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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차문화 - 중국문화의 이해
왕총런 지음, 김하림.이상호 옮김 / 에디터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중국인들과 차와의 관계는 불가분의 인연처럼 보이기도 한다. 중국인들에게 차는 마시는 것 이상의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차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역사를 음미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여기에는 중국인의 차에 대한 모든 것이 수록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번다한 차 도구와 이론은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차에 대한 무지를 더욱 심화시킬 뿐이다.
차는 마시는 것이다. 그 마시는 것이 전제되지 않을 때 차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런데도 실용적인 중국인들은 차를 마시는 것에 어떤 품격을 부여하였다는 점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차에 대한 형식적인 품격이 만들어지는 唐代에는 차를 마시는 것 이상으로 바라보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그때에도 차에 대한 약효적인 특성 때문에 사람들은 차를 마시는 그 자체를 좋아하기는 하였다. 하지만 차를 마시는 것에 대한 형식과 이론이 완성되는 宋代에 이르면 차를 마시는 것보다는 그 마시는 과정이 주가 된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다. 이런 형식에 함몰된 송왕조의 최후가 어떠하였는가는 역사가 잘 말해주고 있다.
송의 뒤를 이은 元代에 차는 유목민들의 후예인 몽골인들 답게 아주 실용적인 음다의 형태로 되돌아왔다. 그러나 원이 북으로 물러가고 한족이 중심이 된 明代로 돌아오면서 이런 형식적인 것은 송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중국적인 것이라 하여 다시 유행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명대의 음다는 송대가 외적 형식에 치중하였다면 이론에 치중한 차 문화였다. 극미한 이론 속에 둘러쌓인 차 마시기는 사대부의 탁상공론의 분위기와 너무나 흡사하였다는 점이다.
명이 멸망하고 만주족인 淸이 중국을 지배하였지만 차 문화에 대해서는 중국인들의 관습을 따라야만 할 정도로 차 문화는 중국인들의 일상으로 변모하였다.
중국인들이 침입자들도 어찌해 볼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 놓은 차 문화는 한마디로 종합예술과 같은 것이었다. 차와 물과 다구의 조화는 물론이고, 여기서 끓여지는 차의 향기와 풍미, 이른 음미하며 시를 짓고 그림을 그리는 시인과 묵객들의 조화는 중국의 차 문화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저자는 중국의 차문화를 옛것과 현대의 것을 이어주는 것이며 이 음다의 취미가 소멸되지 않는다면 전통적인 생명력이 중국 문화에서 끊임없이 갱신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