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군사편>을 읽고 리뷰해주세요.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 : 군사편
탕민 엮음, 이화진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펼치기 바로 전, '북한이 황장엽씨를 급파해 88올림픽을 적극 저지하려 했던 사실이 소련 외교 문서로 확인되었다'는 뉴스와 더불어, '정부 주요 홈페이지 등을 대상으로 발생한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에 북한 체신청이 사용해온 IP였다'는 두 개의 뉴스를 동시에 접한 뒤, 아직도 현재 진행중인 남북한의 군사대치 상황이 피부로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일까? 손에 쥐어진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 - 군사편>은 남다르게 다가왔다. 솔직히 '전략'과 '전술'이란 단어를 이해하는데도 시간이 필요했다.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이 '군사, 전쟁, 영웅'의 세 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군사와 전쟁의 의미를 확실하게 구별하지는 못하면서도, 9시 뉴스를 통해 크게 보도된 사건들은 이 책의 궁금증을 더욱 키웠다.

 

지금껏 '전쟁'을 주제로 한 인문서엔 별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내가 알고 있는 것이란 단순히 흘려들었던 토막지식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 토막지식의 뒤편에 자리한 진실, 실체를 해부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지금껏 모르던 내용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역사적 군사행위 속, 전쟁, 무기, 장수(장교), 스파이 등등의 다양한 이야깃거리로 호기심을 부채질하였다. 특히, 추리소설작가 '하워드 엥겔'<책, 못 읽는 남자>을 통해 제1차 세계대전의 스파이 '마타 하리'란 이름을 접하자마자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 -군사편> 속 '염문으로 얼룩진 마타 하리의 일생'이란 제목으로 소개되고 있는 스파이의 세계, 007의 실제 모델 두스코 포포프의 이야기는 너무도 흥미로웠다.

 

태평양 전쟁의 첫 포성은 일본이 아닌 미국이 먼저였다는 주장, 즉, 일본이 진주만 공격 45분 전에 미국이 일본 잠수함을 먼저 공격하였다는 해저 탐험가 로버트 발라드의 주장과 루즈벨트의 참전을 위한 고육지책이었다는 상세한 내막, 그리고 노르망디 상륙 작전 속 가짜 몽고메리 장군과 살모사 작전과 오버로드 작전을 담은 '미궁에 빠진 전쟁의 내막'편이 인상적이었다.  

스파이를 비롯한 특공대 이야기, 유태인 대량 학살(앞으로 읽은 계획인 책과도 연결), 원자폭탄, 체 게바라(언제나 구미를 당기는 이야기), 한신과 마속, 잔 다르크 등등 역사속 다양한 인물들, 제2차 세계대전시 의문의 죽음과 보물 등등 다양하고 풍성한 이야기들로 꽉꽉 채워져있다.

 

‘군사’는 인류의 사상, 행동력, 조직력이 결합된 고도의 사고능력을 요하는 행위로서 그 속에 담긴 비밀을 풀기 위해선 비범한 지혜를 비롯하여 과감한 결단력과 판단력이 요구된다는 책 소개글을 읽었다. 여전히 아리송하지만, 그만큼 아직도 풀리지 않은 역사의 미스테리의 비밀의 문으로 다가가고자 노력한 결실이 바로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 - 군사편>이었다. 다음의 <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 - 전쟁편과 영웅편> 역시 기대된다.

