시인 둘... 정도를 산 것 같은데, 응큼하게도 시집을 사면서 세 권만 보낼 테야, 두 권은 내가 먼저 읽고 보내든지 말든지 할 테야, 했었다. 결국 나는 내 욕심대로 했고 그때 내 손에는 나희덕과 허수경이 남았던 것 같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두 시집 모두 썩 마음에 들었던 것 같지는 않다. 나희덕은 그 무렵, 지나치게 서정시인이었다.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봄이면 초록가지를 노래하고, 여름이면 비를 노래하며, 가을엔 나비를 노래하는 식이다. 겨울에는 당연히 눈(雪)을 읊는다. 아, 물론 이것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그런 풍경을 노래한 시들 중, 별반 마음을 잡아끄는 시가 없었다는 변명.

‘어두워진다는 것’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시는 표제작인 ‘어두워진다는 것’, 이 시에는 풍경 이후의 풍경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5시 44분의 방이 / 5시 45분의 방에게 / 누워 있는 나를 넘겨주는 것 / 슬픈 집 한 채를 들여다보듯 / 몸을 비추던 햇살이 / 불현듯 그 온기를 거두어가는 것 / 멀리서 수원은사시나무 한 그루가 쓰러지고 / 나무껍질이 시들기 시작하는 것 / 시든 손등이 더는 보이지 않게 되는 것 / 5시 45분에서 기억은 멈추어 있고 / 어둠은 더 깊어지지 않고 / 아무도 쓰러진 나무를 거두어가지 않는 것 // 그토록 오래 서 있었던 뼈와 살 / 비로소 아프기 시작하고 / 가만, 가만, 가만히 / 금이 간 갈비뼈를 혼자 쓰다듬는 저녁


오늘 나는, 어두워진 사람에 관한 소식을 들었다. 그녀는 비교적 젊은 아낙의 삶을, 아직 많이 남은 어머니의 삶을 애써 버리고, 그다지 오래 서 있지 못했던 뼈와 살을 버틸 힘 없어 버려야 했다. 근래 들은 소식 가운데 가장 가슴 아픈 소식이었는데, 아뿔싸, 나는 너무나 태연했다. 슬픈 집 한 채를 들여다보는 것도 시인은 저렇게 시들시들 아프건만, 나는 지인의 죽음을 듣고도 풍경이 퇴색해 보이지 않았다. 점심밥도 맛있었고, 저녁밥도 맛있었고, 텔레비전도 재밌었다. 산다는 건 뭐냐, 고도 묻지 않았고, “가슴이 너무 아파”라고 말하며 울먹이는 엄마의 목소리를 멍하니 흘려들었다. 아마 이것이, 갑각류가 되어가는 과정일까.

“어두워진다는 것, 그것은 몸을 비추던 햇살이 불현듯 그 온기를 거두어가는 것"이라며 미세한 시간의 흐름을 포착해내던 시인은, ‘사라진 손바닥’이라는 시집을 내놓고는, 자신이 흡사 ‘도덕적인 갑각류’가 된 것 같다고 고백한다. 갑각의 관념들을 직조했다는 ‘사라진 손바닥’의 시들은 과연, 풍경보다도, 풍경 안의 영혼보다도 관념과 철학을 앞세우고 있는 것도 같다.

“잊혀진 것들은 모두 여가 되었다 / 망각의 물결 속으로 잠겼다 / 스르르 다시 드러나는 바위, 사람들은 / 그것을 섬이라고도 할 수 없어 여, 라 불렀다”는 ‘여, 라는 말’이라는 제목의 이 시를 나는 도통 이해하기 어렵다. 나희덕의 시답지 않게 자연스럽지 못하다. 그러나, 시인의 영혼에도 때로는 마른버짐 필 때가 있는 게다. 내가 보기에 ‘사라진 손바닥’은 시인의 영혼에 끼여들기 시작한 부스럼의 증거가 아닌가 싶다. 그것이 도덕적 갑각인지 관념의 먼지인지는 알 길이 없지만. 이런 이유로 나는 몇날 며칠 이 시집을 들고다니면서도 별루 정이 안 가기도 하고, 조금은 실망스럽기도 했으면서, 또 한편 위로를 받았다. 시인도 메마르는 거구나. 나의 메마름을 용서해줘도 되겠구나, 하고... 그런데 이건 순전히 나만의 착각이었고, 시인은 부러 그렇게 메말라질 필요가 있어서 그리 됐다는 듯이 스스로 쓰고 있다.

