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 구운몽 최인훈 전집 1
최인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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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전후 50년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1960년에 발표된 이후 여러 차례 개정을 거쳤다고 한다.

 

주인공은 철학 전공의 대학생 이명준인데, 북에 있는 아버지 때문에 생고생을 하다가 즉흥적으로 월북한 뒤 6.25 때 인민군으로 전쟁에 참여했다가 포로가 되고, 전쟁 후에 중립국으로 망명하는 배 위에서 고뇌하다 제 몸을 바다에 던져 죽는, 그런 얘기다.

 

이 남자는 남한에서는 윤애, 북한에서는 은혜를 사귄다.

북에서 만나다 헤어진 은혜는 낙동강 전쟁통에 극적으로 다시 만나 동굴 속에서 줄곧 몸을 섞었고, 여자는 아이까지 갖게 되지만 연합군의 폭격에 전사하고 만다.

 

초장부터 쉼표가 한 문장 안에 시도때도 없이 등장한 탓에 읽기가 힘들었다.

쉼표를 잘 쓰면 매우 세련된 문장이 되지만 너무 많이 쓰면 겉멋만 든 문장이 된다.

어떤 문장은 뭔 소린지 모르겠는 것도 있었다.

자의식과 지루한 사색으로 가득 찬 만연체의 글들은 뭔 소린지는 알겠는데, 어떤 부분은 무슨 한 사람의 대사가 이리도 길고 어려우며 심각한지 읽다가 지친다. 여자들 얘기라도 없었으면 어떻게 다 읽었겠나 싶다.

조정래의 <태백산맥>에도 지식인들의 대화에서 이런 대사가 꽤 나왔지만 그나마 읽혔는데, 이 소설에 나오는 건 왜 이렇게 더 현학적으로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내가 사고력과 문장력이 한참 딸려서 그런가 보다.

 

관촌수필을 읽고 비슷한 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 하나 더 읽어보고 싶어서 고른 건데, 좀 적응이 안 된다.

함께 실린 <구운몽>은 처음엔 술술 읽히더니 독고민이 어떤 찻집에 들어가 시인들의 대화를 듣는 부분에 이르러서는 더 이상 읽기를 포기했다.

두 편 다 읽진 못했지만 어쨌든 기록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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