처음 접하는 부류의 책이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흥미로운 이야기에 꽤나 빠져들었다. 이 또한 역사의 단면(군사)을 통해 우리의 모습을 비추고 있었다. 우리의 현실을 인식하는 순간, 책은 더욱 빛을 발하였고, 책 속에 담긴 삶의 지혜는 결코 지나치거나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들이었다. 지금껏 외면했던 책이지만, 그만의 매력을 알게 되었고, 앞으로도 종종 즐기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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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못 읽는 남자 - 실서증 없는 실독증
하워드 엥겔 지음, 배현 옮김 / 알마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실독증'을 알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단순히 아둔함으로 치부하기엔 그들의 어려움은 상상 이상의 것이었다. 단순히 글자를 읽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뇌의 구조(?)상 글을 읽고도 그것을 이해하는 과정의 장애, 단절은 생각지도 못한 것이었고, 소리내어 한 자 한 자 읽는 모습(어느 가정의 아이와 특히 한 외국인 신부님의 이야기)을 보면서, 적잖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외국의 책 읽기 프로그램도 소개하면서 '실독증'과 같은 장애를 겪는 아이들을 지속적으로 교육하는 사례를 통해 '책'의 중요성을 역설했던 어느 tv 책 기획 프로그램을 본 기억이 남아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책, 못 읽는 남자>를 만나게 되었다. 비교적 가벼운 책, 소설 제목처럼 느껴지지만, 인문 교양서가 진열된 곳에서 보게 된 책, 한 눈에 쏙 들어왔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책을 못 읽는 남자'는 바로 작가란다. 그것도 베스트셀러 추리작가! 앞뒤가 맞지 않았다. 작가인데 책을 읽을 수 없다니, 선천적이라면 작가 자체가 불가능하지 않을까? 아니면 그 불가능을 가능케 한 불굴의 의지를 담고 있는 것일까?

 

실서증 없는 실독증(알렉시아 사이니 아그라피아, alexia line agraphia)라는 진단명 자체가 어렵기만 할 분인데. 다행히도(다행인지 불행인지 헷갈리지만) 그는 '뇌졸중', 그것도 소리 소문 없이 찾아왔던 뇌졸중으로 인한 뇌의 손실로 후천적으로 책을 읽지 못하게 된 것이다. 쓰러진 기억도 없이 그가 잠깐 잠든 사이에 다녀간 그 뇌졸중은 그의 삶을 하루 아침에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았다. <내 형제의 보호자>라는 책을 마무리한 뒤, 어느 아침에 신문을(2001년 7월 31일자 신문) 펼쳤다. 그런데 갑자기 키릴 문자처럼, 한글처럼 그러다 세르보크로아티아처럼 보이는 것, 그리곤 뇌졸중 진단과 함께 찾아온 시각 장애와 실서증 없는 실독증 진단! 기막히 운명의 장난아닌가! 그런 그가 이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다. 그 자체만으로도 이 작은 책엔 용기와 힘, 에너지가 넘쳐흐른다. 손을 불끈 움켜지고, 힘있게 앞으로 내디딜 수 있는 힘!

 

<책, 못 읽는 남자>는 스스로를 '인쇄된 글에 중독된 환자'로 칭하고 있다. 그만큼 작가로서의 삶 뒤편에 끊임없는 독자로서의 삶(책 없이 지낸 시간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론다)이 있었다. 어린 시절, 연극을 통해 글쓰기의 유희를 깨닫게 되고, 학창 시절 책으로 이끌어 주었던 많은 인연들과 책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사회 초년생 시절, 방송국 생활과 현업 출판 작가로서의 지난 삶을 정리(회상)하는 이야기가 1/3정도이다. 그리고 뇌졸중 후유증으로 인한 재활과정을 담고 있다. 읽을 수 없다는 절망 속에서도 끊임없이 느리더라도 읽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눈물 겪게 감동이었다. 그리곤 결국 자신의 탐정소설(주인공 '베니 쿠퍼맨'이 머리에 일격을 당하면서 병원을 배경으로 한)을 다시 기획하고, 책을 출간하게 되고,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의 저자 '올리버 색스'와의 만남 등등을 담담하게 때론 격정적일 만큼 눈물 겪게 그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토해내고 있었다.

 

뼛속까지 작가인 '하워드 엥겔'이 사형 선고와 같았던 '실서증 없는 실독증'이란 장애를 극복(?)하는 과정은 책을 만나는 순간부터 잠시도 한 눈을 팔 수 없었다. 상황 자체도 자체지만, 그렇게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불굴의 의지와 그 노력의 생생한 기록, 흔적은 삶의 대한 또다른 애찬이었다. 오롯이 자신의 삶을 살아낸 작가 '하워드 엥겔'의 고군분투기! 바로 <책, 못 읽는 남자>는 모든 독자로 하여금 생에 대한 결연한 의지와 용기를 심어주고 있었다.