“존재가 시드는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썩는 것과 마르는 것. 아름다움이 절정을 다한 뒤에도 물기가 남아 있으면 썩기 시작한다. 그것이 꽃이든 음식이든 영혼이든. 그러나 썩기 전에 스스로 물기를 줄여나가면 적어도 아름다움의 기억은 보존할 수 있다. 이처럼 건조의 방식은 죽음이 미구에 닥치기 전에 스스로 죽음을 선취함으로써 영속성을 얻으려는 욕구에서 비롯된 것이다.”

 

오, 대단히 그럴 듯하다. 건조함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핑계가 아닌가 하고 힐난하면서도 역시 시인은, 관념의 뒷간에서도 보석을 찾아내는 고집덩어리구나 새삼 감탄스럽다. 그렇다 해도, 이미 시인은 자신의 존재가 시드는 걸 알고 있는 게 아닌가. 그걸 감지하는 시인의 저 유려한 변명은 그래서 더욱 서글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집에는 한 귀퉁이 접게 만드는 시가 제법 된다. 나희덕의 뿌리 깊은 내공을 그 어떤 사막의 모래바람이 함부로 파괴해버리겠는가. 아직 덜 메마르고 덜 시들어서 아름다운, 따스함을 버리고 택한 메마름의 길에서조차 그 나름의 평안함을 직조해내는 시인의 건재함은 ‘풍장의 습관’ 같은 시에서 분명히 확인된다. : “방에 마른 열매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 깨달은 것은 오늘 아침이었다. / 책상 위의 석류와 탱자는 돌보다 딱딱해졌다. / 향기가 사라지니 이제야 안심이 된다. / 그들은 향기를 잃는 대신 영생을 얻었을지 / 모른다고, 단단한 껍질을 어루만지며 중얼거려본다.”

향기가 사라지니 이제야 안심이 된다, 고 시인은 말하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그것은 그가 이제 고통과 소진의 향기마저도 죄다 뿜어보았다는 뜻일 테니! 그래도 나는, 아직 나희덕에게서 도도함보다는 따뜻함을 바라는 것 같다.



<겨울아침>


어치 울음에 깨는 날이 잦아졌다

눈 부비며 쌀을 씻는 동안

어치는 새끼들에게 나는 법을 가르친다


어미새가 소나무에서 단풍나무로 내려앉자

허공 속의 길을 따라

여남은 새끼들이 푸르르 단풍나무로 내려온다

어미새가 다시 소나무로 날아오르자

새끼들이 푸르르 날아올라 소나무 가지가 꽉 찬다

큰 날개가 한 획 그으면

模畵하듯 날아오르는 작은 날개들,

그러나 그 길을 필요로 하지 않을 때가 곧 오리라


저 텃새처럼 살 수 있다고,

이렇게 새끼들을 기르며 살고 있다고,

쌀 씻다가 우두커니 서 있는 내게

창 밖의 날개 소리가 시간을 가르치는 아침


소나무와 단풍나무 사이에서 한 생애가 가리라

 

나희덕의 시가 주는 가장 큰 감동은 바로 이런 것이라고 나는 거푸 생각한다. 삶의 장면 속 깊숙한 곳으로 투명하게 스며드는 시선, 지나가는 나비나 붉기만 한 꽃을 시적 치장으로 뒤범벅하거나, 관념의 갑각을 뒤집어씌우는 게 아닌, 정직하게 자기 모습 그대로 따스해져버리는 것, 포기하듯 시를 쓰는 것, 시인이 썼다기보다는, 시인에게 들켜버린 것 같은 시를 쓰는 그녀, 덕분에 갑각의 안쪽은 아직 따스한 거다.

