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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경제의 역사 ㅣ 즐거운 지식 (비룡소 청소년) 3
니콜라우스 피퍼 지음, 알요샤 블라우 그림, 유혜자 옮김 / 비룡소 / 200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투기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글.
결국 돈은 버는 이들은 투기를 조장한 이들 뿐.
튤립은 16세기에 콘스탄티노플을 통해 유럽에 처음 소개되었다. 꽃잎이 터번처럼 생겼다고 해서 터키에서는 이 꽃을 터번이라는 뜻의 '툴리반드'라고 불렀다. 유럽 인들은 튤립을 이국적이고 비싼 꽃이라고 생각해서 앞다투어 정원에 튤립을 심었다. 튤립은 점점 부의 상징이 되어 많은 사람들이 무리를 해서라도 튤립을 사고 싶어 했다. 그즈음 주식으로 사람들의 살림이 넉넉해지자 튤립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지금 튤립 뿌리를 사 두었다가 나중에 튤립 값이 올랐을 때 되팔면 큰돈을 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사려는 사람이 많아지자 튤립 뿌리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기 시작했다.
주식과 달리 튤립 뿌리는 눈으로 볼 수 있는 물건이어서 귀족이나 상인뿐만 아니라 수공업자, 농부, 하인 들까지 모두 투기 열풍에 휩싸였다. 증권 거래소에서는 튤립 증권이 거래되었고, 온 국민이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부자가 되기를 기대했다. 가격이 최고점에 이르렀을 때는 튤립 뿌리 하나가 2,500굴덴이나 했다. 그 돈이면 호밀 두 수레, 살진 황소 네 마리, 큰 돼지 네 마리, 양 열두 마리, 맥주 네 통, 포도주 두 통, 치즈 1,000파운드, 침대, 은으로 만든 잔과 양복을 살 수 있었다.
이런 튤립 열풍은 3년이나 계속되었다. 그러다가 1637년 어느 날, 몇몇 사람들이 생각처럼 높은 값에 튤립 뿌리를 팔 수 없음을 깨달았다. 기겁을 한 사람들은 가장 유리한 가격에 자기가 가진 튤립 뿌리를 모두 팔아 치웠다. 그제야 사람들은 튤립 뿌리가 정원에 심는 용도 말고는 전혀 쓸모가 없다는 것을 이해했다. 많은 사람들이 엄청난 혼란에 빠져 들었다. 팔려고 하는 사람은 많은데 사려는 사람은 없어 튤립 뿌리의 가격은 하루가 다르게 떨어졌다. 특히 나중에 돈을 벌면 이자를 갚을 수 있다는 생각에 빚을 얻어 튤립 뿌리를 산 사람들의 피해는 이만저만 큰 게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이 재산을 잃고 파산했다.
역사 속에서 투기 열풍은 늘 이와 비슷한 과정을 거치며 진행된다. 처음에 누군가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내면 많은 사람들이 열광적으로 참여하고 뒤이어 더 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끼어든다. 그러나 비누 거품이 사라지듯 열기가 식으면 시장은 혼란에 빠지고 사람들은 파산하고 만다. (115-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