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하이드 >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2권은요

 

 

 

 정말 좋은 책을 봤다.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2권이 나올때가 된 것같은데 긁적이며, 홈피를 찾아가봤더니

www.kimtae.com

 

Total 8 articles
  김태님의 근황 2004-05-14 01:23

!@#... 김태닷컴 관리자 capcold입니다.
십자군 이야기의 연재가 중단되어 많은 분들이 우려하고 계시네요.
김태님의 어머님께서 최근에 두 차례 큰 수술을 받으셨기 때문에 현재 김태님은 병원에서 어머님의 병간호를 하고 있습니다.
생명이 위독할 정도로 큰 수술이었고, 김태님께서 전적으로 간호를 맡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펜대를 잡을 여유가 없다고 하네요.
그러나 어머님의 병세가 호전되는 대로 틈틈이 십자군 이야기 2권 분량을 그리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십자군 이야기를 보고 싶어하는 마음을 방명록에 적어주시는 것은 감사드립니다만 지나친 인신공격은 삼가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러시댄다.  어머님 빨리 완쾌하시길 빕니다.

 

 요즘 미술관련 책 많이 읽고 있었는데, 역사를 모르고서야 절름발이 감상이라는걸 깨달았다. 두발 감상을 위해 역시 역사책을 많이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십자군 전쟁에 대한 이 책은 웃기고, 쉽다. 그러면서 내용은 쏙쏙 들어온다. 그렇게 쉽게 쓰기(그리기 ) 위해, 작가는 많은 책을 읽고 공부했다. 그의 참고문헌들 ( 뒤에 나와 있는) 중에 몇권을 추려보면 아래와 같다.이 외에도 알라딘에 없는 책들, 외서들이 더 있다.  멘트는 작가 멘트 괄호 안은 내 멘트.

 

 레바논과 프랑스, 두 이질적인 문화를 겪은 저자의 경험은 , 서구를 통해서만 아랍을 접해온 우리들에게는 흔히 접할 수 없는 소중한 시각을 제공한다.

 

 

 

 

 

  필자 같은 사람의 뇌 한 트럭 분량을 합쳐보아도 이 책 한 페이지에 담긴 위대한 지성에 미치지 못할 것이다. 방대한 자료를 충분히 소화하면서도 군데군데 날카롭게 찔러주는 서술은, 이 책이 20세기 지성사의 고전임을 증명하고 있다. ( 오. 뭔가 대단한 책인가보다.)

 

 

 

  설명이 따로 필요 없는 유명한 책. 생생하고 재미있다. 그러나 그의 관점이 아무리 비판적이고 신랄하다 할지라도, 제국주의 시대의 영국 신민으로서의 한계가 군데군데 드러나고 있다.

( 1- 11권까지 품절도 아닌것이, 이미지도 없는 것이, 알라딘에서 팔고 있다. 2003년에 나온 이 책은 아마도 추려서 나온 것 같은데, 1-11 사고 프다. -_-a)

 

 

 번즈 교수의 옛 책을 후학들이 증보한 책. 꽤나 과거의 저술임에도 불구하고 제법 균형잡힌 시각을 견지하고자 노력한다. 게다가 읽기 쉽다는 최고의 미덕까지 갖추고 있는 걸작. ( 그럼, 읽기 쉬운건 미덕이고 말고!)

 

 

 

 

 서유럽 중세인의 생활이 손에 잡힐 정도로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친구 ㅇ 군에게 영국사를 알고 싶다고 했을 때 0.5초만에 주저없이 추천받은 책. 읽으면서 과연 그럴만하다는 것을 느꼈다. ( 이런 멘트 보면 0.5초만에 사고 싶어진다. )

 

 

 

 

  '그림과 함께 떠나는 중세 여행' 이라는 부제에 보이는 것처럼, 이 책은 입문서를 표방하고 있으나, 실제 내용은 입문서 이상이다. 석학의 명강의를 듣는 것 같은 책.

 

 

 

 

  이 책의 출판은 일대사건이었다. 잘 된 책 한 권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 터키 가기 전에 사서 반 정도 읽었는데, 전혀 기억이 없다. 역시, 그저 내쳐 읽기만 하는건 독서가 아니다. )

 

 

 

 

  전쟁은 정치의 한 수단이라는 관점을 증명이라도 하듯, 서양사의 맥락에서 전쟁을 이해하고 있다. 2차대전 당시 전쟁영웅이었던 몽고메리 원수가 중간중간 자신의 경험을 언급하는 부분이 특히 눈길을 끄는 훌륭한 책.

 

 

 

  

 

 

 

 

  중세 서유럽 문명의 3위계를 이해하는 데 더없이 소중한 책. 귀족 집단과 일하는 집단의 갈등에 의하여 사회가 어떻게 형성, 발전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 조르즈 뒤비의 책이 읽고 싶다.)

 

 

 

 

  역사서라기보다는 이슬람 문명에 대한 다양한 접근을 보여주고 있는 책. 현대 무슬림의 생활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알려준다.