그리고 이제, 이문구 선생에게 이미 바쳐진 다음 시는 먼저 어두워진 누군가를 위한 나의 조문이라고 해두자(잘 가요, 언니, 언니가 어릴적 제게 사준 하얀 스웨터는 아직 내 가슴의 겨울에 온기를 준답니다).


“아무래도 오늘을 넘기기 어려울 것 같다는 / 전화를 받고 역으로 달려갔다 / 배가 고팠다. /죽음의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느낀 것이 시장기라니. / 불경스럽다는 생각에도 불구하고 배가 고팠다. / 기차시간을 기다리며 허겁지겁 먹어치운 / 국밥 한 그릇. / 벌건 국물에 잠긴 흰 밥알을 털어넣으며 / 언젠가 下棺을 지켜보던 산비탈에서 / 그분이 건네주신 국밥 한 그릇을 떠올렸다. / 그를 만난 것은 주로 장례식에서였다. / 초상 때마다 護喪을 마다하지 않았던 그가 / 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온 그가 / 이제는 고단한 몸을 뉘고 숨을 내려놓으려 한다 / 잘 비워낸 한 생애가 천천히 식어가는 동안 / 그가 마지막으로 건네는 국밥 한 그릇을 / 눈물도 없이 먹어치웠다. / 국밥에는 국과 밥과 또 무엇이 섞여 있는지, / 국밥 그릇을 들고 사람들이 / 아무렇지도 않은 듯 서둘러 삼키려는 게 무엇인지, / 어떤 찬도 필요치 않은 이 가난한 음식을 / 왜 마지막으로 베풀고 떠나는 것인지, / 나는 식어가는 국밥그릇을 쉽게 내려놓지 못했다.” -- <국밥 한 그릇 - 故 이문구 선생님을 생각하며>


--- 2004. 11. 1. 2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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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그 어떤 기억이라도 좋으니,
날 좀 붙들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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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 선생..

사진출처:gyuhang.net

 

**우리나라 안에서 가장 많은 인세 수입을 올리는 아동문학가는 저렇게 산다. 우리는 그 삶에 몹시 공감한다. 그러나 중요한 건 공감하는 게 아니라 저렇게 사는 것이다.그게 어렵다.


자칭 국민배우라 칭하는 최민식과 송강호는 개런티 5억이 많으냐? 고 되묻는다.돈이 많고 적음을 떠나 그것을 묻는 자체가 부끄러운 일은 아닐런지..


그저 숙연해진다.살아내는 것의 진정성을,느낀다..탁 하고,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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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 9.11 테러와 이슬람 이해하기
이희수.이원삼 외 12인 지음 / 청아출판사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며칠전 신문에 한 이슬람 국가의 여성차별에 관한 기사가 실렸다. 그 나라에서는 여자가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고 판단될 때 이른바 명예살인이라는 것이 자행된다고 한다. 그 기준도 불분명한 이 괴상한 관습으로 아버지가 딸을 오빠가 동생을 서슴없이 살해하고도 죄책감조차 갖지 않는 그 종교적 믿음이 놀라웠고, 그런 자들에게 길어야 1년, 보통 3~4개월의 가벼운 처벌을 안기고도 이 관습을 은연중에 허용하는 그 나라의 사법체계가 놀라웠다. 단적인 예지만, 우리가 흔히 접하고 알고 있는 이슬람에 대한 이미지들이 대개 이러한 것이었다. 언론이나 여러매체를 통해 우리가 그동안 접해온 이슬람은 다분히 호전적이며, 여성의 권리를 억압하며, 하루에도 몇번씩 성지를 향해 예배를 하는 다소 비효율적인 국가로 인식되어 있곤 했다. 현대사의 굵직한 전쟁과 테러의 중심엔 이들이 있었고, 그들에 대한 왜곡의 틀은 공고해져만 왔다. 조금 과장해 말하자면 그들은 지구촌의 골칫거리요, 분쟁덩어리였다. 허나 9.11이라는 한차례의 거센 폭풍을 맞으며 세계는 이들을 다시 주목하기 시작했다.