 

 

 

사는 게 그렇다. 좋은 날도 나쁜 날도 있다. 때로는 힘들고 혼란스럽지만 그 다음 날에 일이 쉽게 풀리면 보상이 된다. 열심히 일하면 보람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어려운 때도 쉬울 때도 모두 같은 것의 부분일 뿐이다. T.S. 엘리엇이 항상 지적하듯 오르막길도 내리막길도 다 같은 것이다. 그래서 머리가 혼란스러운 나머지 원고를 휴지통에 던져버리고 싶은 때조차도 나는 이것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이며 나의 작품이 나와 서로 어울린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작품과 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195쪽)

 

 


 
 

이 책을 읽는 재미이자 알짬인 것이다.(209)

---> 알짬 :  여럿 가운데에 가장 중요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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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북스토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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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쿠다 히데오와의 두번째 만남이다. 얼마전에 그 유명한 <공중그네>를 읽고, 곧장 <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와 즐거움 만남을 가졌다. 이 책도 여러 번 접할 기회가 있었지만, 솔직히 표지가 읽고 싶은 마음을 반감시켰다는 핑계를 살짝 말하고 싶다. 정말 표지만큼은 눈길이 머물길 싫어한다. 하지만 그런 표지에 비해 내용은 아주 흥미로웠다. '팝스타 존'하면 일단 떠오르는 인물이 있을 것이고, 그는 누구에게나 공통일 것이다. 그런 인물과 '변비'이야기는 뭔가 어울리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흡입력이 있다. 저자도 말했듯이 '존 레논'을 떠올리게 하면서, '존'을 보통명사했다니, 소설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이건 '그'의 이야기가 아니야하면서 어쩌면 사람 사는 것 다 똑같은 것 아니야 식으로 끊임없이 뒤죽박죽 마음이 종용되었다.

 

실제 그의 은둔의 시절, 일본에서 여름휴가를 보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비밀에 싸인 기간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유쾌한 이야기가 풀어지고 있다. 우연히 빵집에서 "존"하고 부르는 엄마의 음성을 듣고 어느 여인과 사내아이를 미행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인식하게 되는 배앓이. 병원을 찾아가도 이상증세는 없다. 그런데 계속되는 통증과 지난 과거의 이야기가 뒤섞이면서, 변비 탈출을 위한 고투가 시작된다. 그리고 찾아간 숲 속 아네모네 병원 밖 자욱한 안개 속 일본의 명절 '오봉'과 곁치면서, 신비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수상한 의사의 이론과 존의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과정 그리고 변비 탈출기가 흥미롭게 전개된다.

 

변비로 인한 생리적 고통과 과거의 죄책감으로 인한 심리적 고통이 적절하게 버물어져 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식의 어려운 문제처럼, 그러나, 그의 육체적, 심리적 고통은 한 순간에 치유되는 과정, 그리고 과거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행복한 미소를 짓게 되는 과정의 이야기 모두가 한 마디로 '속시원'하다. 묵은 변을 비우듯, 과거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은 매한가지였다. 그리고 더없이 상쾌하였다.

 

변비에 대한 리얼한 묘사가 리얼한 만큼 흥미롭다.

속죄하듯, 자신의 과오를 털어놓는 이야기 전개, 그리고 그들과의 신비한 만남, 용서와 화해가 '오쿠다 히데오'식의 유쾌함으로 흥미진진하다. 

'존 레논'이란 특정인물과 소설 속의 '존'에 대한 아리송한 경계 속에서, 소설 속 '존'의 아리송한 이야기가 겹쳐지면서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그리고 깊이 빨려들었다.

'변비 탈출기'는 이내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과정이고, 그 속에서 의사의 처방은 초현실적이다. 때론 영화 <환상>을 떠올리며, 은근한 판타지 속 '존'과의 만남이 유쾌상쾌하다.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은 어쩜 이리도 유쾌하고 상상 이상일까? 또다른 그의 소설이 더없이 기대되고 설렌다.

