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씨가 말했다. "언젠가 러시아의 한 마을에 취재차 간 적이 있었단다! 도시에서 도망칠 수밖에 없었던 예술가들의 공동체였지! 마을 곳곳에 그림들이 걸려 있다고 들었어! 온통 그림으로 덮여서 벽이 안 보일 정도라고 했지! 천장이며, 접시며, 창문이며, 전등갓에까지 그림을 그린다는 거야! 그건 반역 행위였어! 표현 행위이기도 하고! 그림을 잘 그리고 못 그리고는 문제가 아니었어!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세상에 그 얘기를 전해야 했어! 그런 것들을 취재하는 게 내 삶의 목적이었지! 그런데 스탈린이 그 마을을 찾아냈어! 그는 내가 도착하기 불과 며칠 전에 자기 부하들을 보내서 화가들의 팔을 모조리 부러뜨렸지! 그들한테는 차라리 죽는 편이 더 나았을 거야! 끔찍한 광경이었단다, 오스카! 조잡한 부목을 팔에 대고 앞으로 똑바로 늘어뜨린 좀비 같은 꼴이라니! 그들은 손을 입으로 가져갈 수가 없어서 밥도 먹지 못했단다! 그들이 어떻게 했을 것 같으냐?" "굶었나요?" "서로 밥을 먹여주었어! 그게 지옥과 천국의 차이지! 지옥에서는 굶주린단다! 천국에서는 서로 먹여주지" "전 내세를 믿지 않아요." "나도 안 믿는다! 하지만 그 이야기는 믿어!" (225-226)

 

아빠는 오스카에게 센트럴 파크에 대해 구라를 치면서 이런 얘길 한다.

"흠 잘됐구나. 반박할 수 없는 증거란 없거든. 믿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을 믿게 만들 방법은 없단다. 하지만 믿고 싶어 하는 사람이 믿음을 잃지 않게 해줄 실마리는 무수히 많지." (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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