 

책을 통해 퍽 놀란 것은 이슬람이 이렇게 광대하고 엄청난 세력이었나 하는 것이었다. 단순히 지도로만 보아도 거의 세계의 반이라 해도 될 만한 광범위한 지역에서 이미 이슬람은 그 세를 떨치고 있었다. 10억을 헤아리는 그들의 존재에 대해 왜 여태 우리는 그렇게 무지했는가라는 자괴감마저 들 정도였다. 생각해 보면 그들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세계4대문명 중 세개의 문명을 탄생시켰다. 책의 서두에서 밝히고 있는 이슬람지역의 찬란한 유적들 카르나크신전, 페트라, 아르케스궁, 메디나, 모헨조다로 - 등은 감탄을 넘어선 경외의 대상이었다. 지구상 어느곳 보다도 풍성한 문화를 일구었던 그들이 어느날부턴가 하나의 믿음으로 일어선다. 그 단결은 놀라웠고, 믿음은 강성했다. 하여, 그 포교의 과정을 시기하는 무리들은 그들을 헐뜯기 시작한다. 처음부터 포용과 화합을 내세웠던 이슬람의 시련은 그렇게 시작된다.

이교도를 처단해야 할 당위성을 그들의 경전에서 찾은 자들과, 이교도를 포용해야 할 당위성을 그들의 경전에서 찾은 자들과의 싸움은 과연 누가 옳은가? 은자 피에르의 혓바닥에서 시작된 십자군 전쟁이라는 해괴한 사건의 발단으로부터 인류는 헤어나올수 없는 반목의 역사로 들어섰고, 그때부터 가해자와 피해자의 구분은 이미 분명했다. 시대를 달리하며, 가하는 자와 당하는 자의 이름이 바뀌었을 뿐 변한 것은 하나없다. 그러나, 한손에 칼, 한손에 꾸란 그 어느 이슬람인도 하지 않은 그 말이 어느새 이슬람을 전쟁광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언제나 가해자가 정의의 사도가 되고, 당하는 쪽이 악의 축이 되는 이 세계의 논리가 야속하기만 할 따름이다.

이 책에서 비중있게 다루고 있는 이슬람 여성에 관한 부분도 그러한 편견속에서 인식되고 있다. 얼굴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히잡을 푹 눌러쓴 여인들의 모습이 우리가 생각하는 이슬람 여성의 전부다. 그 이면에 지켜지고 있는 이슬람 여성들의 나름의 권리를 우리는 전혀 알지 못한다. 물론, 서두에서 밝힌 것과 같이 아직도 이슬람지역 중 많은 곳에서 여성에 대한 비인륜적 사고가 만연해 있는 것도 사실인 듯 하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여성에 대한 차별은 전 인류의 과오였다. 굳이 이슬람에 그 잘못을 전가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책에서 밝힌 것에 따르면 이슬람 여성들은 그 어느 문명권의 여성들보다 그들의 권리를 지켜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슬람 시대 이전부터 환경적 필요성에 의해 이루어져오다 종교적 의미가 더해져 하나의 관습으로 이어져온 히잡의 존재 하나로 이슬람 여성의 인권을 제멋대로 판단할 수는 없는 것이다. 아직도 여성의 지위와 인권은 전세계가 다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인 듯 싶다.