 

 

 

  부제에 나타난 것처럼 '미국이 군사주의를 차버리지 못하는 진정한 이유'를 설명하는 역작. 평화 운동, 인권 운동, 사회 운동에 실탄을 제공하는 만화.(알라딘에  바람구두님의 멋진 리뷰가 있다. )

 

 

 

 

 

 

 

 

 

 

 

 

 

  그림도 대단하고, 내용도 대단한 책. 이 만화를 '코믹 저널리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은이는 팔레스타인의 살아있는 목소리를 담아내면서도, 결코 분노나 연민의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또 그렇다고 거짓된 객관성을 지어내지도 않은 채, 절묘한 정서적 거리를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야만인에 대한 폭격이라니, 대량 학살도 이제 더 이상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마음의 부담도 없고 물리적으로 어렵지도 않은 오늘날의 대량학살! 이 역사가 나와 있는 무거운 책이 이 책 '폭격의 역사' 이다.

 

 

 

 

  인간방패를 자원하여 이라크로 향했던 반전평화팀의 편지를 모은 책. 2003년 이라크전쟁을 미국이 제공한 뉴스의 시각으로 보아온 우리가 균형잡힌 시각을 되찾고자 할 때 이 책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을 꼬-옥 한 번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부천외국인 노동자의 집'에서 일하고 계신 이란주님( 어쩜 이렇게 글을 잘 쓰시는지!) 이 '삶이 보이는 창'에 연재하던 글을 묶어 만든 정말로 타향살이하는 '그들'의 삶이 보이는 책입니다.

 

 

 

 

 

  성전이라는 개념의 역사를 풀이하는 책. 십자군에 관한 내용 역시 풍부하고 독창적이다.

 

 

 

 

   평화와 인권을 위해 싸워온 하워드 진의 삶을 읽으며 우리는 반미냐 친미냐를 넘어 역사와 보편적 가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 아, 이 책은 있다. 어여 읽어야겠다.)

 

 

 

특별히 만화페이지를 할애해서 추천하고 있는 책은  '팔레스타인',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 '폭격의 역사', '이라크에서 온 편지', '말해요 찬드라' 이다.

 

그리고 빠트릴 수 없는 이 책들. 꼭 사봐야지!

 

 

 

 

 

비록 어제 떠들었던 건 다 날라갔지만, 아무튼, 상품을 담고, 리스트를 만드는데 의의를 둔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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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작은위로 > [퍼온글] [펌] 아웃사이더 재고정리 - 토요일까지입니다. 펌 환영

미디어몹에서 정문금추님의 글을 통채로 퍼 왔습니다.

 

"지식인이란 것은 인류의 문제를 자기의 문제처럼 생각하고,
인류의 고민을 자기의 고민처럼 고민하는 사람이다." (김수영, 1966)
 
모든 새로운 것이 다 그렇듯 <아웃사이더> 역시 몽상에서 출발했다. 올해 초 우리 가운데 한 사람이 90년대 중반 이후 나타난 이른바 전투적인 글쓰기를 하는 지식인들의 힘을 모드는 잡지가 있으면 좋겠구나, 그게 가능하다면 세상에 참 유익하겠구나, 혼자 생각했던 게 <아웃사이더>의 시작이었다. 한 사람의 몽상은 이내 네 사람의 열정과 신념이 되었다.
 
1999년 11월 어느날 발간된 <아웃사이더를 위하여>의 머리글입니다. 여기서 '한 사람'이란 아마 김규항 씨일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른 세 사람은 김정란 진중권 홍세화 씨였겠지요. 이때는 저도 일개 독자였을 뿐이었는데, 암튼 잡지가 발간되기를 무척이나 기대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독자가, 이제 5년이나 지나 그 잡지의 편집자로서 이런 글을 쓰려니 정말이지 가슴이 아픕니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하는 얘기는 잠시 접어두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군. 이제와서 새삼 들여다보니, 아까의 머리글은 이렇게 마무리되어 있네요.
 
<아웃사이더>의 목표는 번창이 아니라 쇠락이다. <아웃사이더>라는 잡지가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그런 날이 오기를 <아웃사이더>는 진정 바란다. 그날까지 <아웃사이더>는 열심히 연대하고 기꺼이 싸울 것이다. 모든 아웃사이더를 위하여.  
 
적고 있는 바, <아웃사이더>는 '쇠락'을 목표로 했습니다. 그리고 어떻든, 그렇게 되었습니다. 오늘, 무력해져버린 <아웃사이더>와 마주합니다. 다만, <아웃사이더>가 바라던 대로의 '쇠락'이 아닌 게 유감스러울 따름입니다. 제작비가 없어 끝내 발간되지 못했던 아웃사이더 20호에서 홍세화 선생은 이렇게 적었습니다.
 
돌이켜 보니 작심에 비해 의지가 부족했고 부족한 의지에 비해 역량은 더욱 부족했다. 격월간이라 했으나 제대로 지켜내지 못했고 처음부터 예상치 못한 어려움들에 부딪혀야 했다. 물론 가장 큰 어려움은 재정적 어려움이었다. 이렇게 20호까지 나올 수 있었던 것도 편집위원들을 독려하고 밀어붙인 임성환 <아웃사이더> 대표를 비롯한 직원들의 덕이다. 임 대표는 지난 9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로 1년6월형 선고를 받아 지금 수감중에 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올 한 해 동안 <아웃사이더>는 <아웃사이더>의 책을 판매 대행했던 영진 출판사와의 문제, <아웃사이더> 대표의 구속, 이에 따른 경영 악화로 인해 4개월 가까이 한 권의 책도 찍어내지 못했습니다. 출판사가 책을 찍어내지 못하니, 제대로 유지될 리 만무하지요...
 
