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오르크 짐멜에 관한 이런 글을 읽고 있자니 어서 빨리 다음 타자로 모셔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他者가 될는지 (나를 두들기는) 打者가 될는지는 모르겠지만.

 

 

 

 

 

 

 

 

 

 

 

 

 

 

짐멜은 ‘문화’를 폭넓고 절충적인 의미로 이해한다. 문화에 관한 그의 수많은 글은 실로 다양한 논제를 다루는데, 그 범위는 스타일과 패션 디자인, 사진과 자기 연출과 얼굴, 만화와 캐리커쳐, 식사와 구애와 애교, 선물과 편지 쓰기, 비밀 유지와 신중함, 건물과 다리와 문, 젊음의 관념과 모험가의 신화에까지 이른다. 패션에 대한 글에서 짐멜은 옷차림과 몸치장의 형태를 세련되고 고상한 외모를 지향하는 사회의 경쟁적인 실천과 연결시킨다. 패션은 그것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개인적인 우월감을 주며 그와 동시에 그들을 사회집단으로 묶는다. 패션은 출중하다고 지각되는 형태와 표준이라고 지각되는 형태의 차이를 부단히 교체하는 과정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짐멜은 보석류가 착용자에게 사회적 주목을 받는 중심에 있다는 각별한 느낌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확고히 하는지 보여준다. 보석이라는 물건은 진귀하지만 유일무이한 것은 아니며, 소유자한테 속한 것이지만 소유자를 인격적으로 표현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사회적으로 높이 평가받는 상품이다. 소유자가 그것을 도저히 제작해낼 수 없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그것은 소유자를 위해 사회적으로 눈부시게 빛난다. (231-232)

짐멜은 건축의 역사적 패스티시pastiche, 모방, 향수에 대한 유행 속에서, 폐허에 대한 19세기와 18세기 열정 속에서, 여행객을 끄는 로마와 피렌체와 베네치아 같은 이탈리아 도시와 알프스 풍경의 매력에서, 유사한 사회집단의 역학이 어떻게 효력을 발휘하는지 주지시킨다. 이들 이미지는 문화에 자연의 모습을 불어넣고 자연에 문화의 모습을 불어넣는다. 이들은 역사를 신화와 미적 인공물로 변모시킨다. (232)

그는 ‘사회학의 인상주의자’다. 그의 글쓰기 형태가 아니라 설명하려는 야망이 그러하다. 실례를 들어 생생히 그려 보여주는 것과 토막글을 선호한 짐멜에게서 우리는 설명 가능한 객관성에 대한 열망과 보편적 진·선·미의 공준에 대한 염원이 밑바탕에 깔려 있음을 포착할 수 있다. 19세기 말 미적 타당성을 흐리고 파편화하는 문화 경향에도 불구하고, 짐멜은 아름다움을 본유적인 보편 가치로 보는 생각을 굳게 지켰다. 짐멜은 미적 취미의 사회적 상대성을 설명할 수 있으며, 미적 가치의 보편성과 자율성 관념을 여전히 견지할 수 있다고 논한다. (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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