OPEC의 유래 또한 그랬다. 그저 석유파동으로만, 오일쇼크로만 기억하는 OPEC의 존재가 지극히 자위적인 투쟁의 결과였음을 이책은 밝힌다. 나는 자국의 자원을 서구의 석유재벌에 강탈당하며 그들이 당해왔을 분노의 단면을 능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이슬람 지역이 오늘날처럼 분쟁의 중심지가 된 데에는 선진국들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얽혀있음이 주지의 사실이다. 석유라는 인류 최대의 자원을 두고 또다시 그들을 덮쳐온 서구의 손길은 그 옛날 십자군의 잔임함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터이다. 세계를 경제위기로 몰아넣으면서까지 지키고자 한 그들의 자위권은 눈물겹기만 한 것이었다.

 

정말 생소한 지식들.. 이자가 없는 이슬람은행, 오르지 않는 임대료, 독특한 장례의식과 같은 일련의 지식들 속에서 우리는 이슬람을 정말 다른 기준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는다. 

이슬람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은 그들의 정치와 생활과 종교가 일체화된 독특한 생활양식을 이해하는 것이다. 이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그들은 그저 서구가 만들어놓은 이미지속의 그들일 뿐이다. 물론, 종교의 자유가 주어지고, 정치와 종교가 엄격히 분리된 우리나라와 같은 상황에서 그들을 전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맞다 하겠다. 허나, 그들은 그 이해못할 하루하루의 삶을 성직자도 없이 천년을 넘게 이어왔다. 이미 그것은 우리가 이해를 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의 삶 그 자체일 것이다. 우리가 하루 세끼 밥을 먹는 것처럼, 당연한 것들을 굳이 따져들고, 시비를 가리려 한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다. 믿음과 일상이 일치되는 그들의 신성한 삶속에서 나는 작은 경건함을 얻는다. 돼지고기를 먹지 말라는 꾸란의 가르침을 수억의 사람들이 지켜가고 있다는 생각을 해보자. 나역시 그래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잠시 해보지 않을 수 없다. 일생의 목표가 성지를 순례하는 것인 사람들과 우리는 같은 지구상에 살고 있다. 우리의 일생의 목표는 무엇인가? 우리가 술과 고기에 찌들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동안, 적어도 그들은 꾸란이 준 소중한 가르침들을 되새김질 한다. 그들은 종교에 얽매인 광신도들이 아니라, 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이야기하고, 어느 민족보다 축제를 즐기는 우리와 똑같은 인간들일 뿐이다. 이슬람에 대한 편견의 극복보다 더 필요한 것은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그들의 삶을 사랑하려는 우리의 노력이다.

 

이슬람은 아직도 시끄럽다. 2,200만의 쿠루드족이 세계를 떠돌고, 코소보의 오랜 총성이 아직 멎지 않았으며, 독립군이 버젓이 반군으로 불린다. 보스니아, 아프가니스탄, 인도/파키스탄, 인도네시아, 알제리 역사가 이들에게 준 상처는 스스로 곪아 안으로 안으로 파고 든다. 끝도 보이지 않는 싸움들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들이 미국을, 영국을, 프랑스를 원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이미 시위는 당겨졌다. 그들은 변하고 있으며, 세계의 커다란 물결에 서서히 적응해 가고 있다. 그동안 무수한 역사의 소용돌이 앞에 겪어온 혼란들을 그들은 알라의 이름으로 추스르고 있다. 문제는 이제 세계가 함께 그들과 머리를 맞대야 할 때라는 것이다. 왜 그들이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지, 왜 그들이 추곡수매를 하지 않는지, 이제는 관심을 가져야 할때이다. 알라알라신을 구분하지 못하는 우리의 무지가 계속되는 한 이슬람의 진정한 변화와 발전은 너무나 어려운 일일 것이다. 