결국, 잡지는 물론 모든 단행본들의 제작 및 판매가 불가능해졌으며 출판사의 존립 자체가 불투명해진 상황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어렵사리 만든 책들이 어찌될지 모른다는 점입니다. 거진 전부, 제가 <아웃사이더>에 몸담고 있을 때 만들어진 책이라 더더욱 안타깝게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르지요...
 
그래서 격월간 잡지 <아웃사이더>와 <아웃사이더>에서 발간한 신간, 구간 도서들을 꼭 필요한 분들에 한해 보내드리고자 합니다. 생각 같아서는 그냥 드리고도 싶지만, 여러가지 복합적인 문제들 때문에 그리 할 수는 없고, 가능한한 선에서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드리려고 합니다. 그동안 <아웃사이더>는 열다섯 권의 단행본과 열아홉 권의 격월간 잡지를 발행하였습니다.

사정상 이렇게 판매하긴 하지만, 책이 필요치 않은 분들의 구매는 사절합니다. <아웃사이더>에서 발간한 책이 필요한 분들께서 저에게 쪽지로 구매의사를 알려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혹시 인터넷 사용이 어려우신 분들을 위해서 전화 02-384-2802, 018-215-8738(편집부 김홍민)로도 신청을 받도록 하겠지만 인터넷 이용이 가능하신 분들께서는 꼭 쪽지를 이용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책 신청은 이번 주 금요일, 그러니까 2005년 1월 28일 자정까지 받을 예정이며, 1월 29일 토요일에 주문된 책의 수량을 정산하여, 1월 30일 일요일까지 입금이 확인된 분들에 한해서 월요일에 일괄발송토록 하겠습니다.

보내주실 쪽지에는,
1. 실명(은행 입금자 명 확인시 필요)
2. 전화번호
3. 책 받아보실 주소(우편번호 기재)
4. 신청하실 책 목록
 
...의 순으로 기재해 주십시오. 발송비 문제가 있기 때문에 책은 10권 이상을 주문하신 분에 한해서 발송해드릴 예정이오니 이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소용이 닿는다고 생각하시면 주위에 계신 여러 지인분들과 함께 공동으로 구매를 하시는 것도 좋겠다 사료됩니다.

대신, 10권 이상 주문하신 분들에게는 정가의 50%, 20권 이상 주문하신 분들께는 정가의 40%에, 30권 이상 주문시 정가의 30%에 판매토록 하겠습니다. (계산은 각자 하셔서 입금해 주시면 될 텐데, 혹시 계산을 잘못 하셔서 금액이 초과되거나 모자랄 시에는, 쪽지에 적힌 번호로 제가 연락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정리하자면,
1. 1월 28일 금요일까지 쪽지로 구매의사를 밝혀주시고
2. 1월 30일 일요일까지 국민은행, 068-01-0427-872(예금주: 임지호)로 입금해주시면
3. 1월 31일 월요일부터 일괄발송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입금하실 때 반드시 입금자 명을 기재해 주세요**
 
수량에 따라 몇 종의 도서는 조기 품절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단행본 <아더 왕 이야기>의 경우, 총 8권 가운데 현재 4권까지 출간됐으며 이후 뒷권은 출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에 절판 희귀본이 될 가능성이 크니, 신청하실 때 이점 감안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하, <아웃사이더> 도서목록입니다.
 
격월 아웃사이더 1권~19권(각권 8,000원) 2권, 3권, 5권 절판
앙겔루스 노부스 (진중권 지음, 2003년 5월 출간, 14500원)
호모 시네마쿠스 (유상욱 지음, 2003년 7월 출간, 12000원)
크라잉 넛(지승호 엮음, 2002년 12월 출간, 9500원)
빨간 바이러스 (진중권 지음, 2004년 6월 출간, 9,800원)
사랑의 법칙과 폭력의 법칙(톨스토이 지음, 2004년 2월 출간, 8,500원)
분노의 역류 (김정란 지음, 2004년 4월 출간, 9,800원)
아웃사이더의 말(아웃사이더 편집부 엮음, 2004년 2월 출간, 9,500원)
다시 아웃사이더를 위하여 (지승호 지음, 2003년 11월 출간, 11,000원)
썸데이서울 (김형민 지음, 2003년 12월 출간, 12,000원)
천천히 또박또박 그러나 악랄하게 (노혜경 지음, 2003년 9월 출간, 9,800원)
불가사리 (홍세화 엮음, 2003년 3월 출간, 10,000원)

 

**화요일에 독자 한 분이 출판사로 직접 오셔서 책을 사가셨습니다. 생각해보니 직접 오시면 굳이 10권 이상을 살 필요없이 필요하신 책만 할인된 가격에 사가실 수 있겠다 싶더군요.

연신내 역에서 그리 멀지 않습니다. 4번 출구로 나오셔서 018-215-8738로 전화 주십시오.

 

저 독자 - 아시는 바와 같이 매너 - 가 찾아간 날은 어제, 수요일이랍니다. 뭔가 헷갈리신듯^^. 토요일까지 아웃사이더 사무실 비워야 하는데, 그러면 저 책들이 어떤 운명에 처해질 지 모른다고 씁쓸히 웃으시더군요. 미리 많이 팔아주지 못한 게 후회되고 아쉽지만, 마지막 가는 길이라도 따뜻하게 보내줍시다. 지금 들어가면 언제 다시 보지 못할 책들이니, 반값에 사재기하는게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듯 합니다.

