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의 토토 - 개정판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김난주 옮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 프로메테우스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대체 독자서평이 200개가 넘게 올라간 책은.... 어떤 책일까? 좋다 좋다 말은 듣고 있었지만, 그다지도 열렬한 반응을 보이는 책을 접한다는 건 왠지 김새는 일이기도 하다. 어쨌든 나는 이렇게 공인된 책을 들게 되었고 다시 하나의 독자서평을 추가하고 있다. 창가의 토토란 사실 내겐 그리 새로울 것도 없는 이야기이다. '대안교육'이란, 내가 맹렬히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의 이야기일뿐더러, 몇몇 신선한 기술적 방법들이 반갑긴 했지만, 다분히 나에게선 조금 식상한 얘기이기도 했다.

대안교육에 대한 나의 관심은 고교시절 두레자연학교를 처음 알고 나서다. 세상엔 매일아침 눈뜨자 마자 학교로 달려가, 10시 반까지 자율학습을 하지 않아도 되는 학교가 있다는 걸 알고, 난 얼마나 경이로워 했던가? 그네들을 알고 싶어서 많은 책을 뒤적이다가 결국 난 그런 일탈을 꿈꾸며(물론 꿈만이다... 꿈만..) 제도교육을 박차고 나가는 아이들을 이야기를 쓰기도 했었다. 그때부터 나의 가슴 한켠에 묻어둔 소중한 소망하나는 이 책의 도모에 학원 같은... 딱 그만한 학교를 하나 세워보는 것이다.

이책이 값진 건, 사람들에게 각성의 계기를 주었다는 점일 것이다. 한때 체게바라 열풍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 혁명가의 고귀한 삶을 저리 상업주의의 소재로 이용해도 좋으냐는 우려였다. 사실 체게바라평전이 그리 인기를 누린 건 체게바라란 인물의 혁명적 업적보다도 그의 이미지 - 베레모를 눌러쓴 왠지 모험가의 이미지를 풍기는... 게다가 빨간색 예쁜 표지를 보면 누구나 그 책을 사고 싶지 않은가?- 와 갖은 마케팅 전략의 덕분이라는 지적도 그래서 씁쓸히 다가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체게바라평전이 의미가 되는 건 어찌 되었건 그래서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체게바라라는 한 인물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어주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 특히 토토 또래의 자녀를 둔 이땅의 젊은 엄마들이 이 책에 관심을 기울여 주었다는 것은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허나 그게 전부는 아니다. 내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건 수백만이 태백산맥을 읽었다는데... 아직도 빨갱이 논쟁이 대선경쟁에서 타후보 깎아내리기용 전략으로 쓰이고, 이땅 30, 40대 남성들의 퇴근시간을 좌지우지했다는 '모래시계'를 본 사람들이,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이 사면된다 할때 왜 가만히 있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는 거다.

허니 나는 또 걱정이 되는 거다. 그들이 이 책을 읽고 내 자식도 도무에 학원과 같은 곳에서 길러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는지, 아니 이렇게 해서 어떻게 교육이 돼? 라는 생각을 하였는지는 모르는 일이다. 좋다는 걸 아는 것과, 아는 걸 행하는 것 사이의 간격은 대체 좁혀질 수 없는 걸까? 하긴 그런 걸 바라는 내 기대가 어쩌면 너무나 터무니 없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이땅엔 영어발음 교정을 위해 아이들에게 칼을 들이대는 정말 기가 찬 부모들도 있지 않은가? 대한민국의 열혈부모들이여, 제발 이책 읽고 정 신 차 리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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