 

이슬람은 그 시초부터 지금까지 화해와 용서, 절충과 합의, 포용과 화합,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평화의 다른 이름이었다. 공존을 해하려는 이들은 언제나 그들이 아니었지만, 피흘리며 상처입는 건 결국 그들이었다. 모든 것은 신의 뜻이라는 그들의 믿음은 때로 가혹해보인다. 그들이 스스로를 다독이며 헤쳐온 세월은 결코 만만한 무게가 아니었을 것이다. 잘못이 있는 쪽과 잘못이 없는 쪽을 때로 혼동하는 듯한 그들의 신을 나는 솔직히 인정할 수 없다. 허나 이 역시 신의 뜻임을 오늘도 의심하지 않는 그들의 삶을 나는 또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의 믿음이 옳건 그르건, 그들은 이 세상에 전인류와 함께 공존하리라는 신념을 잃지 않을 것이다. 그들에게 닥쳐올 또 다른 수많은 시련들속에서도 그들은 그들의 알라와 함께 의연할 것이다. 오늘의 계속되는 그들의 기도가 그들을 끝내는 지켜주는 사랑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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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물만두 > dosagong님께 알려 드리는 추리 작품들...

우선 저는 번역은 별로 문제 삼지 않습니다. 읽어보면 우리나라 번역이 대부분 거기서거기거든요. 그리고 제가 영어나 일어를 잘 아는 것도 아니구요.

하지만 읽어보신 어떤 분들은 오히려 옛날 번역이 좋다는 분도 계십니다. 일어판 중역이지만요.

아가사 크리스티해문 거밖에 읽어보지 않았습니다. 예전의 문고판 다른 거랑요.

그래서 요즘 정식 라이센스 계약을 했다는 황금가지의 책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80권을 모두 보실 생각이라면 해문을 권해드립니다.

황금가지에서 80권이 다 출판된다면 모르지만요. 메이저 출판사는 판매가 저조하면 중단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하지만 문고판이나 번역이 옛날 것이라 싫으시다면 서점에서 직접 같은 제목의 책을 비교해 보시고 선택하시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뤼팽 시리즈까치책방에서 출판된 것이 가장 좋습니다. 우리나라에만 최초로 번역된 것도 있고 번역하신 분이 아주 공들여 번역하신 겁니다.

홈즈 시리즈는 저는 황금가지로 읽었지만 대부분의 마니아분들은 시간과공간사의 책을 추천하시더군요. 번역하신 분이 더 잘 번역하셨다고 합니다.

그 밖의 책으로는

필립 말로 시리즈북하우스에서...

그리고 번역은 옛날 거지만 희귀본을 보시려면 동서미스테리북스를 보시기 바랍니다.

요즘 노블하우스에서 출판되는 퍼트리샤 콘웰의 스카페타 시리즈찬우물CSI 시리즈도 괜찮습니다.

마지막으로 예전에 제가 어디선가 퍼온 겁니다. 혹 올렸을지 모르지만 다시 한번 올립니다.

당신이 죽기 전에 읽어야 할 추리소설 50선

1.   모르그가의 살인사건 The Murder In The Rue Morgue, 1841 / Edgar Allan Poe

   (모두들 알다시피 탐정이 등장하는 최초의 추리소설)

2. 달보석 The Moonstone, 1868 / Wilkie Collins

   (T.S 엘리엇 등에 의해 최초의 추리소설로 인정받는 작품.)

3. 리븐워쓰 사건 The Leavenworth Case, 1878 / Anna Katherine Green

   (미국 최초의 베스트셀러이자 그린을 '탐정소설의 어머니'로 만든 작품.)