참고로 저날, 매너는 썸데이 서울, 아더왕 이야기 3/4, 사랑의 법칙과 폭력의 법칙, 호모 시네마쿠스를 헐한 값에 가져왔습니다. 정문금추님께서 주신 오렌지 주스 한 잔도 맛나게 먹었구요.

 

다시 만나기 힘든 책들이니 되는대로 지르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그리고, 여기저기 이 글좀 퍼다날라주세요. 아직 재고가 꽤 쌓여있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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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mannerist > 정릉, 3평 남짓한 서재 겸 작업실.

이벤트 맞은 김에 미뤄두었던 방 정리, 서가 정리 마치고 글 올립니다. 정릉 어느 한 구석에 자리잡은 매너의 서재-사실 주방과 화장실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제외한 모든 일을 여기서 하기 때문에 작업실로 총칭하는게 맞겠지만, 이벤트 제목에 따라 이렇게 가겠습니다. 매너의, mannerist의 서재를 소개합니다.

자세한 설명 전에, 일단 한 번 둘러보시길...

0. 들어가며...

매너의 방은 현관 들어서자마자 왼편에 자리잡고 있는 문간방입니다.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왼쪽에 보이는 문을 열면 이런 모습이 보입니다. 벽 한쪽에 옷과 책상을 제외한 거의 모든 세간살이를 몰아놓고 삽니다. 저 창문을 열면 거실과 이어진 베란다인데요, 대개 맨발로 저 창문을 넘어다니면서 삽니다. 톱질이나 사포질 등등 먼지 많이 날리는 뒷손질 성가신 작업을 할 때는 저 창문 너머 베란다에서 하곤 하죠. 제 방의 딸림 작업실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베란다 너머에서 바라보면 이리 생겼습니다. 작년 가을에 산 디지털피아노가 자리잡고 있고, 그 위에는 제가 찍은 사진과 이런저런 글이 붙어있는 코르크 메모판이 붙어있습니다. 지금은 대부분 지난 유럽 여행때 찍은 사진으로 채워져 있구요. 피아노 옆에는 고등학교때부터 써 온 원목 책장이 있습니다. 아랫칸은 부모님들과 성당 다닐때 썼던 책과 교재들, 혹은 거의 손이 안 가는 책들-아버지께서 사오신 실용서가 대부분 여기 해당됩니다-가운데칸에는 우라사와 나오키, 유시진님 등등의 만화가, 맨 윗칸에는 매너의 전공 서적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맨 위에는 앨범과 잡동사니들이 있구요. 만화책을 제외하곤 그다지 재미있는 곳은 아닙니다. 그 옆에는 공간박스 사십여개가 주욱 있는데 이후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어설프게나마 파노라마 사진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대강 이런 모습이다. 정도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아마 제 서가에서 가장 두드러져 보이는 게 있다면 48개의 공간박스 무더기일겁니다. 가로 세로 30cm내외의 공간박스 48개가 제 방 서가와 책상을 이루고 있는데요, 순수한 제 아이디어는 아닙니다. 지난 2002년 가을, 전역하고 나서 방을 어이 꾸밀까 고민하던 중 이윤기씨의 서재를 설명한 글이 떠올라 조금 따라한 겁니다. 그 구절은 이렇습니다.

 

... 내 책상은 서랍장 여러 개, 위판 여러 개로 이루어진 다목적 책상이다. 위판은 서랍장에 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얹혀 있다. 그래서 어떤 공간에도 잘 들어맞게 배치를 바꿀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배치하는 방법에 따라 모양이 다를 수 있으므로 회의용으로 쓸 수도 있고 식탁으로 쓸 수도 있다. 내 책상은 외부 상황 변화에 언제든 다양하게 대응한다.

읽고 쓰는 것이 직업인 사람이라서 내게는 책이 많다. 하지만 육중한 서가는 없다. 서가 대신에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1자씩 되는 작은 상자, 그 작은 상자를 두 개 붙여 놓은 것과 같은 2단 상자, 작은 상자를 세 개 붙여놓은 것과 부피가 똑같은 3단 상자가 200개 정도 있다. 이 세 종류의 상자를 이용하면 어떤 공간에서든 서가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서가 한 가운데, 30인치 텔레비전이 들어갈 공간을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다. 3단 상자가 가름대 노릇을 하면서 아래에 공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사 다닐 때는, 따로 합지 상자를 이용하지 않고 이 상자를 책상자로 이용한다. 단칸 상자를 주욱 늘어놓고 내 책상 위판을 그 위에 좌악 얹는다면 50인용 술상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나는 내 책상과 서가만큼 외부 상황 변화에 잘 대응할 수 있는 책상과 서가는 많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이윤기, 잎만 아름다워도 꽃대접을 받는다, p.22)

 

이거다 싶더군요. 나무상자들로만 이루어진 서가 뿐만 아니라 마침 만들어진지 30년이 훌쩍 넘은 원목 책상의 옆구리가 썩어들어가고 삐걱대던지라 과감히 부수어 상판만 남기고 저런 책상도 만들었구요. 그래서 가로 세로 30cm 조금 넘는 공간박스 30개를 주문해서 제 책상과 간단한 서가를 만들어서 정리를 시작한 게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지금 그 공간박스는 48개로 늘었지요. 저 글에서처럼, 간혹 친구들이 놀러 올 때 저 상자들은 술상의 상다리로, 혹은 의자로 변신하기도 한답니다. 요즈음은 그럴 일이 거의 없지만요. 그럼 한구석 한구석, 천.천.히. 둘러보겠습니다.