 

 

문제는 문제를 삼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니, 문제 삼지 않으면 그것은 문제가 아닙니다. (2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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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폰, 잔폰, 짬뽕>을 읽고 리뷰해주세요.
차폰 잔폰 짬뽕 - 동아시아 음식 문화의 역사와 현재
주영하 지음 / 사계절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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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폰 잔폰 짬뽕'이란 제목에서 짬뽕만을 읽을 수 있었다. 솔직히, 차폰, 잔폰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선뜻 알지 못했다. 붉은 색의 대접과 세가지 색깔의 젓가락! 그리고 동아시아 음식 문화의 역사와 현재라는 제목으로 충분히 유추해 볼 일, 하지만 책을 읽기 전까지 감조차 잡지 못했다. 동아시아, 그중에서도 우리나라,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음식 문화를 비교 연구하면서, 음식 문화에 대한 '인문학적 분석'을 시도한다는 소개가 호기심을 끌었다.

저자 '주영하'는 문화인류학을 전공한 인문학자이다. 그런 그가 20여 년 간 '음식'을 한 주제로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간의 노고가 <차폰, 잔폰, 짬뽕>속에 담겨 있다. 모두 10편의 글로 구성되어 있는데, 7편은 월간지 신동아에 실린 글과 '한중일 음식의 문화인류학'이란 제목으로 실린 칼럼을 재구성한 것이다. 중국의 차폰과 일본의 잔폰 그리고 한국의 짬뽕에서 볼 수 있듯이 닮은 듯 다른 음식을 통해 각 나라의 역사, 문화, 정치적 관계를 분석하고 있다.

 

<차폰 잔폰 짬뽕>은 인문학자의 눈을 통해 음식 문화를 엿보는 것이 신선하였다. 그런데 그 어떤 이야기보다 귀에 쏙쏙 들어온다. '음식'안에 담긴 역사적, 사회 문화적 요소, 그리고 많은 참고 자료들을 통해 더욱 흥미를 더하고 있었다. 또한 기존의 상식을 무너뜨리는 충격적인 음식 이야기라고 할까? 당연히 그러하리라 생각했던 것, 그것은 '상식'이라 과대포장된 '무지'였을 뿐이었다. 또한 음식 문화에 녹아있는 역사(식민지의 경험, 전쟁)를 통해 '전통의 단절'을 다시 한 번 경험하였다. 더불어, 경제 발전의 기치 아래 획일화된 우리의 입맛(국가에 의해 통제되는 입맛!)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 특히, '아마미 군도' 사탕수수의 재배 역사를 통해 '오키나와'의 역사를 다시 한 번 엿보면서, 다양성(생물, 종다영성)의 결여가 나은 병폐의 심각성을 음식을 통해 엿볼 수 있었다.

 

단순히 동아시아의 음식 문화를 비교한 것에 그치지 않는다. 현재의 모습을 통해 미래의 음식 문화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어, 더욱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중국 내 사라지는 소수민족의 음식, 제주도 음식과 일본의 '가고시마 이모쇼추'를 통해 국가주의(국민 음식)이 포섭된 로컬푸드 이야기와 '로컬푸드 시스템'의 복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 나라의 식량자급률이 20%대로 하락하는 현실(이와 대조적으로 일본은 40%대까지 끌어올렸다는 것) 속에서 지역사회 내 자급자족을 위한 생산 시스템의 구축과 그 재료를 이용한 지역 음식의 창조만이 진정한 한국 음식의 미래라는것, '한식의 세계화'보다 앞서 좀 더 건강에 유익한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독자적, 자생적 시스템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었다.