4. 홈즈의 모험 The Adventure of S. Holmes / Arthur Conan Doyle

5. 홈즈의 회상 The Memoirs of S. Holmes

6. 홈즈의 귀환 The Return of S. Holmes

7. 바스커빌가의 개 The hound of The Baskervilles

8. 브라운 신부의 동심 1911 / G.K. Chesterton 

9. 브라운 신부의 지혜 1914 

10. 노란방의 비밀 Le Myst re de la Chambre Jaune, 1907 / Gaston Leroux

   (본격적인 밀실살인을 최초로 다룬 추리 소설)

11. 813의 비밀 Huit cent treize, 1910 / Maurice Leblanc

12. 타인의 목 La T te d'un Homme, 1931 / Georges Simenon

13. 단지 조금 이상해 보이는 사람들 1928 / Karel Capek 민음사

14. 픽션들 Ficciones/J.L. Borges 민음사

15. 오리시스의 눈 The Eye of Osiris, 1911 / R. Austin Freeman

16. 통 The Cask, 1920/Freeman Wills Crofts (리얼리즘 추리소설의 걸작)

17. 크로이든 발 12시 30분 The 12:30 from Croydon, 1934 / Freeman Wilis Crofts

18. 백모 살인사건 The Murder of My Aunt, 1934 / Richard Hull

    (최초의 도서 추리소설)

19. 미궁과 사건부/ Roy Vikers

20.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1926 / Agatha Christie

21. ABC 살인사건 The ABC Murders

22.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

23.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And Then There Were None, 1939

24. 빨강 집의 비밀 The Red Redmaynes, 1922 / A. A. Milne

25. 흑사장 살인사건 The Plague Court Murders, 1934 / John Dickson Carr

26. 황제의 코담배 케이스/

27. 화형법정 The Burning Court, 1937

28. 나인테일러스 The Nine Tailors, 1934 / Dorothy Leigh Sayers

29. 벤슨 살인사건 / S.S. Van Dine

30. 그린 살인사건

31. 카나리아 살인사건

32. 케닐 살인사건

33. 승정 살인사건(주교살인사건)

34. 로마모자 살인사건 The Case of Roman Hat / Ellery Queen

35. Y의 비극The Tragedy of Y, 1932

36. 재앙의 거리 Calamity Town

37. 트렌트 최후의 사건 Trent's Last Case, 1913 / E.C. Bentley

38. 완전 살인 The Perfect Murder Case, 1929 / Christopher Bush

39. 붉은 수확 The Red Harvest, 1929 / Dashiell Hammett

30. 몰타의 매 The Maltese Falcon, 1930

31. 크나큰 잠 The Big Sleep, 1939 / Raymond Chandler

32. 안녕, 내 사랑아 Farewell, My Lovely, 1940

33. 기나긴 이별 The Long Goodbye, 1954

34. 환상의 여인 Phantom Lady, 1942 / William Irish

35. 상복의 랑데부 The Rendezvous in Black, 1948 / Cornell Woolich

36. 죽음의 키스 A Kiss Before Dying, 1953 / Ira Levin

37. 지푸라기 여자 La femme de Paille, 1956 / Catherine Arley

38. 위철리 여자 The Wycherly Woman, 1961 / Ross Macdonald

39. 신데렐라의 함정 Pi ge Pour Cendrillon, 1962 / Sebastien Japrisot

40.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 The Spy Who Came in from Cold, 1963 /John Le Carre

41. 재칼의 날 The Day of the Jackal, 1971 / Frederick Forsyth

42. 제 1의 대죄 The FirstDeadly Sin, 1973 / Lawrence Sanders

43. 독수리는 내리다 The Eagle Has Landed, 1975 / Jack Higgins

44. 코마 Coma, 1977 / Robin Cook

45. 양들의 침묵 The Silence of the Lambs, 1988 / Thomas Harris

46.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 The Firm, 1990 / John Grisham

47. 눈에 대한 스밀라의 감각 / 페터 회

48. 누가 빨로미노를 죽였나?/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49. 산문 파는 소녀/ 다니엘 페낙

50. 장미의 이름/ 움베르토 에코             

 

 비교해서 사기를 권합니다!  제 리스트도 한번 보세요.

자세한 설명은 없습니다. 워낙 그런 면은 서툴러서요.

 

http://www.howmystery.com/

참고할만한 홈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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