1. 책상

제 책상입니다. 양쪽에 공간박스를 네 개씩 쌓고 더 이상 읽지 않는 책으로 높이 조절을 대강 하고 상판을 올려 완성했습니다. 저 박스 안쪽에는 잡지 과월호나 이런저런 잡동사니, 그리고 제가 요즘 공부하는데 필요한 책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양쪽에 있는 사전은 제가 가장 자주 찾아보는 사전 두 가지, longman culture와 macmilan입니다. 저리 놓고 쓰는게 제일 편하더군요. 두꺼운 녀석들이라 쓰러지지도 않구요. 그리고 저 모서리의 스피커 받침대는 올해 초 쯤, 딱히 우퍼 놓을 공간이 없어 남는 MDF판자를 잘라 만들었습니다.

오른쪽 구석에 CDP리모콘이 굴러다니죠? CDP를 아무데나 쳐박아 두는 건 아니구요, 제 방에 따로 카세트나 오디오가 없어  컴퓨터 스피커에 연결된 선을 두 개로 따서 하나를 제 CDP에 연결해 음악을 듣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집에 있으면 항상 저렇게 리모콘이 굴러다니죠.

2. CD정리


취향이 바뀐 뒤로, 가요와 metal cd는 서랍장 옆 별도 공간에 넣어 두고, 서양고전음악 CD만 집중관리합니다. CD장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공간박스 위에 저렇게 꽃아 놓습니다. 그리고, CD표지 사진이나 그림이 맘에 들면 지금 보시는 것 처럼 표지가 보이도록 놔두곤 합니다. 그것만 해도 멋진 장식이 되거든요. (지금 보이는 CD는 헤레베레의 포레 레퀴엠입니다. 언젠가 저 CD자켓의 사진을 서재에 올린 적도 있지요.

일단 첫번째 기준은 대강 비슷한 색깔과 모양의 CD끼리 모여있는 데서 짐작하시듯, 레이블 별로 정리합니다. 기껏해야 백 장이 간신히 넘는지라, 보기 좋게 놔두는 데 염두를 둔 탓입니다.

일층(?) 왼쪽부터 일본의 TRITON(제가 가장 좋아하는 바이올리니스트의 음반들, 레오니드 코간 에디션 뿐이네요. 아마도 집에 불나면 이녀석들은 무조건 들고 튈 겁니다. 이 회사에서 음반 생산을 접었거든요. T_T), 불그죽죽한 EMI레이블의 CD들입니다. 위층(?)에는 마이너 레이블에서 나온 CD들이 대강 꽃혀 있습니다.


 


NAXOS, HYPERION, SONY, AULOS, VIRGIN에서 나온 CD들이 있습니다.

대개는 이렇게 레이블 별로 정리를 하지만 예외도 있습니다. 저 와중에도 제가 특별히 좋아하는 연주자들의 CD나, 특별한 이유가 있는 연주들은 레이블에 관계없이 모아 놓습니다.

Martha Argerich의 CD들입니다. 레이블 끄트머리에 저렇게 모아놓으면 대강 모양새가 맞춰지더라구요.


리히테르의 바흐 평균율 전곡 연주와 길렐스 할배의 베토벤 소나타 피아노집. 정리 상의 또다른 예외인데요, 각기 피아노 연주의 구약성서/신약성서라 불리우는 곡들이라 같이 놔야겠다 싶어 저렇게 배치했습니다.



백건우씨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전곡 녹음과 프로코피에프 피아노 협주곡 전곡 녹음입니다. 작년 가을 프로코피에프 전곡 연주차 한국에 오셨을 때 모처에서 싸인 받아온 이후 저리 배치해 놓고 삽니다.

3. 서가 정리

일단 가장 큰 기준은 문학과 비문학입니다. 그리고 나서 문학은 다시 한국 문학과 세계 문학으로, 경우에 따라 다시 나라별로 정리합니다. 소설 이외의 책은, 그때그때 집중할 주제에 따라 역사, 신화, 에세이, 책에 관한 책 등등으로 세분하고,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정리를 다시 하거나 박스를 통채로 옮깁니다. 그러나 이 역시 예외도 있습니다. 특별히 제가 모아놓아야한다고 생각하는 작가의 책들은 항상 뭉쳐져 있습니다. 슈테판 츠바이크, 엔도 슈사쿠, 움베르트 에코, 이윤기, 고종석 선생님의 책들이 그런 분류입니다. 외국어로 된 책도 장르를 안 가리고 뭉쳐져 있으니 분류상의 예외로 쳐야겠지요.이런 책이 꽃혀진 공간박스에는 작가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가능한 한 공간박스 하나 혹은 두 개에 연속적인 분류의 책을 담으려 노력합니다만 책의 분량은 고무줄이고 박스의 크기는 고정되어있으니 대개 잘 안 맞아들어갑니다. 그래서 균질한 주제의 책들이 모인 공간박스 사이에 한 데 묶기 힘든 책들이 섞이게 되는데요, 이것도 나름대로 좀 비슷한 녀석들끼리 묶으려고 애써 봅니다. 직접 사진을  보면서 설명드리는 게 낫겠군요.

