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콘과 도끼 1 - 해석 위주의 러시아 문화사 한국문화사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서양편 748
제임스 빌링턴 지음, 류한수 옮김 / 한국문화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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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콘과 도끼를 읽으면서 느낀 것은 스페인이었다. 스페인의 돈키호테가 무모함과 침울함 그리고 깊이를 알 수 없는 신심信心으로 도배되어 있다면 그 반대편에 위치한 러시아의 바보 이반은 대체 무엇일까 하는 점이었다. 두 나라 모두 유럽의 변방에 위치해 있었다. 스페인은 피레네 산맥 너머 저쪽은 아프리카라는 비아냥을 받아야 했고 러시아는 유럽에 있으면서도 유럽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그래서일까 두 나라는 유럽이 갖지 못한 광기와 신심을 보유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유럽의 중심에 위치한 로마가 예수 그리스도와 베드로를 가졌다면 서쪽 끝의 스페인은 예수의 형제인 야고보를 가졌고, 동쪽의 러시아는 베드로의 동생인 안드레아를 가졌다. 스페인은 야고보를 선택하므로서 영원히 서자庶子의 위치에 머물러야만 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안드레이를 선택함으로서 다른 로마, 제3의 로마의 후계자가 되었다. 

이콘과 도끼 1편은 바로 이 야만의 러시아가 광기에서 신심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서술하고 있다. 러시아는 끊임없이 자신이 러시아이면서 유럽이기를 바랬다. 그 이중성은 종교를 상징하는 이콘과 러시아의 심성을 대표하는 도끼로 표현했다. 도끼는 언제나 광할한 동쪽을 향해 거침없이 나가고자 하였다. 이 도끼는 유럽의 관점에서 보면 야만이었다. 세련되지 않고 거친 러시아는 유럽이 되기 위해서는 교화되어야만 했다. 그 교화의 과정이 이콘인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콘을 선택하면서도 도끼를 포기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대표적 건축물인 양파돔의 건물이 바로 그 타협점의 산물인 것이다. 러시아는 유럽이 성령의 불꽃을 어둠 구석 구석까지 퍼지는 빛으로 볼 때, 타오르는 주님의 열정으로 보았다. 그 열정의 표현이 양파돔인 것이다. 

이 책은 너무 방대하여 어떻게 읽고 요약하기가 심히 곤란하다. 결국 느낀 소감을 간략하게 적는 것으로 마무리해야 하는 것으로 내 자신의 무능을 고백하는 수밖에 없다. 저자의 전체를 관통하는 러시아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읽다 보면 주석을 따라가는 것 조차 벅찰 때가 있다. 하지만 독서라는 것이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 책을 완전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독서를 해야한다는 사실을 고백할 수밖에 없다. 요즘 다시 이 책을 뒤적거리며 이곳 저곳을 드러다 보다 다시 간략하게 소감을 적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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