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ransall Saga (Paperback)
Paulsen, Gary 지음 / Delacorte Pr / 201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애리조나 사막에서 혼자 캠프를 하다가 이상한 파란빛 광선에 이끌려 문명이 몰락한 먼 미래로 가게 되는 남자아이 이야기다.

게리 폴슨 소설답게 긴박한 이야기 전개와 모험이 재미있었다. 막판에 나오는 활극은 몰아서 읽을 수밖에 없더라.  

하지만 번역본 제목처럼 그 '푸른 광선의 비밀'이 무엇이었는지는 결국 나오지 않았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하며) 미래로 떨어진 마크는 혼자 숲 속에서 살다가 정체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붙잡힌다.

그 뒤 마크는 기회를 틈타 붙잡힌 마을에서 도망가려다가 되돌아온다.

다른 부족 사람들이 그 마을을 기습하기 위해 쳐들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기와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이들에게 위험을 알려주는 소년의 이 '지어낸 이야기'를 읽고 있자니,

자기가 반드시 책임져야 할 이들은 내팽개치고 ('가만히 있으라'고 한 채) 자기네들끼리만 몰래 토낀 인간들의 '실화'가 더욱 참담하였다.

하필 이 책을 읽고 있었던 때가 바로 작년 이맘때쯤,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그 날이었기 때문에.

 

위험을 알려준 건 고마운데, 왜 그러고 나서 도망가지 않고 계속 도와줬느냐고 묻는 부족장에게 마크는 이렇게 대답한다.

 

"It was not an easy decision. I considered saving only myself. But it didn't seem right to let everyone else die." (131)

쉬운 결정은 아니었어요. 내 목숨이나 챙기자는 생각도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이 죽게 놔두는 것이 옳은 일은 아닌 거 같았어요.

 

 

#

아름다운 것이다. 이렇게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의 손해까지 감수하는 사람의 모습은.

우리가 세월호 박지영 씨를 눈물로 기억하는 이유는 목숨까지 버려가며 승객을 구하려던 숭고한 모습 때문이 아닌가.

그녀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대로 객실에 내려가는 건 돌아올 수 없는 길임을.

왜 두렵지 않았겠는가? 그래도 그녀는 그 엄청난 두려움을 이겨낸 것이다. 죽음의 짠내가 허파로 엄습해 오는 것이 느껴졌지만 내려가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것은 아름다운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의지이며 마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아름다운 사람만 살지 않는다. 우리가 자기 몸뚱아리와 자기 이익만 챙기려는 사람의 모습을 언짢게 바라보는 이유는 그들의 저 이기적인 모습 때문이 아닌가. 이들을 추하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생존 본능에 따르는 걸 무조건 비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정말 醜하고 惡한 것들은 따로 있다. 사람이라 부르기도 싫다. 영문도 모르고 죽어간 사람들의 넋을 위해 사건의 원인과 결과, 즉 진실을 밝혀서 앞으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자는 사람들을 입막음하려는 것들, 참으로 더럽고, 나쁜, 고깃덩어리들이다. 진정한 추악의 갑종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