 


제 책상 바로 뒤입니다. 대강 보시면 짐작하시겠지만 오른쪽에는 외국어로 된 책들과 맨 아래 화집/사진집이 꽃혀 있습니다. 저기에는 대개 한국/외국 소설들이 자리잡고 있지요. 보시다시피 기분 내키는 대로 화집이나 사진집을 하나 펼쳐놓습니다.


강유원/김훈/고종석 선생님의 책이 모여 있습니다.

그 바로 밑에는 외국어, 정확히는 영어로 된 책들이 모여 있습니다. 사실 다 읽은 건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군요. '날 좀 보소~' 하는 외침에 대한 압박이 가장 심한 서가이기도 합니다. ^^:;;


몇 안되는 사진집과 화집, 제가 찍은 사진엘범이 모여 있습니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배부른 곳 중 하니지요. 기분에 따라, 한 두권씩 골라 공간박스 아무데나 앞에 펴놓곤 합니다. 지금은 클레가 출장중입니다.

제가 가장 아끼는 책 모임입니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책들이 모여 있습니다. 아래 박스에 삐죽빼죽한 글씨로 '슈테판 츠바이크'라 써놓은게 보이시는지요.  아마 집에 불나서 책 몇권만 들고 뛰어나가야 한다면, 사정 안 가리고 '천재와 광기(원래 제목은 세계의 건축가들)'가 품에 들려있을겝니다. (이 멋진 책이 왜 절판인지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옆은, 점이지대입니다. 명확한 분류가 안 되는 애들이지요.    


움베르트 에코와 이윤기씨의 책이 위아래로 묶여 있습니다. 장미의 이름 번역이 워낙 인상적이었던 탓일까요. 매너는 에코와 이윤기씨를 떼어놓고 생각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항상 붙어있지요.

여기서 책 한권이 유난히 튀는 걸 알아차리는 분들 있으실 겝니다. 바로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인데요, 물론 이윤기씨가 변역하신 책도, 에코가 쓴 책도 아니지만 다음과 같은 링크에서 여기에 자리를 잡았답니다. 이윤기씨가 번역하신 책 - 그리스인 조르바 - 니코르 카잔차키스 -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

주제별로 분류된 박스에서 조금씩 튀는 책이 끼어 있는 건 대개 이런 경우입니다.


엔도 슈사쿠의 책이 모인 곳입니다. 사진 찍어놓고 보니 생각났는데요, 엔도 슈사쿠의 조-일 전쟁 이후 기독교 박해사를 다룬 삼부작(어디까지나 제 분류입니다^^;;) 위대한 몰락 - 침묵 - 여자의 일생을 붙여놓지 않았군요. 이건 다시 붙여놔야겠습니다. 알타이 신화가 껴 있는 이유는 바로 윗 칸에 신화 관련 책들이 있기 때문이죠.

 


열화당 미술선서를 모아놓은 곳입니다. 곰브리치 할배의 서양미술사는, 제가 일이 손에 안 잡히거나 글자가 눈에 잘 안들어올 때 아무 데나 펴서 읽는 책입니다. 손때 가장 많이 탔죠. 예경의 올컬러판보다는, 대부분이 흑백 도판인 열화당판이 훨씬 정감가더군요. 가지고다니며 읽기도 좋구요.


소설만을 모아놓은 곳입니다. 아랫줄은 모두 한국소설이고 윗칸 왼쪽은 외국소설입니다. 가운데 있는 건 제 방의 시계입니다. 읽지 않는 하드커버책을 이용해 만든 녀석이지요. 정이 담뿍 들어버려서 평생 절 따라다닐 것 같습니다. 오른쪽 맨 윗 칸은 제가 상당히 좋아하는 만화책,  닥터 스크루가 있습니다. 지난 유럽 여행때 얻은 비 그림으로 가려졌지만요.


시계 확대. 양쪽에, 꽤나 무거운 책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클레의 그림으로 가려진 곳에는 세계단편문학집이 있습니다. 이 두 칸의 공통점은, 모두 헌책방에서 짝을 완전히 맞추었다는 거죠. 세계단편문학집 부산에서 마지막 짝을 맞추고 느꼈던 희열을 정말 잊기 힘들 겁니다. 그나저나 다나카 요시키상, 언제 알스란 전기 마칠거유? 전체 2부 14권하고 외전 4권 낸다면서요? -_-+


윗줄 대부분은 역사에 관련된 책들입니다.  오른쪽이 좀 튀긴 하죠?
오른쪽 아래는 과학 관련된 책이 조금 모여 있습니다. 세 번 도전했다 실패한 괴델, 에셔, 바흐. 언젠가 마쳐야 할 텐데요.


실천문학사의 역사인물찾기. 아마 한국에서 나오는 가장 훌륭한 시리즈 중 하나일 겁니다. 옆칸에 평전 몇 권이 더 있구요. 얼마전까지 여기 있던 이중섭 평전은 미술 책 쪽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그 옆은 책에 관한 책들입니다. 집에 불 나면 들고 튈 책 중 하나가 여기도 있군요. =)


왼쪽 위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과 학고재 산문선이 조금 꽃혀있습니다. 아직 공간박스의 남은 공간이 널널한 건, 앞으로 꽃힐 게 많다는 이야기겠지요. 가운데에는 행복한 책읽기의 우리시대 인물찾기와 희곡집, 그리고 점이지대가 있습니다. 오른쪽 위는 외국소설입니다. 반삼국지.  뜻하지 않게 구한 책이라 더 소중하네요.