 

<차폰 잔폰 짬뽕>을 통해. 동아시아의 음식을 통해 역사, 문화를 읽는 것도 흥미롭고(역사적 경험에서 나온 입맛이고 음식이다, 228쪽), 음식을 통해 정치적 음모(?)를 알게 되는 등, '음식'이란 것에 새로운 시각을 덧붙이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그리고 '음식'이 주권과 인권의 영역까지 확대되면서 세계화 속에서 획일화의 심각성을 확인하였으며, 바르고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자구적 노력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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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태어난 날엔 곰도 춤을 추었지 내인생의책 그림책 6
낸시 틸먼 지음, 이상희 옮김 / 내인생의책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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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아이들을 위한 책의 첫 번째 선별 기준은 그림이다. 그림이 얼마나 생동감 넘치면서 예쁜지, 색채감까지 염두를 하지 않으면, 책은 손에 쥐어지지 않는다. 더욱 이런 기준을 갖게 된 이유는 바로 이모의 말 때문이다. 그림 같지 않은 그림책이 너무도 많다는 말, 그래서 보여주는 것 자체가 미안한 책이 있다며, 몇 번의 실패담을 이야기해 주었기에, 나 역시 아이 책을 고를 때는 더욱 신중하고 꼼꼼하게 따져보게 되었다. 그래서 때론 너무도 어려운 숙제같다. 그런데 <네가 태어난 날엔 곰도 움을 추었지>는 딱 한 눈에 들어왔다. 자체 발광을 한다고 할까? 진열된 여러 책 중에서 단연 한 눈에 들어오는 책이었다.

 

조카 주환이를 위한 책으로 정말로 안성맞춤이었다. 조카에게 처음으로 선물했던 책은 바로 백일 때, <엄마를 잠깐 잃어버렸어요>였다. 그 속에 커다란 곰 한 마리가 나오는데. 그 곰을 보며 움찔하면서도 호기심으로 가득 찬 아이의 눈망울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곤 지금도 '워워워'하면서 손에 쥐고 달려든다. 읽어달라고. 그러니, 커다란 곰 두마리가 춤을 추고 있는 표지를 보면서 또 조카의 초롱초롱 빛나는 눈망울과 하나로 겹쳐졌다. 이 번에도 역시 대성공!

 

<네가 태어난 날엔 곰도 춤을 추었지>는 태어난 아이의 자존감, 소중함을 이야기를 통해 풀어내고 있다. 딱 한 달 후면 돌이 되는 조카는 지금은 고집도 부리고, 때론 짜증을 부려 머리가 아플 정도로 힘에 부치지만, 아이의 웃는 얼굴, 새록새록 크는 모습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과연 이 녀석은 커서 어떤 모습일까?'를 생각하면서 절로 기대되고 설레는데, 이 책은 바로 지난 일 년전으로 돌아가게 한다. 아이가 태어난 날의 신비롭던 느낌이 되살아난다고 할까? 정말 온 우주의 기운이 아이에게 쏠리는 느낌! 그 형언할 수 없는 신비로움, 생명에 대란 경이로움이 책 속에 녹아 있다.

아이가 태어난 날, 달이 깜짝 놀라며 웃고, 별들은 살그머니 들여다봤고 밤바람이 그 누구보다 어여쁜 아기라 속삭이는 모습, 바람과 비가 아이의 이름을 속삭이고 이 세상에서 오직 하나뿐이라며 크게 외치는 모습, 아이의 이름이 산들바람을 타고 들을 지나, 바다를 건너고,숲은 지난 온 세상 모두가 아이의 이름을 듣는다는 이야기는 정말 말 그래도 탄생에 대한 환희를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북극곰, 기러기, 개구리, 무당벌레, 기린 등의 다채로운 동물들은 남다른 색채감으로 한 눈에 들어온다. 또한 마지막 이야기를 끝마칠 때, 자그마한 발도장은 아이와 함께 '발도장 쾅쾅' 찍으며 끝맺음을 할 수 있어, 더욱 풍성한 이야기를 이끌고 있다.

 

 조카와 함께 <네가 태어난 날엔 곰도 춤을 추었지> 귀찮을 정도로 많이 읽고 보게 되겠다. 그런데, 바로 어제 아는 동생이 몸을 풀었다. 이 생명의 신비, 환희를 담고 있는 책이 또한 선물하기에 안성맞춤 아닌가! 작지만 아주아주 커다란 책 <네가 태어난 날엔 곰도 춤을 추었지>가 아닌가! 몇 권의 책을 여벌로 준비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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