왼쪽 아래에는 시집이 조금, 아주 조금 있습니다. 가운데에는 신화 관련만 모아 놓았구요. 오른쪽 아래는 아까도 보신, 움베르트 에코의 책과 기타 다른 책이 모여 있습니다.


이미 보신 곳이죠? 몇 안되는 시집도 보이구요. 여기서 가장 아끼는 책은 신동엽의 '금강'입니다. 이때 삽화를 이철수씨가 하셨더랬죠. 신동엽 전집에도 금강이 실려 있지만 이 책으로 보는게 훨씬 더 빨리 감이 옵니다.


매너의 형이 컴퓨터 책상을 새로 사면서 필요가 없어져 버리려고 하기에 매너가 집어와서 책장 비스무리하게 씁니다. 오른쪽에 공간박스를 간신히 구겨 넣어 조정래씨의 대하소설을 꽃고, 왼쪽에는 제가 자주 보는 책과 빈 노트를 꽃아 놓습니다. 그 아래에는 영문 타자기(선물해주신 마음 좋은 지인께 감사 또 감사)와 제 수동카메라가 있구요. 가끔 타자기를 쓸 때는, 키보드 서랍을 빼어 그 위에 타자기를 놓고 쓰곤 합니다.

4. 그외 기타 등등 매너 작업실의 자잘한 물건들...

이 포스터는 출판사 열화당에서 지난 2002년, 월드컵 광풍이 몰아칠 때 이 열기를 책 읽는데 어떻게 몰아갈 수 없나 해서 만든 겁니다. 저 포스터 모서리에는 이런 문구가 써 있지요. '우리들 붉은 함성은 마침내 저 위대한 정신으로 승화됩니다' red에서 read를 이끌어내는게 재미있죠? 그당시 출판사에 방문하는 손들에게 무료로 나눠주었습니다. 근 2년째 매너 방 한 구석을 꾸준히 지키고 있습니다.

제가 찍은 사진이나 잡다한 글들, 지인들의 글들을 갈무리해두는 메모판입니다. 저기 붙어있는 사진들을 떼내어 책갈피로 쓰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곤 합니다.

5. 서재의 재구성(?) 혹은 장난치기

아주 가끔씩은 제 서가의 공간박스들을 이용해 장난을 치곤 합니다. 대표적인게 상자별로 구분된 카테고리에 안 들어가는 책들을 다시 이리저리 배열합니다. 대개 머릿속에 뭐가 잘 안들어갈때 서가 앞에 서서 하는 일입니다. 그때그때의 관심영역에 따라 이리저리 책이 왔다갔다 하는데요, 예를 들어 여성학 관련으로 꽃혀있던 유시주 씨의 '거꾸로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는 지금, 조금 엉뚱한 점이지대에 있습니다. 유시민의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옆에 말이죠. 카테고리상으로는 전혀 상관 없지만 '오누이 붙여놓기'를 하고 싶더라구요. 반면에, 예전 스콧 니어링 자서전 옆에 붙어있던 헬렌 니어링의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는, 역사인물찾기 시리즈만으로 박스를 채우면서 다른데로 떨어져 나갔습니다.

이것 외에, 박스 자체로 장난을 치기도 합니다.

 (1) 주 책상의 보조 책상/책장 쌓기

어차피 대부분의 수납공간이 공간박스인지라, 책상을 좀 더 넓게 쓰고 싶거나 이것저것 빼서 봐야 될 책이 많을 때(대표적인 예로 주말에 집에 와서 레포트 작성하기)에는 저렇게 책상 옆에 공간박스를 몇 개 붙여서 보조 책상을 만들고, 그 안을 관련 서적으로 채웁니다. 그럼 여간해서는 책상에서 일어나지도 않고 레포트를 끝낼 수 있다죠. 공부가 죽어라 하기 싫을 때, 책상 전체를 공간박스로 빙 둘러볼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만 아직 해 보진 못했습니다.

 (2) 술상 만들기

이렇게 딱 한 번 써 봤습니다. 제 방 서재를 만든지 얼마 안 되어 친구들이 몇 명 놀러왔을 때, 늦은 밤 식구들 모두 자는데 밖에 상 찾으러 뒤적이기도 뭐해서 제 책상의 상판과 공간박스로 상을, 공간박스로 의자 삼아 술상을 만들었지요. 친구들이 무슨 뻘짓이냐고 귀찮다는걸 제가 박박 우겨서 한 번 해 본걸 이 기회 삼아 재현해봤습니다. 저런 자리에서 앉아 마시는 술이 참 색다르죠. 뭐 적당히 마시고 대강 쓰러지는 통에 제 역할은 다 하지 못했지만요. 아마 꽤 나중에 매너가 독립하면, 집에 과연 저런 박스가 몇개나 있을지, 저도 궁금합니다. 왠만한 건 상자와 상판으로 몽땅 때울 수 있기에. =)

 

6. 부록 - 매너 형님의 서재

취향은 영 다르지만 매너의 형님도 남부럽지 않은 서재가 있습니다. 형의 주 관심사는 만화책과 게임, DVD라서 제 서재와 겹치는 부분이 없습니다.






7. 닫으며

즐겁게 구경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조금씩, 매너 서재는 바뀌어갈 겁니다. 나중에 좀 더 매너의 살림살이가 펴지면 습기에 다소 약한 MDF박스가 원목 상자로 하나 둘 씩 바뀌어가고, 숫자도 조금씩 더 늘어가겠죠. 그래도 큰 틀은 그닥 변함없이 유지될 겁니다. 가격대 성능비가 가장 좋은 MDF 공간박스 덕택에 제 구상은 실현되었지만, MDF박스 처음 샀을 때의 화학약품 냄새보다는 원목 나무냄새가 방에 머물었으면 좋겠거든요. 그 날을 기다리며, 서재 소개 닫습니다.


^_^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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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의 문화예술 - 통합의 가능성을 꿈꾸는 KAIST 사람들 현대의 지성 100
최혜실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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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앨빈토플러는 <제3물결>에서 정보화시대의 도래를 이야기했다. 농업사회, 산업사회의 질곡을 넘어 새로운 세계는 정보의 소유관계에 따라 세계가 이해되고 작용되리라는 견해였다. 이미 우린 그 헤어날 수 없는 숙명(?)속에 들어와 있는 듯 싶다. 이전의 생산수단의 소유여부에 따른 사회계급의 형성과정과 권력의 이동관계는 이제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다양한 정보의 유무에 따라 재편되고 있다.

이 보이지 않는 혁명 속에 디지털은 그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공산주의 혁명과 냉전시기를 거쳐 자본주의가 이른 종착은 더 많은 지식과 정보의 요구였다. 그것은 개개인의 이해를 넘어선 사회적 필연이 되고 있다. 이미 시장은 세계로 확장되어 있었고, 과학은 그 끝을 규정짓지 못하고 있었다. 지식 그 자체가 자원으로 치부되는 사회가 도래한 것이다. <지식의 지배>에서도 저자는 ‘이제 부는 지식이 결정한다’고 명확히 선언하고 있다. 인간은 그 방대한 지식의 활용으로 노동으로부터 자유로워졌으며, 그 일을 대신하는 기계들을 제어하는 정보처리자로 둔갑하여, 그 거부할 수 없는 유혹에 푹 젖어 있다. 컴퓨터라는 필수품은 이제 TV만큼이나 친숙한 생필품이 되었으며, 인류는 이 전자회로의 덩어리로 ‘먹고 살 수’있게 되었다. 이른바 ‘디지털 정보시대’의 개막이다.

미래사회가 우리에게 주는 청사진이 언제나 장밋빛일거라는 기대는 최근의 각종 문제제기를 통해 보기 좋게 무너진다. 컴퓨터의 발달로 이제 떼어낼 수 없는 영상기술, 오락문화의 발전은 그 선전성과 폭력성으로 한계에 이르렀고, 이제 인간을 무자비하게 휘둘러대는 지경에 이르렀다. - 최근의 한 조사에 의하면, 뇌를 반복되는 폭력의 무차별한 수용은 도덕적 판단 기준을 무너뜨리게 된다고 한다. - 또한 한 개인이나 집단에 의해 집중된 정보가 가져올 수 있는 그 막강한 권력의 위용에 대해서는 아무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실지로 이미 디지털 정보들은 우리사회의 여론을 조정해가고 있고, 이 집단의 무자비함은 어떤 경우 개인을 완전히 매장시켜 갈 수도 있게 된다.

이는 디지털 매체의 그 신속성과 직관성으로 인해 기존의 인쇄매체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던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국가권력에 의한 정보의 독점이 우려되는 시기를 넘어, 일개 기업이나 유능한 정보기술자의 손안에 세계의 안보가 위협받게 되는 시기를 맞게 되는 것이다. 제러미리프킨은 <소유의 종말>을 통해 이를 엄중히 경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심각한 건 사람들이 친구를 잃어가고, 이웃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 인간이 주위 세계에 적응하고 주변 사람을 이해하려면 일관된 참조의 틀이 있어야 하는데 이 틀을 형성하는 데 필요한 끈끈한 인간적 관계의 경험과 참을성 있는 주의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인간들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즉, 새로운 인격체의 등장이다.

무엇이 정말 진정한 행복인가? 이 화두는 이제 인류의 영원한 숙제로 남을 것이다. 최근에 세계 도처에서 등장하는 플럼빌리지, 오로빌, 떼제, 우드브룩, 토요사토, 핀드혼 등등 이러한 갖가지 공동체의 모습들은 바로 이러한 고민의 결과일 것이다. 인간이 인간이기 위해 인간으로서 가질 수 있는 고유의 가치와 속성들은 필연적으로 소통과 연대를 요구한다. 이제 그 소통의 매개가 인간 자체인지 디지털 컴퓨터 기술인지에 대한 판단의 시대로 들어선다. 선택은 계속되고 있다. 쉽게 결론 내려지지 않을 것이다. 누구나가 이론(異論)없이 인정할 수 있는 인간의 행복 그 유토피아는 디지털 정보시대의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을 것인가? 아니면 나무와 하늘과 땅과 벗이 되는 삶 속에 있을 것인가? 세계는 이미 컨베어벨트 위에 있다. 이 벨트를 돌리고 있는 것은 디지털이지만, 인간은 이 벨트를 멈출 수 있다. 오직 인간만이 멈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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